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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외자 낙인에 대한 법과 종교 속 역사, 『아버지의 죄』
"혼외자 낙인에 대한 법과 종교 속 역사, 『아버지의 죄』" 내용보기
🔖 죄지은 부모는 있어도, 죄를 가지고 태어난 아이는 없다『아버지의 죄』 는 서구 법과 신학 전통에서 혼외자 즉 ‘사생아(illegitimacy)’ 개념이 어떻게 형성되고 변화해 왔는지에 대해 법적·사회적 차별의 역사를 심도 있게 분석한 책이다. 진지한 철학적 물음과 2천 년에 달하는 역사적 탐구가 겹겹이 배어 있는 책으로, 혼외 출생 자녀에 대한 차별과 낙인이 어떻게 정당화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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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죄지은 부모는 있어도, 죄를 가지고 태어난 아이는 없다

『아버지의 죄』 는 서구 법과 신학 전통에서 혼외자 즉 ‘사생아(illegitimacy)’ 개념이 어떻게 형성되고 변화해 왔는지에 대해 법적·사회적 차별의 역사를 심도 있게 분석한 책이다. 진지한 철학적 물음과 2천 년에 달하는 역사적 탐구가 겹겹이 배어 있는 책으로, 혼외 출생 자녀에 대한 차별과 낙인이 어떻게 정당화되었는지를 비판적으로 고찰하고 있다. 저자는 아주 조용히, 그러나 정확하게 어떤 오래된 진실을 찌른다. 누가 부모이고, 무엇이 합법이며, 누가 ‘사생아’인가?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서구사회가 이 질문에 어떤 답을 내려왔는지를 집요하게 따라가며, 그 이면의 윤리와 종교, 법의 교차점을 해부한다.

혼외 출생의 낙인은 생각보다 더 오래, 더 깊이 세계 대부분의 법과 문화에 뿌리내려 있었다. 저자는 5장으로 구성하여 초대 유대교, 고대 로마법, 중세 캐논법, 영국과 미국의 법이 어떻게 이 아이들에게 ‘죄의 대물림’을 씌웠는지 하나하나 파헤친다. 혼외자의 원칙은 "오랫동안 가정 내 가부장의 권력과 책임의 범위를 규제하고, 재산, 명의, 혈통의 전달과 상속을 일반화하며, (일부 문화권에서는) 가정 종교 household religion에 대한 통제를 확립하기 위한 역할을 해왔다(p19)"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아우구스티누스, 루터와 칼뱅까지, 사상가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정상 가정”과 “정당한 결혼”을 중심으로 인류의 윤리적 구조를 설계해 왔다. 하지만 그 정당함은 언제나 경계 바깥에 누군가를 밀어내는 방식으로 구축된다. 저자가 주장하듯, “이 모든 법은 아이의 잘못이 아닌데도 아이를 처벌한다.”

책 속에 흑백 그림으로 수록되어 있는 앙투안 베랑제의 <유혹의 결과> 라는 그림이 궁금해서 찾아보았다. 이 그림은 파리 공공병원 박물관(Musée de l’Assistance Publique, Hôpitaux de Paris)에 소장되어 있는 그림으로 한 여성의 유혹과 그로 인한 사회적·개인적 파장을 주제로 삼고 있다. 당시 사회는 여성의 혼외 임신을 도덕적 타락으로 간주하며, 그 책임과 불명예를 오롯이 여성에게 지웠으며 작품 속 인물의 표정과 분위기는 이러한 사회적 낙인과 심리적 고통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남성의 책임은 배제된 채, 여성과 아이만이 사회적 처벌의 대상이 되는 현실을 고발하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책의 주요 논점은 “불법적 관계”에서 태어난 아이를 사회적으로, 법적으로 배제하려 했던 수많은 시도들에 있다. 혼외 출생자는 상속권이 없었고, 시민권을 박탈당했으며, 때론 제도 교육이나 공직 진출의 기회마저도 박탈당했다. 이러한 법적 태도는 단지 종교적 기준의 반영이 아니었다. 그것은 도덕적 통제와 인구 관리의 수단이기도 했다. 하지만 저자는 단호하게 묻는다. 정말 그것이 신의 뜻이었을까? 과연 어떤 신이 아이를 벌주기를 원할까? 저자는 초기 유대교와 기독교 전통에서 혼외 출생 자녀에 대한 관용적인 태도가 존재했음을 이야기하며, 중세와 근대의 법학자들이 성경의 본래 의미를 오해하여, 부모의 죄를 자녀에게 전가하는 차별적 관행을 정당화했다고 비판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 책이 단순히 법률사나 사회학의 영역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저자는 성경의 텍스트와 교부들의 해석을 통해 “죄는 개인의 것이며, 대물림될 수 없다”는 성경적 원칙을 반복해서 들춰낸다. “부모의 죄가 자녀에게 전가된다”는 개념이 성경에서 정당화되지 않으며, 오히려 개인의 책임과 공동체의 포용을 강조하는 메시지가 중심이라고 본다. 신은 무고한 자를 벌하지 않는다. 그것이 신학의 핵심이며, 우리가 다시 기억해야 할 윤리일 것이다.

