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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영상 플랫폼 유튜브에는 다양하면서 잡다한 영상들이 올라 오는데 조회수가 높은 순위에 꼽히는 영상들은 유명인사들과 연예인들이 자신의 모습을 찍어 올리는 영상들이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배우들은 출연했던 영화나 드라마 속의 모습이 아닌 냉장고 안에서 음식을 꺼내 직접 요리해 먹거나 지인들을 초대해서 수다를 떠는 평범하면서도 일상적인 모습이나 작품에서 미처 보여 주지 못했던 개인적인 취미나 재주를 보여 주기도 한다. 유튜브 플랫폼이 존재 하지 않았던 시절에는 배우들이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 각 방송사에서 특별 제작 하지 않은 이상 대중들은 전혀 알지 못했다. 한 때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배우들, 화려한 조명 아래 멋지게 차려 입은 그 배우들이 한 시절의 인기가 저물고 나서는 대중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기억 되고 싶을까? 라는 생각은 누구나 해보았을 것이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배우 카트린 드뇌브는 10대 때 부터 영화에 출연 해서 19살에 출연했던 뮤지컬 영화 <쉘부르의 우산>으로 단숨에 월드 스타가 되었다. 데뷔 이후 부터 배역을 가리지 않고 꾸준하게 작품 활동을 했던 그녀는 지난 시절을 회고하며 배우로 엄마로 살았던 자신의 인생을 자서전을 통해 공개하기로 결심한다. 대 배우의 인생 이야기는 책도 유튜브도 아닌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손에서 영화로 탄생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오래전에 깊은 감동을 받은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을 읽고 조금씩 구상을 하다 2003년 인생의 말년을 맞이 한 어느 여배우에 관한 이야기의 시나리오 <이렇게 비 오는 날에>라는 제목으로 준비해 두었다. 애초에 이 시나리오는 연극 상영이 시작 되던 날 분장 실에서 여배우가 소원해진 자식과 우정을 나눌 동료 배우조차 없는 현실을 한탄한다는 내용이였다. 감독이 미리 점찍어 두었던 여주인공은 1950년대부터 60년대 까지 일본을 대표 했던 여배우 와카오 아야코와 감독의 페로소나 같은 배우 기키 기린을 염두 해 두고 시나리오를 써나갔다. 다른 작품 촬영에 밀리고 밀려서 시나리오 작업이 부진해 졌고 여러 국제 영화제에서 상을 수상하면서 차일 피일 미루다가 2018년 영화 제작을 시작할 무렵에 기키 기린 배우가 암 투병 끝에 74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나고 나서 시나리오는 서랍 속으로 들어 가 버렸다. 칸 국제 영화제에서 <바닷 마을 다이어리> 상영 때 직접 관람했던 카트린 드뇌브와 인연이 닿았던 감독은 우연곡절 끝에 <어느 가족> 촬영을 마치고 나서 시나리오를 대대적으로 수정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연출한 영화에서 카트린 드뇌브의 이름은 파비안느, 직업은 배우로 실제 카트린 드뇌브의 삶과 매우 흡사하게 설정 했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대 성공을 거두었던 배우 파비안느는 한때 프랑스를 대표했던 대 배우였지만 이젠 작품 섭외조차 들어 오지 않는다. 그녀는 대중들에게 자신이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배우였는지 알려 주고 싶어서 자서전을 준비하는 동안 발간 하기에 앞서 좀처럼 왕래 하지 않았던 딸 부부를 초대 한다. 파비안느의 딸 뤼미르는 엄마의 자서전을 읽다가 단 한 줄도 진실이 없다는 사실에 웃음이 터져 나온다. 딸의 기억 속에 엄마는 항상 영화 출연 중이여서 집에 있었던 적이 없었다. 하지만 책 속에서는 둘도 없는 모녀 사이를 넘어 단짝 친구처럼 묘사 되어 있었다. 엄마와의 추억이 전혀 없었던 딸 뤼미르가 이 자서전은 허구라고 따지자 파비안느는 무심한 눈빛으로 이렇게 대답한다. "진실은 재미없지 않겠어?" 배우가 되지 못해 시나리오 작가가 된 딸 뤼미르에게 엄마라는 존재는 가식과 허영 덩어리로 대중들에게 조차 엄마의 모습을 연기 하고 있을 뿐이다. 파비안느 삶에서 가식적인 모습을 갖지 않는 진실 된 사람이 존재 한다. 손녀 샤를로트는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믿는 아이이지만 배우인 할머니의 성격을 쏙 빼닮아서 개성 있고 매력적인 성격의 아이다. 영화는 배우 파비안느가 그동안 살아 오면서 실제 인생과 시나리오에 적혀 있는 인물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교차 시키며 펼쳐 보인다. 사랑과 위트가 넘치는 가족 품에서 다정한 엄마로 살고 있는 딸과 달리 엄마 파비안느는 어린 시절 부터 세상에 존재 하지 않는 사람들의 인생을 연기 하다가 실제의 삶과 가상의 인물의 삶이 혼재 되어 어느 새 모든 순간이 가식적인 진실하지 못한 사람이 되었다. 감독은 파비안느가 연기하는 '내 어머니의 추억’에서 흘리는 눈물과 딸과 사위 앞에서 흘리는 눈물의 모습을 뒤섞어 놓고 관객들에게 영화와 현실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흥미로운 시선으로 관찰하게 만들었다. 