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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들의 사생활, 파파라치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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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뛰쳐나온 거장들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유쾌한 철학자들>은 철학을 하지 않는 이들도 쉽게 접해본 철학의 거장들의 사생활 이야기이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라는 유명한 명언을 남긴 데카르트, "네 의지의 준칙이 보편적 입법의 원리에 맞게하라"고 가르친 칸트, 변증법 아래 철학의 체계를 굳건히 세운 헤겔, 또 저 멀리 거슬러 올라가 "너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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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뛰쳐나온 거장들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유쾌한 철학자들>은 철학을 하지 않는 이들도 쉽게 접해본 철학의 거장들의 사생활 이야기이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라는 유명한 명언을 남긴 데카르트, "네 의지의 준칙이 보편적 입법의 원리에 맞게하라"고 가르친 칸트, 변증법 아래 철학의 체계를 굳건히 세운 헤겔, 또 저 멀리 거슬러 올라가 "너 자신을 알라"하고 광장에서 청년들에게 깨달음을 준 소크라테스, 또 그의 제자 플라톤, 그리고 또 그의 제자 칸트, 염세주의 철학의 대표주자이며 말년에 미쳐 고생했다는 니체 등등 여기에 등장하는 철학자들의 이름은 모두 익숙하다.     철학강의를 통해 대학에서 접하는 그들의 난해하고 딱딱한 이론들, 도통 무슨 소리를 지껄이는지 알 수 없는, 한 학기 동안 몇장 나가지도 않았는데 학기가 끝나고 배운 거 하나 없는거 같은, 오히려 약간의 지식에서 무지로 회귀하는 이런 신기한 현상을 빚는 그런 철학과는 다르다. 엄밀히 말하자면, 이 책은 철학서가 아니다. 아마도 짐작컨대 이 책은 도서 분류목록에서 '철학서'로 분류될 것이다. 제목에 '철학'이라는 말이 들어갔고, 내용도 철학자를 다루고 있으므로. 하지만 이 책은 철학서가 아니다. 그냥 잡서다. 그 대상이 철학자일 뿐 이 책은 유명인들의 뒷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황색저널리즘과 다른 점은 거짓 사실을 유포하지 않는다는 것일 뿐.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내가 그토록 찾던 책이었고, 매우 만족스럽다.     책의 앞 부분에는 꽤 많이 각각의 철학자들과 관련된 그림과 이에 대한 해설로 장식되어 있다. 앞에 나와 있는 사진과 그림과 글들은 뒤에 언급할 철학자들의 사생활 이야기를 간략하게 맛만 보여주고 있다. 드러내지 않고 살짝살짝 호기심을 증폭시킨다고나 할까. 그럼 더 읽고 싶어지잖아.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철학자의 사생활을 주제별로 몇가지만 분류해보자면     첫째, 철학자와 여인들 그리고 연애사건. 끝까지 독신을 지키며 살아간 철학자도 있지만, 문란한 성생활을 하며 온갖 사건들을 만들며 살아간 철학자들도 있다. 사르트르와 보부아르, 아우구스티누스와 여인, 마르크스와 예니 또 헬렌, 니체와 루 살로메, 루소와 테레즈, 콩트, 알랭, 데카르트와 헬렌, 소크라테스와 그의 부인 크산티페, 키에르케고르와 레기네, 하이데거와 크라테스의 아내들, 또 특정 여인이 아닌 이런저런 매춘부들과 관련된 이야기들.     둘째, 늦잠, 빈둥거림, 게으름의 철학자들. 시간을 꼬박꼬박 지키며 바쁘게 살아간 칸트와 같은 철학자도 있지만, 해가 중천에 떠서야 눈을 뜨고 뭉기적뭉기적 거리며 하루를 시작하고, 걸핏하면 침대에 누워 잠을 자고, 일어나 책을 읽고, 또 자고 하는 데카르트와 같은 이도 있다.    셋째, 계시받은 철학자. 니체, 데카르트, 루소, 바그너, 칸트 등 계시를 받은 철학자와 그렇지 못한 철학자에 대해 다루고 있다. 한 예로 소크라테스는 다이몬으로부터 소리를 듣고 행동의 지침을 삼았다고 하지. 그러다가 결국 법정에서 그의 죄목 중 하나로 국가가 섬기는 신이 아닌 다른 신을 섬겼다라고 하여 억울한(?) 누명을 쓰지만.     넷째, 철학자의 마지막 순간. 