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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술을 마시고 가정폭력을 휘두른 보안관보를 죽인 의붓아들이라기 보다는 여자친구의 아들. 그 아들을 어떻게 구해내는가가 이 이야기의 핵심이다. 그렇다. 이것은 변호사 제이크 시리즈다. 이 이야기는 9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시리즈의 특성 중에 가장 큰 하나는 배심원 선정 작업일 것이다. 지금도 이런 아날로그적인 방법으로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화이트 보드와 카드를 준비해놓고 모든 배심원들의 이름과 나이 저들의 특이사항을 외우고 또 외운다. 어떤 사람이 선택이 될 지 모르니 그 사람에 대해서 자신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재봐야하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면 아무래도 컴퓨터로 작업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 핵심사항은 [타임 투 킬]에서 워낙 자세히 나와 있어서 그런지 여기서는 대략적인 것만 훑고 넘어가고 있다. [타임 투 킬]에서는 인종간의 차이도 있어서 배심원 선정이 더 치열했던 것 같다. 그나마 이번은 백인들 간에 벌어진 일이었고 십대 소년의 범죄라서 제이크 쪽에서는 아무래도 에프 성향의 감성적인 사람을 배심원으로 원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 이전에 재판지 변경도 이루어진다. 아무래도 자신의 동네에서 일어난 일이라면 다들 저마다 이야기들을 하면서 자신이 이 사건에 대한 결론을 내렸기 십상이다. 이미 편견이 생겨버린 것이다. 그런 현상을 피하고자 제이크는 그나마 이 사건이 덜 알려진 다른 동네로 재판지를 변경하고자 했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는 아니었지만 그것까지도 이뤄냈다. 단 여전한 자금 부족은 문제였는데 집을 담보로 돈을 구하려던 계획은 루시엔의 도움으로 해결하고 그 집은 나중에 다른 곳에서 유용하게 사용된다. 제이크는 대출을 다 갚고 집을 되찾았을까. 제이크의 홀로 각개격투가 아니라 루시엔과 포샤 등 그를 도와주는 어벤저스가 이번에도 뭉친다. 전작의 칼 리도 중요한 역할을 한 자리 차지했다. 솔직히 뒤로 갈수록 좀 쫄렸다고나 할까. 혹시라도 드루에게 사형선고가 내려지면 어떡하지 하고 말이다. 사건이 일어나고 검사는 범인을 기소하고 변호사는 범인을 변호한다. 판사는 결론을 내리지만 사실 이 결론을 내리는 것은 배심원이 할 일이다. 결국 검사와 변호사는 얼마나 증거를 더 잘 모으고 증인을 더 잘 준비하고 그들을 설득할 말빨을 가지고 있는가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무죄추정의 법칙이 있다. 유죄라고 확실히 결론이 나기 전까지는 범인은 무죄라는 것이다. 능력 좋은 변호사로 인해서 정말 나쁜 범죄자가 법의 허점을 이용해 교묘히 빠져나가는 것은 정말 막아야 하겠지만 이렇게 조금은 참작이 되어져야 할 가해자들이 돈이 없다는 이유로 변호사를 구하지 못하고 무언가 어떻게 해 볼 여지도 없이 그대로 감옥에 갇히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도 든다. 아무리 내가 사형찬성주의자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우리나라에 배심원 제도가 없어서-국민참여재판이라고 있긴 하다만- 다행이랄까. 내가 배심원으로 선정된다면 그 스트레스는 말도 못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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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저자 존 그리샴은 이 소설 『자비의 시간』을 통해 가정 폭력이 발생하는 배경과 그러한 문제가 왜 밖으로 드러나기 어려운지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미국이나 일본 등 우리나라에서 사회 문제로 드러난 가정 폭력은 이미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특히 미국은 세계 민주주의 체제를 채택하는 나라의 가정에서 다양화하고, 극단적으로 확대되고, 가정이라는 은밀한 장소에서 벌어지기 때문에 조사나 예방이 쉽지 않다. 