대부분의 배우들은 연기하는 인물과 실제의 삶이 다르지만 일반 대중들은 작품 속 배역에 완전하게 몰입한 배우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 감정을 주최하지 못하고 같이 눈물을 흘릴 때가 있듯이 연기하는 배역이 그 배우의 실제 모습과 가깝다고 착각 할 때가 있다. 감독이 실제로 만났던 배우 카트린 드뇌브는 영화 속 인물처럼 살지 않고 연기와 자신의 인생을 구분해서 살고 있다. 영화 <죽은 시인 사회>로 전 세계인들에게 이름을 알리면서 10대 시절 부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배우 이선 호크는 카메라 밖에서는 수다쟁이에 딸의 치아 교정을 언제 해줄 지 고민하는 딸 바보다.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휩쓴 프랑스를 대표하는 줄리엣 비노쉬는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에게 출연 섭외를 받자 감독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해서 직접 식사 대접을 했다. 줄리엣 비노쉬는 대 배우와 기싸움을 벌이거나 작품에서 자신의 배역 비중을 놓고 감독에게 압력 행사를 하지 않고 다른 국적의 감독들이랑 영화 촬영 당시에 얽혔던 에피소드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 하며 영화 출연에 있어서 감독의 국적이나 언어 장벽에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2019년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이라는 영화로 개봉한 이 작품의 원 제목은 <진실>이다.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2003년 부터 지지부진하게 쓰고 고치기를 반복하다 캐스팅을 염두 해 두었던 배우가 세상을 떠나고 나서 영화 배경을 일본이 아닌 프랑스로 옮겨서 배우의 삶을 살고 있는 엄마와 딸의 갈등과 화해에 촛점을 맞추었다. 프랑스 현지 촬영에서 언어가 통하지 않았던 감독은 통역사를 통해 촬영과 연기 지시를 했고 편집하는 동안 코로나 팬데믹이 터져서 격리 기간 동안 언어가 다르고 피부색이 다른 배우들과 함께 연기하고 촬영했던 것을 일지처럼 기록했다.
마지막까지 멋지고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 배우들에게 직접 하이쿠 시와 그림을 그려서 편지를 남긴 감독은 촬영하는 동안 여러 어려운 점이 많았지만 연기 배테랑들의 배려와 촬영팀의 협력으로 두 달 만에 완성했다. 감독은 한국에서 영화 <브로커>촬영과 동시에 프랑스에서 영화 촬영과 편집 작업을 했기 때문에 영화 일지 마지막에 한국 영화 제작 촬영 팀과 일했던 소감을 적어 놓았다. 횟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한국을 자주 방문 했던 감독은 한국에 대한 애정이 있지만 한국 영화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갑과 을의 관계, 촬영 중에 막말을 쏟아내는 촬영팀의 우두머리와 콧대 높은 배우들의 모습이 초대형 히트작 <오징어 게임>과 흡사 하다고 일지에 남겼다. 감독은 15년 전 처음 한국을 방문 했을 때에 비하면 그나마 한국 영화계는 수평적이게 되었다고 하지만 일본과 프랑스 영화 현장에서 60대 부터 70대까지 꾸준하게 활동 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은 나이와 출신 세대 별로 보수와 진보로 나눠져서 기싸움을 벌이다 현장에서 사라지고 있다는 모습을 안타까워했다. 한국은 팬들과 소통을 위해 작품 홍보를 위해 배역을 맡지 못하는 동안 연기 공백기를 이유로 상당수의 연예인들이 유튜브에 개인 채널을 만들어 놓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 주며 연예인 프레미엄으로 붙는 PPL까지 챙기고 있다. 전국민 80퍼센트 이상이 유튜브를 시청하고 있고 누구나 개인 콘텐츠를 제작해서 영상을 촬영하고 올릴 수 있는 시대에 일반인들보다 유리한 조건에 있는 연예인들의 모습까지 마음껏 볼 수 있는 세상이다. 영화 속 세상이 진실이 아닌 걸 알고 있지만 우리는 그 영화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과 보여지는 것들을 진실로 받아 들일 때가 있다. 실시간 영상 시대에 진실처럼 보여지는 가상의 세상을 보며 울고 웃는 우리는 진실이 덮어진 무시 무시한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생명은 빈 공간을 가지고 있고, 그 공간은 다른 사람만이 채울 수 있다." 영화 <공기인형>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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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고레에다 감독의 직접적인 기록들을 모은 구성이라, 마치 그의 일기장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영화의 기획 단계부터 캐스팅, 촬영지 섭외, 언어와 문화의 차이 등 한 장면을 만들어 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과 시행착오가 있었는지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독자도 영화 현장 안에 있는 듯한 생생함을 느끼게 된다. 