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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시대. 전쟁터로 끌려가야 했던 젊은 청년들과 위안부로 끌려가 말로는 다 못할 고초를 겪어야 했던 아직은 너무도 어렸던 여자아이들. 아무리 글로 그 상처들을 표현해도 내가 그들의 아픔들을 알지는 못할 것만 같았다. 그만큼의 상처였고 아픔이었다. 우리들은 상상조차 하지도 못했던 일들을 그 시대의 우리 민족이 겪었었다. 그때의 그 역사는 다시는 오지 말아야 함은 물론이거니와 다른 민족을 그토록 처참하게 짓밟았던 민족은 고개숙여야 마땅할 것이언데, 아직도 그 일은 도마위에 올라와 있기만 하다. 그들이 고개를 숙이는 날이 진정 오기는 올 것인가?
나라를 빼앗기고 무참히 당해야만 했던 그때 작은 마을의 결혼을 약속한 한 커플의 이야기이다. '순정'이라는 단어로 이 두사람의 마음은 변하지 않았고, 그 순정으로 인해 힘든 시기를 정말 용감하고 당차게 이겨낸다. 요즘 시대에 '순정'이란 단어는 정말이지 오랜만에 들어본 단어이기도 했거니와, 그런 단어를 모르고 있는 젊은 사람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매일매일 변하는 마음들과 시기와 질투앞에서 이 순정이란 단어는 얼마나 대차고 진실되고 굳건한지. 오랜시간. 정말이지 그 시간들을 어떻게 다 이겨내고 지금까지 왔을까? 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을 만큼. 서수철 할아버지와 오순덕 할머니는 그 시간들을 이겨내고 여기 이자리. 마주보게 되는 시간을 앞에 두고 결국 만나게 되면서 책은 마친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너무 아팠고, 마지막에 가서는 눈물이 주체할수 없을 정도로 펑펑 흘리며 울었던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일제강점기 시대에 아픈 삶을 살았던 분들의 일들을 조금은 더 자세하고 가깝게 알게 된 것 같다. 지나버린 일이니, 어쩔수 없는 일이지 않겠느냐며, 발뺌을 하는 그들의 행동을 우리는 계속 규탄해야 할 것 같다. 고개 숙여 사과를 바란다고. 당신들이 한 일은 인간이 해서는 안될 일이었다고 말이다. 그 나라쪽으로 고개를 돌리기도 싫고 발을 디딛는것도 싫을 만큼 너무 꼴뵈기 싫다. 그렇게 힘든 시대상황속에서도 순정이라는 단어로 지켜낸 한 커플의 이야기. 너무나도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다시금 그 시대를 거쳐온 분들께 감사합니다.. 지켜내주셔서 고맙습니다. 라고 고개숙여 감사드리고 싶다.
일본이 패전해서 물러간다 하더라도 일본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땅을 빼앗기는 거야. 전쟁은 아무것도 아니야. 끝에는 결국 어떤 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사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거야. (p.243)
사람은 죽거든. 반드시 죽거든. 그래서여, 분신을 남겨두어야 하는 이유는. 그래야 내가 먼저 가도 지아비가 외롭지 않거든. 나를 닮고 지아비를 닮은 자식을 보면서 그래도 버틸 수 있거든. 동시에 죽으면 얼마나 좋것어. 근디 그렇지 않잖여. 그래서여. 누구하나 죽어도 사랑하는 사람을 닮은 젊고 건강한 자식을 보며 위안을 삼고 살아야 하니께. 죽는 사람도 마찬가지여 사랑하는 사람을 돌봐줄 수 없으니 돌봐줄 누군가를 남기고 가고 싶어지는 거여. 그런디 그게 안되잖여. 나는 그럴 수 없잖여. 그래서엿어. 순정이라는 건 말이여. 죽어서도 이어지는 연이여. 영혼이 떨리는 거라 했잖여. 죽어서 혼만 남더라도 이어지고 걱정하는 것이여. (p.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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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은 서로의 마음의 떨림이 하나가 되지만 순정은 영혼의 떨림이 하나가 되는 순간을 말하는 것이오.