누구는 미쳐죽고, 누구는 감기걸려 죽고, 누구는 시간맞춰 죽고, 누구는 거룩하게 죽으려다가 비참하게 죽고, 누구는 살려준다는데 죽음을 택하고, 누구는 쇠똥 속에 갇혀 죽고, 누구는 화형당하고, 누구는 소화불량으로, 또 바다속에서 수영하다 죽었다. 참 죽는 방식도 가지가지다. 위대한 철학자라고 하여 죽음까지 위대할 순 없나보다. 한 예로, 거룩하게 소크라테스와 같은 죽음을 시도하려다 뜻대로 안돼 여러번의 시도 끝에 죽음을 맞이한 이가 있으니 세네카. 소크라테스가 쓴 독약을 준비해뒀지만 이미 김이 다 빠져나가 쓸모가 없어지자 동맥을 끊으려는데 이런 끊어도 죽지 않자 심장마비를 일으키려고 한증막에 들어가 서서히 죽음을 맞이한다. 죽고 싶어도 함부로 죽을 수 없는게 우리네 인생이구나 싶다.     이 책은 참 여러가지 다양한 주제들을 가지고 철학자의 사생활을 캐낸다. 알아먹을 수 없는 그네들만의 언어로 쓰여진 위대한 저서를 낸 이들의 삶도 일반 평민의 그것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도 들고, 또 한편으로는 참 독특한 인생을 살다간 이들이 많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그들의 사고방식 만큼이나 그들의 삶도 달랐고, 여자관계에 있어서도, 죽음에 있어서도, 강의방식에 있어서도, 그들은 모두 각기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오래전부터 나는 이런 책을 찾아왔다. 철학자의 순수 1차서적이 아닌 그들의 뒷이야기를 담아낸 책들을. 그래서 <지식인의 두 얼굴>, <지식인의 죄와 벌> 과 같은 책을 구입했다. 이 책도 그들의 뒷이야기를 담아낸다는 점에서 다른 두 책과 다를 바는 없지만, 분명히 다른 것은, 그들 책만큼 심각하지 않고, 웃으며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가볍게. <유쾌한 철학자들>은 그래서 철학자의 사생활을 적나라하게 까발렸음에도 불구하고 유쾌하다. 남의 잘못과 실수를 보고 웃는 것은 도리가 아니지만, 그래도 웃긴걸 어쩌랴. 특히나 철학자들과 여인들의 이야기는 더더욱 재밌을 것 같아, 또 궁금해서 그 장까지 참을 수 없어, 미리 들춰보고 말았다. 니체와 루 살로메, 지식인의 전형으로 보여지는 사르트르와 보부아르의 독특한 연애관, 찢어지게 가난한 삶을 산 그러나 부유한 집안 여식과 결혼을 한 마르크스, <에밀>이라는 뛰어난 교육에 관한 저서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그이지만 아이를 낳는대로 다 내다버린 루소 등등 역시 이런 뒷이야기는 너무나 재밌다.     어느 장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재미를 선사하는 <유쾌한 철학자들>. 철학자들의 딱딱하고 지루하고 고루한 말과 글에 지친 그대여, 그들의 사생활로 풍덩 빠져들어 볼까. 그들의 사생활을 알고 그들의 철학서를 접하면 더 재밌지 않을까 싶다.
d*****t 2006.04.2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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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뛰쳐나온 철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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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철학자들』이란 책이 있다. 어렵고 딱딱한 철학을 철학자들의 일화들을 통해 쉽고 재미있게 들려주는 책이다. 그리 새로울 것은 없는 책이지만, 내가 이 책을 주목하게 된 이유가 있다. 바로 『도서관에서 뛰쳐나온 거장들 이야기』란 부제 때문이다. 거장이라고 했지만, 이 책에서 소개되는 사람들이 모두 철학자들이니 “도서관에서 뛰쳐나온 철학자들”이라 해도 별 무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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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쾌한 철학자들』이란 책이 있다. 어렵고 딱딱한 철학을 철학자들의 일화들을 통해 쉽고 재미있게 들려주는 책이다. 그리 새로울 것은 없는 책이지만, 내가 이 책을 주목하게 된 이유가 있다. 바로 『도서관에서 뛰쳐나온 거장들 이야기』란 부제 때문이다. 거장이라고 했지만, 이 책에서 소개되는 사람들이 모두 철학자들이니 “도서관에서 뛰쳐나온 철학자들”이라 해도 별 무리가 없으리라. 이 책의 3장 “철학자와 책 그리고 도서관”의 마지막 부분에 다음과 같은 글이 나온다.