20세기 후반에 들어서면서, 인권 운동과 법적 개혁을 통해 혼외 출생 자녀에 대한 차별은 점차 감소했다. 그러나 법과 사회가 사생아를 배제하던 방식은 오늘날에도 은밀하게 작동하고 있지 않던가.

복잡한 주제를 간결하고 비판적으로 설명하며, 유대교·기독교·로마법 등 다양한 전통을 비교 분석하며 엄밀한 역사 연구와 명료한 서술, 법학적·신학적 무게감을 갖춘 이 책은, 저자의 인간적 통찰과 경험 또한 녹아 있어 더욱 흥미롭다. 언어는 단단하고 차분하며, 그 안에서 수천 년을 건너뛴 윤리적 질문이 살아 숨 쉰다. 가족법, 인권, 종교와 법의 관계에 관심 있는 이들, 과 신앙, 윤리와 정의 사이의 균열을 따라가고 싶은 이들에게 더욱 추천.
YES마니아 : 플래티넘 h*****a 2025.06.0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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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진보하는가 후퇴하는가, 그래도 진보하고 있다 믿을 수 있는 이유
"우리는 진보하는가 후퇴하는가, 그래도 진보하고 있다 믿을 수 있는 이유" 내용보기
혼외자 차별의 뿌리를 거침없이 파헤치는 이 책은 여러 예민한 문제를-특히 문제적 부모, 생명윤리, 혹은 종교관- 관통하며 추적을 이어간다. 과거 서구세계 왕권 존립을 위해 기독교적 가치관이 큰 역할을 했기 때문에, 그들 법 근간에는 성경과 하나님의 말씀이 있다. 그들은 "아버지의 죄를 자식에게 갚으리라"는 토라의 경고에서 혼외자 차별의 근거를 찾았다. 혼외자는 문란한 부모
"우리는 진보하는가 후퇴하는가, 그래도 진보하고 있다 믿을 수 있는 이유" 내용보기
혼외자 차별의 뿌리를 거침없이 파헤치는 이 책은 여러 예민한 문제를-특히 문제적 부모, 생명윤리, 혹은 종교관- 관통하며 추적을 이어간다. 과거 서구세계 왕권 존립을 위해 기독교적 가치관이 큰 역할을 했기 때문에, 그들 법 근간에는 성경과 하나님의 말씀이 있다. 그들은 "아버지의 죄를 자식에게 갚으리라"는 토라의 경고에서 혼외자 차별의 근거를 찾았다. 혼외자는 문란한 부모의 죄악의 결실이고 증인이 되었다. 
영국 코먼로의 법에서는 혼외자는 한 번 혼외자가 되면 어떠한 방법을 통해서라도 친자와 같은 위치의 권리를 얻을 수 없었다. 개별된 하나의 인종처럼 말이다. 이 코먼로의 법도 실은 과거의 로마, 캐논법에서 상당부분 개선된 바 있었다. 적합한 구제와 보호가 활발하게 이루어진 시대이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 마저도 제정 부담으로 소홀해진 바 있었지만-이때 재미있는 점은, 그들 인권이 점진과 후퇴를 반복한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언제나 더 좋은 방향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믿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 부분도 존재하는 것처럼. 그 일면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왜냐하면 코먼로 이전 로마와 캐논법에서는 혼외자와 적자의 차별이 선명했던 것과 동시, 혼외자가 친자로 인정되는 경우가 종종 존재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과거가 진보한 경우가 있다는 생각은 그보다 훨씬 이전의, 랍비의 법에서 더 확고해진다. 왜냐하면 랍비의 법에 따라서는 혼외자에 대한 차별이 없었다. 그리고 이 때의 법이 가장 왜곡없고, 순수한 교리의 이해였다. 

'아들은 아버지의 죄악을 담당하지 아니할 것이요. 아버지도 아들의 죄악을 담당하지 아니하리니 의인의 공의도 자기에게 돌아가고 악인의 악도 자기에게로 돌아가리라'(겔 18:20)

마찬가지로 모세 5경에서 나오는 '아버지의 죄'에 대한 구절들의 핵심에서도 같은 이야기를 한다.