서로의 순정을 약속한 두 사람, 서수철과 오순덕의 안타까운 사랑은 시대의 비극 속에서도 지켜내었기에 더 아름다울 수 있었던 것 같다. 서수철은 징병되었다가 한센병에 걸려 소록도로 보내지고, 오순덕은 만주로 끌려가 위안부에서 일본의 노리개가 되어야 했던 잊을 수 없는, 잊어서도 안되는 '그 날'의 이야기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부부인 두 기자의 취재 이야기로 시작된다. 유소영 기자는 소록도로 서수철을 찾아가고, 남편인 한기준 기자는 나눔의 집으로 오순덕을 찾아간다. 서로 맡은 바 취재를 하기 위해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고, 단순한 두 기자의 취재길은 역사의 모진 회오리 속에서 한참을 헤매게 된다. 한센병이라는 전염병에 걸려 소록도라는 섬에 갇히게 되고, 그곳에서 만난 강노인과 그의 딸 학순, 아낙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일본의 잔인무도한 악행은 병에 걸려 몸도 성치않은 이들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병에 걸리지 않은 가족들을 격리시키고 어린 딸들을 성노리개로 삼았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 거세와 낙태, 해부를 서슴치 않았다.
돈을 벌게 해주겠다하여 따라나선 오순덕이 끌려간 곳은 만주에 있는 위안부. 좁은 공간에 갇혀 하루에도 수십명의 군인을 대해야 하는 곳, 무엇보다 참을 수 없는 것은 온갖 폭행과 잔인함 속에서도 거부할 수 없다는 것. 하지만, 그 곳에서도 희망의 빛은 살아있었다. 그녀들을 모아 이야기를 나누고, 글을 깨우쳐주고, 그들이 처한 상황과 역사에 기록되어야 할 많은 증거들을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는 희망의식을 심어준 하춘희. 오순덕이 살아남아 정혼자를 만날 수 있도록 도와준 인물이다. 일본군의 모든 악행을 기록하여 역사에 남겨야 하며, 세상에 알려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굳은 의지가 그녀들을 일으켜 세우는 큰 힘이 되었다.
한센병으로 모습이 많이 변한 자신을 정혼자에게 보이기 싫었던 서수철과 몸은 비록 더렵혀졌지만 영혼의 순정을 바쳤던 오순덕은 그렇게 힘든 시간이 흐른 뒤에야 용기내어 만나게 된다. 모진 세월을 지나왔지만 서로를 향한 마음은 한순간도 변함이 없었던만큼 두 사람의 만남은 슬프도록 아름다웠다.
역사의 산 증인인 위안부 할머니들은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고 평생을 살아왔다. 소설 속의 '하춘희'라는 인물이 말했듯이 우리의 역사 속에 낱낱이 기록되어야 할 것이다. 일본은 아직도 사과라는 것을 하지도 않고 있다. 상처의 치유는 가해자의 진정한 사과 한마디면 되는 것인데, 그들은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있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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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그날
저자 소재원은 화제의 영화 <소원>의 원작을 쓴 소설가이다. 그 외에도 <터널>,<비스티보이즈>같은 영화의 원작을 쓰기도 했다. 이처럼 유명한 영화의 원작을 쓴 작가이고 사람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이 책도 기대를 하고 보게 되었다. 사실 이 책은 간략한 줄거리만 봐도 슬펐다. 그건 바로 일제강점기시대의 위안부 내용이기 때문이다. 위안부라는 단어만 들어도 가슴이 저릿해온다.
<그 날>은 현재와 일제강점기 시대를 교차시점으로 보여준다. 현재는 젊은 기자 부부가 일제시대때 모진 고초를 보낸 서수철, 오순덕 부부를 인터뷰한다. 그래서 노년 부부의 회상으로 일제강점기 시대로 넘어간다. 사연은 정말 절절 해서 가슴이 먹먹했다. 일제강점기 시대에 결혼을 약속한 두 사람. 그들의 사랑은 정말로 순수했고 요즘에는 보기 힘든 '순정'을 간직했다. 하지만 일제는 그 둘을 떨어트려 놓았다. 수철은 일본에 강제 징용된다. 하지만 만주에서 부상을 당하고, 한센병에 걸려 소록도로 이송된다. 소록도는 어린 사슴을 닮아서 이름 지어진 섬이었다. 또 이 곳은 한센병. 옛날말로는 문둥병, 나병에 걸린 환자들을 모아 놓은 곳이었다. 이 곳에 온 환자들은 학대와 노동, 생체실험이 자행되었다. 진짜 입에도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일본군들은 잔혹한 짓을 저질렀다. 하, 정말 가슴이 찢어지는 내용들이라 화도 많이 나고.. 가슴이 먹먹했다...
