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책 #하리뷰 #시집“한 편의 시가 흔들리는 인간의 중심을 뚫고 흘러나오는 나지막한 목소리 #시와물질 #나희덕 #문학동네시인선229 #문학동네 나희덕이라는 시인은 몰라도 이 구절은 알지 않을까? 내가 나희덕 시인을 알게 한 바로 그 시, <푸른 밤>의 한 구절이다.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시인의 시는 그렇게 내게로 왔고 <파일명 서정시>와 <가능주의자>를 거쳐 <시와 물질>에 도착했다.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하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지구를 지키자는 것. 우리는 지구가 인간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지닌 유일한 행성임에도 불구하고 따로 대체가능한 무언가 있는 것처럼 함부로 지구를 망가뜨리고 있다. 인간은 너무 과밀인데다 더 이상 물러설 곳조차 없어보인다. 그런데도 우리는 고장난 폭주기관차(진부하군)처럼 달려간다. 모두가 다 알고 있지만 모른체하며 불편하고 난감한 이야기는 뒤로 한 채. 이 글을 쓰는 나역시 폭염을 피해 시원한 에어컨 아래 머물고 있으니 할말이 없다. 자연의 노래라기보다는 비명에 가까운, 하지만 이제는 자연과 인간은 화음이 아니라 불협화음의 세계가 되어버렸다. 이 사회는 지구 생태계뿐만 아니라 인간마저도 착취하고 있다. 시인이 바라보는 사회의 모습은 우리가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려 했던 눈부신 발전의 현대사회의 이면이겠다. 이미 기후 위기로 인한 심각성은 말할 것도 없고 매일 죽어가는 노동자와 극단적인 빈부격차로 인한 약자들의 삶, 비상계엄의 현실까지 시대를 관통하는 문제의식을 시인의 시를 통해 너무나도 선명하게 보여준다. 한 편의 시가 시인의 시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커다란 힘이 되지는 못할 것이다. 세상이 드라마틱한 변화를 보여주지도 않겠지만 그럼에도 시인들이 시를 쓰고 우리가 시를 읽는 것은, 이렇게 암담한 현실 앞에서도 우리가 함께 지켜보고 알아가고 더 나아가 행동하는 인간이 되리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도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해도 결국은 해내리라는 희망을 갖고 있으니 말이다. 함께 연대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인간을 포기하고 체념하고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묵묵히 걸어가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수많은 시가 태어나도 달라지지 않는 이 세상에서 누군가는 쓰고 읽고 앞서가고 따라가는 일이 이어지리라 믿어본다. 살아가는 동안에는 살고 자연의 노래라기보다는 비명에 가까운, 뚫고 또 뚫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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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희덕 저, 시와 물질 리뷰입니다. 제목에 걸맞게 자연에 대한 소재가 많아요. 특히 거미불가사리, 닭, 지렁이, 버섯 같은 것들은 시와 어울리나 싶을 정도인데, 시를 통해 접하니 또 다른 차원인것도 같습니다.인간과 공생하는 자연에 대해 깊이 생각한 시간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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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들
린 마굴리스는 말했지
린 마굴리스(Lynn Margulis)는 현대 진화생물학의 패러다임을 바꾼 생물학자로 진핵세포의 기원을 밝힌 ‘세포 내 공생설’, 공생 진화론을 주창했다. “한 번도 질서정연한 적 없는 생명, / 생명의 덩굴은 어디로 뻗어갈지 알 수 없”으니 우리는 공생하면서 나아간다. 칼 세이건(Carl Sagan)은 과학의 대중화를 이끈 미국의 천문학자이자 천체물리학자이다. 그에 따르면 “우리는 아주 오래전 별 부스러기들로 이루어졌다고 / 빅뱅에서 만들어진 수소와 헬륨, / 그 원소들로부터 왔다고” 한다. “우리와 평생 함께하는 세포는 없어/ 길어야 7년이면 사라지”고 “근육과 혈관 속의 세포들은 / 매일 조금씩 사라지거나 생겨나는 중”이라니 “대체 무엇을 나라고 부를 수 있을까”. “우리가 생물학적으로 아름답고 복잡한 것은 / 박테리아와 미토콘드리아 덕분이”고 우리가 존재하는 것은 그저 “세포들 사이의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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