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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선화 - 누구나 흉터는 있다.
"[서평] 선화 - 누구나 흉터는 있다." 내용보기
깔끔한 표지와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이름을 제목으로 거론한 책들은 보통 그녀의 기구한 삶이나 아픈 상처를 드러내는 책들이 많아서  이 책도 그런 내용이 아닐까 조금 생각해보면 첫 장을 펼쳐들었다.   얼굴 반쪽에 흉터를 안고 살아가는 그녀 선화. 어린 시절 자살한 엄마, 자신을 미워했던 언니, 할머니밖에 모르는 아버지, 좋은 기억이 하나도 없는 어린시절과 상처를 안고
"[서평] 선화 - 누구나 흉터는 있다." 내용보기

깔끔한 표지와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이름을 제목으로 거론한 책들은 보통 그녀의 기구한 삶이나 아픈 상처를 드러내는 책들이 많아서 

이 책도 그런 내용이 아닐까 조금 생각해보면 첫 장을 펼쳐들었다.

 

얼굴 반쪽에 흉터를 안고 살아가는 그녀 선화.

어린 시절 자살한 엄마, 자신을 미워했던 언니, 할머니밖에 모르는 아버지,

좋은 기억이 하나도 없는 어린시절과 상처를 안고 꽃집을 하며 하루 하루 살아가는 그녀다.

 

온전한 가족도 없고, 좋은 기억도 없는데

그렇다고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것도 아닌 물흐르듯이 자신의 흉터를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살아간다.

 

결혼해서 잘 살겠다는 행복도 없고, 돈을 많이 벌어서 성공하겠다는 꿈도 없는 것 같아서

삶이 참 힘겹고 무의미하겠다 싶었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병 걸린 아버지와 피붙이라고 있는 언니도 혼자 바둥바둥 살고있고,

무슨 낙으로 살고 있을까 싶었다.

바라보는 나조차도 답답하고 갑갑한데 당사자인 그녀는 오죽할까 싶었다.

 

그런데 선화는 병든 아버지의 병원을 찾아갔다.

특별히 어떤 것을 용서하지도, 받아들이지도, 그렇다고 풀지도 않은 것 같지만

그녀는 그렇게 죽어가는 아버지와 마주서고, 연락도 거의 하지 않는 언니와 마주 앉았다.

그리고 그 모든 기억이 남아있는 집을 정리하고, 아버지의 죽음을 맞이했다.

이 모든것이 너무나 덤덤하고 평이하게 흘러가서

그녀의 상처를 보듬어 줄 타이밍도 놓치고 말았다.

 

이 책에 빠져들고, 그녀에게 빠져들었던 이유가 그것이 아닐까 싶다.

억지스럽지 않고, 급하게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긍정적이지 않다는 것.

누구나 흉터는 있고, 흉터의 종류와 크기가 다를뿐이고, 남아있는 자국이 다를뿐이다.

누구는 급하게 흉터를 없애려 수술도 할 것이고, 누구는 자연스럽게 시간과 함께 놔둘 것이고,

누구는 어느덧 흉터를 바라보며 옛 기억를 떠올리기도 할 것이다.

 

흉터는 말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다.

감쪽같이 없어지면 그건 이미 흉터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 흉터를 나는 얼마나 눈여겨보고, 보듬어주었을까?

내가 가지고 있는 흉터는 정작 나만 볼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르는데,

그 흉터를 나는 얼마나 괜찮다면서 애써 모른 척 했을까?

표지속의 선화의 뺨에 내려온 머리카락을 넘겨주고 싶다.

그리고 나의 흉터도 억지스럽지 않게 잘 보듬어주고 싶다.

그녀의 녹색대문이 없어진 것처럼 언젠가는 희미하게 남을 흉터이기에 천천히, 급하지 않게, 억지스럽지 않게 말이다.

 

d****i 2014.10.30. 신고 공감 5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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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늦은 화해라도 괜찮아
"조금 늦은 화해라도 괜찮아" 내용보기
눈이 닿은 곳마다 예쁘고 아름다운 것들이 넘쳐난다. 그래서 세상은 특별한 것에 주목한다. 말을 바꾸자면 개성을 존중한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세상의 기울기는 독특한 것보다 예쁘다는 쪽에 기운다. 그러니 선천적으로 얼굴에 거대한 흉터를 지닌 여자가 세상을 향해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분명 잘못한 일이 없는데도 움츠리게 된다.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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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이 닿은 곳마다 예쁘고 아름다운 것들이 넘쳐난다. 그래서 세상은 특별한 것에 주목한다. 말을 바꾸자면 개성을 존중한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세상의 기울기는 독특한 것보다 예쁘다는 쪽에 기운다. 그러니 선천적으로 얼굴에 거대한 흉터를 지닌 여자가 세상을 향해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분명 잘못한 일이 없는데도 움츠리게 된다.

 

 주인공 선화는 오른쪽 얼굴을 덮은 짙은 흉터로 세상과 화해하지 못한 서른다섯 살의 여자다. 꽃집을 운영하면서 꽃을 잡고, 꽃을 만지고, 꽃과 함께 살아간다. 선화의 상처를 알지 모르는 누군가는 꽃과 보내는 일상을 아름다움의 결정체라 여기며 부러워할 것이다. 하지만 선화는 단 한 번도 꽃처럼 환한 미소를 보인 적이 없다.

 

 존재만으로도 가족에게 짐이었던 선화였다. 할머니는 선화뿐 아니라 엄마에게도 험한 말을 내뱉었다. 언니 연화는 흉터 때문에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선화를 증오했다. 결국 선화가 연화의 얼굴에 엄마의 화침을 던지면서 엄마의 사랑은 거둬진다. 더이상 엄마의 꽃집은 선화에게 안식처가 아니었다. 