'아버지의 죄를 자식들에게 삼사대까지 돌린다는 것은 죄지은 자를 곧바로 벌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처음 지은 죄드릉ㄹ 용서하고 그 죄가 계속될 때에만 벌하시겠다는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고 하나님이 죄의 순간마다 벌을 하시는 분이라면 교회는 많은 성도를 잃을 수밖에 없으며, 사도 바울도 없었을 것이다."(p.78 인용)

사실 그들이 혼외자차별의 근거로 삼았던 구절은 우상숭배에 대한 금지이다. 성경은 과거 교회의 권력 강화를 위한 재료로 쓰였고, 혼외자는 피해자가 되었다. 사생아라는 신분을 (법으로)부여한 것도, 사생아라는 신분에서 사하고 친자로 인정하는 주체도 교회였기 때문에.

책은 과거의 혼외자 차별, 차별의 근간, 그리고 그 근거를 파괴하는데 그치지 않고 앞으로 혼외자를 어떻게 구제할 수 있는가에 시선을 돌린다. 앞에서 나는 세상이 반드시 더 좋은 방향으로만 나아가지 않는다 회의한 바 있지만..., 현재 위치에서 저항하는 이들이 존재하기에 지금도 진보는 있다고 느낀다.
h****2 2025.06.2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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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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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기독교로부터 고대 로마를 거쳐 중세 캐논법과 영국의 코먼로, 마지막으로 미국까지.. 오랫동안 서구 사회를 지배해왔고 여전히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종교, 그리고 그에 기인한 법률들로 규제되어 왔던 혼외자에 대한 역사를 소개함으로써 여전히 우리에게 남아있는 혼외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깨트린다.고대부터 현대까지 이어지는 혼외자에 대한 차별을 마주하며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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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기독교로부터 고대 로마를 거쳐 중세 캐논법과 영국의 코먼로, 마지막으로 미국까지.. 오랫동안 서구 사회를 지배해왔고 여전히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종교, 그리고 그에 기인한 법률들로 규제되어 왔던 혼외자에 대한 역사를 소개함으로써 여전히 우리에게 남아있는 혼외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깨트린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이어지는 혼외자에 대한 차별을 마주하며 한국 사회에서도 점점 큰 이슈로 자리잡아가는 혼외출생에 대한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에 대한 관점을 제시해주는 책.

c****7 2025.06.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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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위티 주니어, 아버지의 죄
"존 위티 주니어, 아버지의 죄" 내용보기
읽는 내내 <들어가는 말>에서 언급된 저자의 이야기가  계속해서 맴돌았다. 어린 시절 다니던 교회에서 교회 일원이던 한 미혼모와 그의 자식을 추방하려 했고, 그걸 바라보며 입양된 자신의 동생이 추방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겁에 질렸던 것. 이러한 기억이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아래의 문장처럼 아동의 권리는 부모에게 달려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앞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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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들어가는 말>에서 언급된 저자의 이야기가  계속해서 맴돌았다. 어린 시절 다니던 교회에서 교회 일원이던 한 미혼모와 그의 자식을 추방하려 했고, 그걸 바라보며 입양된 자신의 동생이 추방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겁에 질렸던 것. 이러한 기억이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아래의 문장처럼 아동의 권리는 부모에게 달려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앞으로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c***2 2025.06.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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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있는' 생명이란 과연 무엇인가
"'자유 있는' 생명이란 과연 무엇인가" 내용보기
이 책은 새 생명에게 죄를 묻는 모순적인 역사와 '법'의 아이러니함을 조명하는 도서이다.  '사생아' 및 '혼외자'라는 단어의 어원이 우리의 현실 사회에서 갖는 파장을 통해서 율법과 교리, 나아가 우리가 옳다고 여겨왔던 것들이 정말 인간 사회의 '가르침'으로 발휘하고 있는지, 잘못된 해석이 얼마나 우리에게 얼마나 큰 폭력으로 가닿을 수 있는지 이야기 한다.
"'자유 있는' 생명이란 과연 무엇인가" 내용보기
이 책은 새 생명에게 죄를 묻는 모순적인 역사와 '법'의 아이러니함을 조명하는 도서이다.  '사생아' 및 '혼외자'라는 단어의 어원이 우리의 현실 사회에서 갖는 파장을 통해서 율법과 교리, 나아가 우리가 옳다고 여겨왔던 것들이 정말 인간 사회의 '가르침'으로 발휘하고 있는지, 잘못된 해석이 얼마나 우리에게 얼마나 큰 폭력으로 가닿을 수 있는지 이야기 한다. 
s*****0 2025.06.2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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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 지은 부모는 있어도, 죄 가진 아이는 없다.
"죄 지은 부모는 있어도, 죄 가진 아이는 없다." 내용보기
잘못된 성경 해석에서 비롯된 기독교의 '사생아 차별' 문화와 교리의 역사를 조목조목 따지고 비판하는 도서이다. 성경의 기원부터 변형과 해석의 역사, 그 흐름 속에서도 사생아 차별을 멈추기 위해 노력했던 인물들을 훑으며 심도 있는 분석을 해나가는 작품이다. 결론에서는 비단 사생아 차별에서 한발짝 더 나아가, 진정한 아동 복지와 행복한 가족 구조를 위한 방향은 무엇인가? 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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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성경 해석에서 비롯된 기독교의 '사생아 차별' 문화와 교리의 역사를 조목조목 따지고 비판하는 도서이다. 성경의 기원부터 변형과 해석의 역사, 그 흐름 속에서도 사생아 차별을 멈추기 위해 노력했던 인물들을 훑으며 심도 있는 분석을 해나가는 작품이다. 결론에서는 비단 사생아 차별에서 한발짝 더 나아가, 진정한 아동 복지와 행복한 가족 구조를 위한 방향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까지 던진다. 
a********8 2025.06.2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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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사회에서의 혼외출생에 대한 법과 신학의 역사
"서구사회에서의 혼외출생에 대한 법과 신학의 역사" 내용보기
『아버지의 죄』는 혼외자를 차별해온 서구의 법과 신학의 역사적 변화를 분석한 책으로, 에모리대학교의 법과 종교 연구센터에서 진행하는 '법, 종교, 사회에서의 아동'이라는 주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 책의 저자는 존 위티 주니어로 미국 헌법과 종교의 관계를 연구하는 학자로 법, 인권, 종교의 자유, 결혼과 가족법, 법과 종교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손꼽힌다. 저자는
"서구사회에서의 혼외출생에 대한 법과 신학의 역사" 내용보기