미국의 경우 개인의 거주지를 경찰도 강제로 들어갈 때에는 분명한 이유와 고발 등이 있어야 들어가 확인해야 하는 사항이다. '사생활 보호'라는 까다로운 법적 뒷받침 때문에 사실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가 부각된 지 수십 년 동안 지속돼 왔다. 이에 따라 가정 폭력 근절은커녕 오히려 확대되고 있는 듯하다. 이런 문제는 일본이나 우리나라에서도 사회 문제로 크게 부각되고 있다. 가정 폭력은 대상이 가족이지만 주로 가장인 남편, 혹은 아버지가 아내나 자녀들에게 가해지는 일이어서 피해 신고도 어려운 데다, 증거도 확보하기 어렵다. 때문에 확실한 물적 증거나 피해 가족 진술이 없으면 조사를 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가정 폭력은 자녀에게는 평생의 트라우마로 남아 사회로의 자연스러운 진출이 어렵다는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국가나 사회가 책임을 함께 떠맡아야 한다는 심각한 실정에 이르렀다. 존 그리샴은 『자비의 시간』에서 전적으로 이 문제에 천착하고 있다. 어머니가 학대 받다 사망한 것으로 착각한 열여섯 살 아들 드루를 중심으로 피해자에게 드리워진 각종 부정적 시선을 배제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독자에게는 읽힌다. 저자는 이에 따라 드루의 범행 동기와 다른 가족들의 상처를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노력보다 그저 하루빨리 사형선고를 내리길 바라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은 드루와 조시, 키이라를 지역 사회로부터 배제시킨다. 이로써 저자는 제이크와 드루의 재판 과정을 보여주면서 폭력의 악순환을 지적할 수 있게 된다. 실제 드루를 비롯한 세 사람은 코퍼의 폭력으로부터 벗어났으나 지역 사회와 검찰로 대변되는 공권력으로부터 또 다른 폭력을 당하게 된다. 드루의 재판을 통해 그들이 당한 육체적, 정신적 고통과 피해를 호소하려 하지만 그 시작부터도 쉽지 않다. ‘이미 사형선고라는 결과를 예단하고 진행하는 재판이 과연 정당한 것인가?’ 저자는 이러한 질문을 던지면서 자신이 창조한 캐릭터 제이크 브리건스를 통해 그 불합리함을 깨뜨리고자 한다. 법의 이름으로 열여섯 살 소년에게 무조건 사형을 선고하는 것이 사회정의를 지키는 것일까? 소설을 읽으면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지게 된다. ‘드루는 코퍼를 죽인 살인범인가, 아니면 끔찍한 폭력의 피해자인가?’ 우리 모두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볼 때이기도 하다. 『자비의 시간』은 하나의 사건이 두 권으로 구성된 긴 소설 작품이지만 사건의 원인과 조사 과정에서 많은 노력을 하는 경찰과 일부 법조계의 인사들이 있다. 그러나 역시 사건의 핵심을 파고들어 해결하려는 노력엔 미흡하다. 중대한 살인 사건이고, 피해자가 경찰이고, 유력한 백인 지역 유산자라는 의미에서다. 1권에서 미국 앨라배마주의 작은 도시 클랜턴에서 활동하는 변호사 제이크 브리건스가 휴일 이른 아침 동료의 전화를 받으며 스토리가 시작된다. 이 지역의 보안관보 스튜어트 코퍼가 자기 집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고 사망했으며, 동거하던 여자친구의 아들이 범인이라는 충격적인 소식이다. 열여섯 살 소년 드루 갬블은 어머니 조시와 함께 보안관보 스튜어트 코퍼의 집에서 살고 있었다. 살해된 스튜어트는 평소 조시와 그녀의 자녀들인 드루와 딸 키이라를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학대했다. 그날 밤도 예외가 아니었다. 잔뜩 술에 취한 스튜어트가 조시에게 폭력을 가해 그녀가 정신을 잃었다. 이때 드루는 자신과 여동생을 지키기 위해 스튜어트를 향해 권총을 쏘고 만다. 그러나, 문제는 지역 사회에서 스튜어트는 보안관으로서 좋은 평판을 쌓아온 인물이다. 그가 다른 사람도 아닌 의붓아들에게 살해당하자, 자연스럽게 드루에게 불리한 여론이 형성된다. 검찰은 드루의 사형을 주장하지만, 이에 맞서 제이크는 단순한 살인이 아니라고 맞선다. 드루가 가정폭력에서 가족을 지키려 불가피한 선택을 했다는 점을 입증하려 노력한다. 소설의 초반부는 이러한 사건의 발단, 그리고 제이크가 사건을 맡게 되는 과정을 차분하게 그려낸다. 저자는 초반부터 등장인물들의 배경과 심리를 세심하게 묘사하는 데 공을 들인다. 특히 드루의 복잡성을 부각시킨다. 권위적인 가부장제 문화 속에서 가정폭력이 은폐되기 쉬운 구조적 문제를 들춰낸다. 우리나라에서도 지금은 자주 등장하는 사회적 이슈다. 드루는 단순히 피해자나 가해자로 규정할 수 없는 애매한 위치이고, 이는 현실의 복잡성을 잘 반영한다. 