 “말없는 보배, 공동의 고독 속의 오아시스이기도 한 도서관은 동시에 거짓 꾸밈과 자기기만의 장소이기도 하다. 도서관은 현명하게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너무 늦기 전에 일찌감치 도서관에서 나올 줄도 알아야 한다. 그들이 게을렀던 탓인지 혹은 방심한 탓인지, 철학자들은 그만 도서관 안에 갇혀버렸다. 그들은 도서관의 열쇠도 잃어버렸다. 철학자들이여, 어서 도서관에서 나오든지, 아니면 그 안에서 죽어버리시오!”

 보편적 진리를 쫓는 철학자들은 자기만의 사유 안에 갇혀 버리기 일쑤다. 자기가 생각하고 경험한 틀에서 논리적 증명만 가능하다면 그것이 진리인 것처럼 생각한다. 『유쾌한 철학자들』은 이런 철학자들의 모습을 도서관을 비유로 들어 꼬집고 있는 것이다. 사실 우리의 삶은 논리적 증명으로만 해결할 수 없으며 이성으로만 판단할 수도 없다. 데카르트나 칸트는 그것의 가능성을 끝까지 믿었는지 모르지만 말이다. 한 여인의 청혼에 결혼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도서관에 파묻혀 연구하다, 결국 결혼을 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더 많음을 알고 다시 찾아갔으나 이미 다른 남자를 만나 결혼해 버렸다는 칸트의 일화는 어리석은(?) 철학자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철학’이 아닌 ‘삶의 철학’으로써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경험이다. 몸으로 겪은 다양한 경험들은 우리를 현명한 길로 이끈다. 그러나 사람의 시간과 공간은 언제나 제약되어 있기에, 경험 역시 제약되어 있다. 이 때 ‘경험’의 새로운 장을 열어줄 수 있는 것이 독서이며 도서관이다. 도서관을 뛰쳐나가라면서도 “도서관은 현명하게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 것은 이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독서를 해야 할 것인가? 경험의 폭을 가장 넓혀줄 수 있는 책은 바로 ‘역사책’이다. 소크라테스와 아리스토텔레스의 책들만 죽어라 읽기만 하고, 당시의 그리스와 아테네의 역사적 상황과 생활세계를 모른다면 앙꼬 없는 찐빵이기 뿐이기 때문이다. 조선시대의 철학도 마찬가지다. 당시 우리나라 지식인들의 사고방식을 지배했던 정치체제와 역사적 관계와 사실들은 제쳐 놓고, 텍스트만을 읽다보면 엉뚱한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조선시대 실학은 자생적 학문이며, 체제 전복적인 철학이었다는 자기만의 해석을 가하게 되는 것이다. 배달민족이 석기시대부터 중국 땅을 지배하고 있었다거나, 수메르 문명을 한민족이 건설했다는 허황된 주장의 밑바닥에도 이러한 ‘자기만의 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역사경험을 쌓아야 하는 것이다. 역사는 철학을 현명하게 이해하고 실천하는데 핵심인 것이다.

 그러나 역사책도 결국 ‘책’일 뿐이다. 몸으로 겪는 실제 경험이 꼭 함께 해야 한다. 도가의 창시자인 노자는 이러한 혜안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의 국립도서관 사서에 해당하는 수장실사(守藏室史)란 벼슬을 지냈던 노자는 도서관을 떠나 세상을 돌아다니며 진정한 깨달음을 얻었고, 『도덕경』을 썼다고 하니 말이다. 진정 도서관을 뛰쳐나간 철학자다.

 도서관에 많이들 가세요라고 홍보해도 모자랄 사서가 도서관을 뛰쳐나가라니 아이러니하다. 도서관에만 있으면 정신뿐 아니라 육체에도 해로움을 직접 겪은 ‘어느 도서관 중독자의 고백’이려니 생각해 주길 바란다.
k******m 2011.11.0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