모든 페이지에 고레에다다운 성실함과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묻어난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그는 거장이라는 타이틀에 갇히지 않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작품을 끌고 나가야 하는 입장에 있으면서도 자신의 방식만을 고집하지 않고 배우들과 수없이 논의하며 장면을 함께 만들어간다. 배우들에게 편지를 보내 의견을 구하고 캐스팅 단계에서는 배우들의 필모를 열심히 꿰뚫으며 많은 대화를 통해 신뢰를 쌓아간다. 또한 현장에서는 배우, 스태프의 의견을 반영해 즉흥적으로 장면의 방향을 바꾸기도 하고 배우들이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도록 여백을 남기는데, 이런 유연함이 있기에 그의 작업이 사람의 감정과 관계를 정직하게 담아내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책은 ‘파비엔느에 관한 진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어느 가족’, ‘브로커’, 그리고 아직 제작 전이던 ‘괴물’에 대한 초기 구상까지 담겨 있어 고레에다의 영화 세계를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다. 그의 영화는 늘 가족이라는 주제를 중심에 두고 있지만, 영화마다 주제의 접근 방식은 언제나 새롭다. 나는 여전히 극장에서 그의 영화를 볼 때가 가장 설레고 그의 신작을 기다린다. 또 이미 봤던 영화를 n차 관람하며 재개봉 소식이 뜰 때마다 극장으로 향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사람의 소중함을 아는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삶의 진심을 잃지 않고, 타인을 통해 자신을 바라보며, 사랑과 인간의 내면을 조용히 비춘다. 그는 감독이기 이전에 진실된 사람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의 영화를 통해 위로를 받고 고레에다의 영화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 폭력이 만연하고 감정이 파편화된 오늘날, 그의 영화는 여전히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고 앞으로도 그 방향성이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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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마무리 작업이 한창인 책 <설국을 찾아서>에서는 금년 1월 여행사 펀트래블의 ‘일본근대문학기행’을 다녀온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여행과정에서는 도쿄에서 멀지 않은 가마쿠라도 가보았습니다. 나쓰메 소세키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작품에 등장하는 엔가쿠지를 비롯하여 가마쿠라 해변에 가서 작품 속의 분위기를 직접 느껴보기도 했습니다. 가마쿠라의 해변에서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의 무대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적었습니다. 그런 인연으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쓴 <영화가 태어나는 곳에서>를 읽어보게 되었던 것입니다. <바닷마을 다이어리>에 대한 언급이 눈에 띄었던 것입니다. <영화가 태어나는 곳에서>는 2019년 열린 제76회 베네치아 영화제의 경쟁부문 개막작으로 상영된 고레에다 감독의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의 제작과정에 얽힌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감독의 영화론이자 자전적 영화 수필이라고 합니다. 책은 일기 형태로 되어 있는데, 2018년 8월 23일 자부터 시작하지만, 중간에 5월 21일, 8월 24일로 이어지더니 2017년 9월 3일부터 12월 12일까지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영화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촬영에 들어가 마무리할 때까지의 과정을 소개하고 있는데, 배우들과의 면담, 촬영장소의 선정, 대본작업, 촬영 시의 배우들의 동선 등, 감독 업무와 관련된 자료들을 비롯하여 배우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도 지나칠 정도로 많이 담아냈습니다. 배우들과 이야기하면서 영화 작업을 하는 감독들, 배우들, 그리고 작품들에 관한 뒷이야기들도 많이 나누고 있습니다. 그래서 감독은 “내가 경험한 이런저런 일을 내 나름대로 재미있어하며 썼다. 영화 감독이란, 영화 찍기란 힘들지만 재미있는 일이구나, 하고 조금이라도 생각해주면 좋겠다.(22쪽)”라고 서문을 마무리했습니다. 2019년에 제작된 영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의 시작은 2003년이라고 했습니다. 원래는 도쿄 시부야의 파르코 극장에서 공연할 연극으로 준비한 이야기였다는 것입니다. 처음 제목은 <이렇게 비 오는 날에>였다고 합니다. 