주목할 만한 것은 법정 장면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미 그의 작품을 접했다면 어색하지 않은 장면이기는 하지만, 미국의 배심원제도라는 우리와는 다른 형태의 재판에서 벌어지는 심리적 공방에 흥미를 돋군다. 법적 논리와 인간적 감정 사이의 긴장감은 법정을 가득 채우며, 정의를 추구하는 인간의 마음은 동일하다는 묘한 동질감도 느낄 수 있었다. 변호사였던 저자 존 그리샴이 이 점을 놓칠 리 없다. 다이어는 8×10 크기로 확대한 컬러 사진 하나를 오지에게 건네고 말했다. “월스 보안관, 이 사진은 검찰의 증거 제2호입니다. 무슨 사진인지 알아보겠습니까?” 오지는 사진을 보고 얼굴을 찡그리곤 말했다. “이건 스튜어트 코퍼 사진으로 그의 침실 입구에서 찍은 것입니다.” “증인이 본 장면을 정확하게 나타내고 있습니까?” “그런 것 같습니다.” 오지는 사진을 내려놓고 고개를 돌렸다. 다이어가 말했다. “재판장님, 같은 사진의 사본 세 장을 배심원들에게 보여주고자 합니다. 그리고 스크린에도 보일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그러세요.” 제이크는 커다란 스크린에 피투성이 사진을 비추는 데 이의를 제기했다. 누스가 그의 이의를 기각했다. 갑자기 침대에 누워 다리를 매트리스 너머로 뻗은 스튜어트의 모습이 나타났다. 머리 옆에는 권총이 놓여 있고, 흘러내려 고인 검붉은 피가 시트와 매트리스를 적시고 있었다. 방청객들이 신음을 내고 숨을 몰아쉬었다. 제이크가 슬쩍 배심원들을 훔쳐봤는데, 몇 명은 사진과 스크린에서 고개를 돌렸다. 몇몇 다른 배심원들은 강한 경멸을 담아 드루를 바라보았다.(2권, p.216~217) 『자비의 시간』은 존 그리샴이의 성장과 변화를 보여주는 의미 있는 작품이다. 초기 작품들이 보여준 그 압도적인 스릴과 몰입감은 약간 무른 느낌도 들지만, 세월의 흐름은 저자의 경륜으로 고스란히 흡수돼 깊이 있는 인간 탐구와 사회적 성찰로 담아낸다. 단순한 장르 소설을 넘어서 진정한 문학적 가치를 지닌 작품으로 평가받을 위치에 우뚝 선 느낌이다. 『자비의 시간』은 오락성과 문학성, 현실성과 이상성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으려 노력한 작품이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성숙한 작가의 깊이 있는 성찰이 담긴 잘 빚어진 도자기를 감상하는 느낌을 독자에게 안긴다. 소설의 결말부로 가면서 저자는 백인, 교회, 이웃 주민들에 의해 확대 재생산된 한 소년의 살인 사건이 가정 폭력으로부터 일어났음을 상기시키며 이들과 화해하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사형제를 좋아하는 백인들이 왜 그렇게 많은 거죠?" "그냥 지역이 그런 거야. 우린 그런 세상에서 자랐어. 집에서 교회에서 학교에서 친구 사이에서 그런 얘기를 듣고 자라지. 이곳은 바이블 벨트야. 눈에는 눈, 뭐 그런 거지." "신약성경과 예수님이 하신 용서에 대한 설교는 다 어떻게 된 거죠?" "그건 받아들이기 불편하잖아. 예수님은 사랑이 먼저라고 하셨고 인내, 포용, 평등도 가르치셨지. 그렇지만 내가 아는 기독교인 대부분은 성경에서 자기들에게 유리한 것만 골라내는 데 아주 솜씨가 좋아." "그건 백인 기독교인들만 그런 건 아니에요."(2권, p.346-347) 우리나라 재판 과정과 전혀 다른 배심원제가 눈에 띄이기도 했다. 배심원들이 논의를 거쳐 만장일치 판결을 해야 한다는 배심원제는 우리나라에 도입해 일부 재판에서 이용된 적이 있지만 자주 등장하는 제도가 아니라서 독자 입장에서는 신기하기도 했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면 배심원들이 결론을 내리지 못하더라도 재판은 다시 시작된다는 점도 이채로웠다. 특히 이 소설의 주인공이 제이크 혼자라면 재판 결과가 나왔을 때 이야기는 끝났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제이크가 이 소설의 또 다른 주인공인 드루의 미래를 계획하면서 감동적이기도 했다. 이 책의 표지어에 쓰인 '자비'란 단어의 의미가 다시 한 번 가슴에 와 담기는 느낌이다. 저자 : 존 그리샴(John Grisham) 전 세계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법정 스릴러의 대가인 존 그리샴은 불공정한 세상을 바로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러 캐릭터를 창조한 전문 스토리텔러다. 