 

 ‘오른손으로 얼굴을 칠 때마다 내가 세상에서 사라지기를, 제발 이 자리에서 사라지게 해달라고 빌었다. 짝, 짝, 짝, 짝, 소리가 반복될수록 짝, 짝, 짝, 짝, 감각은 무뎌지고 짝, 짝, 눈물도 흐르지 않았다. 멀리 언니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어느샌가 엄마가 내 이름을 부르며 나를 흔드는 것 같았지만 나는 하나도 기쁘지 않았다. 사라질 수 없다는 것이 너무 절망스러웠다.’(45쪽)

 

 자신의 흉터에는 눈길조차 닿지 않았지만 언니의 상처를 매만지는 가족들, 선화는 세상의 모든 불운이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것처럼 두려웠을 것이다. 거기다 두 딸을 남기고 생을 마감한 서른다섯 살의 엄마를 이해할 수도 없다. 그래도 선화는 언제나 최선을 다했다. 휴학을 반복하며 대학을 졸업했고 이력서를 냈지만 선화를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

 

 ‘세상은 나 같은 존재 자체를 아예 인식하지 못했다. 대꾸할 가치조차 없는 존재, 쳐다볼 이유조차 없는 존재, 신경쓸 겨를도 없는데다, 필요도 없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도 하등 이상할 게 없는, 한낱 먼지와 같은 것이었다.’(95~96쪽)

 

 아무도 자신을 인식하지 못하는 세상을 향한 절망과 분노는 선화의 감정을 앗아갔다. 사랑, 연애, 결혼은 선화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사람이 아닌 꽃을 향해 열렸다. 옛 연인에게 꽃을 보내는 영흠, 농장에서 나무를 키우는 병준을 통해 선화는 다시 세상을 보려 한다. 어쩌면 선화에게 꽃은 선화가 되고 싶었던 유일한 존재였는지도 모른다. 특정한 이름을 부여하지 않아도 누구에게나 꽃은 특별한 의미니까.

 

 김이설의 소설 <선화>는 우리에게 수많은 선화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게 만든다. 한눈에 보이는 것만이 아닌 누구도 보려 하지 않았던 흉터 뒤에 가려진 깊고 상처를 말이다. 또한 선화 스스로가 세상과 화해하기 위해, 자신의 얼굴과 먼저 대면하게 만든다. 꽃보다 아름다운 얼굴,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말이다. 이제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예쁘고 귀한 선화라는 이름의 꽃을 기억한다.

r*********s 2014.10.08. 신고 공감 3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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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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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6학년 때였던가? 장난치기를 좋아하던 남자아이 하나가 기발한 아이디어라고 말하며 했던 장난이 하나 있다. 바로 얼굴에 커터 칼을 살며시 갖다 대고는 뒤에서 여자아이 이름을 말하는 것. 아무것도 모르는 여자 아이는 뒤를 돌아보게 되는데 그때 재수 없으면 얼굴에 긴 상처가 생긴다. 여러 번 장난을 쳤던 남자아이.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어 그날도 나를 향해 그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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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6학년 때였던가? 장난치기를 좋아하던 남자아이 하나가 기발한 아이디어라고 말하며 했던 장난이 하나 있다. 바로 얼굴에 커터 칼을 살며시 갖다 대고는 뒤에서 여자아이 이름을 말하는 것. 아무것도 모르는 여자 아이는 뒤를 돌아보게 되는데 그때 재수 없으면 얼굴에 긴 상처가 생긴다. 여러 번 장난을 쳤던 남자아이.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어 그날도 나를 향해 그 장난을 쳤는데... 내 얼굴에 살짝 상처가 생긴 것이다. 남자 아이는 사색이 되었고, 나 또한 놀라 어안이 벙벙할 때 담임선생님은 남자 아이를 혼내셨고 나는 양호실로 가게 되었다. 다행히 정말 살짝만 칼이 닿아 상처가, 흉터가 생기지는 않았다. 하지만 만약 그때 내 얼굴에 상처가 생겼다면... 나도 그 아이도 웃으면서 지난날을 이야기할 수 없었겠지 

 

상처란 마음에 난 것도 아프지만 우리 몸에 난 것도 아프다. 상처를 보면 상처가 이뤄진 과정을 기억할 수밖에 없으므로. 얼굴에 흉터가 있는 여자가 있다. 그녀의 이름은 선화. 오른쪽 얼굴 꽤 넓은 곳에 차지한 얼룩. 선화는 얼굴을 들고 거리를 나선 적이 없다. 언제나 모자를 쓰고 땅을 쳐다보며 걷는 그녀는 사람들의 시선이 두렵다. 그런 그녀는 꽃집을 운영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말하는 꽃을 만지지만 그녀의 얼굴은 결코 아름답지 않다. 선화는 그 얼굴 때문에 여자이면서 여자의 삶을 많이 포기하고 산다. 자신에게 행복은 어울리지 않은 단어고, 사랑 또한 마찬가지다. 여자가 가지는 평범한 행복을 포기한 채 살아가는 그녀에게 어느 날 영흠이라는 손님이 찾아오고 그 남자의 목덜미에서 상처를 발견한다. 매일 누군가에게 꽃을 선물하는 남자. 그 남자에게 점점 관심을 갖게 되는데....

 

김이설의 소설은 언제나 마음이 아프다. 어쩜 이렇게도 지지리 궁상으로 살아가는 여자들의 삶을 잘도 이야기 하는지... 읽다 보면 화가 나고 울화가 치민다. 전작 나쁜 피도 그랬고 환영도 그랬으니까. 이번엔 조금 나으려나? 하지만 이번에 만난 여자 주인공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얼굴에 흉터를 가지고 태어난 게 선화의 잘못은 아닌데 엄마는 그런 선화로 인해 아프고, 선화는 그런 엄마를 보는 게 아프다. 선화의 언니는 언니대로 선화만 바라보는 엄마가 얄밉다. 남들 앞에선 의젓한 언니지만 선화와 둘만 있으면 제대로 악녀가 된다. 그런 언니를 향해 언니의 얼굴에 상처를 남긴 선화. 그리고 성인이 된 두 사람은 자매지만 끈끈한 정이 없다. 암으로 죽어가는 아버지를 3자의 입장에서 볼 수밖에 없는 선화의 마음을 그래서 이해할 수 있다. 할머니의 말이라면 무조건 예스를 말하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 때문에 선화의 엄마는 자살했을지도 모르지만 사람들은 그것마저 선화의 탓이라고 생각한다. 태어나는 순간 커다란 흉을 갖고 태어났으니까. 때문에 선화는 다른 사람의 흉터에 민감했을지도 모르겠다. 저 사람의 흉터에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 나와 같이 아픈 사연을 담고 살아왔을까? 하는 순수한 호기심...