인생의 말년에 이른 노년의 여배우가 레이먼드 카버의 희곡 <대성당>의 마지막 공연을 앞두고 무대 뒤에 있는 분장실에서 “이렇게 비 오는 날에 연극을 보러 오는 사람이 있으려나…” 하고 중얼거리는 대사에서 제목을 따왔다고 합니다. 2011년 2월 쥘리에트 비노슈 배우가 일본에 왔을 때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만나서 ‘작품을 함께 하고 싶다’라고 했던 것이 계기가 되었는데, 막상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의 줄거리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2015년 10월 파리에서 도쿄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착상을 얻었다고 했습니다. 유명한 배우들이 남긴 명언도 읽을 수 있습니다. 폴 뉴먼 배우는 “나는 재능이 없다. 내 장점은 끈기뿐이다. 베티 데이비스는 ‘나약한 인간에게 늙는다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나도 지금 나이와 싸우는 중이다.(42쪽)”라고 했답니다. 카트린 드뇌브 배우는 “우리 어머니는 친구나 낯선 사람이 ‘딸들이 참 예쁘네요’라고 할 때마다 ‘어린애한테 외모를 칭찬하는 말을 하면 안 돼요’라고 했어. 외모는 타고 난거지 본인이 노력해서 얻은 게 아니니까 칭찬할 필요가 없다고 전부터 말했거든.(52쪽)”라고 했답니다. 공감이 가는 말입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말로 보이는 “시간이 흐르면 과거의 의미는 달라진다. 그게 내가 <감저으이 기억>을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다.(115쪽)”라는 말도 있습니다. 프랑스 영화감독 알랭 러네는 “섹스는 행위 자체가 아니라 거기에 이르기까지와 그다음이 재미있다.(193쪽)”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바닷마을 다이어리>와 관련해서는 카트린 드뇌브 배우가 칸 영화제의 상영에 와주었고, 상영이 끝난 뒤에 손키스를 날려주었다고 하며, 식당에서 만난 아야세 하루카(綾瀬 はるか) 배우[장녀 코다 사치 (香田幸) 역] 배우에게 “모든 여배우가 그 자리에 서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건 아니야. 당신은 참 운이 좋네.(51쪽)”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바닷마을 다이어리가 요시다 아키미라는 작가가 그린 9권짜리 만화가원작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영화 감독이라는 직업의 특성인지는 모르겠으나, 이야기의 흐름이 마구 뒤섞이는 느낌이지만, 톡톡 튀는 듯한 생각들이 반짝인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역시 일기는 꾸준하게 써야하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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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는 비채출판사 서포터즈 활동 중 제공받았습니다.> 감독 이름이야 우리나라 배우들과도 함께 작업한 작품이 있고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의 수상 소식으로 익숙하지만 아쉽게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를 한편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젊은 시절 좋아했던 배우가 등장한 영화에 대한 기록이라는 설명에 덥석 고른 책이다. 영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을 중심으로 한 에세이는 영화를 제작하기 위한 준비 과정은 물론 감독의 영화에 대한 담론을 엿볼 수 있다. 책은 <이렇게 비 오는 날에>라는 제목으로 시작된 미완선의 각본이 영화로 제작되기까지 2011년에서 2019년까지 8년의 기록이다. 영화 준비과정에서 감독은 일본과는 전혀 다른 시스템에 놀라기도 하며 배우 섭외를 위해 공을 들이는 과정과 인터뷰를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특히 이선과 딸 역의 클레망틴의 첫 대면에서 아역 배우와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하는 배우들의 모습과 일곱 살 된 아이는 하루 최대 네 시간만 촬영한다는 사실이 인상 깊었다. 감독은 영화 제작하기 위해 배우들이 출연했던 영화를 수없이 보고 마음에 드는 촬영지를 찾기 위해 노력하지만 여배우는 자신의 기준으로 파리를 정의 내리고 성사될 듯하던 촬영지는 불발되기도 한다. 감독이 여러 스텝들을 이끌고 배우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장면을 조율하며 영화를 제작해 나가는 모습은 흡사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를 떠오르게 한다. 감독이 찍은 여러 장의 현장 스케치 사진과 직접 그린 스토리보드와 그날그날 찍은 영화 촬영 기록들은 촬영 현장의 생동감을 충분히 느끼게 해 준다. 거기다 이선 호크에게 보낸 정중한 편지는 배우를 대하는 진심 어린 감독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좋다. 감독은 우리나라 배우들과 <브로커>를 찍었고 송강호 배우는 그 영화로 칸영화제의 남우주연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바람이 있다면 다음 에세이에는 <브로커>를 찍을 당시의 생생한 기록을 제대로 방출해 줬으면 하고 바라본다. 