미국 주 의회 하원의원으로 선출되기도 했던 그는 변호사 생활을 하며 구상하고 집필한 첫 장편소설인 《타임 투 킬》 출간 이후,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며 언론과 평론가로부터 큰 호평을 받았다. 존 그리샴의 책은 50권 연속으로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으며, 50여 개의 언어로 번역 출간되어 전 세계적으로 3억 부 이상 판매되었다. 수많은 작품이 영화로 제작되어 흥행에 성공했으며, 제이크 브리건스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인 《자비의 시간》도 매슈 매코너헤이 주연의 HBO 시리즈로 제작될 예정이다. 하퍼 리 상을 두 차례 수상하고 미국 의회 도서관 평생 공로상을 받은 그는 작품 집필 외에 부당하게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을 돕는 활동도 하고 있다. 페이스북 @JohnGrisham | 트위터 @JohnGrisham | 인스타그램 @JohnGrishamAuthor | www.jgrisham.com 역자 : 남명성 한양대학교를 졸업하고 PD와 IT 기획자로 일했으며 현재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수호자들》, 《카미노 아일랜드》, 《육질은 부드러워》, 《마지막 거짓말》, 《메이든스》, 《스노 크래시》(전 2권), 《경계선》, 《사일런트 페이션트》, 《셜록 홈즈: 주홍색 연구》, 《셜록 홈즈: 바스커빌 가문의 개》 외 다수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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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하빌리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뉴스를 보다 보면 드라마 보다 더 비현실적인, 때로는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어?' 싶은 일들이 전해진다. 가정폭력이라든가 그로 인한 살인사건까지 극적인 사건들을 마주하다 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 흔들리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하지만 마주하는 여러 사건들을 바라보면 생각하는 '일반적인' 피해자와 가해자의 모습이 고정되기 마련이다. 연약한 아이나 여성은 피해자로, 덩치가 크고 힘이 센 남성은 피해자로 말이다. 이번에 만나본 〈자비의 시간〉은 가정폭력 살인사건을 다룬 법정스릴러 작품인데, 내가 생각해 온 살인사건의 이미지에서 한창 벗어난 예외의 모습에서 시작된다. 재혼가정으로 이루어진 한 가족, 의붓아버지의 폭력에 지치고 두려움에 떤 16살 소년이 총으로 그를 살해하고, 그 살인사건을 조사하고 재판을 진행하는 과정을 담고 있었는데 흔히 피해자의 모습으로 그려지는 어린 소년이 가해자로 그들에게 위협을 가하던 의붓아버지는 피해자로 나온다. 그 사건에 이르게 된 과정이 어떻든 간에 결론은 살인사건을 향하고 있고, 더욱이 보안관(경찰)이라는 피해자의 사회적 지위 덕분에 이 사건은 여러 가지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된다. 그리고 누구도 살인을 저지른 이 어린 소년의 변호를 하려고 나서지 않고, 그의 국선 변호를 제이크가 맡게 되며 본격적인 사건에 대한 추적과 의붓아버지를 살해한 소년에 대한 재판이 이어지며 흥미로운 서사를 이어간다. 1권에서는 사건이 벌어지기까지, 그리고 재판이 열리기까지의 과정을 2권에서는 본격적인 재판이 진행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살인사건이라고는 하지만 기존에 수많은 폭력 아래 두려워했던 소년이 자신과 가족들을 보호하고자 했던 선택이었고, 뒤이어 밝혀지는 새로운 사실들로 재판의 방향은 예상과 다르게 흔들린다. 주인공인 드루의 변호를 맡은 제이크가 담당한 또 다른 사건의 재판 이야기도 함께 펼쳐지면서 '신념'과 '정의'에 대한 생각을 읽는 독자들도 함께 해볼 수 있었다. 보호받아야 할 아이가 전혀 보호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그렇다고 하지만 살인에 이른 것을 어떤 식으로든 정당화시킬 수는 없다. 재판을 바라보고 판결을 내릴 배심원들은 재판이 진행되며 밝혀지는 증거와 심문을 보며 혼란스러워하고, 읽으면서 나 역시 '무엇이 옳은 판결인가?'에 대해 몇 번이고 생각이 바뀌었다. 우리나라와는 다른 배심원 제도로 재판을 준비하는 과정이나 진행하는 방법이 신선하게 다가왔고, 변호사 출신 작가답게 현실감 넘치는 재판 신은 굉장히 디테일하면서도 스릴 넘쳤다. AI의 발달로 앞으로 사라지게 될 직업 1위로 판사가 꼽혔다고 한다. 