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나 유년의 독서경험에서 잊을 수 없는 책들이 있기 마련이다. 아버지께서 보물섬과 십이소년 표류기를, 나의 지기가 로빈슨 크루소와 로빈후드를 각기 유년에 읽은 최고의 책으로 꼽는다면, 나는 그야말로 주옥같은 산하어린이 시리즈의 책들을 그런 책들 이라고 말 하겠다. 그만큼 내 유년의 독서경험은 산하 어린이 시리즈에 힘 입은 바가 크다. 늘 따스하고 정겨운 삽화와 놀랍고 재미난 얘기로 나를 달래 주었던 그 추억의 책들 중에서 내가 입때 기억하고 있는 것은,『임꺽정』『아기 장수』『꼬마단군』『전태일』『과학을 빛낸 사람들』 이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는 명작들이라고 나는 힘있게 말할 수 있다. 모두다 더하고 빼고 할 것 없는 책들이지만, 이들중에서 가장 내 맘에 들었던 책은 『꼬마 단군』이라는 두권 짜리 책이다. 한 부족에서 태어난 꼬마가 성장하면서 겪는 체험과 그 체험을 통해 얻은 지혜와 깨달음, 그리고 그 꼬마가 자기 부족의 지도자로 성숙해 가는 모습을 각권 마다 주인공을 달리하여 동화로 풀어낸 이 작품은 지금 생각해 봐도, 동화 이상의 동화였다. 맘에 드는 책을 만나 유년의 상상을 키우고, 정신의 살을 찌우면서 독서의 즐거움을 터득하는 것. 뿐만 아니라 감동의 눈물을 찔끔 거리기도, 지적인 흥분으로 가슴을 두근거리기도 하는 것. 이것은 입시 지옥 이전의 유년의 행복이며, 어떤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빼앗아서는 안 되는 유년의 특권이다. 그 특권을 한 껏 누렸던 나. 내 유년기는 그것만으로도 행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