영화를 보지 않아 과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까 한편으로 걱정하며 책을 펼쳤는데 추억 속 찬란했던 배우들의 여전하고 꾸밈없는 모습과 쉽게 접할 수 없는 스토리보드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을 물론 감독의 다른 영화들도 궁금해지게 하는 에세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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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비채서포터즈3기 >> 필자는 드라마보단 영화를 영화보단 책을 좋아한다. 첫째를 낳고 폴더폰을 쓰던 그때, 하루 종일 우는 아이와 함께할 때 틈틈히 보던 게 영화다. 유선 방송에서 보여주는 영화였지만, 그래도 한시간 반이면 결말을 알 수 있어 좋았다. 감동과 재미는 하나도 없고 코믹스럽기만 한 영화를 보면서 "이런 영화는 내가 발로 찍어도 더 잘 찍겠다. 아후, 이런 것도 영화라고"라며 채널을 돌리기도 했다. 그때의 무지함을 깨닫게 하는 책을 만났다. 일본에서 유명한 영화감독이라고 하는데, 그가 제작한 작품을 한편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정말 그렇게 대단한 감독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작품으로 감독을 만나기 전에, 인간 고레에다 히로카즈를 만나 영화 제작 뒷이야기를 듣는 기회를 얻었다. <<영화가 태어나는 곳에서>>를 읽는 시간이 그러했다. 감독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자신이 하려고 하는 일에 얼마나 정성을 쏟는지, 함께 일하는 사람을 배려하는 모습을 볼수록 그의 작품들이 궁금해졌다. 그가 선택한 스토리, 그가 찍은 장면, 그가 정한 장소와 대사.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넘어가는 법이 없는 그가 만든 영화는 어떤 영화일까. 상상만 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영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을 준비하고 촬영하는 총 8년의 시간을 기록한 책. 손편지와 일기, 직접 쓴 콘티, 메모까지 수록된 책이라 더욱 생동감있는 현장을 상상할 수 있었다. 감독이 들고 다니는 다이어리를 우연히 보게된다면 바로 이 책이지 않을까? 영화 제작에 필요하고 중요한 내용을 끄적여 놓고, 자신의 작품이 될 모티브들을 메모하고, 그가 생각하는 요즘 영화에 대한 생각이 담긴 책. <영화가 태어나는 곳에서>는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 인생이 묻어나는 에세이집이었다. >> >밑줄_p24 머릿속에 있던 이미지로는 여배우 역이 와카오 아야코, 물품 보관소 직원의 아내가 기린 씨였다. 그로부터 십오 년이 지나 이 시나리오는 제목도 무대도 캐스트도 바뀌어 새로 태어나게 되었다. 이 책은 출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기록한 일부다. > 밑줄_p296 내게는 종이가 아니면 책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로, 영화관을 잃으면 영화는 영화가 아니게 될 것이다. >> 이 서평은 비채출판사(@drviche) 서포터즈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영화가태어나는곳에서 #고레에다히로카즈 #비채 #에세이 #일본에세이 #영화감독 #영화제작과정 #신간도서 #신간에세이 #책추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서평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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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태어나는곳에서 #고레에다히로카즈 #비채 #에세이 #영화감독 #비채서포터즈3기 #도서협찬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 내한 때 인터뷰한 영상을 찾아보다가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특별한 경험에 대해 떠올려봤다. 낯선 이들과 모여서 같은 시간을 공유한다는 것. 아. 그랬었네. 그랬었구나. 혼자 보았을 때는 느끼지 못했을 특별함이 맞았네. 납득하고 말았다. 비하인드 스토리 좋아한다. 요즘은 메이킹 필름을 굳이 애쓰며 찾지 않아도 되는 좋은 세상이지만 몇년전까지만 해도 영화 잡지나 인터뷰를 실은 기획기사를 찾아야만 알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수고스러움과 얻었을 때의 충만감은 비례하는 것 같다. 요즘은 굳이 찾아서 보지는 않는다. 그렇게 되어버렸다. 그런데 말이지.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 깨닫는다. "나 이런거 좋아하는구나." 카트린 드뇌브 배우와 고레에다 감독의 사적인 대화를 읽는 것이 재밌다. 은근 진지하게 물어오는 배우와 점점 뜨악한 표정이 될 것만 같은 감독. 시작하기 전 조율하는 장면들이 주는 긴장감. 책에서 언급한 것처럼 감독님은 "비포"와 "애프터"를 중요시하는 것 같다. 정작 찍는 장면의 묘사는 그닥 언급하지 않는 것을 보면. 영화의 엔딧 크레딧이 올라가는데 여전히 자리를 지키는 관객에게 주는 선물 '쿠키'. 이 책에도 '쿠키'가 있다. 두번에 걸쳐서. 