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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구하는 일도 지칠 때가 있다
"세계를 구하는 일도 지칠 때가 있다" 내용보기
최근 출판된 퓨전 환타지라고 불리는 불쏘시개 덕분에 전통적인 환타지가 부들부들 떨만큼 좋다.  그럼 전통적인 환타지 소설이라는 건 무엇인가.  대부분 선택받은 용사와 그를 돕는 마법사와 아름다운 여인 등이 멸망을 예언 받은 세계를 구하는 내용이다. 악을 물리친다든지, 자신에게 내린 저주를 푼다든지 하는 다른 버젼도 있지만 결국 세계를 구하는 것과 어떻게든 연관
"세계를 구하는 일도 지칠 때가 있다" 내용보기
 

  최근 출판된 퓨전 환타지라고 불리는 불쏘시개 덕분에 전통적인 환타지가 부들부들 떨만큼 좋다.

 그럼 전통적인 환타지 소설이라는 건 무엇인가.

 대부분 선택받은 용사와 그를 돕는 마법사와 아름다운 여인 등이 멸망을 예언 받은 세계를 구하는 내용이다. 악을 물리친다든지, 자신에게 내린 저주를 푼다든지 하는 다른 버젼도 있지만 결국 세계를 구하는 것과 어떻게든 연관이 있다. 이쯤 되면 전형성의 절정이라 불리는 무협지 패턴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 전형(典型)이란 건 프로이드와 융의 말씀에 따르면 우리 무의식 속에 박혀 있는 것이라 벗어날 수 없다고 한다. 우리가 아무리 발버둥 쳐봐야 결국 어떤 전형을 따른 것이고 다르다고 자부해봐야 또 어딘가에 그 전형이 존재한다. 창조적 열망을 팍 꺾어버리는 말이지만 반대로 전형은 고대부터 지금까지 그 인기를 보장해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잘 쓰여 진 전형적인 환타지와 무협지는 즐겁다. 내 안에 '환타지의 전형', '무협지의 전형'이란 부분이 있어 그곳이 비면 채워줘야 하는 게 아닐까?

 부족할 때 전형적인 책들을 읽으면 재미와 흥미를 팍팍 느끼고, 채워지고 나면 불평과 불만이 시작 된다. 물론 '전형'에 대한 욕구가 있다하더라고 '읽기'에 불편한 글들은 일단 제외한다.


 현재 상태는 전형에 대한 욕구가 있지만 그리 강렬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새로운 타입에 대한 도전이 앞선다. 전형을 따르지 않은, 혹은 결론적으로 따른다 해도 그 과정이 참신한 읽을 것들을 찾아 눈을 번들거린다.


 최근에 읽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나 지금 소개 하려는 <디스크 월드>는 그런 '참신한' 분류에 속한다. 아니, 근래 퓨전과 개그 환타지와 SF들이 넘쳐나고 있으니 그리 '참신'하지는 않다. 출판된 시점(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1978년, 디스크 월드-1983년)을 보면 오히려 그 장르의 시발점이다.


 세계관은 참신하고 즐겁다. 등장하는 신들이나 태초에 존재했다는 것들도 그 유래를 확신치 못할 만큼 온갖 신화의 세계 창조 모습이 다 나온다. 게다가 그들은 정말 '망할 작자'들이다. 그들이 존재하는 '디스크 월드'를 지탱하는 '위대한 아투완'의 사고가 너무나 단순하고 느려서 그럴지도 모른다.


 귀여운 삽화를 후 펼쳐지는 <디스크 월드>의 세계관은 책에 대한 기대를 수직 상승 시킨다. 단 3페이지 만으로 앞으로 펼쳐진 세계에 대한 기대에 두근거린다. 그 인상 깊은 단어 '무겁다'! (두 권의 책을 다 읽을 때까지 이 단어는 머리 속에 남아 있었다)

 

 등장인물 또한 범상치 않다. 주인공인 린스월드와 두송이꽃의 여행이 이대로 계속 이어졌다면(그 후 나온 책에도 계속 이어졌다고 한다) '디스크 월드'가 멸망 하던가 전 우주가 '디스크 월드'화 되었을지도 모른다.


 선량하고 인심 좋은, 머리 속이 장미빛으로 된 관광객 두송이꽃과 마법을 못 쓰는 마법사이며 사신의 스토킹에 시달리는 마법사 비스무리한 린스월드만으로 충분히 즐겁지만 최고의 캐릭터는 역시 '나무 짐짝'이다.

 주인인 두송이꽃을 위해 언제나 깨끗한 속옷과 양말을 제공하며, 주인이 납치되면 불 속이든 물 속이든 가리지 않고 수많은 다리로 산 넘고 강 건너 충직하게 따라가며, 주인이 위험에 처하면 공격자에게 이빨(비유적인 표현이 아님)을 드러내며 우적우적 삼키는 믿음직한 짐짝...