『아버지의 죄』는 혼외자를 차별해온 서구의 법과 신학의 역사적 변화를 분석한 책으로, 에모리대학교의 법과 종교 연구센터에서 진행하는 '법, 종교, 사회에서의 아동'이라는 주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 책의 저자는 존 위티 주니어로 미국 헌법과 종교의 관계를 연구하는 학자로 법, 인권, 종교의 자유, 결혼과 가족법, 법과 종교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손꼽힌다. 저자는 그간 전통이 다른 가족에 대한 다른 주제들에 비해서 혼외출생이라는 주제에 대해서는 기대에 못 미쳐왔다고 말하며, 혼외출생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적어도 혼외출생의 전통적 원칙과 그 대안에 대해서는 재고하기를 요청한다. 


이 책은 성경과 전통에서 제기된 혼외출생의 원칙에 대한 찬반양론을 역사적 흐름에 따라 살피며, 혼외출생의 원칙은 일반적인 성경의 가르침에 위배된다고 결론을 내린다. 



“ 20세기에 들어와서야 혼인 외의 출생으로 인한 법적 불이익이 모두 없어졌다. 그럼에도 오늘날 신학과 정치의 보수진영에서는 여전히 혼외출생의 원칙이 잔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번영을 누리고 있는 서구에서조차도 혼인 외의 출생으로 인한 경제적·정신적 결과들은 암울하기만 하다. ”


혼외자의 원칙은 아브라함과 여종 하갈의 사생아인 이스마엘에 대한 성경 이야기에서 탄생했다. 혼외자의 법 원칙은 다음 성경 구절의 해석에서 비롯한다. 이 성경 구절은 서구사회에서 중세부터 지금까지 혼외자의 법 원칙에서 파생되는 많은 규제를 만들어냈고, 서구의 대륙법, 캐논법, 영미법에 지속적인 가르침이 되었다. 


한편 저자는 혼외자의 원칙은 사실 성경의 다른 가르침들과 쉽게 일치되지 않으며, 이 원칙을 "아버지의 죄악을 자식에게 갚게"한다는 성격적 금언에 두는 것은 오류라고 분석한다. 이 개념은 성경에서 네 번에 걸쳐 등장하며 그중 두 번은 십계명에 등장하는데, 저자는 이 계명에서 쟁점이 되는 죄악은 우상숭배이지 간음이나 음행이 아니라고 본다. 이 계명이 다음 세대의 혼인 중의 출생자와 혼인 외의 출생자에게 차별적으로 적용되는 근거에는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그는 혼외자의 차별에 대한 근거가 성경에 없다는 것을 지적함과 동시에 오히려 성경은 혼외자와 불행하게 태어난 자들을 구제할 수 있는 숭고한 방법으로써 '입양의 원칙'을 가르친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 책은 혼외자의 원칙은 신학적 교훈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법 원칙에도 어긋나며, 이 원칙은 기원후 이천년 동안 신학과 법에서 잘못된 방향으로 발전되었음을 보여준다. 