바로 '작가 후기' 거기 써진 글을 읽는 것이 선물처럼 다가왔다. "내게는 종이가 아니면 책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로, 영화관을 잃으면 영화는 영화가 아니게 될 것 같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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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채서포터즈3기 출판사지원도서입니다. 영화가 태어나는 순간, 사람의 진심이 깃든 곳에서 살면서 내가 영화를 좋아하게 된 건, 단순히 그것이 재미있거나 감동적이어서만은 아니었다. 영화는 어떤 순간엔 나 대신 울어주고, 어떤 순간엔 나보다 먼저 질문을 던져준다. 특히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는 그런 면에서 내게 특별했다. 그가 보여주는 세계는 늘 작고 보잘것없는 삶을 품에 안고, 그 안에서 희미하게 피어나는 진실과 구원을 담담히 응시해왔다. 이번에 읽은 책, 『영화가 태어나는 곳에서』는 그가 프랑스 배우들과 함께한 첫 해외 프로젝트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의 제작 과정을 담은 기록이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한 영화 제작 일지를 넘어서, 한 인간이 어떻게 진심으로 타인을 이해하고, 타인과 함께 창작하며, 자기 삶과 창작의 윤리적 의미를 되묻는지를 보여주는 자전적 고백이기도 하다. 책을 덮고 난 후 내 머릿속에 오래 남은 문장이 있다. “진실은 재미없지 않겠어?” 이 대사는 영화 속에서 노배우 파비안느가 딸에게 자서전의 왜곡을 지적받고 대꾸하는 말이지만, 동시에 현실과 허구 사이에서 연기와 삶의 경계를 오가며 살아온 배우이자 인간 파비안느의 고백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문장은, 감독 고레에다가 던지는 하나의 질문처럼 느껴졌다. "감독이라는 역할을 수행하며 내가 만드는 이야기, 그 이야기 속 진실은 어떤 모습인가?" 고레에다는 책 곳곳에서 '감독의 권력'에 대해 언급한다. 그의 영화가 늘 타인을 다루는 만큼, 그 타인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가에 대해 그는 끊임없이 되묻는다. 배우에게 어떤 연기를 요구할 때, 어떤 이야기를 그들의 삶에 투영해낼 때, 창작자는 무언가를 구제하는 동시에 누군가를 해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그는 의식한다. 그리고 이 윤리적 고민은 영화적 테크닉이나 스타일보다 훨씬 중요하게 이 책을 관통한다. 그는 언제나 “섬세하고 정중한 태도”를 잃지 않으려 애쓴다. 내가 특히 감탄한 대목은, 촬영지로 사용될 집에 머물며 대사의 길이를 공간감에 맞춰 조정하고, 배우의 해석을 듣고 장면을 수정하는 그 집요한 섬세함이다. ‘감독’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권력을 휘두르지 않고, 협업자로서 영화라는 공동체를 꾸려나가는 그의 태도는 지금 이 시대의 모든 리더에게 던지는 질문처럼 보인다. 영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은 '여성의 나이 듦', 그 중에서도 '대중 앞에서 늙어가는 여성 배우'의 고독과 자존심을 매우 깊이 있게 포착했다고 생각한다. 영화 속 파비안느는 젊은 시절의 화려함에 안주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이 만든 가면을 벗어내려는 시도를 한다. 물론 그녀의 방식은 정직하지도, 따뜻하지도 않다. 하지만 그 투명한 자기 고백을 통해 우리는 그녀의 오랜 외로움과 두려움을 엿보게 된다. 이 지점에서 나는, 지금의 유튜브 시대와 비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가 과거 배우들을 ‘접근 불가능한 존재’로 여겼던 시절과 달리, 이제는 그들이 냉장고 문을 열고 라면을 끓이는 일상까지 소화하는 콘텐츠 속에서 본다. 하지만 그 일상이 진짜 ‘진실’일까? 고레에다는 이 질문을 영화라는 방식으로 천천히, 그리고 정면으로 응시한다. 책을 읽으며 감독이 자신의 ‘고레에다다움’에 대해 스스로에게 묻는 부분에서 깊이 공감했다. 일본어를 벗어나고, 일본을 벗어나도 남는 나만의 이야기가 있을까. 이 질문은 우리 모두의 것이기도 하다. 내가 내 자리, 내 언어를 떠나도 여전히 ‘나’일 수 있을까. 그 물음이 고레에다의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을 탄생시켰고, 그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 바로 이 책 속에 담겨 있다. 나 역시 40대의 경계에서 나의 진실과 가식, 기억과 왜곡 사이를 들여다보게 된다. 엄마로서, 사회인으로서, 여자로서 살아온 내 삶은 ‘진실했는가’ 혹은 ‘진실할 수 있었는가’. 고레에다의 질문은 내게 그렇게 스며들었다. 『영화가 태어나는 곳에서』는 자기 삶을 진심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창작일지이자 성찰의 기록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보여주는 ‘정중한 연출’의 태도는 사회 곳곳에서 권력을 가진 이들에게 어떤 감수성을 요구하고 있다. 나처럼 영화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나서 꼭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을 다시 보기를 권한다. 