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용서적들에 중점을 두었던 나의 독서습관들이 최근에 일대 변혁(?)을 맞으면서, 단순히 제목에 끌려 보게 된 책이다. 사실 글을 쓰고 읽음에 있어서 <역사>라는 주제만큼 많은 종류의 소재거리를 제공할만한 것도 드물지 않나 싶다. 왜냐하면 역사를 다룬다는 것은 겉으로는 <이미 흘러간 일에 대한 규명 작업>에 불과한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실제로는 인간의 두뇌 속에 자리하는 <공상> 이상의 재료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상 적당한 흥미와 재미를 제공한다. 게다가 약간의 교훈들은 양념. 역사를 다룬 책들에 대한 나름대로의 정의, 그 연장선 상에서 다시 생각해 보면 책을 구입한 동기의 발단은 이런 것들이었던 것같다. 우선은, '하필이면, 왜? 화장실이라는, 우리 생활에서 약간은 터부(금기)시하는 장소에 대한 이야기를 쓰려고 했던 것일까? 화장실의 역사를 통해서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걸까? 책을 읽고 나면 무엇을 생각하게 될까?'하는 무언가 새로운 것을 얻을 지도 모른다는 가능성. 그리고 '<선진 문명국>이라 자부하는 그들의 뒷간은 어떻게 생겨 먹었을까? 뒷처리(소위 닦는 작업)는 뭘로 했을까? 그 잘나가던 귀족들은 어떤 자세를 취했을까?......' 등등의 단순한 호기심들. <화장실의 역사>는 행위와 처리, 그리고 그것에 대한 관념들의 변천사다. 그 중에서 관념이 역사를 주도하였으리라는 추측은 당연한 것이며, 무디기만 한 <서구(선진)열강들>의 백성들은 21세기 중반이 되어서야 투철한 위생관념이라는 것을 가지게 된다. 물론 21세기 이전에는 유럽의 잘 나간다는 도시들이면 어디라도 '악취와 오물투성이의 생지옥', 속시원히 표현하자면 <똥바다> 그 자체였다는 것이다. 행위와 처리장치(변기)의 역사도 나름의 흐름을 자랑했지만, 특히 인류 역사와 함께 발달(?)해 온 전쟁의 역사를 들추어 보는 대목들이 흥미롭다. 전쟁 상황은 항상 비정상적인 환경을 만들어 낸다. 그 위에 특별히 위생관념을 갖지 않았던 시대에 합숙이라는 집단생활이 가미된 바에는 전장은 말 그대로 오물과 악취의 대명사다. 그런 이유로 서로 맞선 적과의 싸움도 중요했겠지만 <전염병>이라는 단어가 보다 더 무서운(보이지 않는) 적으로 간주된다. 2차세계대전이 치뤄질 동안에도 전쟁보다는 전염병 때문에 죽어 간 희생자들이 더 많았을 정도라니, <똥>이라는 무기의 위력에 놀랄 뿐이다. 전염병의 주범들은 중세부터 맹위를 떨치던 <티푸스>와 <페스트>, 그리고 20세기 이후에 떠오른 스타 <콜레라>가 핵심을 이룬다. 문제는 전쟁이 끝난 후에도 전염병은 군인뿐만 아니아 민간인들까지 무작위로 살상하는 무자비를 보이게 된다는 점. 결국 보이지지 않는 <가장 두려운 적>으로 규정되어 결코 달갑지 않은 그 적과의 새로운 싸움이 시작되게 된다. 물론 <위생관념>이라는 새로운 지휘관이 과학자들을 다그치게 되고 그 결과 미생물학은 순식간에 중요한 생물학의 분야로 자리매김한다. 목표는 주적(전염병)의 소탕. 현미경의 발견과 미생물학의 진보는 주적(전염병)들에 대한 배후와 은신처를 완전히 밝혀 내게 된다. 그것은 바로 깨끗하지 못한 환경, 말그대로 무신경하게 일관되던 똥처리 방법이었던 것이다. 이에 경악한 인류는 위생관념을 최고의 덕목으로 추대하게 되었으며, <위생>이라는 신(新)이데올로기의 지도아래 계속되는 신병기(변기)의 발과 상/하수도(관개)시설의 확충, 법령의 제정, 비누의 적극적인 사용 등 이데올로기 실현 도구들의 발달이 뒤를 따르며 현대 화장실의 역사를 만들어 간다. 정리하면,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멀리는 20세기 말까지 가깝게는 50년 전까지만 해도 서구 세계는 인간과 동물의 것이 뒤엉킨<똥 천지>였고, 그러한 비위생적인 환경이 인구 증가를 억제하는데 상당한 공로를 세웠다. 