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의 만년작 법률은 법적 제도의 측면에서 국가 구성의 모든 요소들을 체계화하는 점에서 법률 서적보다는 국가를 경영하고 관리하는 책에 가깝다. 따라서 이 책의 내용은 개인의 미덕에서 국가운영에 관한 실천 원리들을 주로 다룬다.하루 종일 쉬지 않고 전개되는 이 장황한 크레테인 클레이니아스와 라케다이몬인 메길로스를 상대로 아테나이의 방문객이 법률을 통한 새로운 국가 건설을 제안하고, 이를 위해서 각 주제와 난제들을 차례대로 제기하고 풀어나가면서 법률제도의 원리와 실용적 의미에 대해 상호 논구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어떻게 법률 제도를 중심으로 정의롭고 행복한 국가를 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는 18세기 칸트의 문제인식과도 궤를 같이한다. 천병희 선생의 섬세한 번역은 책의 진가를 드높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