어느 장면에서든, 배우의 눈물 너머로 고레에다의 따뜻한 눈길이 함께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도 조금씩 진실을 향해 나아갈 용기를 얻게 될 것이다. #영화가태어나는곳에서 #고레에다히로카즈 #비채 #파비안느에관한진실 #영화에세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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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비채 서포터즈 활동으로 책을 무료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영화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일본의 유명한 감독입니다. 저는 한국 배우들과 함께 촬영한 『브로커』를 통해 고레에다 감독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그 이후 『괴물』이라는 영화를 보고 난 뒤 감독님의 팬이 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래서 비채에서 새롭게 감독님의 책이 나온다고 들었을 때 너무 읽어보고 싶더라고요. 그렇게 받아든 감독님의 책, 『영화가 태어나는 곳에서』의 구성은 독특합니다. 줄 간격이나 들여쓰기 등 전체적인 배치가 시나리오처럼 구성되어 있습니다. 중간중간 사진이 들어가 있어 지루하지 않게 책을 읽을 수도 있었고요. 영화감독이 하나의 영화를 만들 때까지 수많은 고민을 하고 다양한 사람들(배우와 스텝들)을 만나는 등 색다른 연결과 조합을 통해 한 편의 영화가 태어남을 알 수 있는 책입니다. 고레에다 감독의 친필 메모가 책 곳곳에 남아 있어 영화에 대한 감독의 진심을 더욱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평소 좋아하는 영화의 시나리오나 드라마의 대본집을 보는 걸 즐기는데, 이 책의 중심 영화인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은 아직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혹시 모르는 내용이라 책이 잘 읽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재밌더라고요. 왜일까 고민해 봤는데, 원래 영상을 보고 활자를 보는 것의 반대의 상황으로 영화를 알아보는 게 색다른 경험이라서 재밌었다고 느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책으로 인해 그 영화를 보고 싶어졌습니다. 오히려 비하인드를 알고 보면 그 영화를 더 잘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더 알고 싶은 분들은 이 책을 꼭 읽어보길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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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태어나는곳에서 #고로에다히로카즈 #비채 평소에도 좋아하는 드라마나 영화의 메이킹 필름을 찍은 영상을 찾아보고 그 과정을 보는 것에 꽤 흥미와 재미를 갖고 있다. 그래서인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의 『영화가 태어나는 곳에서』는 내게 선물과 같은 책이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어느 가족》, 우리나라 배우들과 함께 한 《브로커》 등 수많은 작품을 감독한 일본의 대표 거장의 이야기라니 읽어보고 싶지 않을 수 있을까 싶은 마음이었다. 『영화가 태어나는 곳에서』는 그 중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일본 원제:진실)」에 대한 기록이다. 부끄럽지만 솔직히 나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이 고레에다 감독의 작품이라는 것을 이전까지 알지 못했다. (프랑스 영화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어서 워낙 유명한 제목은 들어는 봤지만 볼 생각은 하지 않았었다는 약간의 비겁한 변명을 하고 싶다. 그래서 책을 읽기 전에 영화를 찾아서 보고 몇 페이지 읽기 시작했던 책을 처음부터 다시 읽으며 생생한 문자로 만들어진 ‘메이킹 필름’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너무나도 유명한 배우들의 이름이 줄줄이 나오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이 만들어지기까지 장장 8년간의 기록이라니 그저 대단하다라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 배우와 장소의 캐스팅부터 영화가 마무리 되는 시간까지 중간중간 그 많은, 좋은 작품들을 만들어 낸 ‘고레에다 히로카즈’감독님의 능력은 혀를 내두르게 된다. 많은 감독님들의 노고가 그러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경외심’마저 들기도 한다. 고레에다 감독님이 찍은 현장 스케치 사진에 손 그림과 스토리보드, 인물 구상도 등 꼼꼼함 이상의 완벽함까지 보이는 모든 행동이 ‘거장’의 수식어가 결코 과하지 않음을 느꼈다. 나의 일상과 일을 함에 있어 부끄러움과 많은 반성을 하게 만드신 고레에다 감독님... 2011년부터 2019년까지 감독님의 일상과 촬영에 관한 글들, 2023년에 쓴 프롤로그와 작가의 후기가 모아져 엮어진 『영화가 태어나는 곳에서』는 우리나라 배우들과 함께한 《브로커》와 《괴물》에 대한 솔직한 기대의 마음도 담겨있다.