그 인간 살육의 역사는 <전염병>이라는 행동대원들의 손에 의해 진행되었는데, 21세기 중반 이후 <똥과의 전쟁>이라는(결코 역사책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전쟁이 진행되자 순식간에 적들을 제압, 완전히 소탕함으로써 지금의 평화시기를 살아가고 있다. 실로 수천 년간 계속되어 오던 지루한 전쟁. 그것은 순전히 인간의 덜떨어진 판단력 때문이었다. 이상이 진실의 모든 것이다. 더할 것도 덜어 낼 것도 없는... 이 책 안에서 주문을 하면서 부터 바랐던 <뭔가 특별한 메시지>는 찾을 수 없었다. 안타깝게도 이 책은 몰랐던(사실은 관심도 두지 않았던) 숨어있는 역사들에 대한 호기심을 채우기에는 충분한 내용이었으나, 내심 <책 속에 뭔가 철학을 숨겨 놓았으리라>는 기대에 대한 호기심은 충분히 충족시킬 수는 없었다. 하지만 책을 통하여 교훈을 얻어내려 애쓴 덕분에 역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몇 얻었다. 첫째, 눈에 보이기에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역사를 만들어 가는 중요한 재료들이라는 것, 그래서 생활에서 부딛히는 모든 것들을 신중히 살필 필요가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배설은 우리의 일상이다. 한 사람이 평생동안 1년에 가까운 시간을 화장실에 투자한다고 한다. 이처럼 사소하기만 한 개개인의 일상이 세계사 변화의 단초를 제공했을 줄이야... 앞으로는 나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에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또 하나, 사람에 대하여 생각하게 되는 부분은, 인체가 결국은 뭔가를 끊임 없이 배설하지 않으면 안 되는 <오물덩어리>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부분이다. 삶이 끝났을 때 오물만 남긴 사람이 될 것인지, 다른 의미있는 그 무엇을 남기는 사람이 될 것인지는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것이리라. 비록 육신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겠지만... 마지막으로 아주 사소한 것이지만, 청결이나 위생관념이라는 거창한 구호보다는 생활 습관의 하나로 <손을 자주 씻자>는 교훈을 뺄 수 없다. 물은 모든 전염병의 근원을 제거시키는 가장 유용한 도구 중의 하나이다. 고마운 물, 명심 또 명심할 일이다. 이 책을 통해 저자가 전하려 했던 <가르침>이 내가 느낀 깨달음과 같은 것이었기를... |
|
이 책은 역사에 나오지 않는 거론의 가치도 없는 똥에 대한 역사를 다룬다.
똥 이것이 뭐가 그리 대단한 내용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겠지만, 중세 유럽을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먹는 장면은 나오는데, 똥을 누는 장면과 뒷 처리 문제를 어떻게 했을까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던 사람에게는 신선한 흥미꺼리를 던저 준다.
똥을 처리하는 문제를 다른 말로 하면 위생관리가 된다. 다른 어떠한 문제 보다도 똥은 위생상태를 높이기 위해서 가장 먼저 처리를 해야 하는 오물인 동시에 하루에 한 번은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오물이다. 이러한 똥은 중세 인들은 어떻게 처리를 했을까? 이 부분을 이해하는데 이 책은 도움이 되며 재미가 있다.
중세 성에는 화장실이 곳곳에 만들 수 없었다. 특히 높은 성탑에는 화장실을 만들 수 없었다. 그래서 기사들은 성의 창문에 엉덩이를 대고 똥을 쌌다. 돌로 만들어진 높은 성에서 똥을 누는 기사의 모습이 상상이 된다.