 아아, 이 얼마나 사랑스러운 존재인가! 나무에 금속 테를 두르고 열쇠 구멍이 있는 평범한 짐짝의 모습이지만 풍부한 표현력과 사람들을 공포에 몰아넣을 정도로 강인한(난폭하며 잔인한) 성격의 소유자로 이야기를 더욱더 진지하지 못하게 만든다.

 화염에 휩싸인 도시를 배경으로 입이 있다면 '크아아악'이라고 표효하는 모습으로, 수많은 다리 달린 짐짝이 달려 나오는데 그걸 보는 누가 자신의 눈을 의심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이 전형적이지 않은 소설도 결국은 전형이 있다. 마법을 쓸 수 없는 마법사 린스월드는 결국 세계를 구하도록 선택 받은 인물이다. 그를 돕는 영웅은 외형은 상당히 전형에서 벗어나지만 정신 상태(너무나 장미빛이라)만은 전형인 관광객 두송이꽃이다. 전설의 용사도 전형을 벗어나기는 마찬가지지만, 디스크 월드를 구했으니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넘어가자.

 영웅은 언제나 세계를 구하고, 아름다운 여인은 언제나 전설의 용사에게 반한다. 공식은 변함없다. 그러나 어차피 선택받은 자가 세계를 구한다면 완벽하지 않은, 덜 떨어지고, 겁쟁이에, 소심한 사람이라도 상관없다.

 

a*****a 2008.09.12.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디스크월드1,2편
"디스크월드1,2편" 내용보기
일관되게 ,독창적으로 미쳤다고 공인을 받고 있는 테리 프래쳇의 디스크월드 연작의 첫번째와 두번째 작품이다.어리버리 마법사 린스윈드,언제나 어디서나 누군가에 무슨일이 생겨도 짱가를 무색케하는 천진함으로 사태를 해결해 (?)나가는 두송이꽃,두송이꽃이 가는 곳이라면 어디나 따라가는 충성의 대명사 배나무 짐짝,이 셋이 벌이는 유쾌 상쾌 통쾌 호쾌 발랄 명랑 기발의 대익살극
"디스크월드1,2편" 내용보기

일관되게 ,독창적으로 미쳤다고 공인을 받고 있는 테리 프래쳇의 디스크월드 연작의 첫번째와 두번째 작품이다.어리버리 마법사 린스윈드,언제나 어디서나 누군가에 무슨일이 생겨도 짱가를 무색케하는 천진함으로 사태를 해결해 (?)나가는 두송이꽃,두송이꽃이 가는 곳이라면 어디나 따라가는 충성의 대명사 배나무 짐짝,이 셋이 벌이는 유쾌 상쾌 통쾌 호쾌 발랄 명랑 기발의 대익살극이다.

 

"보이지 않는 대학"또는 "없는 것이 더 나은 대학"에서 마법사가 되기 위해 공부를 하던 린스윈드.도서관에서 금지된 마법의 책을 장난삼아 들춰보다 강력한 주문 하나가 머리속에 자리잡는 바람에 더 이상 주문을 못 외게 되자 대학에서 쫓겨난다.아는 주문 달랑 하나의 무뉘만 마법사가 된 그는 곧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남기"란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그런 그 앞에 나타난 봉,디스크월드 사상 최초의 관광객이라는  두송이꽃은 환율을 계산 못해 엄청난 바가지를 쓰면서도 희희낙락해하는 낙천적인 인물이다.돈이 궁해 그의 가이드로 고용된 린스윈드는 예상치  못한 모험에 휘말리게 되자 불평을 늘어 놓으면서도 달아나지  않는 자신이 이해되지 않는데...과연 그들이 헤쳐가야 하는 여정은 어디까지이며,죽어야 하는 상황에서도 언제나 살아남는 린스윈드의 비결은 무엇일까.그리고 디스크월드 세계를 압박하면서 다가오는 새별의 정체는 무엇이며,종말을 막는다는 8개의 주문의 의미는 무엇일까?

 

키득키득대다,박장대소하다,기막혀 하면서 웃다가,작가의 조롱끼 섞인 유머에 감탄을 해가며 읽었다.책의 앞을 보니 작가의 사진이 박혀 있던데,단언컨대,그는 현대판 멀린 마법사의 재현이다.내 생일날 와서 이야기를 들려 준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탁월한 이야기를 들려 주시는데,그런 이벤트를 해주실까 의문이긴 하다.어쨌꺼나 완벽하게 멋지고 독창적인 책이었다.줄거리는 그다지 중요치 않고,그저 느물거리며 음흉스럽고 처연한 단어들로 문장을 희한하게 조립해 웃겨주시는 걸 아무 생각없이 따라가면 된다는게 키포인트임을 알려드리는 바다.번역판이라 형광등처럼 유머가 한박자 느리게 터질 수도 있으니,애꿎은 머리 탓하지 마시고,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보신다면 작가가 노린 익살의 효과를 톡톡히 보실 거라 사료된다.

a*******0 2007.09.1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