 

아름다운 꽃을 팔기 위해 선화의 손은 엉망이 된다. 엉망이 된 자신의 얼굴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누구에게도 할 수 없는 선화는 어쩜 꽃을 통해 자신의 바람을, 희망을 이야기했던 것은 아닐까? 엄마의 죽음이후 아무도 선화의 인생에 관심을 가진 사람은 없다. 그녀가 취직을 할 수 없고, 심지어 아르바이트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그 가족 또한 눈 여겨 보질 알았을 테니... 그래도 가장 정상적인 삶을 살았어야 하는 언니마저 그런 삶을 살지 못한다. 얼굴에 있는 흉터가 삶을 비뚤어지게 만들지 말아야 하는데 우리네 인생은 그렇지 못하다. 선화의 인생 앞에 우리가 감히 희망을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선화의 인생 앞에 지독한 사랑을 이야기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영흠의 상처를 보게 된 선화는 생각한다. 세상엔 나만 이런 상처가 있는 게 아니구나... 눈이 번쩍 할 만큼 획기적인 삶을 개척하진 못해도 선화는 선화 나름대로의 삶을 이어갈 것 같다. 그런 면에선 환영이나 나쁜 피보다는 희망적이다.

 

우리 주변에 선화 같은 사람은 없을까? 눈에 보이는 곳이 아니어도 마음의 상처 때문에 아픈 사람도 있을 것이다. 때론 눈에 보이는 상처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상처가 더 큰 화를 불러 온다는 것. 기억하면 좋겠다.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k*****3 2014.10.23. 신고 공감 3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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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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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예뻐하는 조카 중에 한 쪽 뺨에 오백 원짜리 동원 크기만 한 붉으면서 푸른빛을 띠는 반점을 가진 소녀가 있다. 항상 볼 때마다 얼굴이 통통하고 예쁘장하게 생겨 늘 그 반점으로 인해 살짝 아쉬운 마음이 들었는데 조카 역시도 초등학교를 지나면서 자기 얼굴에 자꾸 신경을 쓰기에 결국 고모와 고모부는 수술을 해주어서 이제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완치는 아니라 살짝 있어도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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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예뻐하는 조카 중에 한 쪽 뺨에 오백 원짜리 동원 크기만 한 붉으면서 푸른빛을 띠는 반점을 가진 소녀가 있다. 항상 볼 때마다 얼굴이 통통하고 예쁘장하게 생겨 늘 그 반점으로 인해 살짝 아쉬운 마음이 들었는데 조카 역시도 초등학교를 지나면서 자기 얼굴에 자꾸 신경을 쓰기에 결국 고모와 고모부는 수술을 해주어서 이제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완치는 아니라 살짝 있어도 화장으로 감추면 전혀 보이지 않아 이제는 자신의 얼굴에 자신감을 사는 모습이 너무 예뻐 보인다.

 

김이설 작가의 '선화' 역시 얼굴 절반에 붉은 반점을 가진 서른다섯 살의 노처녀로 꽃집 사장이다. 꽃을 만지기에 차가운 손에 주부습진을 달고 사는 여자다. 꽃집을 하는데 있어서 지금의 자신의 나이에 자살로 세상을 떠난 엄마의 영향이 크다. 그녀는 사람들이 자신을 보는 것도 싫고 그녀 역시도 사람들의 눈길을 정면으로 대할 자신이 없다. 그런 그녀에게도 남자친구와 비슷한 상태의 키가 작지만 착한 남자가 있다. 그와의 관계는 일반적인 연인들과는 같으면서도 조금은 다른 느낌을 풍긴다. 아무래도 서로가 가진 아픔을 잘 알기에 자신을 완전히 내어주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느 날 한 남자가 꽃을 사러 오는데 그의 목에 난 상처로 인해 관심을 가진다. 그가 보내는 꽃을 받는 가날픈 손가락의 여자를 우연히 보게 된 선화... 두 사람이 어떤 관계인지 관심도 없지만 남자의 방문을 선화는 은근히 기다리게 된다.

 

언니가 전화를 한다. 평생 언니의 얼굴에 새긴 상처로 인해 죄인처럼 지낸 선화... 헌데 따지고 보면 이중적인 행동을 하는 언니의 모습에 어린 선화가 보인 반응이 못됐다고만 할 수 없다. 철저하게 선화와 다른 대우를 받는 언니를 보면서 자란 선화가 위기에 처한 언니네 가정에 보인 모습은 이해가 된다.

 

세상에 효자, 효녀를 둔 부모는 좋을지 몰라도 아내, 남편은 힘들다고 한다. 어머님의 말이라면 끔찍이도 따르는 아들.. 선화의 엄마는 이런 시어머니와 아들의 모습에서 내 편이라고는 한 명도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절망감을 느껴 자살을 한 것이...

 

꽃집 아가씨 선화의 모습은 우리가 생각하는 꽃집의 아가씨는 예뼈요에 나오는 가사 말에 같지 않다. 오히려 취직이 어렵고 어머님의 영향으로 꽃집을 하게 되었지만 가족이란 이름으로 살지만 살가운 정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가족관계를 가지고 있다. 한마디로 남보다 못한 가정일 수 있지만 따지고 보면 그 누구의 잘못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다만 앙금처럼 남아 있는 언니와의 소통이 커다란 웃음 한 번으로 완전히 해결되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희망이 보인다는 것이다.

