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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리고가끔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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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란 내겐 무조건 눈시울 붉어지는 단어인데, 내게도 한때는 캣맘이라는 표찰이 있었다는 거.길모퉁이에 버려진 냥이들 거둬다 세 마리나 양육해낸 의지의 캣맘이었다는 거. 아픔도 많았고 정신없이 허세부리며 살던 이십대에 왠지 고양이를 키운다는 게 무슨 멋처럼 여겨졌던 ...지금 생각해보면 양육이란 거에 조금 소질이 없었던 게 아닌가 싶단. 한 생명을 책임지고 키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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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란 내겐 무조건 눈시울 붉어지는 단어인데, 내게도 한때는 캣맘이라는 표찰이 있었다는 거.
길모퉁이에 버려진 냥이들 거둬다 세 마리나 양육해낸 의지의 캣맘이었다는 거.
아픔도 많았고 정신없이 허세부리며 살던 이십대에 왠지 고양이를 키운다는 게 무슨 멋처럼 여겨졌던 ...
지금 생각해보면 양육이란 거에 조금 소질이 없었던 게 아닌가 싶단.

한 생명을 책임지고 키우고 또 더불어 살아가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지금 나는 잘 할 수 있을 꺼 같은데 이제 기회가 없다. 아니 그 기회가 언제 올지 모르겠다. 난 이미 냥냥대는 인간을 둘이나 키우고 있기에. 두 놈은 아파서 하늘나라 갔기에 미련이 덜 남는데, 마지막 한 놈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보지 못해서 늘 가슴한켠에 묵직하니 달려있다. 그 노랑이가.

 

그 노랑이와 내가 이사를 몇 번이나 했던가.
그때마다 집찾기 귀신이 붙었는가 잘도 찾아내던 녀석이었는데, ( 물론 집탐색 시간을 충분히 줬긴 하지만 ) 일찍 시집간 동생네와 잠시 합가하던 때에는 제 집이 아닌 거 같았는가 어느 날 홀연히 사라지기도 했다. 그리고 한달 후, 현관문 밖에서 " 나 왔으니, 어서 문열어 " 하던 그 노랑이.
그 뒤로도 우린 이사를 또 했지만, 아주 잘 지냈지. 고양이의 귀화본능은 탁월하니까.

하지만 결혼하고, 집주인이 동물은 절대 안된다고하여, 시댁에 맡긴 울 노랑이는. 그렇게 사라졌다.
내가 제대로 양육자의, 캣맘의 자질을 갖추고 있었다면 애초에 동물키워도 되는 집을 찾았어야했다. 냥이와 함께가 아니라면  결혼이라도 불싸질러버렸어야했다. ( 물론 당연히 냥이도 된다고 하시니까 한거지만^^ 방한칸 내주신 시댁어르신들께 감사. ) 그렇게 태어나 처음 고속도로 타고 온 타지에서 냥이는 길냥이가 되었다. 태어나길 길냥이로 태어났지만, 자라긴 곱게 ( 곱게 큰건 아닌듯. 내가 누굴 곱게만 키우는 스탈은 아니니까 ) 자란 냥이.
다섯살된 그 아이는 아마 적응하기 쉽지 않았을거 같다. 여긴 살던 곳보다 더 추운 곳이었으니까.
그 놈 생각하면 너무 미안해서 죄 받을 거 같다. 그런 저런 생각에 펼친 책. 길냥이들 사진보며 힐링은 무슨~ 눈물이나 쏟았다.

 

저자는 시인이란다. 고양이 사진첩에 제목이 요상하다 했더니, 감성물씬 풍긴다.
사진도 참 잘 찍으셨다. 길냥이 사진찍기가 쉽지 많은 않을 텐데, 참 잘 찍어내셨다.
고양이 사진으로 본의아니게 유명하신가보다. 전국팔도 여행다니시며 어쩌다보니 좋아하는 냥이사진을 찍게 되셨다한다. 여행작가에서 고양이 작가로 다시 태어났다며. 덕분에 냥이들 사진 많이 보고 또 냥이들 이야기를 듣게 된거 같아 참 좋다. 작가가 말했듯이 우리나라만큼 고양이 인심이 야박한 곳이 없다.
어디가나 돌팔매질하는 도둑고양이라지 " 나비야~ " 화안하게 부르며 뭐라도 먹으라 던져주는 이가 없다. 고양이는 훌륭한 동무다. 개나 고양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사람 성향에 따라 삶을 같이하는 종이 달라질 뿐이겠지. 배암이 될 수도있는거고, 이구아나일 수도, 혹은 고양이 때론 개.
고양이나 개를 기르는 사람을 분류해놓고 성향, 기질, 성별을 따지는 것도 우습다.
그저 좋으니, 상황에 맞으니 함께 사는 것이지. 따지지 말고 선긋지 말자.
애들(반려동물들)이 듣고 기가 막혀한다.

