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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남서울미술관에서 ’건축의 장면‘이라는 전시를 보다가 친구들과 나는 문득 질문 하나를 떠올렸다. 왜 우리 나라는 오래된 건물을 보존하고 지역 특색을 유지하려 하지 않을까? 옹기종기 머리를 맞대고 있다가 챗지피티에게 바로 물어봤다. 커서가 깜박이더니 답변이 돌아왔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만 가장 큰 이유는 부동산 개발과 투자 때문이란다. 또한 구축을 어렵게 유지보수하기보다 개발 후 지어진 신축 건물을 선호하는 풍조 때문이라 했다. 나는 그때 한국인으로서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는 건물이 사라져가는 현상에 안타까움을 느꼈고, 한국에서 여행을 할 때마다 느낀 ‘조망이 재미없고 천편일률적인 환경‘이 슬펐다. 이 책 《아름답고 위태로운 천년의 거인들》을 읽고 나니 그때의 안타까움과 허탈함이 얼마나 일차원적이었고 인간중심적이었는지, 가슴이 아플 정도로 깨우치고 있다. 부동산 개발과 투자 가치라는 숫자 계산은 인간이 만든 인간의 건물 뿐만 아니라, 이 공간에서 같이 살고 있는 생태계 또한 거침 없이 무너뜨리고 있던 것이다. 책은 부제대로 ‘개발과 손익에 갇힌 아름드리나무 이야기’에 대해 다룬다. <한겨레21>에서 ‘나무전상서‘라는 제목으로 1년 10개월간 연재된 기사들을 엮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보호수는 무엇이고 어디에 있을까? 책에 따르면, 울릉도 도동에 있는 향나무다. 2000~2500살로 추정된다. 검색했을 때 먼저 손꼽히는 나무들은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나 부산시 기장읍에 사는 느티나무. 각각 수령이 1500년, 1300년일 것으로 짐작된다 한다. 책에서 처음 소개하는 안동 은행나무는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 다음으로 크고 오래된 나무로 천연기념물로도 지정됐다. 700년 넘게 살았는데 임하댐 건설 문제 때문에 1990년 27억에 가까운 돈을 들여 상식(올려서 옮겨 심음)된 후로 혼자 서 있지 못한 채 사각 철골에 몸을 기대고 있다. 상식할 때 사람이 들어 올리기 위해 나무의 굵은 뿌리가 잘렸고 새로 난 뿌리의 지지력은 아직 보장하기 어려운 상황. 우여곡절의 시간을 지나 지팡이를 짚은 할아버지처럼 버티고 있는 안동 은행나무의 사연을 듣고 나니, 이 나무가 양평의 은행나무처럼 1000살을 넘겨 살아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한국의 산림청을 비롯해 정부 산하 공원 관리소들은 생육 여건을 좋게 만든다, 인명 사고를 예방한다, 소음을 만드는 백로의 서식처나 생태교란종을 없애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 갖은 핑계를 대며 주기적인 강전정(가지치기)와 벌목을 기조로 하고 있다. 책에는 인간이 가늠도 하지 못하는 세월을 지내온 나무들이 너무 쉽게 사유화되고, 재개발 때문에 잘리거나 옮겨 심어지고, 트레일러 혹은 차도/보도블록 크기에 맞도록 강제되어 기형이 되고, 인기종에 밀려 온전하게 생육을 이어가지 못하는 사례들이 이어진다. 혹은 고양 산황산의 골프장 개발, 가덕도 동백림 터널의 신공항 개항 계획, 우범기 시장의 전주천 프로젝트 등 존폐의 위기 앞에서 동식물의 서식지 전체가 풍전등화인 상황이다. 보고 있으면 인간의 욕심이 뭔지 가슴이 답답해지고 화가 났다. 내 집 앞에 있는 나무 한 그루가 오래오래 살 수 있게 지속적인 관심을 주는 일이 가장 쉽게 ‘지속가능성’을 실천할 수 있는 일이라고, 저자가 서문에서 강조한 이유다. 〰많은 사람들이 지속가능성을 이야기합니다. 지속가능성을 보장할 수 있는 가장 실천적인 방법을 하나 소개합니다. 자기 집 앞에 서 있는 20~30살 된 가로수 한 그루가, 제 명대로 살아 수백 살짜리 나무로 커 갈 수 있도록 돕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선한 마음들이 모일 겁니다. 우리 대에 누릴 수 없는 혜택을 후손들에게 전달해줘야 한다는 긴 호흡의 사고를 하게 될 겁니다. 각종 제도를 바꿔내기 위해 민주주의가 발달할 겁니다. 인류가 가진 지혜와 기술이 총동원될 겁니다. 그렇게 도시가 바뀌고 숲이 살아날 겁니다. 책을 읽던 도중 산불 특보를 들었다. 마침 읽은 문장이 ‘한반도 이남 가문비의 95퍼센트 이상이 지리산에 산다.’였다. 하루 빨리 이 끔찍한 재난이 진압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마음이 참… 좋지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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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10기로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 ![]() ![]() ![]() ![]() ![]() ![]() ![]() 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졸업앨범을 찍는 날이면 단골 촬영 스폿으로 손꼽히는 장소가 있었다. 바로 학교 근처에 있는 500년이 넘은 느티나무로, 엄청나게 거대한 그 나무 앞에 동그랗게 서서 학창 시절의 추억을 사진으로 남겼다. 해가 갈수록 키가 커지고 두께가 두꺼워지며 그 위엄을 자랑하는 나무는 우리 학교 학생들의 졸업사진 속에서 함께 차곡차곡 시간을 쌓았고, 한참의 시간이 지난 이후에도 그 나무 앞을 지날 때면 앨범을 찍던 날의 기억이 선명하게 떠오르곤 했었다. 그러던 어느 여름 날, 굉장히 충격적인 뉴스를 보았다. 장마철 비바람이 세차게 퍼붓던 날, 사방으로 활짝 퍼졌던 가지들이 큰 바람으로 인해 찢기듯 무너져 내렸고, 속살을 드러낸 나무는 530여 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부러져 버린 것이다. 내부의 동공(洞空)이 커서 바람을 견디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 그 소식을 접하고는 괜스레 마음이 아팠다. 인명 피해도 시설물의 피해도 없었지만 어린 날 추억의 장소이자, 오랜 세월 동안 신성한 나무로 여겨지며 수많은 전설이 있었던 터. 