한편, 순덕은 이장에게서 수철을 구할 수 있다는 말을 전해 듣고 만주로 향한다. 하지만 그곳은 공장이 아니라 위안소였다. 그 곳에서 순덕은 끔찍한 삶을 보내게 된다...... 순덕 외에도 수 많은 어린 여성들이 많다. 그들의 사연과 처한 현실을 보면.. 하.. 진짜 눈물 없이는 볼 수 없었다. 위안부들이 너무 불쌍해서, 일본군 때문에 너무 화가나서, 나라가 힘이 없어서.. 눈물이 안 날 수 없었다.
두 사람이 간직한 '순정'은 정말로 눈물겨웠다. 수철과 순덕은 순덕이 위안부가 된 것도, 수철이 한센병에 걸린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두 사람은 모르는 척 편지를 주고 받았다. 그리고 서로에게 대한 마음과.. 미안함 마음만 커졌다. 지금시대는 '순정'이라는 단어는 거의 멸종한 것처럼 보기 쉽지 않은데, 이 책을 보니까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또, 우리의 역사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아직도 우리에게 사과하지 않고 위안부의 존재를 부정하는 일본에게 꼭 사과를 받고 싶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자가 사람의 감정을 툭, 건드릴 수 있도록 너무 글을 잘 쓴다. 정말 훌륭한 소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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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앙처럼 충격을 주는 책, 깊이 슬프게 만드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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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인지 불행인지 "문화공간 두잇"에서 "그날" 책을 받게 되었고, 읽게 되었으며, 이제는 이렇게 서평을 쓰고 있다.
가능한 아무 정보 없이 책을 마주하고 싶었다. 그래서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을 다룬 내용이라는 것 외에는 책 소개조차 제대로 읽지 않고 책을 읽었었다.
아주 간단하게 이 책의 줄거리를 한마디로 말한다면 "사랑이야기"였다. 그리고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그 사람들이 살아가는 배경은 아팠다. 아프고 잔인했고 혹독했다. 삶도 죽음도 그 무엇조차 자신의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죽고자 하였어도 살았어야 했고 살고자 했던 이도 죽을 수 밖에 없던 시간들이었다.
어찌 여자들만 괴로웠겠나, 남자들 또한 힘들었을 터였고.. 그저 그 시대의 피해자라고 말하기엔 너무 아픈 시간들이었다. 주인공인 서수철이나 오순덕은 우리가 알고 있던 교과서에서 읽고 배웠던 독립투사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그들은 아마도 그 시대를 살아가는 어느 누군가와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평범하고 평범했을, 혼인을 약속했던 한 남자와 한 여자... 그래서 소름이 끼쳤다. 일본은 어떻게 그렇게도 잔인할 수 있었나. 왜 그렇게까지 잔인해야만 했을까. 일본은 왜 지금까지도 그러고 있을까.
이 책은 "순정"을대놓고 내세웠으나 나는 그 속에서 "세월"을읽었다. "시간"이 보였다.
한번은 겨우 읽었으나, 인상 깊었던 구절을 찾으려 다시 읽으려니 선뜻 책장이 넘어가지 않았다. 언제쯤 다시 읽을 수 있을 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한번쯤은 누구나가 다 읽어보았으면 한다.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현재는 그들의 희생 없이는 없었을 오늘이다. 교과서에 이름조차 남지 않았을 그와 그녀가 한 둘이었으랴..
몇 해 전 불후의 명곡에 송창식편이 있었다. 홍경민은 그의 노래 중에 "내나라 내 겨레"라는 노래를 부르며 태극기를 펼쳤다. 그 때 불렀던 가사는 이러하였다.