 

"내가 먼저 공포를 느끼면 상대방은 즐기더라구요. 내가 어려워하면 금세 권위를 세우고, 내가 수그리면 상대는 더 꼿꼿이 목을 쳐들고요. 그래서 처음부터 아무렇지 않다고 여겨야돼요. 나와 상관없다고 치는 거죠."  -p77-

 

차분하고 서늘하면서도 감각적인 소설이다. 흔치는 않지만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인간관계를 가진 선화의 모습을 보면서 가족의 의미를 돌아보게 된다. 짧은 이야기속에 삶의 무게를 느끼며 사는 선화의 모습에 자꾸만 신경이 쓰이며 그녀가 좀 더 용기를 내라고 응원하고 싶어진다.  

q******5 2014.10.02.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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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화/김이설/은행나무]꽃 같은 흉터를 가진 선화, 봄을 기다리는 이야기~
"선화/김이설/은행나무]꽃 같은 흉터를 가진 선화, 봄을 기다리는 이야기~" 내용보기
선화/김이설/은행나무]꽃 같은 흉터를 가진 선화, 봄을 기다리는 이야기~   산다는 건 켜켜이 상처를 남기고 흉터를 남기는 건지도 모른다. 마치 나이테처럼 말이다. 누구나 아기 때의 말간 피부가 살아가면서 어느 샌가 긁히고 찢기고 터진다. 그리고 피부 여기저기 얕거나 깊은 무늬를 남기기도 한다. 하지만 태어나면서 흉터를 가진 이는 전생의 상처에 대한 흔적일까. 태어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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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화/김이설/은행나무]꽃 같은 흉터를 가진 선화, 봄을 기다리는 이야기~

 

산다는 건 켜켜이 상처를 남기고 흉터를 남기는 건지도 모른다. 마치 나이테처럼 말이다. 누구나 아기 때의 말간 피부가 살아가면서 어느 샌가 긁히고 찢기고 터진다. 그리고 피부 여기저기 얕거나 깊은 무늬를 남기기도 한다. 하지만 태어나면서 흉터를 가진 이는 전생의 상처에 대한 흔적일까. 태어나면서 얼굴에 흔적을 갖고 태어났다면 또다시 마음의 상처로 전이될 텐데…….

 

 

언니도 잊어. 잊어버려. 이십오 년 전의 일이야. 그걸 아직도 부여잡고 살면 어떡하니? 저절로 아물었으면 그냥 둬. 그걸 왜 또 후벼파? 그래봤자 흉터만 더 커지지. (139)

 

선화는 엄마 뱃속에서부터 오른쪽 얼굴에 검고 붉은 얼룩을 가지고 태어났다. 화염상모반을 가진 선화의 오른쪽 얼굴은 입술도, 눈도, 피부도 모두 정상이 아니다. 언니의 왼쪽 얼굴에는 가늘고 긴 흉터가 있다. 이는 선화가 화침으로 상처를 낸 것이다.

 

누구든 상처가 있다. 상처에서 흐르던 피가 굳고 딱지가 내려앉고, 딱지가 떨어진 자리에 솟은 새살이 바로 상처를 반추하는 흉터였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의 흉터를 유심히 관찰하곤 했다. (18)

 

선화는 얼굴에 흉터를 갖고 태어났지만 누구도 미안해하거나 고쳐주겠다는 가족이 없자 섭섭해 한다. 어느 날 가족 앞에서는 선량한 척하고 자신 앞에서는 얄미운 행동을 하는 언니가 사고를 친다. 선화의 가방에 책과 공책, 필통을 없애고 꽃꽂이에 쓰이는 화침 4개를 넣어 놓은 것이다. 그런 언니가 얄미운 선화는 자신의 가방에서 화침을 꺼내 언니의 얼굴을 문지르며 복수를 하게 된다. 그렇게 언니 왼쪽 얼굴에 후천적인 상처가 생긴 것이다.

 

선천적으로 흉터가 있는 선화는 타인의 흉터를 빨리 알아내고 빤히 쳐다보는 버릇이 있다. 흉터민감성이다.

어느 날 꽃집에 목덜미에 흉터가 있는 남자인 영흠이 나타나 꽃 배달 주문을 하고 간다. 이후 영흠은 일정한 시간에 꽃을 사러오면서 선화의 관심을 끌게 된다. 그리고 수국 꽃다발을 선화에게 선물하고 가 버린다. 수국의 꽃말이 진심, 변덕, 처녀의 꿈, 바람둥이다. 영흠이 선화에게 서로 상반된 의미를 갖고 있는 수국을 준 이유가 진심일까, 아니면 변덕일까.

 

자신에게 꽃다발을 준 남자는 영흠이 처음이었다. 그런 영흠에게 살짝 기울어지고 있는 찰나에 영흠의 꽃다발 주문은 그치게 된다. 대신 그의 아내가 나타나 영흠이 뭔가 부족한 여자에게 끌리는 남자라는데. 그리고 그녀는 죽음을 앞 둔 선화 아버지 병실에 꽃을 주고 간다. 그 꽃은 청초하고 투명한 이미지를 끌어내 창백해 보이는 것이기에 조문을 위한 꽃이었다. 아버지가 비록 죽어가는 목숨이지만 미리 조문을 표하다니. 어쩜 세상은 상처를 주기 위해 존재하는 걸까.

 

하루하루 썩어가는 꽃을 보는 일은 하루하루 피어나는 꽃을 보는 일과 같은 의미였다.(108)

 

선화는 아버지의 죽음 이후 생긴 유산으로 천형 같은 자신의 얼굴을 치료하고자 알아본다. 아버지의 유산은 자신에 얼굴에 대한 죄책감을 대체하는 것이었으니까. 하지만 얼굴의 모반제거를 위해 성형의사, 안과 의사, 피부과 의사까지 총동원해야하는 상황이다. 얼굴의 모반이 완치도 되지 않으면서 견적은 천만 원을 넘는다니. 그래서 선화는 남은 인생을 그대로 살아가리라고 다짐한다. 이제까지 힘들게 살아왔기에 이미 남들의 시선에 대한 내성이 생긴 거니까. 워낙 많은 상처를 받으며 살아왔기에 앞으로 이보다 더하지는 않을 거니까.

