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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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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시월임에도 불구하고 겨울 같은 날씨를 핑계삼아 외투 두벌을 주문했다. 값나가 보이는 핸드메이드 재질의 롱코트와 내장솜이 빵빵하게 들어있지 않은 숏패딩. 아우터가 걸려있는 행거엔 이미 코트 두벌과 패딩 두벌이 있는데도 말이다. 지인과 좋지 않은 만남 후에 생크림이 가득 샌드된 와플을 세 개나 주문해서 친구의 집으로 향했다. 와플은 다 먹지 못하고 버려졌다. 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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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시월임에도 불구하고 겨울 같은 날씨를 핑계삼아 외투 두벌을 주문했다. 값나가 보이는 핸드메이드 재질의 롱코트와 내장솜이 빵빵하게 들어있지 않은 숏패딩. 아우터가 걸려있는 행거엔 이미 코트 두벌과 패딩 두벌이 있는데도 말이다. 지인과 좋지 않은 만남 후에 생크림이 가득 샌드된 와플을 세 개나 주문해서 친구의 집으로 향했다. 와플은 다 먹지 못하고 버려졌다. 스트레스 받았냐며 안 하던 행동을 한다는 말에 자연스레 캐럴라인이 떠올랐다.
거식증으로 표현된 그의 욕구는 어릴 때 채워지지 못한 어머니와의 관계에 있었다. 보란듯이 어머니 앞에서 굶고 고통받았다. 쇼핑과 당중독으로 표출되는 나의 욕구는 신체에서 온다. 정상체중을 훌쩍 넘는 몸무게는 어린시절부터 놀림의 대상이였고 모르는 어른들이 운동을 해야겠다며 말을 걸어왔다.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를 하라는 충고는 내게 충고가 아니였다. 그저 정상과는 멀어보이는 내 모습이 그들의 눈에 거슬리기 때문이다. 내 건강을 걱정하고 챙기는 것은 나이고. 남들의 시선과 충고에 시작한 식이와 운동은 체중감량과 동시에 자괴감을 생성했다. 나는 왜 이렇게까지해서 살을 빼야하는가. 애초에 말랐더라면 이런 고생은 하지 않아도 되는데. 이런 유전자를 물려준 엄마와 아빠를 탓하고 한 살이라도 어렸을 때 관리하지못한 자신을 탓했다. 이성과의 관계가 나빠지면 자연스레 내 살찐 모습 때문이라 생각했고 살을 빼지 못했기에 더 나은 이성을 만나지 못할거라 생각했으며 나를 온전히 사랑해주는 이들을 의심했다. 다이어트를 하는 만큼 소비했으며 해소되지 못한 스트레스는 당중독으로 이어졌고 자연스럽게 요요가 왔다. 캐럴라인은 이를 욕망의 대상을 문제가 아닌 해결책으로 여기는 착각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체중과 먹는 일을 통제할 수 있으면 평화로워질 것이고, 내 기준에 딱 맞는 남자가 나를 사랑하게 할 수 있으면 평화로워질 것이고, 세련되고 성숙하고 침착하게 보일 수 있다면 그런 사람이 될 거라는 착각. 이런 옷을 입고 이런 책을 읽고 이런 생각을 하는 나. 이정도면 괜찮다는 자신감 속에 겉모습을 제외하면이라는 조건이 달리는데 캐럴라인의 글을 읽으면서 스스로 내 몸을 부정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개인인 나도 내 몸을 부정하고 지워내는데 사회 전체는 어떨까. 남성뿐만 아니라 모든 사회가 여성의 욕구를 무시하고 지워내는 동안 페미니즘이라는 거대한 물결 속에도 우리는 여전히 여성의 몸을 무시하고 있다.