하루에 2~3번 먹는 식사 이후에 나오는 똥. 유럽인들에게 얽힌 똥에 대한 재미 있는 역사를 이 책에서 알 수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특히 중세 역사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종교전쟁, 대항해시대, 르네상스시대 등등 알아야 할 것도 많고 복잡한 증세의 정치 세계에서 잠시 이탈해 볼 수 있는 역사 책이다. |
|
인간이 입에 담기 부끄러워하는 욕구가 두 개 있는데, 하나는 성적욕구이고 하나는 배설욕구다. 하지만, 털없는 원숭이에서 말하듯, "성적인 원숭이"인 인간은 야한 상상을 글로 옮겼고, 그림으로 그렸고, 입에서 입으로 전했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배설욕구보단 훨씬 "노출된" 욕구라 볼 수 있겠다. 그렇기에 "배설"에 대한 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 책은 주로 서양 화장실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사실, 배설은 인간의 삶에서 엄청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아닌가? '의식주' 중에서도 가장 큰 것이 '식'이 아니던가? 그런데도, 그 먹는 것을 밖으로 내보내는 '싸는 것'에 대해선 다들 말하길 꺼려하고,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질 않았다(만성 변비와 설사를 가진 사람들조차도). 설사 한들, 입 밖으론 내지 않았으니 그것이 중요하단 걸 어떻게 알았겠는가? 그로 인해 이 책에 나오는, 더럽고 더러운 중세의 도시들은, 그동안 미화되어있던(아무리 '중세 도시는 더러웠대'라고 한들 직접적인 묘사가 없었으니까.) 모습의 마지막 조각까지 싸그리 날려버렸다. 거리에 똥이 넘쳐흘러 악취라는 말이 우스울 정도의 악취가 진동했고, 궁전이 무너져 똥의 바다에 빠져 죽은 영주들하며, 맥주와 와인은 오염된 식수를 희석해 마시기 위한 것이었다! 이쯤 되면 도시였는지 두엄더미였는지조차 구분이 안 간다. 상상해보라, 즐겁게 걷는 당신의 발은 이미 똥으로 뒤범벅되어있고, 앞에도 당신이 밟을 많은 똥들이 남아있다. 위에선 밤새 사람들이 싸놓은 배설물들이 수시로 쏟아지고 있고, 코는 이미 비명을 지르다 못해 '아예 태어나지 않았으면!'하고 빌게 될 것이다. 귀부인들은 커다란 스커트를 방패로 서서 오줌을 눴고, 태양왕은 변기 위에 앉아 귀족들과 회의를 했다. 고귀하신 신분들은 태양왕의 엉덩이에 난 종기를 어찌 치료해야할지 열띤 토론을 나눴다고 한다. 우와, 더러워. 이 '배설물'들은 근대 세균학과 위생학, 깨끗한 화장실과, 수많은 시궁쥐들을 낳았다. 배설물로 범벅이 된 도시에서 현대의 엄청난 위생과 청결이 나왔다는 사실은 꽤나 역설적이다. 그나저나, 사람은 편함을 위해 엄청난 냄새를 견디며 살아왔구나. '귀차니즘'은 아무래도 현대에 생긴 사상이 아닌가보다. |
| 화장실하면 더러운 공간을 연상하기 마련이다. 물론 요즘은 시설이 하도 좋아져서 다행이지만 아직도 냄새나는 뒷간을 상상하게 되는것은 무리가 아니다. 하지만 사람이 먹으면서 뒤로 나오는것이 없다면 그것또한 말도 안되는 일이 아니겠는가. 화장실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화장실의 작은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 책은 그런점에서 상당히 참신한 의도의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우리가 항상 멀리하고 싶고 때로는 못본척 무시해버리고 싶은 화장실에 대한 담론. 이제는 시작할 때이다. 우리를 더 잘 알아가기 위해서. |
|