   

이 책은 꽃집을 하는 선화의 흉터 이야기다. 얼굴에 꽃과 같은 붉은 얼룩을 가진 선화의 이야기에는 꽃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꽃다발은 어느 방향에서 보아도 동그랗게 보이도록 해야 해요.

-꽃은 온도에 민감해요. 되도록 빨리 잡아야 꽃의 싱싱함을 유지할 수 있어요.

-나는 다육식물이 좋았다. 선인장처럼 가시의 위협이 없으면서도 관심두지 않아도 자기가 알아서 제 생을 연명해가는 기특하고 똑똑한 것들이었다.

 

인간은 누구나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말이다. 육체적인 상처든 정신적인 상처든 말이다. 그런 상처에 대처하는 방법은 그저 봄을 기다리듯 시간을 인내하는 것이리라. 상처에 대한 내성이 생길 때까지 말이다.

 

얼굴에 꽃 같은 흉터를 태생적으로 가진 선화의 봄을 기다리는 이야기다. 상처를 극복하고 자신의 삶의 결대로 살아가는 이야기다.

a******7 2014.10.1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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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와 함께사는 그들의 이야기, 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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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새하얀 바탕 위에 드러난 검은 얼굴의 여자의 모습. 흑백만 있는 세상에서 그녀는 평범한 여자로 보였을 것이다. 그러나 흑백이 아닌 컬러 사진으로 그녀를 마주한다면 우리는 그녀의 얼굴 반쪽을 뒤덮고 있는 화염상모반에 눈길이 갈 것이며 ‘선화’라는 여자를 보기보다도 그 붉은 반점만을 보며 그녀가 정상이 아닌 모습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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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새하얀 바탕 위에 드러난 검은 얼굴의 여자의 모습. 흑백만 있는 세상에서 그녀는 평범한 여자로 보였을 것이다. 그러나 흑백이 아닌 컬러 사진으로 그녀를 마주한다면 우리는 그녀의 얼굴 반쪽을 뒤덮고 있는 화염상모반에 눈길이 갈 것이며 선화라는 여자를 보기보다도 그 붉은 반점만을 보며 그녀가 정상이 아닌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은 단박에 눈치 챌 것이다.

언제나 평범한 세상과는 다른, 마치 그녀 스스로가 저지른 잘못인 것 마냥 그녀는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늘 얼굴을 가리고 다녀야만 했다. 세상 그 누가 뭐라 하더라도 그녀의 가족이 설화에게 울타리가 되어 주어야 하지만 당시에 어리기만 했던 그녀의 언니는 선화에게 핀잔을 주기만 했고 자신의 딸이지만 괜찮다, 라는 말 한마디 건네지 않았던 아버지, 집안의 모든 불화는 그녀 때문이라는 듯이 굿판을 멈추지 않았던 할머니, 그리고 어린 그녀를 두고 세상을 먼저 떠나버린 어머니까지. 어찌 보면 그녀의 가장 원초적인 울타리가 무너졌던 그때, 그녀는 세상에 오롯이 혼자 남겨진 것처럼 지내야 했는지 모른다. 아름다운 꽃을 다루는 그녀지만 그녀의 손은 늘 습진에 진물이 흘러 넘쳤던 것처럼, 괜찮은 듯 태연히 지내는 듯 했지만 과연 설화는 괜찮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엄마의 제사상을 차리기 시작한 건 언니가 결혼한 뒤부터였다. 그 전에는 누구라도 엄마의 죽음에 대해 입 밖으로 꺼낼 수 없었다. 할머니 때문이었다. 할머니는 엄마를 몹쓸 여편네라고 청했다. 그건 엄마가 살아 있을 때도 그랬고, 죽어서도 그랬다. 자식을 버리고 죽은 어미는 어미가 아니라고, 그냥 미치년이라고, 몸뚱이만 병신인 줄 알았더니 결국 병신 짓으로 죽은 년이라고, 그런 년이었으니 집안 꼴이 제대로 돌아갔을 리 있었겠느냐고, 미친년을 집안에 들여놓고 살았으니, 집안이 이지경이 된 것이라고, 엄마 잃은, 겨우 열댓 살 먹은 손녀들 앞에서 그렇게 말하던 할머니와 살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본문

그래서 일까. 선화의 이야기들을 듣고 있노라면 전반전으로 회색 빛의 느낌이 들곤 한다. 영롱한 빛이 나는 여자의 모습이 아닌 수 많은 사람들 속에 조용히 지내고 있는 하나로서만 살고 있는 모습인데 그런 그녀에게 그녀 자신이 이 세계 속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사건이 바로 영흠이 내민 수국 다발이었다. 타인을 위해서만 만들었던 꽃다발이 자신에게 돌아오는 그 순간, 그녀는 자신도 누군가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되고 그렇게 그녀는 다시 세상과의 화해를 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된다.

어린 마음에 언니에게 했던 반항이 세상과의 벽을 쌓을 것이었다면 그가 건넨 수국으로 세상과의 벽을 허물고 나오려 하는 그녀는 도무지 용서할 수 없을 것 같던 아버지와 마주하게 되고 언니와의 거리도 점점 좁혀져 가고 있다.

할머니도, 아버지도, 엄마도 없었지만 이 집에서 살았던 시간 중에서 가장 시끄럽고, 가장 소란스러운 저녁식사였다. 배부르다며 뒹굴거리던 조카애는 어느새 병준의 무릎에 발 하나를 걸쳐두고 게임을 하고, 술기운과 포만감으로 어른들도 하나둘씩 마루에 드러누웠다. 벽과 지붕만 남은 빈집에 봄 달빛이 차곡차곡 차오르기 시작했다. –본문

지금까지 그녀가 살아온 얼굴을 누군가에게 가려야만 하는 얼굴이었다면 이제부터의 그녀의 얼굴은 당당히 세상을 향해 드러낸 모습으로 나아갈 것이다. 그녀의 외모가 남들과 다른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녀 자체가 틀리다고 규정해버리는 우리 스스로가 선화를 상처 속에 살게 한 것이 아닐까. 세상을 냉철하게만 바라보던 그녀의 눈빛이 따스하게 변해가는 모습으로 마지막 장면을 마주했기에 마음 편하게 이 이야기를 덮을 수 있었다.