전쟁처럼 나라에 큰 어려움이 닥칠 무렵에는 나무가 구렁이 울음소리 같은 이상한 소리를 냈다고도 했고, 수원화성 축조 때에는 이 나뭇가지를 잘라서 서까래용으로 썼다는 얘기도 있었다. 또한, 일제 강점기에는 벌목 위기에 놓였던 나무를 지역 유지가 구했다고 전해지기도 할 만큼 단순히 '오래된 나무'를 넘어 상징적인 의미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무는 신도시로 개발되기 전 1990년대까지 평범한 농촌마을이던 시절에 마을의 상징이자 구심점이라고 했다. 농민들이 볕을 피해 쉬는 쉼터였으며, 단옷날에는 근처 산에서 산신제를 지내고 내려와 당산제와 동네잔치가 열리는 소통의 장이었다.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나무는 아파트 숲 한가운데에 자리 잡게 되었지만 그래도 도심 빌딩 숲 사이 우뚝 선 나무는 그 기세에 밀림이 없이 단단한 존재였는데, 한순간에 이렇게 무너지다니 말이다. 소식을 듣고 며칠 뒤, 나무 앞 도로로 차를 몰고 가보니 나무의 윗부분은 온데간데없어지고 뾰족하게 아무렇게나 부러져 버린 나무 밑동만 초라하게 남아있었다. 이렇게 부러질 때까지 왜 아무런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았던 것일까? 나무 안이 많이 비어있었다고 했는데 진작 신경 썼더라면 이런 일은 막을 수 있었을 거라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 처참한 모습을 보고 나니, 500년의 유산이 한순간에 무너졌다는 걸 비로소 실감할 수 있었다. 과연 그런 나무가 우리 동네의 느티나무 한 그루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이 책 《아름답고 위태로운 천년의 거인들》에는 현대사회의 개발과 손익이라는 계산 아래 한쪽 구석으로 내몰리고 겨우 숨만 유지하고 있거나 이미 그 생명을 잃은 나무들이 한가득이다. 안동의 은행나무, 창녕의 모과나무, 부산의 회화나무, 영암 이팝나무, 의령 느티나무 같은 나무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유행과 개발에 따라 길에서 오래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베어진 청주의 플라타너스 가로수길, 서울 보라매공원의 포플러길, 제주 구실잣밤나무 길, 비자림로 삼나무 숲길 등 떼죽음 당한 나무들의 사연과 현실, 무엇이 중요한지 잊은 채 개발과 인간의 편리를 좇는 우리의 문제를 톡톡히 짚어갈 수 있었다. '나무는 땅에서 자란다'는 고정관념과 달리 물 가까이에서 살아가며 독특한 生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대구 왕버들 숲, 전주 버드나무숲, 동해안 향나무 숲, 군산 간척지의 팽나무 노거수와 점점 개발 범위가 확장되면서 조용한 숲속에 머물고 있었으나 그 자리를 빼앗게 된 서울 봉산의 나무, 고양 산황산, 지리산 가문비 숲과 가덕도 산서어나무 동백나무숲 사례를 보면서는 지금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것이 초래하는 문제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그 심각성을 깨달을 수 있었다. 똑같이 살아있는 생명임에도 불구하고 동물에 대해서는 '지구는 함께 살아가는 것'이라 말하며 그들의 존재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쉬이 인정하고 자리는 내어주는 사람들이지만, 말을 하거나 소리를 내거나 움직임이 없는 식물, 나무에 대해서는 '생명'이라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나의 나무가 싹을 틔우거나 작은 묘목의 상태에서 큰 나무로 자라는 데는 정말 많은 시간이 필요한데도, 그들을 보호하거나 나무를 돌아 도로를 만드는 것은 '실용적이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쉽게 베어버리는 것이다. 심지어 옮겨 심는 방법은 번거로우니 고려하는 방안에 넣지도 않고 말이다. 사람과 나무는 별도의 존재가 아니다.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인간, 동물 외에도 우리를 둘러싼 모든 환경에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는 서로가 서로에게 유기적으로 영향을 주는 존재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경각심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나무 한 그루가 많은 시간이 지난 미래에 어떤 역할을, 또 영향을 주게 될지를 먼저 고민한다면 개발과 손익이라는 이름으로 천 년을 살아가는 이 거인들의 가치를 쉽게 판단하지 못할 것이라는 메시지가 오래 마음에 울림으로 남는다. 쉽게 쓰고 버리는 종이, 유행에 따라 싫증이 나거나 이사를 하면 쉽게 버리는 나무로 만든 가구들에 죄책감을 가진 적이 있었나 싶다. 그런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참 부끄럽기도 했고, 학창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500년 된 나무가 속이 비어 부러지도록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행정을 탓할 뿐, 나는 가만히 방관했다는 것을 이제는 인정할 수 있을 것 같다. 우스갯소리로 "종이를 많이 써서 나중에 죽기 전에 나무를 몇 그루는 심고 가야 할 것 같아." 하곤 했었는데 먼 미래로 책임감을 희미하게 미루지 말고 당장 내 근처에 있는, 우리의 외면 아래 신음하고 있는 거인들을 지키고 보호하기 위해 무엇이라도 해야겠다는 그런 다짐이 든다. 나무 한 그루에 얽힌 생태적인 내용을 넘어 수호신에서 애물단지가 된 노거수의 세상살이 속 기쁨과 슬픔, 우리의 환경에 영향을 주는 나무와 이들을 섬세하게 읽고 새롭게 관계 맺는 법을 책을 통해 배워가면서 진정한 생명의 연쇄작용, 그리고 우리가 자연과 나무를 바라봐야 할 새로운 시각을 깨우칠 수 있는 계기가 된 독서였다. 이제 어딘가를 여행하든 마을을 지키고 있는 노거수를 그저 '나무'로 보지 않을 것 같다. 