초기 유대인들의 법적 자료에서는 혼외자의 원칙을 많이 다루지 않았으며, 혼외자의 부류와 결과를 매우 협소하게 정의했다. 고대 유대법에 따르면 혼외자들에게 부여된 법적 규제도 주로 한 가지에 불과했다(사생아는 친자의 신분을 가진 유대인과 결혼할 수 없다는 것).  


4세기까지 로마에서 혼외자법은 성과 부도덕을 억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상업과 사회를 통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고안된 것이었다. 혼외자는 사생아라는 낙인이 찍히지도 않았고 부계 유산상속 외에는 정치적 사회적 권리를 가질 수 있었다. 


기독교 신학자자들과 법학자들이 혼외출생의 원칙을 열심히 지지하기 시작한 것은 기원후 1,000년 이후부터였다. 이는 혼인에 대한 교리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중세에는 로마법의 선례와 몇몇의 성경 구절들을 인용해 혼인 외 출생자에 대한 차별을 강화했다. 혼인 외의 남녀 사이에 태어난 자식들은 그들의 부모의 죄를 짊어지게 되었다. 중세 교회는 혼외자에 대한 서구의 신학과 법이 일관화되도록 기여했는데, 교회는 그리스도인이 성적 행위와 생식을 추구하는 자연적이고 적합한 장은 결혼 관계 내에만 존재한다고 가르쳤다. 혼외자로 태어난 사람들은 낙인이 찍혔으며, 그들의 부모가 저지른 죄에 대한 영원한 증인으로 살아야 했다.

고대 로마법의 기초 위에 세워진 중세 혼외자법과 친자인지법은 19세기까지 지속되었다. 혼외자에 대한 차별은 20세기에 들어와서야 법적 불이익이 사라지게 되었으나, 아직까지도 혼외자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편견은 잔존한다.  


이 책은 서구 사회에서 교회와 국가라는 두 권력체가 어떤 식으로 혼외자를 차별하고 배척했는지 상세히 밝힌 뒤 마지막 장에서는 혼외 아동으로 태어난 태어난 죄 없는 아동을 어떻게 보호해야 할지 탐구한다. 


저자는 가장 먼저 강조하는 것은 혼외아동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마땅히 책임져야 할 자, 즉 혼외아동을 출산한 친부와 친모가 져야할 책임이다. 성인이 합의에 의한 성관계를 가지는 것에 정부가 개입할 이유는 없지만, 그 결과로 임신을 하는 경우에는 그 자녀를 보호해야 할 책임이 평생 따른다. 생명을 앗아가는 행위에 대해서 책임의 소멸시효가 없듯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는 것에 대해서도 책임의 소멸시효가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만약 부모가 책임을 다하지 못할 때는 정부가 지원을 해야 한다.


저자가 두번째로 강조하는 것은 입양이다. 저자는 입양이 지금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옹호되고 용이해져야 한다고 말한다. 입양은 역사적으로 혼외자를 친자로 인지하고 출생에 따른 문화적 낙인와 사회적 그늘을 제거해주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입양은 기독교적 자애의 가장 숭고한 형태이자 본보기 가운데 하나로, 그리스도인은 기독교 가정을 본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성경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혼외자의 사례로 예수를 든다. 저자는 마리아의 혼외자인 예수가 입양을 통해 안정된 가정환경에서 양육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저자가 말하는 혼외출생의 문제에 대한 가장 중요한 해법은 결혼을 법, 문화적으로 아이를 낳고 기르는 가장 좋은 제도로 확립하는 것이다. 결혼 외 사적 연합이나 은밀한 관계가 합의하의 성인들에게는 효과적일 수 있으나, 아동들에게 가장 적합한 제도는 결혼이며, 이것은 서구에서 기독교가 법적으로 제도화되기 전부터 현대까지 이어져 내려온 교훈이라고 본다. 


이 책은 ‘혼인 외 출생’이라는 주제로 서구 사회의 도덕과 법을 형성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기독교 신학이 법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본다. 


서구 사회에서 결혼으로 맺어진 남녀 사이가 아닌 관계에서 태어난 아동에 대한 차별은 무려 2,0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일부 성경구절을 잘못 해석한데서 비롯한 이 차별은 오랜 역사 동안 무수히 많은 사람들의 불행에 기여했다. 인간이 가지는 오만가지 차별과 편견, 혐오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많은 경우 이는 본능이 아니라 제도의 산물임을 알게 된다. 이 책은 여기에는 혼외자에 대한 차별이 포함됨을 알려준다.