-여성의 몸은 페미니즘이 가장 덜 건드린 미개척지 중 하나일 수도 있고 어쩌면 최후의 미개척지 중 하나인지도 모른다. 여자의 욕구, 그리고 자유와 권리 의식과 기쁨을 품고 자기 욕구를 마음껏 채울 수 있는 여자의 능력은 진보의 표지인 동시에 진보에 대한 은유다. 우리는 얼마나 허기져 있는가? 얼마나 채워져 있는가? 얼마나 갈등하고 있는가? 집으로 향하는 동안 나는 이런 생각도 했다. 자신의 몸으로 방금 새로운 생명을 낳았고 이제 그 생명을 먹이고 어를 준비를 하고 있는 나의 쌍둥이 언니에 관해, 모든 여자들과 그들의 몸에 관해, 우리 중 얼마나 많은 이들이 몸을 축복이나 선물이 아니라 적이자 수치의 장소로 여기고 있는지에 관해, 우리 중 너무나 많은 이들이 문득 자신의 엉덩이와 허벅지와 가슴을 느끼고 볼 때마다 느끼게 되는 절망과 질색하는 마음에 관해, 그 몸들이 과소평과되고 망각되고 무시되고 가장 잔인한 멸시의 원천이 되고 마는 경악스러운 가능성의 강도에 관해.
l****5 2022.01.03. 신고 공감 4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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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럴라인 냅 : 욕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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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량한 은둔자를 재밌게 읽었는데 이번 책은 어쩐지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책에 쏟아지는 찬사가 계속해서 이어져 오고 있는 걸 보면 역시 나의 문제겠지요- * 그치만 작가의 힘이 느껴지는 글들이 많이 있다. * 여자들은 언제나 명령들을 시험할 수 있고, 실제로 시험하고 있다. 성인이 되었고, 교육을 받았으며, 변화한 세계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그 명령들을 집어 들어 밝은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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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한 은둔자를 재밌게 읽었는데 이번 책은 어쩐지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책에 쏟아지는 찬사가 계속해서 이어져 오고 있는 걸 보면 역시 나의 문제겠지요-

*
그치만 작가의 힘이 느껴지는 글들이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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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은 언제나 명령들을 시험할 수 있고, 실제로 시험하고 있다. 성인이 되었고, 교육을 받았으며, 변화한 세계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그 명령들을 집어 들어 밝은 빛에 비춰보고, 성차별적이며 자신을 제한하는 것이라 비판하고, 저 옆으로 던져버린다. 리사도 그런 이들 중 하나로, 여자들도 남자들과 모든 면에서 똑같은 권리를 지니고 있다고 확고히 믿고 있다. 그리고 다른 많은 여자들처럼 리사 역시 그 믿음에 도닳하기까지 힘겨운 길을, 분노에 찬 길을 거쳐왔다. 외모로 평가당할 때 혹은 남자가 생각해주는 척하며 얕잡아볼 때, 똑같은 일을 하고도 더 적은 보수를 받을 때, 감히 자기 의견을 말했다는 이유로 '성질 나쁜 여자' 취급을 받을 때 여자들이 느끼는 분노를 느꼈고, 자신의 역량과 지적인 유능함을 증명하기 위해 유별나게 열심히 일했으며, 분노에 찬 한 단계 한 단계를 밟으며 덜 수용적이 되고, 덜 보살피는 사람이 되며, 더 권리를 자각하고, 자신의 마음과 갈망에 더 깊이 헌신할 줄 알게 되었다. 

YES마니아 : 로얄 t****j 2021.06.18.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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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구에서 자유로와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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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쁘고 날씬하고 게다가 지적이고 싶은 욕구가 있다. 며칠 전 드라마 <미스티>를 정주행하면서 앵커 고혜란의 역을 한 김남주의 모습이 딱 현대에 어울리는 여성- 욕구와 욕망 모든 것을 다 아우르는- 캐릭터란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 여성들이 가장 추구하려자 하는 욕구는 아마도 날씬하고자 하는, 이뻐지고자 하는 욕망이 아닐까한다. 다이어트가 열풍이고 살이 찐 사람들을 바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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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쁘고 날씬하고 게다가 지적이고 싶은 욕구가 있다. 며칠 전 드라마 <미스티>를 정주행하면서 앵커 고혜란의 역을 한 김남주의 모습이 딱 현대에 어울리는 여성- 욕구와 욕망 모든 것을 다 아우르는- 캐릭터란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 여성들이 가장 추구하려자 하는 욕구는 아마도 날씬하고자 하는, 이뻐지고자 하는 욕망이 아닐까한다. 다이어트가 열풍이고 살이 찐 사람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빛에는 혐오감마저 느껴진다. 유명연예인들이 펼쳐친 다이어트 비법과 살빼는 방법과 다이어트 식품들은 과열양상을 띨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매일 아침 저울에 올라설 때 키로수의 변화가 하루의 기분을 좌우하고 큰 엉덩이와 나온 배를 감추기 위해 무진장 노력하는 하루를 보면 외모에 나름의 스트레스를 받고 사는 것 같다.

