이전

리뷰 (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100%
  • 리뷰 총점8 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9.0
  • 50대 0.0
리뷰 총점 종이책
[타냐의 빨간 토슈즈] 발레가 어린 우리를 힘들게 할지라도
"[타냐의 빨간 토슈즈] 발레가 어린 우리를 힘들게 할지라도" 내용보기
[타냐의 빨간 토슈즈] 발레가 어린 우리를 힘들게 할지라도   내가 다녔던 유치원은 5세에서 7세까지 70~80명 정도 원생 규모의 크지 않은 곳이었지만, 원장 부부가 유아교육에 대한 열정도 많고, 지역 유지라 연말마다 시민회관을 통째로 빌려 ‘재롱잔치’ 공연을 하였다. 연주도 하고 연극도 하였지만 주를 이루는 것은 율동을 포함한 각종 무용이었고 근 두 달 늦은 하원과 체벌을 견
"[타냐의 빨간 토슈즈] 발레가 어린 우리를 힘들게 할지라도" 내용보기

[타냐의 빨간 토슈즈] 발레가 어린 우리를 힘들게 할지라도

 

 


내가 다녔던 유치원은 5세에서 7세까지 70~80명 정도 원생 규모의 크지 않은 곳이었지만, 원장 부부가 유아교육에 대한 열정도 많고, 지역 유지라 연말마다 시민회관을 통째로 빌려 재롱잔치공연을 하였다. 연주도 하고 연극도 하였지만 주를 이루는 것은 율동을 포함한 각종 무용이었고 근 두 달 늦은 하원과 체벌을 견디며 추고 추고 또 추었다(그 기간만 제외하면 선생님들은 살아 있는 천사였고, 교육자의 체벌을 어느 정도까진 부모도 아이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시절이어서 다들 괜찮아했다.). 매년 최상위 선택받은 아이들만 할 수 있는 것이 발레였다. 가장 잘 나가고 잘 노는 애들이 간택되는 서태지와 아이들 커버 댄스도 있었지만, 가장 마르고 예쁜 여자애들이 하는 발레는 개원 이래 단 한 번도 빠진 적 없는 재롱잔치의 꽃이었다. 엄밀히 말하면 발레복과 토슈즈를 입고 발레 비슷한 것을 구현한 것이었지만, 평생 발레에 대한 환상을 각인시켰다.


어른의 눈에도 아이의 눈에도 발레하는 몸과 발레복, 토슈즈는 참 아름다워 보였다. 특히 여아와 그 부모들. 1990년대 초중반 서울 근교의 저층 주공아파트 밀집지에도 발레 열풍이 불었다. 대여섯 살 어린이들은 어머니 손잡고 신나게 웃으면서 발레 학원을 등록했다가 곧 매일매일 발을 잡고 울었다. 어린이들이 삼삼오오 모이는 곳에는 발레 잘못하면 발이 썩는다는 괴담이 유포되곤 하였다. 고등학생 때 옆 예고 무용과 애들을 보며, 대학생 때 교내 발레 공연을 그렇게 보며 그 눈물과 고통을 참고 무럭무럭 자라난 옛날 나의 어린이들을 떠올리곤 하였다. 무용과 내에서도 가장 끔찍하게 식이조절을 했던 발레 전공, 그 섬세하게 잡힌 등근육과 어깨에서 팔로 떨어지는 라인, 훈장처럼 종아리에 생성된 알을 볼 때마다 저절로 합장하며 눈을 초롱거리곤 하였다.

 

 

페트리샤 리 고흐가 쓰고 이치카와 사토미가 그린 미국 그림책 빨간 토슈즈(원제: Tanya and the Red Shoes)> 역시 열심히 발레를 배우는 어린이의 이야기다. 주인공 타냐가 TV에서 본 영화 빨간 구두는 내가 아는 동화 빨간 구두와 다른 것일까. <빨간 구두를 읽으며 내 발엔 빨간 구두도 없는데 왜 이렇게 싸돌아다닐까, 춤까지 추면 보이지 않는 빨간 구두가 내 발목을 잘라갈지도 몰라.’하고 두려움에 떨던 나와 달리 타냐는 영화 빨간 구두를 보며 더 발레를 하고 싶고, 빨간토슈즈가 갖고 싶어진다. 타냐는 발레를 배우지만 아직 토슈즈가 없다. 선생님께서 타냐는 아직 초급 실력이라고 기본 발레 슈즈만 신고 배우고 연습하게 하기 때문이다. 타냐의 언니도 발레를 배우는데 언니는 토슈즈를 신는다. 그래서 타냐는 더욱 자신의 처지가 원통하고 하루 빨리 실력이 늘어 토슈즈가 신고 싶다.

 

  

발끝으로 하는 쉬르 포엥트 동작을 배우기 시작하면 토슈즈를 신을 수 있다. 타냐는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학원을 다녀와서도 온 집안을 헤집으며 발레를 한다. 보다 못한 고양이가 하악대든 말든. 드디어 실력을 쌓아 토슈즈를 신고 발레를 배우게 된 날, 키가 커지고 날아오를 듯하다고 느낀 것도 잠시 발가락에 느껴지는 엄청난 고통과 물집 2개에 타냐는 인생의 쓴맛, 발레의 쓴맛을 한껏 느끼며 귀가한다. 그날은 매일 꾸던 토슈즈 꿈도 꾸지 않을 정도였고, 심지어 타냐는 토슈즈가 대단한 걸까라고 생각하며 미워진 토슈즈를 내던진다. 그때 등장한 언니 앨리스, “Shall We Dance?” 바이올린 음악에 맞춰 언니도 춤추고 타냐도 춤추고 고양이도 춤추다가 모두가 행복해졌으며, 타냐는 물집이 굳은살로 변할 때까지 토슈즈를 신고 발레하고 또 발레하며 다시 밤마다 빨간 토슈즈를 신은 발레리나가 되는 꿈을 꾸기 시작한다. ‘언니 말은 잘 들어야 한다, 언니 최고라고 언니 입장에서 아주 바람직한 교훈을 주는 동생 세뇌 동화였다. 오늘도 발레 배우는 어린이들 파이팅. 그 발레가 언제나 좋아하고 사랑스러운 것이길.

i*****7 2016.04.3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