판례를 바탕으로 내려지는 판결 앞에서 우리는 '사람'이기에 이해하고 정상참작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만약 소설 속의 이 사건을 AI가 판결하게 된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어떤 살인에도 정당화가 성립될 수 있는지? 어떤 처벌이 과연 정당하다고 할 수 있는지? 줄곧 피해를 당하다가 마지막 탈출구 같은 느낌으로 선택한 범죄의 경우 어디까지 받아들일 수 있는지? 정말 어려운 질문들이 연신 머릿속을 떠다녔다. 가장 냉철하면서도 가장 인간미 넘쳤던 제이크와 엄청난 사건 속에 휘말린 어린 소년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함을 느끼며 끝없이 빠져들게 했다. 법정 드라마라고 하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보다는 인물들의 대화를 통해서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었고, 가정폭력이라는 어쩌면 전 세계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 모두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소년범죄들이 많아졌다고 하지만, 모든 이들이 처벌받아 마땅한 소년"범죄"자가 아니라 그저 "소년"범죄자인 경우도 있다. 그 판결의 균형을 어떻게 잡아가야 할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잡아야 할 중심이 될 것 같다. 어떤 식으로든 완전한 끝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그들의 길은 다다르고자 하는 그 방향으로 반드시 향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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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의붓아버지를 총으로 쏴 살해한 열 여섯 드루의 재판이 시작된다. 여기서 우리나라와 미국의 재판제도의 다름을 이해해야 한다. 우리나라에도 요즘엔 국민참여재판제도를 도입했지만 미국은 거의 모든 재판에 배심원제도를 적용하는 것 같다.
이 소설의 구성중 2권의 거의 절반은 배심원을 선정하는데 할애하고 있다. 듣기로 미국에서는 배심원에 선정되면 따라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한다. 무작위로 선정된 거의 백 명에 달하는 배심원 후보를 법정까지 불러와서 배심원 자격을 심사받는다. 피의자나 피해자와 관련이 있는 인물인지, 나이가 많아 힘든 사람이나 질병이 있다면 거부할 수 있다. 검사측과 변호사측은 배심원 후보들의 명단을 받으면 불법이지만 뒷조사를 시작한다. 사형제도에 찬성하는 인물인지 가정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는지등 배심원 후보들의 뒷조사를 하면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표를 던질 배심원들을 골라낸다. 상대가 정한 배심원들 중 일정 인원을 거부할 권리도 있다. 바로 이 소설의 포인트는 바로 배심원 선정에 관한 전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1년동안 함께 살고 있는 여자를 술만 먹으면 엄청난 폭력을 행사하고 그녀가 데리온 의붓자식들마저 때리는 남자라면? 그리고 열 네살의 의붓딸을 성폭행하는 남자라면 죽여도 되는 것일까. 이 소설은 죽일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해 독자에게 묻는다. 드루는 유죄인가.
카운티의 많은 사람들은 스튜어트의 편이었다. 그는 일잘하는 경찰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다만 그와 어울리는 몇 몇 형편없는 친구들만이 그의 비열함과 알콜문제를 알 뿐이다. 사건이 일어난 날에도 스튜어트는 엄청난 양의 술을 마셨다. 법정에서 부검을 했던 법의학자에게 그 점을 부각할 수 있도록 제이크는 혈중알콜농도를 묻는다. 거의 사망에 이를 정도의 농도였다. 하지만 그 것이 그가 죽어야 할 이유는 아니다.