한자리에 우뚝 서서 여전히 아름답고 또 한편으로는 위태로운 그들을 보며 어떤 표정을 짓게 될까 그런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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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보다 <반지의 제왕>을 더 좋아하는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두 개의 탑’에서 피핀과 메리가 엔트족을 찾아가 트리비어드와 대화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이 엔트족 나무들은 숲속의 거인으로 사는 동안 많은 동물, 곤충들과 공생해왔다. 그 중 하루종일 지저귀는 새들과 더 친해서일까? 트리비어드 역시 피핀에게 마더구스같은 노래를 불러주며 자신이 알고 있는 세상을 떠올린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이 엔트족이 지켜내지 못한 엔트와이프에 대해 시를 읊는 부분이다. 인간들의 시인처럼 예민하거나 감수성이 뛰어나보이지는 않는 이 엔트족들의 이런 모습을 보며 나는 아주 오랜 시간이 그들을 시인으로 만들었음을 느꼈다. 그때부터일까 나는 나무에 대해 그래도 관심이 있는 편이다. 우리 동네 길가의 플라타너스와 옆 아파트의 은행나무, 아파트 베란다에서 보이는 벚나무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마주친다. 봄마다 가지치기(당)하는 플라타너스와 은행나무를 보면 마치 군입대 전날의 한 청년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하지만 어느 새 여름이 되어 커다란 활엽수 특유의 푸른 잎들로 수영버스를 기다리는 슬이에게 그림자를 선물해주는 플라타너스와 가을이 되면 매해 다른 노란 빛으로 길가를 덮어주는 은행나무들을 보며 계절이 가고 있음을 인지하게 된다. 국내 1호 나무 전문기자인 저자에게도 나무는 특별했다. 기자 특유의 날카로운 그의 눈에는 나무들이 ‘아름답’ 지만 지금은 ‘위태로’워 보이는 천년을 산 거인같은 존재였다. 그래서 이 책에는 저자가 발로 뛰며 취재했던 아름답고 위태로운 노거수(수령이 오래된 거목)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Chapter 1 ‘나무 할머니 나무 할아버지’에서는 안동에 있는 천년기념물 은행나무, 회화 나무 그리고 박정희 대통령이 좋아했다는 이팝나무, 느티나무와 같은 고목에 대한 에피소드가 있다. Ch 2에서는 도시 길가의 플라타너스, 포플러나무, 삼나무를, Ch3에서는 버드나무, 향나무, 팽나무 등 물가에 사는 나무들의 이야기가 써 있다. Ch4에서는 숲에 사는 나무, 그리고 마지막 Ch5에서는 사람과 나무를 담았다. 그 어느 나무 하나 평범하지 않은 스토리가 없었다. 굳이 고르자면 나는 보라매공원에 남은 네 그루의 포플러가 인상적이다. 그 나무들을 주목해온 보라매초등학교 학부모들이 만든 ‘보초맘’의 활동과 나라에서 운영하는 공원관리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목격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현재 나무들 중 가장 유명할 제주도의 비자림로 삼나무이다. 제2공항을 짓기 위해 3400그루의 삼나무가 베어져 나간 이 에피소드를 통해, 이렇게 이슈화가 되었고 수많은 시민들의 단체와 예술가들이 뭉쳐서 반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취소되지 않는 정부의 대처에 놀랐다. 단순한 환경파괴, 생태계 파괴 뿐 아니라 제주도민들이 마시는 지하수와도 연결되어 있는 숨골이 위치한 이곳을 이렇게 무자비하게 베어내는 계획을 밀어붙이는 이는 대체 누구일까? 제주도는 이미 코로나 전에 많은 관광객으로 몸살을 앓았던 적이 있지 않았던가? 우리나라 유일한 천혜의 섬을 관광도시로 만들려는(어쩌면 이미 만들어졌을) 행정당국과 이익이 맞는 이들이 누구일까? 동시에 도시에서의 인공적인 공원의 모습과 아파트 내 산책로로 꾸며진 제주도가 상상되며 끔찍했다. 이렇듯 저자는 분명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썼는데 나에게는 인류의 결과물인 현재의 세상- 정치, 사회, 환경이라는 시스템 속 오류가 읽히는 시간이었다. ‘반지의 제왕’에서 트리비어드가 사우론의 만행을 보다못해 간달프가 제안하는 동맹에 합류했듯 오늘날에 보이는 기후위기는 어쩌면 인간이라는 인류에 대해 대항하는 자연 동맹의 울부짖음이 아닐까 생각해보며 저자가 제안하는, 지속가능성을 보장할 수 있는 실천적인 방법을 소개하며 글을 마치려고 한다. ”자기 집 앞에 서 있는 20~30살 된 가로수 한 그루가, 제 명대로 살아 수백 살짜리 나무로 커갈 수 있도록 돕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선한 마음들이 모일 겁니다. 우리 대에 누릴 수 없는 혜택을 후손들에게 전달해줘야 한다는 긴 호흡의 사고를 하게 될 겁니다. 각종 제도를 바꿔내기 위해 민주주의가 발달할 겁니다. 인류가 가진 지혜와 기술이 총동원될 겁니다. 그렇게 도시가 바뀌고 숲이 살아날 겁니다.“(p.7) #아름답고위태로운천년의거인들#김양진#한겨레출판사#하니포터#하니포터10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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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나라 산림에서 가장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나무가 소나무일 것이다. 애국가에도 나오고, 사시사철같은 푸른 빛을 잃지않아 조선시대 선비의 절개의 상징으로도 의미가 깊어 한국인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나무이다. 소나무는 사시사철 푸른 잎을 가지고 있다. 소나무는 특성상 땅이나 흙의 종류에 관계없이 잘 자란다. 소나무의 잎은 땅에 떨어지면 땅속의 영양분을 공급해주어 땅을 비옥하게 해준다고 한다. 소나무가 흙을 비옥하 게 해주면, 그 땅에 다른 종류의 나무들이 자리잡게되어 소나무는 그 땅에서 밀려나서 다른 곳으로 가게된다고 한다. 요즈음 도심의 거대화와 오염의 증가 등으로 예전에 우리의 곁에 있었던 나무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 마을 어귀에 있었던 성황당 앞의 나무들은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언제 없어지는 지 모르게 잘려지곤 한다. 