고대 랍비와 교부들은 혼외자를 대할 때 도덕보다는 자애, 소외보다는 포용, 부모의 잘못보다는 아동의 권리를 시발점으로 삼았다. 기독교 신학의 전문가인 저자는 이 가르침을 환기시키며 혼외아동은 포용해야 할 대상임을 강조한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읽으며 서구 사회 내의 대표적인 보수적 가치인 ‘개인의 책임’, ‘결혼제도’, ‘가족’ 등이 어떻게 풀이되는지 재확인할 수 있었다.









출판사 제공 도서를 읽고 쓴 리뷰입니다

#아버지의죄 #존위티주니어 #한길사 #서평단
#혼외자차별 #법과신학 #혼외아동




리뷰 총점 종이책
존 위티 주니어 / 아버지의 죄
"존 위티 주니어 / 아버지의 죄" 내용보기
우리는 종종 혼외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나 종교적 판단이 성경적이라고 믿곤 한다. 부모의 죄가 자식에게 전가된다는 관념은 단단히 뿌리내린 채, 마치 신의 뜻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존 위티 주니어의 #아버지의죄 를 통해 들여다보면, 이 오랜 믿음에는 오해와 왜곡이 겹겹이 쌓여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초기 유대교와 #기독교 는 혼외자에 대해 비교적 관대한 태도를
"존 위티 주니어 / 아버지의 죄" 내용보기
우리는 종종 혼외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나 종교적 판단이 성경적이라고 믿곤 한다. 부모의 죄가 자식에게 전가된다는 관념은 단단히 뿌리내린 채, 마치 신의 뜻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존 위티 주니어의 #아버지의죄 를 통해 들여다보면, 이 오랜 믿음에는 오해와 왜곡이 겹겹이 쌓여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초기 유대교와 #기독교 는 혼외자에 대해 비교적 관대한 태도를 보였다. #유대교 랍비들과 초대 교회 교부들은 혼외자를 공동체의 일원으로 인정하고, 법적 권리를 보장하려 했다. 그러나 4세기경 기독교가 로마 제국의 국교가 되면서 혼외자는 부모의 죄악을 상징하는 존재로 낙인찍혔다.

교회와 국가가 #결혼 이라는 제도를 절대화하면서, 이후 법과 제도는 혼외자에게 심각한 차별을 가했고, 이는 재산 상속, 직업, 교육, 법적 보호 등의 기본적 권리에서 배제되었으며, 때로는 유아살해와 유기로 이어지는 비극적 결과를 낳기도 했다.

#20세기 중반까지도 많은 국가에서는 혼외자의 법적 권리가 보장되지 않았다. 미국에서도 혼외자가 친부로부터 유산을 상속받을 수 있게 된 것은 불과 수십 년 전의 일이다.

성경은 신성한 책이지만, 인간이 해석하고 적용하는 방식에 따라 왜곡되기도 했다. 와전된 교리 중 하나, #출애굽기 20장 5절에는 “나는 너를 질투하는 하나님이라 나를 미워하는 자의 죄를 아버지로부터 아들에게로 3~4대까지 갚되, 나를 사랑하고 내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는 천대까지 은혜를 베풀리라” 

부모의 죄가 자식에게까지 이어진다고 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성경 전체를 놓고 보면 부모의 죄가 3~4대까지 미친다는 말은 형벌의 제한성을 나타내고, 반대로 은혜는 천대까지 베푼다는 말은 #하나님의자비 무한함을 뜻한다. 즉, 하나님은 형벌보다 은혜에 훨씬 더 무게를 두고 계신 분이다.

#존위티주니어 는 이 구절이 신학적으로 잘못 해석되었으며, 특정 집단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었다고 지적한다. 다양한 역사적 기록과 성경 구절, 법학자들의 주장을 통해, 혼외자 차별이 본래 성경이나 신학적 가르침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종교 권력과 가부장제가 결탁하여 만들어낸 인위적인 산물이었다는 것이다.

즉 '혼외자에게 죄가 전가된다' 는 생각이 성경 본래의 뜻이 아니다.

그렇다고 죄 자체를 없다고 하거나 미화하는 것은 아니다. 그 형벌의 방향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공의가 진정으로 살아있으려면, 형벌은 죄 지은 자에게만, 은혜는 모든 자에게 흘러야 한다.

“죄 지은 부모는 있어도, 죄를 가지고 태어난 아이는 없다”

사람의 죄로 태어난 아이에게 벌을 내리는 사회와 교회를 보며, 하나님께서 정말 그것을 원하셨을까?