 

『욕구들』의 책을 읽다보니 이상하게 밥이 먹히질 않았다. 캐럴라인 냅 저자는 오랫동안 거식증을 알았고 20년 가까이 알콜의존증에 시달렸다. 그래서일까. 먹는 것에 대한 거부반응과 살이 찐 사람들에 대한 공포에 가까운 혐오가 한없이 불편하게 여겨졌다. 게다가 페미니즘과 여성성에 대한 거부감으로 스스로를 옥죄는 느낌이 안타까우면서도 공감대 형성이 잘 되지 않았다. 사회적 영향과 문화적 간극을 결국에는 극복하지 못한 채 책을 덮어야만 했다. 성적인 욕구와 페미니즘과의 관계, 사회적 시선에서의 여성성이 가지는 성적인 집착들이 다소 공감하기가 어려운지라 마지막까지 읽어내진 못했다. 42살의 젊은 나이에 폐암으로 사망한 저자의 예민함과 날카로움, 생을 관통하였던 의존과 강박증에서 벗어날 방법을 결국은 찾지 못하였던 걸까. 한 가지 흥미로웠던 건 음식을 거부하는 걸 무척 객관화하고 싶어하고 즐긴다는 사실이었다. 뼈만 앙상하게 남은 자신의 몸을 보며 희열을 느낄 때, 정녕 스스로의 관습과 강요되고 학습된 억압된 것들을 풀어내는 자유를 작가는 무척이나 사랑했던 것 같다. 늘 지금보다 멋진 삶을 꿈꾸고 이쁘고 날씬하고 지적인 여성이 되고 싶지만, 먹는 즐거움을 포기하며 사는 삶은 생각해 본적이 없기에 저자와 나와의 거리가 멀 수밖에 없었던 책이라는 거.  

 

 

욕구는 세계에 참여하고자 하는, 삶에서 풍요의 감각과 가능성을 느끼고자 하는, 쾌락을 경험하고자 하는 더욱 싶은 수위의 소망에 관한 것이다.-p18 

자유는 권력과 같지 않다-p77

 '무엇을 먹을 것인가?‘라는 구체적 질문은 더욱 커다랗고 벅찬 질문들-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누구와 자고, 어떻게 살 것인가? 무엇을 원할 것인가?-을 대신하는 것이었다. -p94

하나의 불안(체중)을 여러 불안(남자, 가족, 일, 허기 자체)을 맡아주는 장소로 삼고, 극도로 야위고 수척해지는 것을 고통스럽고 혼란스러운 감정들을 피해가는 일종의 지름길이자 우회로로 삼으며, 너무나 다양하고 광범위한 모든 허기들을 한데 모아 그 핵심을, 처리해야 할 한 가지 욕구를, 단 하나의 욕구를 추려내는 전략이었다.

정확히 그것이 굶기가 이뤄내는 일이며, 무엇이 되었든 강박이 이뤄내는 일이다. -p99 

영혼보다는 몸에 관해 걱정하는 것이 더 쉽고, 문화가 여자들에게 제시하는 좁은 정체성의 틈새에 자신을 끼워 맞추는 것이 처음부터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내는 것보다 쉬우며, 사회적으로 승인된 욕망의 제단에서 예배하는 것이 모든 열정의 표현과 모든 욕구의 만족까지 고려해 자신만의 제단을 건설하는 것보다 쉽다. 다시 말해서, 음식과 쇼핑과 외모 같은 것에 엄청나게 골몰하는 것은 허기에 관한 결정을 내리는 일-이라기보다는 허기로부터 주의를 분산시키려는 어마어마한 노력이다.-p109 

더 날씬해지고, 더 예뻐지고, 옷을 더 잘 입고자 하는, 그러니까 다른 존재가 되려는 이 충동은 무엇일까?-p109 

그것은 안정을 심히 뒤흔드는 일이자 정체성의 끈을 서서히 풀어버리는 일이었다. 정박지에 매어둔 어두운 바다로 둥둥 흘러가고 있는 걸 지켜보는 것 같달까. -p270

 