백년 혹은 천년을 버텨온 나무들인데.... 이번에 우리나라 전국의 아름드리 나무에 대해 상세하게 알려주어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우리의 천녀의 거인들에 이야기 하는 흥미로운 신간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김양진님의 <아름답고 위태로운 천년의 거인들>이었다. 저자인 김양진님은 강원도 북평에서 나고 자랐다. 대학에서 국어국문학과 철학을 배웠다. 시간이 좀 지나서는 농학도 공부했다. 지금은 서울 홍제천과 불광천 사이 낮은 언덕 비탈에 산다. 북한산에서 한강으로 내달리는 무수한 산줄기 중 하나인 만리재에 있는 한겨레신문사가 일터이다. 나무와 숲의 입장에서 이들의 마음을 잘 전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프지만 사랑받는 나무와 숲을 만났다. 고통받는 도시 나무들을 만났고, 나무와 숲을 지키는 사람들을 소개했고, 숲을 죽이는 각종 제도와 정책을 고발했다. 생태 분야 취재에 집중한 지 4년쯤 됐다. 이참에 일일이 세어보니 취재한 기사가 100건가량 된다. 책의 목차는 다음과 같다. 1. 나무 할머니 나무 할아버지 1. 안동 은행나무 - 오리발, 공손수 2. 창녕 모과나무 - 숨은 고수를 찾습니다 3. 부산 회화나무 - 펑펑 울어버릴 것만 같은 4. 영암 이팝나무 - 대통령의 나무가 되길 거부한다 5. 의령 느티나무 - 도계 긴잎느티나무의 속은 누가 채웠나 2. 길에 선 나무 6. 청주 플라타너스 가로수 길 - 달콤한 그늘 7. 서울 보라매공원 포플러 길 - 위험 수목이라는 위험 8. 제주 구실잣밤나무 길 - 반짝반짝 빛나는 나뭇잎 숲 9. 제주 비자림로 삼나무 숲길 - 미국의 거인 삼나무들이 산불로 떼죽음을 당한 뜻밖의 이유 3. 물이 좋은 나무 10. 대구 왕버들 숲 - 그 유연한 버드나무마저 떠났다 11. 전주 버드나무 숲 - 버드나무 한 잎의 향연 12. 동해안 향나무 숲 - 향나무 그루터기에 여덟 명이 올라앉았다는데 13. 군산 간척지의 팽나무 노거수 - 서울에서 팽나무를 만나면 4. 숲에 사는 나무 14. 서울 봉산 - 위대한 개척자를 위하여 15. 고양 산황산 - 보호수라는 뻔뻔한 거짓말 16. 지리산 가문비 숲 - 질문이 잘못된 것 아닐까요 17. 가덕도 산서어나무-동백나무 숲 - 동박새 한마리만큼이라도 5. 사람과 나무 18. 원주 상수리나무 - 우리는 참나무 나라에 삽니다 19. 광주 수피아여자고등학교 로뎀나무 - 무릎뿌리에 반응하기 20. 진주 중원로터리 나무 신 - 히말라야 산자락에서 온 나무 신 21. 서울 궁산 나무 지도 - 달빛 향기 세상의 오래된 거인들이 우리 곁에서 사라지고 있다. 오랜 세월을 견디며 마을을 지키고, 계절의 변화를 몸소 겪어내며 그늘을 드리운 나무들이 개발과 편의라는 이름 아래 조용히 쓰러지고 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 그들의 뿌리는 잘리고 가지는 베어진다. 우리나라 어느 마을의 당산나무는 수백 년 동안 사람들의 기원을 듣고 소원을 담아왔다. 아이들은 그 아래에서 뛰어놀고, 어른들은 나무 그늘 아래서 더위를 피하며 서로의 안부를 묻곤 했다. 그 나무는 단순한 자연물이 아니었다. 마을 사람들의 기억이 스며든 살아 있는 존재였고, 공동체의 중심이었다. 하지만 개발이라는 거대한 파도가 마을을 덮칠 때, 나무의 운명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새로운 도로를 내고, 현대적인 건물을 짓는다는 이유로 단번에 베어졌다. 그 자리에는 멀끔한 아스팔트와 반듯한 도로가 들어섰다. 그러나 사람들은 깨닫지 못했다. 그늘이 사라지고, 공기가 메마르며, 마을의 정서적 중심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나무는 하나의 생태계다. 하늘과 땅을 연결하고, 새들의 보금자리이며, 작은 곤충들의 세상이기도 하다. 거대한 줄기 안에는 수백 년의 역사가 새겨져 있으며, 뿌리는 깊숙이 땅을 붙잡아 토양이 씻겨 내려가지 않도록 돕는다. 오래된 나무 한 그루는 단순한 식물이 아니라, 수많은 생명체가 함께 살아가는 공간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나무들을 함부로 대하고 있다. 수백 년을 살아온 보호수조차 경제 논리 앞에서는 무력하다. 행정적 보호를 받는다고 해도 민원과 이권 앞에서는 그 가치는 쉽게 무시된다.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도시 미관을 개선하기 위해, 혹은 단순히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오래된 나무들은 쉽게 베어지고 방치된다. 몇 백 년을 견뎌온 거목이지만, 한순간의 결정으로 사라진다. 그리고 우리는 점점 더 많은 폭염과 홍수를 맞이하게 된다. 가로수 또한 같은 운명이다. 여름날 뜨거운 햇빛을 막아주고, 도시의 삭막함을 덜어주는 가로수들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다. 전깃줄과 간판을 가린다는 이유, 꽃가루가 날린다는 이유, 도로를 확장해야 한다는 이유로 베어진다. 하지만 가로수가 사라진 도시는 온도가 빠르게 상승하고, 미세먼지에 더욱 취약해진다. 우리는 나무 한 그루의 소중함을 잊은 채, 그들이 우리에게 베풀던 수많은 혜택을 잃어가고 있다. 저자가 소개하는 나무들은 제주도의 비자나무, 경주의 은행나무, 담양의 대나무숲, 그리고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오래된 느티나무와 소나무들 등 오랜 세월 동안 자연과 인간의 역사를 함께해 왔다. 비자나무 숲은 수백 년을 버티며 강한 해풍을 견뎌왔고, 경주의 은행나무는 신라 시대부터 그 자리에서 마을을 지켜왔다. 담양의 대나무숲은 청량한 바람을 선사하며 우리의 정신을 맑게 해 주고, 천연기념물로 보호되는 느티나무와 소나무들은 우리의 문화유산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나무들조차 인간의 욕심 앞에서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오래된 나무를 단순한 자연물이 아닌, 살아 있는 존재로 인식해야 한다. 그들이 품고 있는 역사와 문화를 존중하고, 생태계의 일부로 보호해야 한다. 한 그루의 나무를 지키는 것이 단순히 환경 보호가 아니라, 우리의 삶을 지키는 일임을 깨달아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서 한 그루의 거대한 나무가 쓰러지고 있다. 