"보라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 누구의 머리 위에 이글거리는가
우리라도 간직함이 옳다고 생각한다. 모른 척 하는 일본은 둘째치고, 우리라도 그분들의 아픔을, “그 날”을 간직함이 옳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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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을 읽고 우리 세대는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다. 일제 강점기와 2차 세계대전을 야기한 일본군에 의한 강제 동원령, 6.25 한국 전쟁 등을 다 피하고 전후 세대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우리 부모님 대는 바로 이런 시기에 시간을 보내면서 갖은 고난과 함께 서러움의 시간들을 보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 동안 여러 책 등에서 그 실상은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소설 형태로서 알려주니 정말 확실하게 다가온다. 일제강점기 시대의 강제 징용의 젊은 청년들과 뭣도 모르게 끌려가 결국은 위안부로서 상상할 수 없는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던 어린 소녀들의 모습은 아무리 설명하려해도 그 아픔을 표현할 수가 없을 것 같다. 정말 눈물과 한숨으로 그 어렵고 힘든 고초를 겪어내기 위한 남다른 모습들이 눈에 선하다. 결국은 우리 민족의 아픔이었다. 어떻게 할 수가 없었던 정말 대책이 없었던 그 당시의 모습을 이렇게 확실하게 짚어보고 다시 한 번 그 당시를 상기하는 시간이 필요하리라 본다. 바로 그 시절 그 때의 역사를 잊어버리지는 않았는지 다시 되새기는 소중한 시간이 되리라 확신한다. 지금 이 시간에도 그 당시 당사자였던 위안부 할머니들의 일본 대사관 앞이나 관련 기관 앞에서 시위 등을 하는 소식을 본다. 그러나 당시 당사자인 일본의 무감각 냉담하기만 하다. 진정으로 사과를 하면서 고개를 숙여도 마땅치 않을 터인데 말이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가 지속적으로 되새길 필요가 있다. 바로 이런 역할을 하는데 이런 책들이 많은 기여를 하리라고 본다. 솔직히 고백하건데 내 자신 ‘위안부’와 ‘한센병이라는 문둥병’에 대해서 막연히 들어서만 알고 있을 뿐 깊은 내막은 솔직히 많이 부족하였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서 확실하게 할 수 있는 조금은 부끄럽지만 그래도 늦게나마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 다행함을 느껴본다. 결국은 이런 내용들이 우리 역사속의 한 페이지를 담당하는 서러움과 슬픔이 물씬 배어있는 것을 직접 보았다. 서수철과 오순덕의 대표적인 주인공의 소중하면서도 정말 생각할 수 없었던 수많은 사연들과 함께 깊이 있는 끈끈함이 이어지는 그 모습은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사람의 힘이라기보다는 자연과 하늘의 도움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정말 한과 두려움과 절망감을 겪으면서도 오직 하나의 마음인 ‘순정’이라는 아름다운 단어를 지키고 만들어 낸 이야기에서 내 자신 모든 것을 다 주어 칭찬하고 싶다. 우리나라의 뼈아픈 역사의 흔적이지만 이를 바탕으로 더욱 더 좋은 방향으로 함께 가자는 큰 기회라고도 생각한다. 진정으로 이 책은 정말 우리들에게 진정한 교훈과 함께 큰 선물이라고 본다. 마음이 정말 아프고, 마음속으로 울기도 하고, 약했던 국가에 대한 원망도 하였지만 바로 이런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우리가 되었다는 긍정의 마음을 갖기도 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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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콧물 찍어내며 밤새 이 책을 읽었다. 아.. 정말 뭉클하고, 가슴 아프고, 따뜻하고, 화르르 증오에 불타올랐다 또 숙연해졌다. 이런 글을 써주는 젊은 작가가 있어 참 다행이고, 더 늦기 전에 이 좋은 책을 널리 널리 알려야겠다는 소박한 사명감이 벌컥 들어 아직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얼른 떠오른 생각들을 정리하려 노트북을 켰다.
이 책은 일제강점기. 위안부와 한센병을 기록하고 있는 소설이다. 얼핏. 일제 강점기. 위안부. 한센병이라는 단어만 봐서는 읽을 맛이 싹 달아나 버릴지도 모르겠다. 나도 사실 처음엔 그랬으니까...