YES마니아 : 플래티넘 k********2 2021.08.27.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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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웠던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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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라인 냅에 대한 호평을 많이 접해서 큰 기대를 가지고 읽기 시작했는데, 눈에 매우 안들어오는, 아주 힘든 독서였다.작가의 문체 자체도 한 문장안에 많은 것을 담아내려는 타입인데, 번역도 깔끔하지않아서 정말 문장 하나하나 챌린지하듯 읽었다. ㅠㅠ (물론 이런 격렬한(?) 문체에서 작가의 개성과 진심이 느껴지기는 했다.)이 책을 페미니즘 인문서로 읽을지 아니면 에세이로 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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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라인 냅에 대한 호평을 많이 접해서 큰 기대를 가지고 읽기 시작했는데, 눈에 매우 안들어오는, 아주 힘든 독서였다.
작가의 문체 자체도 한 문장안에 많은 것을 담아내려는 타입인데, 번역도 깔끔하지않아서 정말 문장 하나하나 챌린지하듯 읽었다. ㅠㅠ (물론 이런 격렬한(?) 문체에서 작가의 개성과 진심이 느껴지기는 했다.)
이 책을 페미니즘 인문서로 읽을지 아니면 에세이로 읽을지 끝까지 갈피를 못 잡았던것도 어려웠던 독서의 원인중 하나였을 것 같다.
와닿았던 부분은 9.11 테러로 인해 개인의 욕구들이 모두 부질없게 느껴졌던 상황에 대한 설명이었다. 전에 생각해보지 않았던 포인트였다.
책 자체의 매력이 없는건 아니라서 정말 집중을 아주 잘 할 수 있을 때 다시 읽어보고싶다.
l*******4 2021.12.12.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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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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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구들》 은 캐럴라인 냅의 책이에요. 이 책은 저자는 거식증으로 고통받았던 시절을 회고하면서 여성의 욕망과 그 종잡을 수 없는 욕구들의 본질을 하나씩 파헤쳐간 기록이자 생애 마지막 에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어요. 몇 년에 걸쳐 쓴 책이 나오기도 전에 세상을 떠난 작가에게 아무런 말을 전할 수 없다는 게 슬프지만 그녀의 글을 통해 누군가 희망을 향해 헤엄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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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구들》 은 캐럴라인 냅의 책이에요.

이 책은 저자는 거식증으로 고통받았던 시절을 회고하면서 여성의 욕망과 그 종잡을 수 없는 욕구들의 본질을 하나씩 파헤쳐간 기록이자 생애 마지막 에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어요. 몇 년에 걸쳐 쓴 책이 나오기도 전에 세상을 떠난 작가에게 아무런 말을 전할 수 없다는 게 슬프지만 그녀의 글을 통해 누군가 희망을 향해 헤엄치게 되었다면 분명 기뻐할 거라고 믿어요.

 

넌 돼지야, 게으름뱅이야, 형편없는 인간이야.

욕망 대 박탈, 탐닉 대 자제, 돌봄 대 자기부정.

이런 것들이 특히 여성의 드라마 무대에 반드시 등장하는 주인공이다.

이 무대는 물론 지극히 인간적이지만 - 욕구를 만족시키고자 하는 욕망 대 욕구가 우리를 압도하고 좌지우지하고 길을 잃게 만들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이 둘의 충동은 아담과 이브 이야기만큼 오래되었다 - 그 무대를 가로지르는 여성의 여정은 유독 고통스럽고 당황스러운 방식으로 경험되고 표현될 수 있다. 이는 여자들이 태어나 자라는 동안 줄곧 주입받은 관념때문이다. 그것은 여성의 욕구는 처음부터 제한되고 축소되어 있으며, 여성의 갈망은 억제해야 하고 갈망을 만족시키는 일은 가장 엄밀하게 한정되고 사회적으로 용인된 방식으로만 허락해야 한다는 관념이다.

"죽지 않을 만큼 먹어라." 성인이 된 후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체중 문제와 씨름해온 36세의 방송 프로듀서는 목숨을 유지하는 수준 이상으로 먹는 것은 탐욕적이고 위험하며 여자답지 못하고 잘못된 일이라고 믿었던 어머니가 숟가락으로 떠먹이든 주입한 저런 훈계를 듣고 자랐다.

"그렇게 똑똑한 척하지 마라. 안 어울린다." 52세의 과학자는 아직도 이 말과 관련된 악몽을 꾼다.

... 모두 '하지 마'의 세계에서 나온 얘기들이다. ... 당신이 20세기 후반에 성인이 된 여자라면 어떤 형태로든 분명 그 말을 들었을 것이다.