그 나무가 사라진 자리에는 삭막한 공간만이 남을 것이다. 우리는 그 공간이 얼마나 허전하고 쓸쓸한지, 너무 늦기 전에 깨달아야 한다. 우리 곁의 천년 거인들이 더 이상 위태롭지 않도록, 이제는 우리가 나서야 할 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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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보면 인생이 보인다. 비바람을 이겨내고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거대한 나무. 마치 세월은 이런거야 하고 조용히 말을 걸어주는 듯 하다. 인간의 욕심은 커져서 오랜 시간을 버텨온 나무를 베어내고 그 자리에 도로를 만들고 골프장을 만든다. 나무 입장에서는 얼마나 괴롭고 힘들까. 강원도에서 나고자란 국내 나무 전문 1호 기자, 김양진 기자는 한겨례신문사에서 일하며 아프지만 사랑받는 나무와 숲을 만난다. 그리하여 출간된 책 <아름답고 위태로운 천년의 거인들>이 바로 그것이다. 다른 제목으로는 사람을 구한 나무, 사람이 구한 나무였다고 한다. 개발과 손익에 갇힌 아름드리나무 이야기라고 적혀 있는 책표지에는 천년을 이어온 나무 한 그루가 보인다. 겹겹이 쌓인 나무 껍질과 한없이 위로 뻗어올린 줄기, 그리고 잎들이 무성한 나무가 어쩐지 슬퍼보이기만 한다. 이 나무도 곧 죽을 위기에 처해 있는 걸까. 개발과 손익이라는 이유로 토목공사, 도로공사, 개발이라는 이름 뒤로 사라져야 하는 나무들의 이야기이다. 전국 각지에 있는 나무들을 찾아 직접 사진을 찍고 취재했다. 이른바 발로 뛴 흔적들인 것이다. 경북 안동에 있는 은행나무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700년을 넘게 살아온 노거수(나이가 많고 큰 나무)의 존재감이 남다르다.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크고 오래된 은행나무로 1966년 천연기념물이다. 이 나무가 700년을 살 수 있었던 것은 댐건설로 수몰될 위기에 처했다가 주민들이 살려낸 이력이 있다. 초대형 수목 이식은 처음 있었던 일이라 예산도 많이 든다며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26억 9723만 원의 막대한 금액이 들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나무 할머니로 안동을 지켜왔고 앞으로도 쭉 안동을 지켜줄 것이기 때문이다. 나무 이식에 대한 사례를 처음 알게 된 것이어서 감동적이고 뭉클하기까지 했다. 이 땅에서 오래오래 살아달라고 기도하게 된다. 전난 영암군에 있는 벼락 맞은 이팝나무 사연으로 이어간다. 1930년 전남 영암군 이팝나무에 벼락이 내렸다. 벼락맞은 직후 껍질만 남다시피했으나 이내 이팝나무의 꽃을 웅장하게 피워냈다. 이것이 바로 나무의 생명력이 아닐까 싶다. 가지가 벼락에 사라졌음에도 다시 나무의 모양새를 맞춰 자란다. 이팝이 배부른 이밥(입쌀밥)을 닮았다고 해서 이팝나무라고 부르는데 마치 흰 꽃송이를 보고 있으면 수북하게 담긴 밥이 생각나기도 한다. 충북 청주의 플라타너스 가로수 길은 청주의 랜드마크이다. 영화 <만추>, 드라마 <모래시계>도 이 곳에서 촬영될 정도로 멋진 곳이다. 하지만 열악한 생육 환경으로 특유의 터널형 가로수 길이 크게 훼손되고 말았다. 1970년대 초 청주 진입도로를 2차로에서 4차로로 확장하며서 가로수들이 모두 잘려나갈 위기에 처했고 주민들의 타원으로 인해 옮겨 심기가 진행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생육 불량으로 고사하는 나무들이 많아졌고 청주시청이 중앙 숲길 조성 계획을 백지화 하면서 가로수들을 생명력을 잃어가기 시작한다. 만약 청주시청이 중앙 숲길 조성을 시행했더라면 지금쯤 플라타너스길은 어떻게 탈바꿈했을까, 상상을 해 본다. 도로가 아무리 중요하다 할지라도 숲과 나무를 파괴하면서까지 개발한다면 그것은 누구를 위한 일일까 되묻고 싶다. 같은 공간을 도로로 만들 것인가, 숲길로 조성할 것인가. 우리나라는 면적이 좁기에 틈만 있으면 아파트를 세우기에 급급하다. 하지만 숲이 사라지고, 나무가 사라지면 결국 인간들은 망가지고 만다. 서울 은평구청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30살 이상 아까시 나무를 제거하고 미세먼지 저감 능력이 뛰어난 편백을 심었다. 하지만 편백림 조성 사업이 오히려 숲 파괴이자 탄소 배출을 위한 사업이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생태계 균형이 깨진 곳에서 되레 숲 파괴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전국 곳곳에 가슴 아픈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나무와 숲에 대한 관심을 더욱더 기울여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이름 모를 수많은 나무에게 미안함을 전한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아름답고위태로운천년의거인들 #김양진 #한겨례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10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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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겨레신문사 김양진 기자로 2022년 10월부터 《한겨레21》에 〈나무전상서〉란 제목으로 연재한 기사를 엮어 낸 책이다. 이 연재 기사는 기자가 전국 각지의 노거수들과 그 나무들에 대한 이야기를 취재한 것이다. 이 이야기에는 ‘수천 년을 사는 거인’들을 개발과 손익이라는 목적을 위해 거리낌 없이 베어버리는 사람들의 이기심과 이 거인들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의 사랑과 노력이 동시에 들어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죄책감을 가지게 된다. 내가 인간이어서 미안해진다. 나무 할머니 나무 할아버지들이 다치거나 죽임을 당할 때마다 눈물이 나게 된다. 