내가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생뚱맞게도 TV 예능 프로 <인간의 조건>때문이다. 평소 내 지론이 '웃다가 죽은 귀신 때깔도 곱다'인 터라 시간이 날 때마다 각종 주말 예능 프로들을 짬짬이 챙겨 보는 편인데 그날도 가벼운 마음으로 TV 다시보기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 우연히 <인간의 조건>을 보게 되었다. 그런데 마음껏 웃을 준비를 하고 지켜보던 화면 속엔 뜻하지 않게 서대문 형무소 모습이 비춰졌다. 일제 치하에 독립운동가들을 가두고 고문했던 그 생생한 현장을 혼자 숨죽여 지켜보다가. 결정적으로 교복 입은 학생들이 앳된 얼굴로 독도 지킴이, 위안부 문제 등이 깨알같이 적혀 있는 피켓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을 보고 머리를 한대 쿵 맞는 기분이었다. 아.. 저 어린 친구들도 저런 기특한 생각을 하는데... 나는 이게 뭔가? 부끄럽고,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여튼 TV를 끄고 한참이 지난 지금까지도 참혹한 역사의 산증인이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이제는 연세가 들어 한 분 한 분 세상을 떠나고 계시다는 말은 지금까지도 메아리로 계속 울려 퍼지고 있다, 어쨌든 더 늦기 전에.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할 텐데.... 그 와중에 나는 고맙게도 이 소설을 만났다.
이 글을 쓴 작가 소재원님은 놀랍게도 이렇게 훈남이시다. 심지어 83년생;; 얼굴 못지않게 책날개에 프로필부터 어마어마한데, 26세에 첫 장편을 출간했고, 28세에 쓴 소설 『소원-희망의 날개를 찾아서』가 이준익 감독의 영화 <소원>으로 만들어지면서 2013년 청룡영화제 최우수 작품상을 받기도 했다. ‘약자를 대변하는 소설가’라는 호칭을 갖고 있는 소재원은 전작 <소원>에서도 ‘13세 미만 아동 장애인 대상 성폭력 범죄의 공소시효 폐지운동’에 앞장서 개정을 이끌어내기도 했다는데 아니, 이런 멋진 분을 나는 왜 이제 알게 되었을까!
그가. 이번에는 위안부와 한센병 이야기를 들고 나왔다. 이 두 단어를 입에 담는 것만으로도 너무 무겁고 힘들어 이 책의 첫 장을 넘기기까지 나는 마음의 준비가 조금 필요했는데.. 어랏, 아직 10쪽 20쪽 밖에 안 읽었는데 책장이 저절로 막 넘어갔다.
굉장히 올드하고 고리타분한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 줄 예상했는데, 세련되고 의식 있는 10년차 사회부 기자 유소영과 법대를 나와 수년의 고시원 생활을 정리하고 사회부에 입사한 그녀의 남편 한기준이 한 꼭지씩 교차로 이야기를 펼쳐간다. 유소영 기자는 일제의 강제징병으로 전쟁터로 내몰리고 다시 또 한센병으로 소록도로 쫓겨 온 서수철 할아버지를. 한기준 기자는 위안부로 끌려가 죽음보다 더한 형벌 같은 삶을 견뎌야 했던 오순덕 할머니를 각각 취재하게 되는데..
바로 이 서수철 할아버지와 오순덕 할머니는 서로에게 순정을 주겠노라 약속한 정인이셨다. 아흑. ㅠㅠ 페이지를 넘길수록 두 분의 아름다운 사랑에 목이 메고, 정말로 말도 안 되는..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고 분통 터지는 역사적 사실에 분노하며, 함께 울고, 안타까워하고, 두 분이 무사히 다시 만나게 되기를 기도하며 페이지를 넘기다 보니 벌써 책이 끝나버렸다.
진짜 잘 읽히고, 너무 재밌고, 엉엉 울었다. 가슴이 먹먹하고 먹먹한 가운데서도 한없이 따뜻하고, 그래도 아직 희망은 있구나! 아직도 늦지 않았구나! 나도 무언가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게 만드는 그런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다 같이 이 책을 함께 읽자고 만나는 사람마다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청소년 권장 도서로도 뽑히면 좋겠고, 서울대 대출도서 1위로도 뽑히면 좋겠다. 10만 부 50만 부 100만 부 계속 계속 팔려서, 미국에서도 일본에서도 출간되면 좋겠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위안부 문제와, 한센병이라는 역사적 사실에 대해 알아가면 갈수록.. 돈과 권력에 눈이 멀어, 사람을 팔고, 거짓말을 하고, 책임을 회피하고, 약자를 짓밟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해자는 아무 일 없다는 듯 너무나 잘 살아가는 최근의 사건들과 너무 겹쳐져 일제강점기 잔혹했던 역사 속의 그날이 결코 먼 이야기 같지가 않았다. 아.... 정말 이 책을 다 읽고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져 버렸지만 이쯤 해서 각설하고, 특히 인상 깊었던 구절들로 리뷰를 마무리하려 한다.