(감독님께서 송강호 배우님을 매우 아끼시는 마음이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쉽게, 흔히 생각하는 영화감독은 “레디! 고!”를 외치는 인물로 묘사되기도 하는데 책을 읽으면서 얼마나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시는지, 어떤 일들까지 해내야 하는 인물이어야 하는지 조금은 알 수 있게 되었다. 잔잔하지만 인간의 내면을 너무나도 잘 건드려주는 영화감독으로 알고 있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가 왜 그렇게도 탄탄했는지 이해가 될 정도로... 그동안 모르고 지나쳤던 감독님의 영화를 다시 찾아 봐야겠다. P23 [들어가는 말 중에서] 이 글의 단행본 제목인 ‘이렇게 비 오는 날에’는 전에 내가 쓰던 미완성 각본의 제목이다. 원래는 2003년 말 파르코 극장에서 무대에 올리기 위해 준비했던 것이다. 그때 어렵게 부탁해 프르코 극장의 무대 뒤며 ‘미타니 고키’씨의 연기 연습을 견학했는데, 애석하게도 상연은 실현되지 못했다. <이렇게 비 오는 날에>는 인생의 말년을 맞이한 노년의 여배우 이야기로, 무대는 상연 전과 상연 후의 분장실이 전부다. “이렇게 비 오는 ㄹ날에 연극을 보러 오는 사람이 있르려나…….”하고 주인공이 분장하며 중얼거리는 대사에서 제목을 따왔다. 머릿속에 있던 이미지로는 여배우 역이 ‘와카오 아야코’, 물품 보관소 직원의 아내가 ‘기린’씨였다. 그로부터 십오 년이 지나 이 시나리오는 제목도 무대도 캐스트로 바뀌어 새로 태어나게 되었다. 이 책은 출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기록한 일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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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편의 영화가 탄생하기까지 펼쳐지는 거장의 사소한 기록. 거저 만들어지는 명작(名作)은 없다. 📚 고레에다 히로카즈 는 영화 감독이다. 그냥 평범한 영화 감독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알려진 대작들을 많이 탄생시킨 거장(巨匠) 그가 한 편의 영화를 만들기 위해 거치는 과정에 대한 세세한 기록들.. 보통 일기 같이 느껴질 수 있으나 그것들을 토대로 마치 영화가 만들어 지는 현장에 독자를 앉혀놓은 듯이 서술된 글들이 있다. 영화 #파비안느에관한진실 을 제작하는데 들였던 그의 시간들을 주축으로 씌여져 있는 이 작품은 그의 배우에 대한 관점이나 개인적인 존경심, 작품을 대하는 그의 진정성, 소품이나 장소 하나까지 어느것 하나 소홀함이 없는.. 그가 거장일 수 밖에 없는 이유들이 세세히 적혀있다. 🖋 맨 먼저 생각나는 건 여배우랑 감독은 신뢰 관계가 아주 중요하다는 거야. 카메라 앞에서만이 아니라 화면밖으로 나온 뒤로도 신뢰를 받고 자기도 신뢰하지 않으면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해. 카메라 앞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려면 강한 신뢰가 있어야 하지. 💛 이 책을 읽기 위해 영화 #파비안느에관한진실 을 보았다. 영화를 보지 않고서는 이 이야기들을 온전히 소화시킬 수 없을 것 같았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 어느 젊은 배우의 30년 후의 모습을 연기할 수 밖에 없는 유명여배우 파비안느에 관한 이야기.. 그녀의 딸과 그녀의 시점으로 지나온 세월의 앙금을 풀며 그들이 바라봐온 시점이 다르기도 하고 같기도 했던 많은 부분들을 이해하고 사랑하게 된다는 시점변화에 대한 잔잔하고 서사적인 이야기의 작품이다. 그 연기를 하는 드뇌브. 그녀의 연기를 보면서 감독이 적어 내려갔던 그녀에 대해 자세히 알기 위해 마주했던 수많은 시간들을 떠올려 보게됐다. 한 편의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내가 계획했던 실험을 완성하는 것과 비슷한 과정을 거치게 된다는 생각에 이르게 됐다. 영화를 만들 때, 시나리오에 충실한 배우의 캐릭터를 파악하고 그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배우를 캐스팅하는 것이 감독 역량의 시작이라면. 실험을 완벽하게 수행하기 위해서 우리는 물질의 특성 하나하나를 정확히 파악하는 게 제일 우선적으로 해야하는 작업이다. 그 외에 로컬을 정하고, 여러가지 변할 수 있는 조건들을 맞취가는 과정들은 실험에서의 변인통제의 과정들이라 할 수 있다. 기온, 습도 등 여러 환경에 따라 실험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모두가 힘을 합쳐 최선을 다하는 마지막 과정만 남은 것.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그 외의 많은 조건들을 조절한 후 실험물질들을 오차없이 측량하여 실험하는 일만 남는 것. 그 후의 결과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어느 하나 쉬운게 없는 세상 일들.. 흔히 이야기하는 화려한 레드카펫 위의 영광은 그냥 이루어지는 것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준 책. 나의 초심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준 책이 된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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