기자는 1년간의 육아휴직을 마치고 일터에 복귀했는데 몇 달 지나지 않아 일터를 떠나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매일 걷던 길의 보도블록 사이를 비집고 올라온 잡초들이 눈에 들어왔다고 한다. 기자는 잡초들의 사진을 찍고 이름을 찾아보다가 도시의 가로수들에게도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는 주변 생명들에 무심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역시 기자답게 의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이러한 기자의 존재 덕분에 독자인 나는 이 책을 만나게 되었고 책을 읽은 후엔 더 이상 나무를 그냥 나무로 볼 수 없게 되었다. 이 책에서 소개된 나무 할머니 나무 할아버지들이 건강하게 보살핌을 받으며 장수하시길 기원하게 된다. 우리가 아직 모르는 전국의 노거수들이 부디 그 생을 충분히 살 수 있길 바라게 된다. 그리고 출퇴근길에 무감하게 시선을 던졌던 가로수들이 달리 보인다. 위태롭게 서있는 어린 나무들이 걱정되고 눈에 밟히게 된다. 이 책에서 제일 먼저 소개되는 노거수는 경북 안동시에 있는 700살 드신 은행나무 할머니이다. 이 할머니 나무는 원래 길안면 면 소재지로 넘어가는 고갯길 입구에 서 있었다. 이 할머니 나무는 원래 있던 곳에서 한번 터를 옮긴다. 1985년 댐 건설로 마을 침수가 확정되어 수몰될 위기에 처해졌다가 다행히도 원래 자리에서 15미터 움직여 다른 곳으로 이식된다. 이 할머니 은행나무는 무려 500톤 이상이었다. 이식 공사는 2년 5개월이 걸렸고 총예산은 26억 9723만 원이 소요되었다고 한다. 예산 이야기를 들으면 아마도 나무 하나 옮기는데 무슨 그런 큰돈을 쓰냐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이 사람은 이 책을 꼭 읽었으면 좋겠다. ![]() “ 은행알이 땅에 뿌리를 내려 종자를 맺는 시기가 되려면 30~40년이 걸립니다. (…) 사람으로 치면 유년기가 그만큼 길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충분하게 뿌리를 뻗고 기초를 다지니 1000년은 거뜬히 살아냅니다. 시간 씀씀이가 참 넉넉합니다. 생각하면 고개가 절로 숙여집니다. ” (p21) 이 책은 노거수에 얽힌 이야기뿐만 아니라 나무에 대한 생태학적 지식도 훌륭하게 전달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독자를 울게 만든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글을 잘 쓰는 기자들의 글은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무언가가 있다. 이 책을 펼치기 전 책 내용에 대한 기대와 설렘을 가지고 있긴 했지만 이 책이 이토록 내 마음을 슬프게 만들지 몰랐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나는 분명히 달라졌다. 며칠 전 퇴근길에 나는 주변에 사람들이 없는 것을 확인한 뒤 흉고가 무척 가냘픈 어린 나무에 살포시 손을 얹어보았다. 이 어린 가로수들이 부디 잘 컸으면 좋겠다. * 출판사 제공 도서를 읽고 쓴 리뷰입니다 #아름답고위태로운천년의거인들 #김양진기자 #한겨레출판 #노거수 #나무이야기 #하니포터 #하니포터10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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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내가 살던 마을에는 당산나무가 있었다. 지금은 수해로 꺾여버린, 더 이상 남아있지 않은 우리 마을의 당산나무. 우리 마을의 당산 나무는 느티나무였다. 아주 어린 시절 나의 기억이 시작되던 순간부터 존재했던 당산나무를 이제는 볼 수 없게 되었다. 수해로 인해 나무가 꺾여버린데다가 당산나무가 있던 곳이 재개발되며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게 되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그 근방에 또 다른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며 그곳에 있던 또 다른 당산나무마저 행방을 알 수 없게 되었다. 이제는 성인이 된 내가 한아름에 품지 못할 정도로 컸던 그 거목들이, 이 책을 읽으며 다시 내 안의 기억 속에 깊게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아름답고 위태로운 천년의 거인들』은 2022년 10월부터 《한겨레21》에서 <나무전상서>란 제목으로 1년 10개월간 기사를 연재하며 전국 각지의 나무들과 그 나무를 지키는 사람들을 만난 이야기를 모아 묶어낸 책이다. 가로수로 익히 알고 있는 은행나무, 플라타너스, 느티나무부터 모과나무, 회화나무, 포플러 등 전국 각지에 존재하고 있는 거목들에 대해 취재하고 있는 일명 '나무기자' 김양진 작가의 한국에서의 나무 생태계를 고발하고 있는 책이기도 하다. 우리는 나무를 '하나의 생명'처럼 인식하고 있는 듯 하지만 일상 속에서 나무를 대하는 인간들의 태도는 전혀 그렇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특히나 재개발, 도로확장 등을 빌미로 기존의 지역 생태계의 커다란 축이었던 거목을 무자비하게 베어버리는, 나무의 입장에서는 무자비하게 '학살'을 당하는 일이 벌어지고 마는 것이다. 인간이 삶을 살아오는데 도움을 주었던 나무들을 자본주의에 입각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그 가치를 폄하하고 왜곡하는 일들이 현대에는 일상다반사인 것이다. 김양진 작가는 이러한 국내의 사례들을 소개하며 이런 자본주의의 입장으로만 나무를 마치 물건처럼 다루는 것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당장 내가 살고 있는 마을만 해도 신축 아파트 건설이라는 자본주의의 업적 아래 두 그루의 거목이 사라졌다. 우리 마을의 당산나무였던 거목들은 보호수로 지정조차 되지 못했었기에 소리소문도 없이 사라졌고 거목들이 깊게 뿌리내렸던 비옥한 흙위로 단단한 콘트리트층이 생겨났다. 환경보호를 중요시 여기는 분위기가 생겨났지만, 실상은 정책이 그를 따라가지 못하는 추세이다. 오히려 현장에서는 환경보호를 중요시 여기는 분위기와는 반대로 행정상 업무를 형식적으로만 진행하는 곳이 많은 게 실정이다. 