그날 - 소재원 ㅣ 마레 ㅣ 304쪽 ㅣ 소설 > 한국소설 > 역사소설
리뷰 요약 : 이 책은 일제강점기. 위안부와 한센병을 기록하고 있는 소설이다. 얼핏. 일제 강점기. 위안부. 한센병이라는 단어만 봐서는 읽을 맛이 싹 달아나 버릴지도 모르겠지만 진짜 잘 읽히고, 너무 재미있어 엉엉 울면서 다 읽었다. 가슴이 먹먹해지지만 먹먹한 가운데서도 한없이 따뜻하고, 그래도 아직 희망은 있구나! 아직도 늦지 않았구나! 나도 무언가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게 만드는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이런 책을 써줘서 작가님께 너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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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너무 궁금해서 찾아봤다. 순정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순정 : 순수한 감정이나 애정(pure love).
사전적 정의만으로는 책에서 느낀 감동을 이어갈 수 없었다. 서수철 할아버지와 오순덕 할머니의 평생을 이어온 사랑, 순정. 영혼으로 이어진 그들의 삶은 보는 이의 마음마저 먹먹하고 애잔한 색상으로 물들이고 말았다. 나라면 결코 할 수 없을 것 같은 그 사랑, 순정에.
두 사람의 사랑이 따뜻함과 애틋함을 불러일으키면 일으킬수록 또 한편에서는 눌러도 눌러도 사라지지 않는 슬픔, 분노의 감정이 솟구쳐 올랐다. 사람으로서는 결코 할 수 없는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저질렀던 일제의 만행은 아무리 용서의 시선으로 바라보려고 해도 도저히 그럴 수가 없다.
아니 용서를 하고 싶어도 용서를 구하는 자가 없으니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요즘 일본의 일부 극우주의자들이 보이는 모습을 보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더 분노했던 것은 우리의 역사를 잊어버린 바로 내 모습이었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억울하고 힘들었던 삶, 그 삶을 후세 사람들에게 얼마나 비참한 마음으로 알려주었던가? 소록도, 그저 한센병 환자들을 격리시킨 지역으로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하는 아름다운 장소로만 생각했던 그 곳. 그 속에서 얼마나 많은 이들의 일제의 핍박 속에서 실험도구로 사라져 갔는지 전혀 알지도 못했다. 이런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책 제목, 그 날은 언제일까 일제 강점기 하의 그 날, 수많은 우리의 선조들이 아픔으로 뒤덮인 채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그 날, 고통 가운데서도 우리의 슬픈 역사를 알리고자 했던 매일 매일의 그 날을 말하는 걸까? 아니면 서수철 할아버지와 오순덕 할머니가 다시 만나는 그 날, 진정한 용서가 이루어지는 그 날, 선조들이 겪었던 아픔과 고통어린 삶을 모든 후손들이 잊지 않고 기억하는 그 날을 말하는 걸까?
