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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지에서 추천한 책이라고 해서 읽었는데 역시 추천이 빈말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한국인 아내와 일찍 사별한 이탈리아계 미국인의 가족이야기인데 나레이터가 건축업에서 은퇴한 사람치고는 구사하는 영어가 굉장히 문학적이라고 생각했다. 자식들이 있어도 나이 들어 생활능력이 되면 혼자 살고, 더 늙고 힘들면 노인요양소에서 지내는 미국 중산층들의 이야기이다.
10대를 돌이켜보면 그 때에는 60세 할아버지나 80세 할아버지나 다 같은 할아버지라고 생각을 했다. 그러나 고령화 사회를 맞이해서 그런지 이 소설의 주인공 제리는 우리나이로 60세(주인공은 계속 59세라고 주장하고 있다.)임에도 불구하고 40대 말이나 50세처럼 사고하고 행동한다. 노인 특유의 심술을 부리는 아버지에 대처하고, 떠나간 여자 친구 때문에 돈키호테 같은 행동을 하고, 아픈 딸 때문에 절망한다. 보통 젊은 사람들은 60세라면 모든 것이 결정된 나이이고 더 이상 발전하고 좋아지는 것이 없으리라고 생각하지만 제리는 젊어서 아내가 죽은 이후로 지속되어 왔던 방관자적인 삶의 방식을 바꾸려고 노력한다. 60의 나이도 새로운 삶의 방식을 취하는데 늦은 나이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소설은 우리의 치열한 삶이 전개되는 이 땅에서 떨어진, 공중에서 비행기를 타고 지상을 내려다보는 장면에서 시작되어 과거에 묻어버린 풀장을 복구하기 위해 파헤친 구덩이 속에 누워 하늘을 쳐다보는 장면에서 끝난다. 어떻게 생각하면 젊어서 죽은 아내에게 받은 충격을 이제야 극복하고 새로운 인생을 출발하는 것처럼 보인다.
내가 좋아하는 추리물이 아니지만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는 책이다. 선택된 단어들이 얼핏보기에는 쉬운 단어들이지만 사전에서 저 끝에 위치한 의미로 사용되어, 보기보다 읽는데 어렵다. 또 멋들어진 문학적 표현들도 많이 있다. 주관적인 관점에서 볼 때 존 그리샴의 책보다는 당연히 어렵고 마이클 클라이튼이나 댄 브라운 책보다 어려운 것 같다. 그러나 읽고 나면 저자의 다른 책들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