... 여성의 욕구는 죄책감에 눌려서, 대상을 향해 곧바로 나아가기보다 오히려 대상을 피해 빙 둘러가는 방식으로 움직인다. (33-35p)

 

캐롤라인 냅은 그동안 억눌리고 뒤틀린 욕망을 새로운 방식으로 정의하는 것이 얼마나 복잡하고 힘겨운 작업인가를 자신의 고통스러운 경험을 통해 보여주고 있어요. 스물네 살의 캐롤라인은 체중이 41킬로그램 정도였고 그 무렵 식사장애 전문 치료사와 상담을 시작했고, 오랫동안 거식증으로 영양공급과 쾌락을 둘러싼 투쟁을 했다고 하네요. 사실상 거의 모든 영역에서 갈망과 억제가 맞부딪치며, '나는 얼마나 굶주린 걸까? 아니 그보다 더 중요하게, 난 무엇에 굶주린 걸까?'라는 질문에 시달렸다고 해요. 저자는 부모님의 조용한 불행과 과묵함에 대한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본인이 모두가 숨 쉬는 공기에 어떤 식으로든 독을 퍼뜨리는 나쁜 아이라고 느꼈고, 아주 어려서부터 보상해야 한다는 강박에 쫓겨서 조용하고 수줍은 완벽주의자였다고 고백하고 있어요. 그녀의 삶은 욕구를 둘러싼 도전과 투쟁이었다고 볼 수 있어요. 거식증의 역사를 이루는 각각의 조각들, 불안과 죄책감과 자기혐오의 조각들을 끼워 맞추고나니 그 모든 것의 저변에 슬픔이 흐르고 있다는 점이 진심으로 슬펐어요. 왜냐하면 의식하지 못했던 심연의 상처가 건드려졌기 때문이에요. 아픔보다는 슬픔에 더 가까운 건 머리로는 이해하니까, 어쩔 수 없는 상처라서 그래요. 다행스러운 건 욕구라는 주제가 더 이상 우리 자신을 괴롭히지 않도록 내면을 돌보고 채울 수 있는 변화로 이끌었다는 거예요.

 

"... 주기적인 절망의 안개 속에서도 나는 시선을 살짝 돌릴 수 있다.

어느 정도의 공허함과 불만족은 삶의 불가피한 부분일 뿐 아니라

유용한 부분이기도 하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만큼은 시선을 지그시 다른 데로 돌릴 수 있다.

허기는 비록 불편하기는 해도 연료와 비슷하다.

우리가 계속 무언가를 추구하게 만들며,

그 작은 걸음마들을 하도록 힘을 주며,

잊고 있다가 문득 생간난 듯 새로운 영토로 우리를 떠밀어 주는 것이다.

... 그래서 이대로 충분한가? ... 완전히 확신을 갖고 대답하지는 못할 것이다.

마침내 모든 욕구를 이해하고 충족하는 일,

가장 높은 봉우리에 도달하는 일이란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대신 흡족함의 순간들...

내 개가 보내는 사랑의 시선으로, 친구와 나누는 농담으로, 여기서 느끼는 애정의 불씨,

저기서 느끼는 이해로... 이 삶에서 얻는 가장 좋은 것일지도 모를 순간들이 있다."

  (369-370p)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a*****7 2023.02.0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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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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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거식증을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식욕, 성욕, 애착, 인정욕, 만족감 등 여성의 욕구와 사회문화적 압박을 다루는 책입니다. 여성의 욕망이 어떻게 사회적 압박, 자기통제, 결핍, 몸에 대한 감시와 얽히는지 볼 수 있었어요. 정말 잘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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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거식증을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식욕, 성욕, 애착, 인정욕, 만족감 등 여성의 욕구와 사회문화적 압박을 다루는 책입니다. 여성의 욕망이 어떻게 사회적 압박, 자기통제, 결핍, 몸에 대한 감시와 얽히는지 볼 수 있었어요. 정말 잘 읽습니다.

YES마니아 : 골드 이달의 사락 s*******2 2026.07.1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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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구하는 법을 배우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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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한 은둔자>로 유명한 캐럴라인 냅. 요즘은 '여성'이라는 주제로 테마파크 꾸려가듯 책을 모으고 있다.로드맵에 깃발처럼 책 꽂는데 별안간 들어온 '욕구'라는 이슈.마치 욕구, 욕망을 가지면 안 되는 인간인 것처럼 스스로를 대한 건 아닌가.욕망은 거세한 채 나를 모르고 사니 딜레마만 커지는 거 아닌가.그때 만난 책이 욕구들이다. 이 책 읽으면 다른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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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한 은둔자>로 유명한 캐럴라인 냅. 

요즘은 '여성'이라는 주제로 테마파크 꾸려가듯 책을 모으고 있다.

로드맵에 깃발처럼 책 꽂는데 별안간 들어온 '욕구'라는 이슈.