그러나 자연에 기대어 살아올 수 있었던 인간의 삶처럼, 나무가 살아야 인간도 살 수 있다. 우리의 삶은 단지 도시적인 것들로만 구성되어 잇는 것이 아니다. 책 속에 담긴, 우거진 거목과 팔다리가 잘려나가 앙상한 몸통만이 남은 거목의 모습들이 계속 내 마음에 남아 가슴에 뿌리를 내린다. 흙 사이를 파고들어 물을, 영양분을 찾는 것처럼 내 가슴에 깊이 뿌리를 내리며 심장을 파고드는 고통이 느껴진다. 그들의 삶이 얼마나 순탄치 못했을 지 감히 인간의 짧은 생으로는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그러니 우리는 그들과 함께 사는 삶을 지향해야한다. 그들이 우리에게 삶을 내어주었듯이 이제는 우리가 그들에게 삶을 내어줄 차례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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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제주의 바다보다 숲을 좋아한다. 제주에 갈 때면 비자림에 꼭 들린다. 제주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숲에 담겨 있다 생각하는 1인이다. 하지만 관광의 이유로 도로를 넓히며 제주의 숲이 파괴되고 있다는 기사를 접했다. 이 책은 인간의 욕심에 갇힌 나무 이야기이다. 그냥 나무가 아니다. 수백년동안 그 자리를 지켜왔지만 위기에 빠진 아름드리나무 이야기이다. 시멘트세상에 사는 우리이지만 쉽게 나무는 만날 수 있다. 어디든 나무는 있다. 그런데 자연에서 탄생해 그 장소에서 자라난 나무는 주위에서 만나기 어렵다. 인공으로 조성된 나무들이 대부분이다. 나도 책을 읽으며 생각해 본 이야기이다. 길어야 백년을 사는 인간이 수백년 세월을 간직한 나무를 다스리고 있다. 겨울이 지나면 도시 어디든 가지치기를 당하는 나무를 본다. 그 모습이 어떨 땐 을씨년스럽기도 하다. 나무를 위한 작업이라고 하는데 정작 나무가 원하는지 우린 알 수 없다. 그저 인간을 위함인데 인간을 위함이 맞는가 싶기도 하다. 인간은 인간의 나쁜 가지는 쳐내지 못하고 애꿎은 나무가지만 쳐낸다. 책에는 수백년동안 그곳을 지켰으나 개발이라는 이유로 터를 옮긴 나무들이 나온다. 큰 나무의 이사는 보통 큰 일이 아니다. 비용도 많이 든다. 수많은 나무들이 개발이라는 이유로 잘려나가고 몇몇 나무들은 자리를 옮겼다. 사람도 이사를 가면 적응이 쉽지 않은데 오랜 세월 그곳을 지킨 나무는 오죽할까. - 큰 나무가 있는 마을에 큰 인물이 난다는 건 오랜 믿음이다. 산을 사랑하고 나무를 사랑할 정도로 생명을 소중히 하고 이해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그런 마을은 분명히 인심도 좋고 아이들을 잘 가르쳤을 확률이 높다. - 옐로스톤애서 가장 연구가 안 된 포유류가 있다. 바로 인간이다. 우리 종은 이 공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인간이 자신들의 경험의 질을 높이려고 하는 것때문에 재앙이 닥치고 있다. 한번 베어진 나무가 다시 그 공간을 만들어 내기 위한 시간은 엄청나다. 인간이 뿜어내는 한 순간의 욕망과 욕심이 진짜 이 지구에 뿌리내리고 있는 나무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생각해 보는 책이다. 도심사업의 주는 재개발과 재건축이다. 부수고 새로운 인공물을 만든다. 정작 진짜 인간을, 자연을 위한다면 재보존도 같은 단계에서 다뤄봐야 하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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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위태로운천년의거인들 #김양진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10기 #서평단 #서평 #책추천 역시, 이번에도 문제는 인간에게 있었다. 인간의 지들만 잘 살겠다고 부리는 욕심, 잇속만을 챙기겠다는 이기심이 결국 이번에도 나무들을, 자연을, 우리의 지구와 환경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이 책은 천년의 거인들, 나무들의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나무는 생태계를 지탱하는 큰 기둥이고, 그 기둥이 무너지면 연쇄작용으로 자연은 무너진다. 자연이 무너지면 그 안에 살고 있는 동식물도 한꺼번에 무너지고, 그렇게 무너짐에 인간이라고 무사할 리가 없다. 왜 이런 생각을 인간은 하지 못하는지, 제 앞만을 보며 지금 당장의 것 이상은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이 이 책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 이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화가 나서 속도를 내며 읽을 수가 없는 책이었다. 나도 인간이지만, 어찌 이다지도 한심하고 잔인한지. 아무렇지도 않게 자연에 가하는 폭력에 할말을 잃게 만들었다. 마냥 억울하고 아깝고 안타깝다는 생각이, 그리고 화가 나고 속상하다. 사실 팔현습지 왕버들 숲이 순도 100퍼센트에 가까운 자연 형태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딱 하나, 사람의 접근이 어렵다는 점이다.(136쪽) 자연이 그런 것 같다. 인간과 떨어져 있어야만 무사하다. 안전하다. 있는 그대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을 쓸 이유도 없다. 그저 인간의 접근을 막으면 된다. 인간이 가까이 가지 않도록, 손을 대지 않도록, 그 어떤 것도 하지 못하도록 하면 된다. 그런데 인간은 그걸 모른다. 그리고 있는대로 인간의 손이 닿는 족족 자연은 위태로워지고 훼손되고 파괴된다. 그런 파괴가 어디까지 갈 지도 모른 채 인간은 마냥 좋다고 큰소리만 친다. 이를 어쩌면 좋을까. 가덕도 100년 숲은 인간의 무관심으로 우연히 만들어졌다.(...) 그때부터 사람의 출입이 제한됐다.(...) 특히 국수봉 남산봉의 동쪽은 경사가 가팔라 걸어 다니기 어렵고, 해안가 쪽은 해식애(낭떠러지)가 발달해 배가 접근하기도 어렵다.(236쪽) 이 100년 숲에 사형선고가 내려졌다. 10여 년 전부터 표가 강한 정치인들이 기회만 되면 '가덕도 신공항 개발' 이슈를 띄웠다.