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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완역되어 나오고 있는 열림원 쥘베른 컬렉션의 애독자로서 작품 전반의 번역이 매우 완성도가 높다는 점을 먼저 밝혀두고 싶다. 사실 이번 컬렉션은 무조건 다 사서 소장하려고 작정하고 있다... 과학자인지 작가인지 헛갈릴 정도로 방대한 과학 지식을 자랑하는 쥘 베른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서 이 <카르파티아 성>은 좀더 낭만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오페라의 유령>을 연상케 하는 비극적이고 안타까운 사랑과 <드라큘라>에서 느껴지는 음산한 긴박감을 묘하게 섞어 놓은 듯하다고나 할까? 이야기의 결말이 궁금해서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하룻만에 다 읽어버리고 말았다. <해저2만리>나 <80일간의 세계일주>와는 또다른 매력이 있는 이야기이니 쥘베른의 작품세계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꼭 읽어보시기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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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파티아인지, 카르파티아인지 헷갈리지만, 성 이름 따윈 중요하지 않다. 어쨌든 작가는 쥘 베른. 세계에서 번역서 제일 많이 낸다는 쥘 베른이다. 성서보다 SF쪽에서는 이분 유명하시단다. ... 해저 2만리나 80일 간의 세계일주 같은 저작들의 이름을 보면 왜 유명한지는 알겠다. 그리고 이 책은 꽤나 옛날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재미있다.
문제는 과학. 어리석은 시대에 과학을 먼저 아는 사람은 얼마나 사람들을 농락할 수 있는가. 도청, 전기 배선, 축음, 전자석 등 여러가지 사소한 과학품들을 얽어서 매우 기괴한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모든 기괴와 괴이를 과학이 만들어냈다고 주장하는 책. 내용은 별 것이 없다. 하지만 성의 비밀에 대한 부분만큼은 상당히 작가의 세계를 엿보게 해준다. 판타지 작가들이라면 당연히 여기서 하나의 전설을 만들어 냈으리라. 왜 그렇게 되어야 하는가. 성에 관심을 가졌을테고, 문학 작가들이라면 얽혀버린 사랑의 관계에 주목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쥘 베른은 모든 것을 냉정하게 바라보며 결론을 과학으로 내린뒤 과학의 이름으로 해결했다. 모든 것은. 모든 것은 과학이다.
초반부부터 시작되는 기괴한 모습과 양치기에 대한 해박한 신화적 지식, 그리스와 로마를 넘나드는 그의 화려한 수사는 이 책을 얼핏 판타지나 공포소설로 착각케 한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시원하게 읽어내리다 보면 결국 이 책은 SF라는 것을 알게 된다. 너무 한계적이고 억지적인 면도 없진 않지만 이 전개는 꽤나 신선하고 깔끔했다. 사실 내용이 부족하긴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가 어딘가. 해설의 말처럼 브람 스토커라면 이 제목에 이 소재로 드라큘라를 좀 더 일찍 만들어냈겠지만 이 책은 쥘 베른이다. 드라큘라 따위의 비현실은 용서치 않으신다. 과학이다. 천상의 목소리에 미쳐버린 두 귀족의 모습에 과학을 절묘하게 얹었다. 그래서 이 책은 SF다.
분명 처음은 어려웠고, 중간은 빨랐으며 결론은 신선했다. 결국 이 책은, 재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