“욕봤다” “욕봤소” 아마 내 평생에 결코 잊지 못할 단어가 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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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보다 더 큰 아픔이 있을까? 참 슬픈 인생이자 슬픈 역사다. 주말에 읽은 『그날』이란 소설이다. '마레'에서 펴냈고 쓴 이는 '소재원' 작가다. 소설 『그날』은 일제강점기에 지극히 평범한 우리 선조가 징용되어 총에 맞아 한센병이 걸리고 위안부로 살다 평생 한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이야기다. 『그날』의 두 주인공은 오순덕과 서수철이라는 노인이다. 둘은 열다섯 즈음에 서로 순정을 바치겠다고 약속한 정인이었다. 극악무도한 일제는 젊은 청년들은 전선으로, 처녀들은 위안소로 끌고 갔다. 서수철은 앞에는 러시아군이 뒤에는 일제군인들이 겨누는 총부리 앞에 전투를 하다 팔에 총상을 입는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그 총상은 한센병(문둥병)으로 번져 일제 군인들에 의해 죽임을 당할 처지가 된다. 하지만 의무군인이 피가 튀게 되면 모두에게 전염될 수 있다고 외치는 바람에 죽임은 면한다. 일제군인들은 그를 조선총독부에서 만든 한센병시설인 소록도로 보내자고 하지만 아무도 그의 이송을 맡으려 하지 않는다. 결국 서수철 본인이 스스로 군수물자를 실어온 나무상자에 들어가 3주를 지낸다. 하루 주먹밥 한 개로 끼니를 때우고 상자 안에서 볼일을 봐야했다. 이송도중에 불에 태워 죽일까봐 한숨도 못 잤다 한다. 상자 문이 열리는 순간 '이제 살았구나!'하고 안도의 한숨을 쉰다. 하지만 문이 열리자마자 직원들이 더럽다고 문둥병 환자라고 두들겨 팬다. 그래도 그때가 좋았다 한다. 불에 타죽는 것보다, 상자 안에서 사는 것보다...... 그 사이 열다섯 소녀는 돈을 벌어 수철이를 구해야된다는 꾀임에 빠져 차를 탄다. 만주 전선이다. 매일 밤 그녀의 순결은 군홧발에 무참히 짓밟힌다. 매일 100명에게 기쁨을 주지 못하면 두들겨 맞고 목숨까지 잃어야 하는 상황이다. 일제는 한센병 환자를 몽둥이와 채찍으로 내리치고 손발을 묶어 마취도 않고 생살을 거세하고, 강제 낙태를 시키고, 자궁을 들어내고, 시신을 해부하고, 죽으면 화장된 뒤에 아무렇게나 뿌렸다. 일제는 한센병 환자를 서너 번 죽였다. 아름다운 소록도에서는 하루에 백 구~이백 구의 시신이 나올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다. 이 책은 젊은 청년이 전선에 끌려가 문둥병환자로, 꽃다운 처녀가 위안부로 끌려간 뒤 비참한 생활을 하면서도 서로의 삶을 위로하고 순정과 사랑을 간직한 오순덕과 서수철 노인의 역사다. “내 너에게 순정을 바칠 것이다.”, “오라비. 내 모든 순정을 오라비를 위해 바치겄소.” “내가 위안부로 갔다는 사실, 그분이 한센병이라는 사실. 서로 알고 있었어. 서로가 알고 있는 걸 알면서도 서로 모른 척 혔어. 굳이 우리가 서로 말하지 않아도 됐으니께. 거짓 편지라는 걸 알면서도 우리는 행복했어. 평생을 서로 모른 척 살아갈 거라는 걸 말하지 않아도 않았으니께.” 순정을 바치겠다고 한 약속은 기약 없는 이별이 되었다. 74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뒤 그들은 한센병에 걸리고 위안부가 된 사실을 알지만 그것은 오욕이 아니라 서로가 영원히 지키려는 순정의 약속이다. 이 책을 읽기 전 일제의 만행을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너무 충격적이다. 일제 침략 야욕의 재물이 된 우리의 수백 수만 명의 선조들에게 가한 학대와 무참한 죽임은 상상 이상이었다. 소설 『그날』이 영화로 제작된다 한다. 하루빨리 영화로 제작되어 일제의 만행을 드러내야 한다. 위안부 할머니들도 그랬지만, 일제가 한센병 환자들에게 사람대접하지 않고 비참하게 학대한 사실을 세계에 알려야 한다. 이제는 이 큰 아픔을, 참 슬픈 인생을, 슬픈 역사를 알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 이 슬픈 인생과 슬픈 역사를 다시는 반복하지 않으려면 일본군의 만행을 제대로 알고 알려야 한다. 이것이 우리 역사에 희망을 주는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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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것은 그의 가슴속에 순정을 믿는 것
살다보면 이해할수 없는것들이 이해되는 순간이 온다, 슬픔은 하나의 과정이고 그 과정을 통과하게 될것이라고들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롯이 가슴에 남아있는 것들이 있다 잊지못할 이름들, 지우지 못한 기억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