(237쪽) 결국 또 정치다. 표를 얻기 위해서는 함부로 생명을 죽이는 것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인 것이다. 특히나 식물이라면 더더욱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비명조차 지르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더욱 자기들 멋대로 하려는 것이다. 인간이 인간의 인기를 얻기 위해 하는 행동이 생명을 없애는 것이라니.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사고방식인가 말이다. 결국 반복이다. 반복하고 또 반복한다. 이제 인간들, 그만해야 한다. 앞도 보지 않고 지금 발끝만을 바라보는 근시안적 사고와 행동은 그만해야 한다. 이렇게 가다가는 인간의 생명이 위협받는 시기가 앞당겨지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자연을 보지 못한다면 인간 제 스스로의 생명을 이유로 대서라도, 지금까지 하던 잘못을 멈추고 다시 나무와 숲과 습지와 자연을 회복시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짧은 시간 안에 망가뜨린 자연이 금방 제 상태로 돌아오지는 못한다. 또 다시 굉장한 시간을 들이고 정성을 기울여야 다시 원래대로 돌아올까 말까다. 우리가 자연을 대하는 자세는 늘 긴 호흡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이번 책에서도 하게 된다. 잠시 잠깐의 편리함과 욕심이 만들어 낸 결과가 얼마나 오랜 시간을 다시 참고 견뎌야만 다시 자연을 바로 볼 수 있도록 만다는 지를 알아야 한다. 지금의 현실에 대해 정확히 볼 줄 아는 깊은 안목이 필요하다. 제발, 더 이상 인간이 어리석은 짓을 그만두기를 바란다. 우리의 소중한 자연이 지금보다 더 망가지는 것을 이제 두고 볼 수가 없다. _덧 이 책의 서평은, 처음부터 끝까지 화가 난 채로 쓰게 된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 아름답고 위태로운 천년의 거인들/ 김양진 글/ 한겨레출판 김양진 기사의 저서 [아름답고 위태로운 천년의 거인들]을 읽으면서 먹먹해졌다. 우리 현대인들은 자연의 위대함을 경시하는 인간의 무지함과 뻔뻔함의 결과가 어떤지 하루하루 피부로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 갈 길은 너무나 먼 것 같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야만 식생이 복원될 수 있는가. 인류세에서 '인간'으로 살아가는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는 작품이다. 너끈히 천년을 살아가는 나무들이 베어지고 썩는, 안타까운 상황들이 반복되고 있다. 김양진 기자는 여러 사례들을 들어 개발과 이익 앞에서 무너지고 사라져 가는 거인들의 자취를 쫓아가고 있다. 그리고 살리고자 죽이는 형용모순적인 정책들을 비판하고 있다. 인간의 관점에서 비롯한 몰이해가 불러온 비극들로 이 땅에서 수많은 나무들이 사라졌고 이는 식생의 파괴와 오염으로 이어졌다. 수많은 생명들의 울음과 비명이 귓가를 떠나지 않는다. 오만한 건지 무지한 건지…… 아직도 우리는 여전히 무지몽매하다. ![]() [아름답고 위태로운 천년의 거인들] 속 나무들은 우리가 엄두도 내지 못할 시간을 묵묵히 살아온 존재들이다. 그런데 그 수명의 1/10도 되지 않는 시간을 살다가는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혹은 불편하다는 이유로 그들의 운명을 결정한다. 김양진 기자가 전하는 전국 곳곳의 노거수와 보호수, 기념수, 천연기념물 등 나무들의 오늘날이 묵직한 울림이 되어 감응을 받았다. 섬에서 육지로 변화해가는 역사를 기억하는 '하제 팽나무', 세계 최초로 이식된 500톤 '안동 은행나무', 국내 유일한 '가어도 산서어나무' 거대 자연 군락지, 쉼터가 되어주는 '수피아여고 낙우송'처럼 경이로운 자연 앞에서 절로 경건해졌다. 어린 시절 마을 우물 옆에 있던 노거수, 마을 뒷산 입구에 늠름하게 서 있던 아름드리나무가 떠올랐다. 어렸을 때는 그저 신기하고 목 아프게 우러러보던 나무였는데 이 책을 통해 그 나무들의 위대함과 고통을 새삼 곱씹게 되었다. 우물 옆 나무는 '외과수술'을 한 상태였다. 나무의 빈속을 채운 까맣고 단단한 물질이 신기해 친구들이랑 만져보기도 하고 두드려보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그게 '외과수술'이었다는 것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우리네 어긋난 관심이 도리어 나무를 힘들게 했다.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자세의 기본과 시작은 제대로 아는 것임을 새삼 깨닫는다. 저자 말대로 '차라리 건드리지 않는' 것이 더 나은 길일지도 모르겠다. ![]() 기후 이상으로 자생지에서 사라지고 있는 나무들의 사연은 기막히다. 성별을 바꿔서라도 다음 세대를 기약하고자 고군분투하는 나무에게 우리 인간은 떳떳할 수 있는가. 바위 끝에 몰린 향나무가 단순히 나무만의 문제라 바라보는 구경꾼에서 벗어나야 우리 인간도 지속 가능할 것이다. '생명이 서로 연결돼 있다는 게 중요한데' 눈앞의 이익과 편의를 쫓는 근시안적, 미시적 관점에서 속히 벗어나야 한다는 점을 진정성 어린 자세로 전하고 있다. 하천 조성, 댐 조성, 신공항 건설, 도로 건설, 인공 숲 등 정책들에 의해 이식되거나 벌채되는 상황 속에서 부당함을 지적하는 목소리들이 있다는 사실은 고무적이다. 탄력을 받아 동력이 생기면 좋겠지만, 그 길이 얼마나 힘겹고 더딘지 알기에 그 집념에, 그 끈기에 깊은 감사와 죄송한 마음을 표한다. ![]() 직접 발로 뛰어 찾고 들고 배우며 만난 나무들의 이야기 [아름답고 위태로운 천년의 거인들]은 힘을 얻어 새 길로 나아갈 수 있는 쉼터인 거인의 그늘을 만들어주었다. 그 넉넉함과 아름다움 아래서 기운을 얻어 나무와 함께 기세 넘치게 뻗어나가는 우리를 꿈꾼다. 한겨레 하니포터 10기 자격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아름답고위태로운천년의거인들, #김양진,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10기, #나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