우연히 독자서평을 보고 재미있을것 같아서 마이리스트에 담아두었다가 책을 구할기회가 있어서 읽은 책이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옛시절의 위엄있는 귀족들의 모습이나 전쟁터에서의 하늘을 호령하는 장군의 위세등 아주 멋들어진 모습을 잘도 묘사한다. 그런 화면에 묻혀서 '과연 저사람들은 저런 옷을입고 어떻게 뒷간의 문제를 해결했을까' 라는 생각이 가끔식 고개를 들었지만 잠시 고개만 갸우뚱했을 뿐이었다. 우리가 어떤 그릇으로 밥을 먹었으며, 어떤옷을 입었고, 어떤 곳에서 살았는지의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는 자료는 세상의 도처에 깔려있지만 유독 우리가 뒷간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가에 대한 자료는 너무 적어서 마치 더러운 부분이니 꽁꽁 숨겨놓고 풀어놓기 싫어서 그랬는지도 모를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단, 한가지 사실은 지금의 아무렇지도 않은 10분 정도의 여유,,,일부는 신문이나 잡지를 보기도 하고, 일부는 식습관의 불균형으로 밀어내기가 약간의 고생스러움을 동반하기도 하지만, 지금의 이러한 여유롭고 위생적인 화장실을 갖게된것은 인류의 커다란 발전이고 행복이다. 내가 어릴적의 70년대후반 80년대 초만해도 재래식 화장실이 너무도 많았고, 한건물에 대여섯가구가 살면서 아침이면 하나밖에 없는 화장실 앞에 길게 느러진 줄을 기다리다 못해 발을 동동구르던 기억이 생생한데 말이다.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고 당연하게 누리는 이 문명으로 인한 편리함들이 없다면, 내가 조선시대, 혹은 일제시대정도에 지금의 나이를 먹고 살아가고 있는 한 인간이었다면 얼마나 불편하고 힘들고 수고스러울까 생각해보게 된다. 이미 편리함에 익숙해져 버렸기 때문에 아마 하루도 견디지 못하게 되겠지~
전쟁에서 총탄과 폭탄의 파편으로 인해 죽고 부상한 사람보다, 변을 포함한 오물로 인한 병마에 의해서 쓰러져간 사람이 훨씬 많다고하니, 그 시절의 가장 무서운 것은 총,칼이 아니라 병마와 위생이 아니었는지 싶다.
이 편리함에도 너무익숙해져서 매일 샤워하고 외출후 손발닦기가 이토록 귀찮아 지는 것은 얼마나 행복에 겨운 엄살인가 싶다. 앞으로는 매일 감사하며 화장실도 이용하고, 물도 쓰고 그래야지 하고 다짐해 본다. ----------------------------------------------------------------------------------------
- 평균적으로 볼 때 인간은 인생의 일년 남짓한 시간을 화장실에서 보내고(남자 291일, 여자 376일), 그곳을 터부시하면서도 결국은 그 안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대소변을 보는 행위는 밥을 먹고, 출산을 하고, 잠을 자는 것처럼 기본적인 일임에도 불구하고 오늘날까지도 지극히 거북한 것으로 다루어진다. 이 같은 이율배반적인 태도는 '배변을 보는 장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일종의 암호처럼 보이는 화장실의 약자, WC가 그런 관점을 극명하게 드러내준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화장실은 인간들이 이루어낸 문화의 한 이정표로 받아들인다. 인류학자들은 유적들을 발굴할 때 수세식 화장실을 문명 발달 척도로 생각한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즉 화장실은 '문화의 소산'이기도 하다는 의미다.
- 그곳은, 인간에게 만족을 주는 장소 위로는 별들이 빛나고아래로는 두엄더미가 있는곳
그곳은 분명, 혼자서도 첫날밤을 치른사람처럼 행복할 수 있는, 경이로운 곳.
그곳은 당신 자신이 그 어느것도 몸에 지니고 있지 않는 한갓 인간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겸손의 장소
그곳은, 새로운 욕구 충족을 위해 불룩나온 배를 비워낼 수 있는, 지혜의 장소
그곳은, 인간이 기꺼이 휴식을 취하는 곳 하지만 부드럽게, 자기 자신을 위해무언가 감행하는, 그런장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