#한길사 @hangilsa #도서제공
YES마니아 : 로얄 k*********0 2025.06.02.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차별이 없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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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아버지의 죄 by존 위티 주니어~뿌리깊은 가부장제를 유지하는 나라 중 한 곳인 대한민국은 혼인 중 출생아와 혼인 외 출생아에 대해 차별이 존재했었다.  최근에야 엄마의 성을 따르는 것이 가능해졌지만, 오랜 시간 아빠의 성을 받는 것이 기본이었던지라 정식 결혼한 남편이 없는 미혼모의 자식들은 다른 곳에서 성을 받아와야 했다.  그런데 이런 차별이 비단 동양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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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아버지의 죄 by존 위티 주니어

~뿌리깊은 가부장제를 유지하는 나라 중 한 곳인 대한민국은 혼인 중 출생아와 혼인 외 출생아에 대해 차별이 존재했었다. 
 최근에야 엄마의 성을 따르는 것이 가능해졌지만, 오랜 시간 아빠의 성을 받는 것이 기본이었던지라 정식 결혼한 남편이 없는 미혼모의 자식들은 다른 곳에서 성을 받아와야 했다. 
 그런데 이런 차별이 비단 동양권에서의 일만은 아니었다.

 법과 종교를 연구 해 온 이 책의 저자는 서양 문화권이 얼마나 오랫동안 종교적으로, 법적으로 혼외자들을 차별해왔는 지 밝힌다.
 우리가 아는 종교는 약자를 돕고, 너그럽고, 관대하다는 이미지를 주지만 실제로는 기나긴 시간동안 인간을 가장 억압해 온 것이 종교였다. 과거, 왕보다 권력이 더 강했던 교황은 종교의 이름으로 인간들을 규율 속에 넣고 관리했었는 데, 그 중 하나가 혼외자에 대한 차별과 처벌이었다.

 지금의 도덕적 기준으로 보자면, 혼외자가 태어나게 된 원죄는 정식 혼인관계가 아닌 데도 아이를 가진 성인남녀의 죄여야 한다. 
 그러나 종교적 기준에서 '아버지의 죄는 곧 아이의 죄' 였고, 그저 태어났을 뿐인 아이의 삶은 온갖 차별로 인해 고달펐다. 마치 노예제 하에서, 노예의 자식이 태어나자마자 노예인 것과 같은 벗어날 수 없는 낙인이었다.

 그들이 주장하는 종교적 기준은 아브라함과 하갈의 사생아인 이스마엘이 내쫒긴 이야기에서 온다. 이야기 자체에서도 이스마엘이 안타까운 처지이지만 그것이 그들이 혼외자에게 저지르는 박해에 정당성을 준다고 해석했다.
 심지어 아우구스티누스는 “간음을 통해 태어난 자뿐만 아니라 혼인 내에서 태어난 자도 두 번째 아담인 그리스도 안에서 다시 태어나지 않는 한, 첫 아담의 원죄 아래 태어난 죄인" 이라고 할 정도였다.

 종교적 해석으로 시작된 차별은 긴 시간동안 이어지며 법과 함께 더 엄격해진다. 혼외자는 성적 죄악의 영원한 증거가 되었고, 부모에게 어떤 지원도 받을 수 없었으며 상속과 직업의 권리조차 박탈당했다.
 이러한 차별은 18세기에 들어서야 조금씩 덜 해졌고, 미국의 경우는 1940-1970 년 즈음 겨우 유산상속이 가능한 수준이 되었다. 

 차별과 억압의 기간이 무려 2000년이며, 그 시간동안 부모의 죄를 자식에게 전가해 체계적으로 차별과 박탈이 행해졌다는 것은 꽤나 충격적이다.
 그들은 종교라는 믿음의 이름으로 혹은 제도라는 법의 이름으로 혼외자들의 인권을 짓밣고 권리를 무시해왔는 데, 이는 사실 기득권을 가진 이들이 자신들과 조금이라도 다른 이들을 배척하여 자신들의 소유를 더 공고히 하려 했던 결과물이다.