재판에 불려나온 증인들은 모두 리허설을 했다. 조시도 키이라도 드루도. 검사측 증인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스튜어트의 가족들은 조시와 그의 자녀들이 등장하자 야유를 보내고 제이크를 저주했다. 하지만 제이크는 미래의 변호사인 직원 포샤와 다른 변호사들과 함께 많은 걸 연습해왔다. 이제 재판은 가정폭력을 일삼았던 스튜어트의 죽음이 정당한지 드루를 사형장에 보내도 되는건지에 대한 배심원들의 판단이 중요해지는 순간! 제이크는 결정적 한 방을 날린다. 미시시피가 고향이면서 변호사출신인 저자는 많은 무대에 자신의 고향을 등장시킨다. 법률가답게 법정소설이 많다. 특히 배심원에 대한 주제가 많은 것도 특징이다. 누구보다 미국의 법정 그림을 가장 잘 그릴 수밖에 없는 작가인 셈이다. '누가 이 소년에게 돌을 던질 것인가'가 이 소설을 끝낸 소감이 될 것이다. 제이크는 살아남았고 별볼일 없던 변호사에서 스타 변호사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마도 제이크 변호사의 다음 활약이 이어지는 작품이 또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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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1권에 이어서 2권에서는 코퍼를 둘러싼 살인사건의 재판이 절정을 향하면서 책은 한층 흥미진진해지고 박진감이 넘쳐난다. 저자는 400여쪽의 분량에서 200여쪽을 할애하여 재판 과정을 상세히 그려낸다. 배심원들의 선정과정부터 배심원의 성향파악, 검사와 변호사의 치열한 두뇌싸움까지 한편의 법정 드라마를 보는 듯 생생하게 그림이 그려진다. 1급살인으로 기소된 드루를 변호사인 제이크가 어떤 방법으로 불일치 배심으로 판결을 유도하고, 결국 드루를 석방하시키게 되는지 그 과정이 자못 흥미롭다. 재판 과정의 세밀하고 자세한 묘사는 아무래도 저자가 법조인 출신이기 때문인 듯 싶은데 그래서 현실감을 더 극명하게 높여준다.
책을 읽으면서 영화 <12인의 성난 사람들>이 생각났다. 오래된 흑백영화지만 억울한 소년을 구제한다든가, 배심원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는 장면은 책과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영화는 배심원들의 토론이 주요 내용이고 책은 변호사가 재판을 주도하는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므로 조금은 다르다. 영화에서는 비가 내리는 뜨거운 여름날 후끈한 열기속에 배심원들의 감정들이 밀도높게 그려져 긴장을 자아낸다. 책에서는 비가 내리고 천둥이 치는 하늘 아래 시원하게 냉방이 된 재판장에서 펼쳐지는 검사와 변호사의 숨막히는 뜨거운 공방이 대비된다. 영화와 책을 같이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또 한편으로는 책을 통해서 정당방위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법에 감정이 들어가면 안 되겠지만, 감정이 배제된 법은 기계적이고 결과적으로 약자를 위한 법이 아닐 것이다. 눈물이 개입될 수 있는 법이 오히려 형평성에 맞는 것이 아닐까? 미국이 배심원 제도를 두는 것도 판사의 기계적이고 일방적 판결보다는 대중이 가지고 있는 법에 대한 감정도 포함시켜 공정함을 보장하겠다는 취지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배심원의 성향을 두고 벌이는 검사와 변호사의 치열한 탐색전을 보면 법의 공평이라는 잣대는 신의 영역이지 인간의 세계는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있듯이..... 물론 책에서 우리의 정의로운 변호사는 약자의 편에서 마지막까지 임무를 완수한다.
책의 제목이 <자비의 시간>이다. 엄마와 여동생, 자신을 지키기위해 드루는 극단적인 선택을 감행한다. 만약 평판이나 재정등 여러 문제가 있었음에도 끝까지 현명하고 책임감 있게 대처한 용감한 제이크 변호사와 교회의 따뜻한 손길이 없었다면 드루는 사형장으로 곧장 향해야 했을 것이다. 건강을 공동체를 위해서 가장 필요한 덕목은 자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1, 2권 합쳐서 800쪽이 넘는 분량이지만 재미있고, 재판과정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알게 되고, 정당방위를 통해 우리 사회가 포용할 수 있는 법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된 유익한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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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니들북 출판사 @i_am_needlebook 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인생에는 자비가 필요한 순간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그 ‘자비’라는 말이 왜 늘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에게서 출발해야 하는 걸까? 