아르's 추천목록

살인자의 딸들 / 랜디 수전 마이어스저


독서 기간 : 2014.10.15

by 아르

p********1 2014.10.2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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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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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 속 LONELY와 LOVELY의 차이는 딱 한 글자. V 앞에 ㅣ가 붙어있느냐 아니냐는 차이. 해서~ 멀리서 얼핏 잘못 보면은 LONELY가 LOVELY로 볼 수도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반대로 LOVELY를 LONELY로도 잘못 볼 수도 있겠고.. 이 말의 요점은, 보고자 하는 사람의 마음이 어떤 상태냐~에 따라 보이는 것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거다. 하여~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선화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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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 속 LONELY LOVELY의 차이는 딱 한 글자. V 앞에 가 붙어있느냐 아니냐는 차이. 해서~ 멀리서 얼핏 잘못 보면은 LONELY가 LOVELY로 볼 수도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반대로 LOVELY를 LONELY로도 잘못 볼 수도 있겠고.. 이 말의 요점은, 보고자 하는 사람의 마음이 어떤 상태냐~에 따라 보이는 것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거다. 하여~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선화 씨의 화염상모반 역시도 그 흉터를 바라보는 선화 씨의 마음에 따라 가릴 수도, 가리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거다.

선화 씨 만큼 큰 흉터는 아니지만, 내 얼굴도 흉터가 꽤 많다. 스물 넘어 갑작스레 생긴 성인 여드름은 10여 년이 지나도록 아주아주 끈질기게 생기고 흉터를 남기고 있다. 처음엔 화장품을 잘못 사용해서 생긴 화장독이여서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괜찮아질 거라 생각하고 제때 치료를 못한 탓에 성인 여드름 피부로 자리잡아버렸다. 여드름으로 인해 생겨버린 지저분해보이는 피부가 싫어서 피부과에도 가보고, 한동안 커피도 끊고 밀가루도 끊고 해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래서 신경은 쓰이지만 포기했다. 어차피 계속 생기고 흉터로 남을 거라면.. 좋아하는 커피도 마시고, 좋아하는 밀가루도 그냥 막막 먹기로 했다. 안 먹고 생기면 억울하니까.. 이렇게 마음을 조금 내려놓기는 했지만 그래도 가끔은 신경이 많이 쓰인다. 아무래도 얼굴이고, 아무리 가려도 가려지는 게 한계가 있다보니.. 요즘처럼 엄청 많이 나 있을 때는 밖에 나가기 싫기도 하고 사람들 만나는 게 꺼려지기도 한다. 그래도 그것보다 더 싫은 건 내가 하고 싶은 걸 못하는 게 더 싫은 지라.. 그냥 이럴 때도 있는 거지~ 하는 마음으로 산다. 내가 잘못한 것도 없이 숨는 건 정말이지 너무너무 싫으니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터라 선화 씨의 행동이 많이 공감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해하고 싶었다. 그렇게 태어난 게 선화의 잘못은 아니지만, 그녀의 잘못인 것 마냥 탓하는 할머니도 있었고 선화 앞에서만 나쁘게 변하는 어린시절 언니도 있었고.. 스스로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였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 안 그러면 그녀의 지난 서른다섯해가 너무 슬프니까..

  

 

p.18

남자를 선명하게 기억하는 이유는, 사실 그가 꽃잎을 사갔던 손님이어서만은 아니었다. 남자의 목덜미에 있던 상처 때문이었다. 남자가 처음 가게에 왔을 때, 그의 목덜미에는 굵고 거친 상흔이 선명했다. 상처난 지 얼마 안 되어 군데군데 피딱지가 엉겨붙어 있고 붓기도 남아 있던 상태였다.

그사이 딱지가 떨어진 것이었다. 붉은 새살로 뒤덮인 것이지만 분명 표면은 얼룩덜룩할 것이었다. 딱지가 떨어져도 원래와 다른 자국이 남은 터였다. 상처란 그렇게 분명한 표식으로 그 흔적을 남기는 법이었다.

나는 타인의 흉터를 빤히 쳐다보는 버릇이 있었다. 그건 내 얼굴의 화염상모반 때문이었다. 누구든 상처가 있다. 상처에서 흐르던 피가 굳고 딱지가 내려앉고, 딱지가 떨어진 자리에서 솟은 새살이 바로 상처를 반추하게 하는 흉터였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의 흉터를 유심히 관찰하곤 했다. 어쩌다 그랬을까 상상하기도 하고, 아물기까지 얼마나 걸릴 지 혼자 추측해보기도 했다. 때로 커다란 흉터나, 흉하게 일그러진 흉터를 보면 나도 모르게 안도가 되기도 했다. 세상에 나만 흉터가 있는 게 아니었으니까.

 

p.77

취객이나 노숙자, 혹은 정신을 잃은 사람들의 방문이야 흔한 일이였다. 나도 사람이고, 나도 여자니까 무섭거나 두렵지 않다는 건 거짓말이었다. 그러나 인이 박혔다. 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정도는 알았다. 주변 상점들의 사람들도 있고, 경찰을 부르는 방법도 어렵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두렵지 않다는 생각이 중요했다. 두렵지 않다면, 그들은 두려운 존재가 아니였다.

"내가 먼저 공포를 느끼면 상대방은 즐기더라고요. 내가 어려워하면 금세 권위를 세우고, 내가 수그리면 상대는 더 꼿꼿이 목을 쳐들고요. 그래서 처음부터 아무렇지 않다고 여겨야 돼요. 나와 상관없다고 치는 거죠."