마치 욕구, 욕망을 가지면 안 되는 인간인 것처럼 스스로를 대한 건 아닌가.

욕망은 거세한 채 나를 모르고 사니 딜레마만 커지는 거 아닌가.

그때 만난 책이 욕구들이다. 

이 책 읽으면 다른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간절한 마음으로 주문했다.


j****4 2026.04.3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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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영상을 보고 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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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책을 읽지는 못했지만 추천 영상만으로도 책의 가치가 인정되는 것 같아요이 책 외에도 캐럴라인 냅 작가가 쓴 다른 책들을 읽어볼 계획입니다.작고하신 것이 슬프지만 남은 책들을 잘 아끼고 새겨볼 계획입니다.여자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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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책을 읽지는 못했지만 추천 영상만으로도 책의 가치가 인정되는 것 같아요
이 책 외에도 캐럴라인 냅 작가가 쓴 다른 책들을 읽어볼 계획입니다.
작고하신 것이 슬프지만 남은 책들을 잘 아끼고 새겨볼 계획입니다.
여자들을 응원합니다!!!
d********9 2025.06.2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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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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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를 통해 알게된 캐럴라인 냅의 책 <욕구들>여자라면 한번쯤 느껴보았을 외면의 강박을 느끼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을 시작으로 저자의 다른 책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저자가 생각하는 삶에 대해 더 알고 싶어지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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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를 통해 알게된 캐럴라인 냅의 책 <욕구들>
여자라면 한번쯤 느껴보았을 외면의 강박을 느끼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을 시작으로 저자의 다른 책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저자가 생각하는 삶에 대해 더 알고 싶어지는 책이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y*********4 2025.06.1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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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욕구들』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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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왜 그렇게까지 인정받고 싶어하나요?”사람들은 나에게 이렇게 묻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매일 스스로에게 묻는다.왜 나는 이렇게까지 인정받고 싶어할까. 왜 관계 안에서 상처받으면서도, 그 관계를 놓지 못할까. 『욕구들』은 이 무겁고도 솔직한 질문에 정면으로 대답하는 책이다.이 책은 단순히 인간의 욕구를 분류하거나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욕망이라는 복잡한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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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왜 그렇게까지 인정받고 싶어하나요?”

사람들은 나에게 이렇게 묻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매일 스스로에게 묻는다.
왜 나는 이렇게까지 인정받고 싶어할까. 왜 관계 안에서 상처받으면서도, 그 관계를 놓지 못할까. 『욕구들』은 이 무겁고도 솔직한 질문에 정면으로 대답하는 책이다.

이 책은 단순히 인간의 욕구를 분류하거나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욕망이라는 복잡한 실타래를 따라가며, 우리가 욕구라는 이름으로 얼마나 애를 쓰고, 또 얼마나 피폐해지는지를 보여준다. '사랑받고 싶은 욕구', '인정받고 싶은 욕구', '누군가보다 우위에 있고 싶은 욕구' — 이 모든 감정이 나의 것이었고, 동시에 나를 괴롭히는 것이기도 했다.

저자는 말한다.

“욕구는 나를 살아가게도 하지만, 때로는 나를 집어삼킨다.”

이 문장을 읽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나를 살아가게 하는 줄 알았던 ‘노력’이 사실은, 끝없이 나를 시험에 들게 하는 굶주림이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책은 우리에게 욕구를 없애라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욕구를 ‘제대로 보라’고 말한다. 우리는 너무 자주, 우리 안의 갈망을 외면한다. 겉으로는 괜찮은 척, 다 괜찮다고 말하면서. 하지만 욕구는 억제한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보지 않음’이 욕구를 더 위험하게 만든다.

『욕구들』은 나에게 하나의 거울이었다.
내가 얼마나 애써 살고 있었는지를, 그리고 그 애씀 뒤에 숨겨진 외로움과 불안, 허기와 결핍을 마주하게 해주었다.

📌 기억에 남는 구절

“욕구는 내가 나를 오해하게 만든다. 나는 내가 나를 너무 몰랐다.”

이제 나는 조금은 다르게 욕망을 대하려 한다. 욕구를 부정하지 않되, 그것에 휘둘리지 않는 사람. 사랑받고 싶은 마음을 인정하되, 그것이 전부가 되지 않는 사람.
조금 더 솔직하게, 그러나 중심을 놓치지 않고 살아가고 싶다.

YES마니아 : 로얄 n****1 2025.05.1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