 

 

사람새끼도 마찬가지고 동물새끼도 마찬가지다. 책임이 따라야한다. 끝까지 책임줘주는. 끝까지 사랑해주는. 머리검은 사람이야 어느정도 성장하면 ( 그 성장시기-독립-까지 사람만큼 오래걸리는 걸리는 종도 없지만 ) 내놔도 되것지만, 먹이사슬 꼭대기에 있지 못한 동물들은 그렇지 않다. 끝까지 책임져야한다. 삶과 죽음을 끝까지 말이다.

지은이가 그리워하는 전원고양이들 이야기에서는 화도 났고, 넘 슬퍼서 울음도 났다.
고양이 키우는 것에 대해 이유없이 싫은 티를 내다 못해 쥐약 풀어놓은 이웃. 그런 이웃들로부터 남은 고양이들을 지키기위해 이사를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지은이의 이웃 할머니를 보며, 참 대단히 용기 있는 분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그 동네주민들이 너무 밉다. 고양이들이 음식물쓰레기를 왜 뒤지는가?
사람이 한줌의 사료와 한줌의 애정만 주면 그럴 일 없이 쥐 퇴치에 힘쓰는 게 고양이다.
고양이가 실지루 쥐를 잡아먹지 않더라도 고양이의 존재만으로도 쥐는 무서워 그 근방에는 나타나지 않는다고 한다. 듣고 있나 서울 한강변 아파트? 고양이 잘 키워봐요. 키우다 내다 버리지 말고. 개도 마찬가지입니다. ㅠ

 
물론 나는 동물을 아파트에서 키우는 걸 반대하는 입장이다.
사람살기 번잡스러운 게 문제가 아니라, 동물입장에서 생각하니 그렇다.
여기저기 싸댕기다 볕에서 그루밍해야할 아이들이 좁은 아파트에서 하루종일 그게 뭐하는 짓. ㅠ
개처럼 목줄메어 산책하기도 고양이에게는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니까. 자유로운 그들에게 목줄이라니.
소원이 하나 있다면, 시골에서 냥이들 키울 수 있는 만큼 데려다 풀어놓고 같이 살고 싶다. 참 재미날 것 같다. 아무튼 아파트는 좀 아니다. 애들 숨 못쉴꺼 같아. 높아서. 흐흐.

이 책은 고양이 사진도 좋지만,
우리나라 곳곳의 좋은 카페, 좋은 여행지, 사진찍기 좋은 곳 따위를 잘 소개해놔서 여러모로 쓸모가 있다.
나야 우물안 개구리로 여행따위 즐길만한 여력은 없지만, 서울 근교의 카페들은 좀 가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냥이와 함께라니 말이다. 카페들가서 냥이들 좀 보고 오고 싶다.
나도 보고온 제주 김녕미로공원의 고양이놀이터는 지금도 생각이 난다.
때가 때이니 만큼 좀 추웠는데, 그래도 고양이 몇 마리가 쫓아올테면 쫓아와보란 식으로 꼬리를 치던 모습이 기억난다. 울 딸내미들이 꽤 높은 산자락까지 뒤를 밟았더랬지. 후훗.
사랑받으며 잘 자라고 있단 티가 물씬 나던 깨끗하고 묵직해뵈는 녀석들이었다.

고양이에 대한 편견을 지워줄 책. 그리고 우리나라 곳곳의 예쁨을 발견하고 싶다면 이 책 추천이다.
지은이의 약력에 시인이 있어 그런지, 글 또한 유려하다. 감성꾸러기다^^*


 

d*****4 2014.10.2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