 

p.89

이미 나는 영흠을 기다리고 있었다. 꽃냉장고에 넣었던 수국 다발을 꺼내 두 손에 쥐고 오래 쳐다보았다. 내가 만들었던 무수한 꽃다발 중에 하나일 뿐인데, 내가 만들었던 꽃다발과는 전혀 다른 꽃이었다. 나는 그 수국 다발을 집으로 가지고 갔다. 반지하방에 처음으로 들고 가게 된 꽃이기도 했다.

물론 나의 반지하방과 수국 다발은 어울리지 않았다. 애초부터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 있다. 할머니와 엄마, 봄과 수국, 언니와 나, 햇빛과 나, 영흠과 나…… 같은 관계들. 주상복합아파트의 이십칠층과 반지하방이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영흠의 아내와 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한 치의 공통점이 없다는 것. 서로 공유할 무엇이 전혀 없다는 것. 무엇보다도 섞일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 서로의 존재가 자기의 일상에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는 관계들 말이다. 그래서 상대를 고려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무의식이 가장 큰 가늠쇠가 되는 사이들.

 

YES마니아 : 로얄 j*******7 2015.11.03.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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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화 ㅡ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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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화 ㅡ 김 이설 굴곡진 여성들의 스산한 삶이 고스란히 내보이는 소설 .멀리 갈 것도 없고 , 드라마의 소재로는 더없이 진부하기도 한 고부간의  모습을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한편 , 자매간의 특히 기형적 외모로 기댈 곳 없는 선화의 마음을 유난히 잘 받아주던 엄마에게만 머물자 자신도 사랑이 필요한 나이에 멀쩡한 자신의 외모가 오히려 사랑 받는데 방해 되는조건이 되자 안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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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화 ㅡ 김 이설

굴곡진 여성들의 스산한 삶이 고스란히 내보이는 소설 .
멀리 갈 것도 없고 , 드라마의 소재로는 더없이 진부하기도 한 고부간의 

모습을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한편 , 자매간의 특히 기형적 외모로 기댈

곳 없는 선화의 마음을 유난히 잘 받아주던 엄마에게만 머물자 자신도

사랑이 필요한 나이에 멀쩡한 자신의 외모가 오히려 사랑 받는데 방해

되는조건이 되자 안보이는 곳에서 날카로운 이를 드러내는 언니 연화 ,
뜨겁게 달군 쇠가 생살을 지지는 아픔이 그대로 오는 이유가 뭘까 ...
그건 시어머니 역시 신체적 결함을 가진 사람이어서 아들을 그렇게 낳
고 쫓겨 났으며 그렇기에 온전한 이가 아닌 같은 상처를 지닌 동질의 상

처를 이해할 수 밖에 없거나 , 아들에게 적어도 그 결함을 결함으로 여기

지는 못 할 사람을 아내로 맺어준 것이 , 그 어머니의 한이라는 것에 있

다 . 자신의 약함과 한이라면 좀더 지극한 마음으로 아들을 사랑하듯 마음

을 쓰면 좋으련만 자신과 같아서 자신이 미우니까 , 자신을 용서 할 수 없어

서 대를 이어 이렇게 살아야 하나하는 한탄이 며느리와 얼굴에 화염상모반

이 있는 둘째 손녀에게 악담으로 퍼부어 지는 것이 쓰라리고 아픈거였다 .

밉거나 싫거나 강렬한 괴롭힘에는 들여다보면 자신을 사랑해달라는 자신도

애정 받고 싶었다는 갈구가 있기 마련이다 . 아들이 잘 살기를 바라기도 하

지만 한편으로 자신은 버려져 혼자인데 자기들끼리 오손도손인 모양이나 ,

아들하나 낳지 못하는게 어머니 입장에선 미웠을거다 . 손녀는 손녀대로 예

뻐도 손자와 같지는 않은것은 어른들 세계니까 .
이 소설이 꽃 집을 배경인 이유는 뭘까...
꽃다발이든 꽃꽂이든 한 종류의 꽃만으로 장식을 해도 무리는 없지만
그럼에도 그 키라든가 높이 방향들을 다양하게 표정을 살려 잡아 줘야
한다 . 종류가 다양한 꽃들의 포장을 다뤄줬던 이유가 이 들과 같이
세상엔 다양한 많은 사람들이 골고루 섞여 살아가고 따로 또 같이 그
리고 묵묵히 살아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던 건 아닐지 ...
어딘가 아픈 여성과 상처가 있는 남성들이 드나드는 그런 이유에
가희의 병적인 허언과 섭식장애의 경우도 그렇고 , 영흠의 목에 상처 딱지도

그렇고 병준의 신장도 ...

아주 멀리 떨어 뜨려놓고 보면 그저 사람의 일 , 별 것 아닌 것 ...다양한 모양을

한 사람들이라고...
그러니 모양이 조금 독특하다고 한탄하지말고 품어서 가보지 않겠냐 하는 ......

이야기로 굴곡의 인생을 끝내자고 이제 그만 ㅡ

y*****7 2016.05.0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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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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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화 ㅡ김 이 설중학교 들어가니 한 반에 선화라는 이름은 두어명씩 있어서 선생님마다 1 . 2 많게는 3 까지 혹은 A B C 가 될 때도 있던 이름였었다.미선 이와 선화 , 은주 등 유행처럼 꼭 있었다 . 대게 그 이름의 주인들은 이름이 불려지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다 . 예뻤는데 그 자신들은 자신이 그만큼 예쁘다는 것을 모르는 모양이었다 . 그와 비슷하달까 나역시 내 이름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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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화 ㅡ김 이 설