 이에 저자는 "죄 지은 부모는 있어도, 죄를 가지고 태어난 아이는 없다" 라고 말한다.
 결혼제도 하에 태어난 아이들이 가장 안정적인 환경에서 성장한다는 데에 이견은 없다. 그러나 원치않은 상태에서 혼외자가 된 아이들이 죄가 없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작은 차별들이 없어져야 큰 차별들도 없어지고, 인식의 전환도 생겨난다. 아직도 알게모르게 유지되고 있는 법적, 제도적, 정신적 차별과 편견이 존재한다면 하루빨리 없애고 수정해서 죄없이 고통받는 아이들이 더이상 없어야 할 것이다

  @hangilsa
#아버지의죄 #존위티주니어 #한길사
 #서평단 #도서협찬 
<한길사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추천도서 #책추천 #신간 #베스트셀러


y****2 2025.05.3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혼외출생의 원칙에 대한 찬반양론들>
"<혼외출생의 원칙에 대한 찬반양론들>" 내용보기
“나의 주된 목표는 성경과 전통에서 제기된 혼외출생의 원칙에 대한 찬반양론들을 다시 따라가보는 것이다.”대학이 기업 인력 충당소로 빠르게 변모하는 시절에, 연구기관인 대학에서 진행된 프로젝트의 결과를 만나는 일은 감동적이다. 더구나 그 주제가 멸칭으로 사용되는, 유구한 구조적 차별을 받은 ‘혼외자’에 관한 인식, 그 유래를 배워 볼 기회라면 더 반갑다. #혼외출생자의
"<혼외출생의 원칙에 대한 찬반양론들>" 내용보기

“나의 주된 목표는 성경과 전통에서 제기된 혼외출생의 원칙에 대한 찬반양론들을 다시 따라가보는 것이다.”

대학이 기업 인력 충당소로 빠르게 변모하는 시절에, 연구기관인 대학에서 진행된 프로젝트의 결과를 만나는 일은 감동적이다. 더구나 그 주제가 멸칭으로 사용되는, 유구한 구조적 차별을 받은 ‘혼외자’에 관한 인식, 그 유래를 배워 볼 기회라면 더 반갑다. #혼외출생자의원칙 (doctrine of illegitimacy)

역사적으로 혼외출생으로 고통받은 이들이 아주 많을 것이며 관련 차별과 혐오와 배제가 사라진 적도 없다. 이 책은 이런 방식으로 성(sex)관계를 정의하고 규제하기 위한 절차들을 왜 그리고 어떻게 고안해왔는지를 깊이 들여다보는, 법과 종교와 사회를 아우르는 연구 결과다.

“교회는 교회법, 고해, 교회법정 등의 장치를 통해 교인들의 내적 삶을 감독했고, 국가는 성범죄에 대한 정책, 기소, 처벌 등의 장치를 통해 시민들의 외적 삶을 감독했다.”

덕분에 서구의 고전 문헌과 성경을 탐구한 내용, 고대 로마법, 중세 캐논법, 영국의 코먼로, 미국의 혼외자법에 대해, 통시적으로 읽고 배울 수 있었으며, 현대사회에서 갈등의 형태로 나타나는 관련 문제의 유래와 연원에 대한 이해가 생겼다. 한 권의 책이 전달할 수 있는 지식 정보의 양질 모두가 대단하다.

조급한 심정에 늘 시야가 좁은 독자인 나는 늘 성급하게 실망을 거듭한다. 제퍼슨이 미국 독립선언에 “모든 인간이 평등하게 창조되었고 양도할 수 없는 특정한 권리들을 부여받았다”고 쓴 뒤, 미국 법에서 친자와 혼외자가 똑같이 “평등하게 창조되었다”는 완전한 인정을 얻기까기는 200년이 걸렸다.

입양과 관련된 제도적 약점과 불완정성이 존재하고, 변화란 대개 아주 고단한 노력의 산물이다. 그럼에도 태어난 존재들에게 사회가 제도적 지원을 최대한 제공한다는 지향만은 선명하다. 

다만, ‘임신’과 동시에 ‘해당 자녀’를 보호해야할 책임이 생긴다거나, ‘무책임하게 임신’하는 부모에 대한 자격 문제라거나, 자녀의 임신과 양육이 ‘결혼’제도 하에서 가장 효과적이고 권장될 방식이라는 내용에는, 단번에 동의할 수 없다. 그렇다고 반박 주장을 제대로 할 지식 배경도 없지만.

“혼외자법의 가장 주된 요점은 진정한 상속자가 누구인지를 가리는 것이었다.”

이견과 질문들에도 불구하고, ‘출생’한 방식 - 자신이 알 수 없던 - 만으로 죄악을 부여받고, 이후의 모든 기회를 상실하는 것은 “정당하지도 필요하지도 않다”는 것에는 전면 동의한다. 

날마다 새로운 차별과 혐오가 바이러스보다 빠르게 변형 전파되는 시절에, 일상적으로 흔하고 오래된 차별과 혐오에 대해 깊이 배워보는 기회가 든든한 격려와 힘이 된다. 




k****k 2025.05.2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