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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기까지 시간이 조금 넉넉한 듯 해서 서점으로 향했다.그리고 내 눈 앞에 보인 '살림지식총서 시리즈' 평소에도 종종 찾아 읽는 책이라..어떤 내용들이 있나 유심히 찾아 보게 되었는데 '영화로 보는 불륜의 사회학' 이 확 눈에 들어왔다^^ 영화 '비거 스플래쉬' 를 예매해 놓은 상황이라서 그랬던 걸까? 그러나 정말 이 책이 읽고 싶었던 건 가끔씩 영화 '해피앤드'를 떠올릴때마다 보라의 남편의 행동을 백퍼이해할수 없었기 때문이었다.죽이고 싶은 마음이 들수도 있었겠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사람을 죽이지는 않으니까 말이다..당당하게 이혼을 요구했어야 옳다.그것도 아니라면 여성에게만 늘 강요된 관용을..그남자도 했어야 맞다.보라의 바람을 정당화 하기 위함이 아니라..그녀가 카사노바 기질이 있었고,자신의 남편을 괴롭힐 목적으로..가정을 등한시하기 위한 바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적어도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그렇게 생각했었고..여전히 그 남자의 살인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는 찜찜함을 가지고 있었던 거다.그리고 최근 '죄와 벌'을 다시 읽으면서 이와 같은 생각을 다시 하게 된 것 같다.우리가 누구를 죽일 자격이 과연 있는 걸까? 저자의 해석이란 것이 결코 옳은 것도 아니며,감독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방향일수 있음에도 나는 해피앤드를 해석한 저자의 글이 마음에 들었다."어딘가에서 바람이 불어오자 조등은 그녀의 베란다로 날아든다.죽음 또는 죽음에 대한 애도의 표현인 조등을 본 이 장면이 실제 그녀의 경험인지 혹은 판타지인지는 맥락상 파악이 불가능하다.판타지라고 하기도 어려운 것이 이 장면은 그녀가 죽고 나서 삽입되어 앞뒤 장면은 그 어떤 설명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감독은 과도한 처벌을 받은 그녀의 영혼을 위로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그러나 어떤ㄴ 순간보다도 평온해 보이는 그녀의 표정에서 바람난 여자의 진실 그녀가 진정 원했던 것을 짐작할 수는 있다.그것은 혼자만의 시간 서늘한 바람이 부는 어두운 베란다에 나와 아파트 광장을 바라보며 한 개비의 담배를 피우는 순간이다.그 순간 보라의 섹슈얼리티는 아내나 모성으로 한정되지 않으며 심지어 열정적 연인을 가장할 필요도 없다.여기서 여성의 자아라는 문제가 다시 떠오른다."/62~63 지금도 해피앤드 하면 나 역시 보라가 조등이 올라가는 장면을 평화롭게 바라보던 장면이었다.이제야 모든게 끝났다..뭐 안도감 같은..그래서 영화 내내 격하고 때론 진부한 모성..이해할 수 없는 그남자로 힘들었지만 마지막 장면만큼은 여전히 긴 여운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저자의 해석을 읽고 있으려니 왠지 반가웠다. 도덕과 윤리의 기준으로 본다면 불륜이란 분명 커다란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은 맞지만 무조건 잘못을 따지고 들것만이 아니라 분석을 해보는 것도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읽는 내내 할 수 있었다.<자유부인>과 <애마부인>은 영화로 보지를 못했기 때문에 온전히 저자의 해석에 의지해 읽어야 해서 무어라 말을 할 수는 없었지만 <해피앤드>와 <바람난 가족> 그리고 이미숙과 이정재가 출연했던 <정사>에 대한 해석은 많은 부분이 공감이 되어 재미나게 읽을수 있었다. 불륜이란 단어 자체를 언급하기 꺼려하는 이들이라면 흥미롭지 않을수도 있겠지만..위에 언급된 영화를 재미있게 보았다거나 사회의 여러 현상의 바탕에 불륜이 어떻게 작동되는지를 만나보고 싶다면 재미나게 읽을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저자의 글이 너무 재미있어서 <사극영화의 매혹-영화와 역사의 만남을 넘어서>를 찾아 보려 했더니 '논문'이었다..살림지식총서시리즈에 이 논문도 추가되길 바라본다^^ |
| 사실 10년전만 해도 이런 식의 분석은 불가능 했으리라 생각된다. 1995년만 해도 우리나라는 닫힌 사회였고, 여기서 나오는 7개의 영화중 다섯개가 1995년 이후에 나온 영화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겨우 20대 중반을 향하는 나이로서 자유부인과 애마부인이란 영화는 이름만 들어본 영화고, 그외의 다섯개의 영화는 보지는 않았어도, 적어도 동시대에 살아오며 그 영화들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면서 살아왔다. 이 책은 영화를 통해 현재 사회의 불륜을 통한 여성의 사회적인 변화를 다루고 있다. 영화가 현재의 시대상을 담고 있다는 시각을 전제로 한 이 책은, 영화안의 사건의 전개와 주인공의 심리를 분석하며, 각각의 시대에 따라 그것들이 어떻게 변했는지 보여주고 있다. 다만 아직도 가부장적이고 유교적인 한국사회에서는 이 내용이 지나치게 자극적이며 어찌보면 무책임하다고 밖에 볼수 없는 것이 여성의 사회적 해방을 불륜이란 것으로 그려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책의 마지막에 새로운 남녀관계은 평등으로 가야한다는 메세지를 남기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조금 부족한듯 하다. 허나 그런 영화들과 여성의 일탈에 대한 시대의 변화를 영화를 통해 보여주었다는 것이 흥미롭고 새로운 방법이었다고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