중학교 들어가니 한 반에 선화라는 이름은 두어명씩 있어서 선생님
마다 1 . 2 많게는 3 까지 혹은 A B C 가 될 때도 있던 이름였었다.
미선 이와 선화 , 은주 등 유행처럼 꼭 있었다 .
대게 그 이름의 주인들은 이름이 불려지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다 .
예뻤는데 그 자신들은 자신이 그만큼 예쁘다는 것을 모르는 모양이
었다 . 그와 비슷하달까 나역시 내 이름을 좋아하진 않았는데 이름
에 한자가 계집아이 희 를 쓰는 것이 너무 못마땅 해서였다. 밝을 희
도 있고 , 지으려면 많을 텐데 ㅡ희가 돌림자라 여,남 모두 희자돌림
을 쓴다ㅡ 왜 하필 계집 희, 냐고... 어릴 적부터 엄마는 차별이 무척
심했던 사람이어서 나는 상처를 많이도 받았었고 , 더구나 이웃에
있던 큰 집의 증조할머니께서도 호랑이같은 분이라 계집애가 아침
부터 눈에 띄면 재수없다고 얼마나 길길이 날뛰셨는지... 이건 6살이
전 의 기억들이다 . 외가라고 다르지 않았다 . 계집애라고 그나마 예
뻐해준 사람은 막내이모 한분뿐이고 아주 까마득한 기억 속 일이다 .
그런 얘길 하면 엄마는 깜짝 놀라곤 한다 . 넌 참 별걸 다 기억한다고
엄마는 엄마가 고생한 것만 기억하듯이 나역시 그런게 아닐까 . 내 편
은 그저 아버지 뿐이었다 . 아마 그래서 어쩜 엄마 눈 밖에 더 난걸지
도 모른다고 생각이 들었다 .
아들과 며느리가 사이가 좋은게 못마땅 한 고약한 시어머니같이 , 질
를 하고 이간질을 하는 시어른들 같이.
착하기만하고 유약한 가장은 아내를 그런 어머니에게서 지키지 못한
다 . 자신의 어머니 역시나 아내와 같은 처지이면서 더 구박하고 못된 
악담을 퍼붓다 못해 아내에게 남편이 손찌검을 하게 하며 그 원흉이
모두 그 아내가 낳은 허물 있는 딸 때문이라고 할때 ...
아 , 그나마 나는 손가락 발가락 정상에 보이는 곳에 큰 허물이 없음을
감사했는데 그럼에도 엄마는 불행해 했다는 것 이 못내 맘이 아팠다 .
선화는 결국 이름처럼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고 내면을 지키며 자신을
똑바로 보며 살거라는 생각을 한다 . 불행했으나 그 시기들은 꽃들이
더 정갈해 지기위한 손질의 시간 였다고 여기면서 말이다.
이름처럼 고운 꽃을 담는 여자가 될거라는 생각에 마음이 흡족해지는
소설였다.



y*****7 2016.05.0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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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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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성형의 나라 대한민국에서 팔다리도 아닌 얼굴에 흠을 가지고 산다는 것은 어쩌면 암흑같은 뒤안길이고 그림자이고 슬픔이고 아픔일터이다. 요즘 티브이 프로를 통해서도 성형을 통해 새 삶을 이루어가는 많은 사연자들이 보이는데 선화는 그냥 이 모습으로 살아갈 것을 다짐하고 있다. 키작은 농원의 애인과도 같은 병준조차도 다른 병원을 찾아보자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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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성형의 나라 대한민국에서 팔다리도 아닌 얼굴에 흠을 가지고 산다는 것은 어쩌면 암흑같은 뒤안길이고 그림자이고 슬픔이고 아픔일터이다. 요즘 티브이 프로를 통해서도 성형을 통해 새 삶을 이루어가는 많은 사연자들이 보이는데 선화는 그냥 이 모습으로 살아갈 것을 다짐하고 있다. 키작은 농원의 애인과도 같은 병준조차도 다른 병원을 찾아보자고 말하고 어머니의 제사와 함께 조금은 친하게 된 언니도 꼭 성형을 하자고 말 하지만 성형을 향한 마음의 문을 닫아버렸다. 지금까지 얼마나 어려운 시간들을 놀림들을 주눅들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녀의 얼굴변형 병명은 "화염상모반" 이란다. 물론 유전은 아니다.(병준모가 자기 자식의 키 작은 모습은 안중에도 없이 선화의 얼굴을 보고 둘의 만남을 꺼리시며 살그머니 "유전은 안된다"던 일침을 들었지만) 자기를 편애하던 엄마는 언니만 싸고돌던 할머니랑 싸우면서 시어머니가 주신 보약때문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태어난 것이 죄라도 되는듯 굿을 하던 할머니도 돌아가셨다 그런데 그게 뭐 그리 중요하겠는가 결국 선화의 얼굴은 모든 사람이 한번 보면 잊지 않을 모습이고 당연히 하대를 하고 싶어하는 인간의 본성을 여지없이 드러내 보이게 만드는 것을. 그런 그녀가 어울리지않게 꽃집을 한다.

선화는 세상과의 담을 높이 쌓았다. 그래도 자신이 하는 꽃집 안에서만은 주눅들지 않으려 애쓰고 살았다. 엄마의 제삿날 알게된 아버지의 모습과 아버지를 포함한 가족들로 인해서 자신이 받아온 상처가 얼마나 깊었는지를 보여주는 이후의 몸짓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은 가족일 수 밖에 없는 모습에 안타까움이 배가된다. 아내에게 꽃선물을 하던 영흠에게 받은 생애 최초의 수국꽃다발로 인해 아주 살짝 따스한 볕이 꽃집을 휘감는듯 보여지기도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일반사람의 시선일 뿐 선화에게는 자신의 존재를 밝히 보는 계기가 될 뿐이다.

아버지의 죽음과 장례 그리고 언니와 병준과 조카가 함께 뜯는 닭다리와 수다는 선화를 진정한 꽃집의 아가씨로 태어나게 만들고 있는듯하여 감사하다. 행복이란게 멀리에 존재하는게 아니다. 바람이 있다면 병준과 알콩달콩 가족을 만들어 자신이 받지 못했던 사랑을 토끼같은 자식들에게 쏟아 부을 수 있기를 바래본다.


 

t*********8 2014.11.2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