이 책은 그 질문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이렇게 되묻는다. “당신은, 그 총을 쏜 열여섯 살 소년의 입장이 되어본 적 있는가?” 솔직히 말하면, 사람을 죽인 아이에게 동정하는 게 처음엔 쉽지 않았다. 나쁜 짓을 했으니 벌을 받아야지, 라고 생각하는 건 너무나 익숙한 반응이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나는 그 아이가 아닌, 아이를 둘러싼 어른들과 시스템에 분노하게 되었다. 총성보다도 더 오랫동안 이 아이를 옥죄어온 건, 폭력과 무관심이라는 조용한 병이었다. 누군가에게 미안했다. 어린 시절 나도 몰랐던 채 누군가를 오해했던 순간들, 상처를 그냥 무시하고 넘겼던 기억들이 떠올랐다. ‘그럴 수도 있지’라는 말이, 실제로 얼마나 잔인한 무기일 수 있는지 깨달았다. 작가는 마치 법정 밖에서, 내 마음속 증언대 앞에 나를 세운 듯하다. 누구에게 진심을 다해 미안하다고 말한 적이 있었는가, 되묻게 된다. 16세 소년 드루는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총을 쐈다. 피해자는 그 집의 남자였고, 경찰이었다. 사회는 이 사건을 두고 딜레마에 빠진다. 경찰이니까 죽이면 안 되는가, 아니면 폭력의 피해자라도 법을 어기면 똑같이 처벌받아야 하는가? 이야기는 이 질문에 바로 답하지 않는다. 대신 한 걸음 한 걸음 법과 윤리 사이의 좁은 틈을 함께 걷게 한다. 법은 언제나 이성의 언어로 말하지만, 사람은 감정의 언어로 반응한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해결책은 사실 법적 기술이 아니다. 감정의 결을 읽는 능력이다. 피해자의 얼굴만 보지 말고, 그가 놓여 있던 환경과 침묵의 시간을 같이 읽는 것이다. 그리고 ‘정의란 무엇인가’를 자문하는 대신, ‘이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를 묻는 일이다. 존 그리샴은 단순히 ‘변호사 제이크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다. 그는 사법제도의 구조, 지역사회 속 편견, 인간의 본능과 이성 사이의 간극에 대해 집요하게 파고든다. 드루를 ‘살인자’가 아닌 ‘살아남은 아이’로 볼 수 있는 눈을 가지라고 독자를 시험한다. 그 시선이야말로 이 책이 독자에게 던지는 가장 강력한 제안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여전히 약자에게 잔인하고, 가해자의 권력에는 무기력하다. 『자비의 시간』은 그런 현실을 법정이라는 무대로 재현하며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진짜 옳은 일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그리고 불편하더라도, 그 불편함을 외면하지 않고 끝까지 견딜 수 있는가? 바로 지금 이 질문이 절실한 시대이다. “자비는 무죄를 뜻하지 않는다. 단지, 인간다움을 선택하는 일일 뿐이다.” 나는 이 말을 되뇌었다. 이 소설의 모든 갈등과 법정의 소란을 지나고 나서 남는 것은 한 아이를 향한 최소한의 연민, 그리고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책임이었다.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무언가를 믿으라고 하지 않는다. 다만, 누군가를 잊지 말라고 말한다. 혹시 당신도 누군가를 변호하고 싶었던 적 있는가? 말로든, 행동으로든, 혹은 마음속에서라도.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야 그런 순간들이 떠올랐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제이크일 수 있다. 그걸 잊지 않기를,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우리가 '자비의 시간'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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