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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미도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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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무슨 이유에서일까? 나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실미도. 이제껏 한국영화들이 쌓아왔던 모든 기록들을 싹쓸이 갈아치우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왜? 진짜로 왜    실화라는 이유 때문에? 그 일이 실제로 벌어졌던 이 땅의 한사람으로 왠지모르게 가슴 한켠에서 울컥 치밀어 올라오는 모종의 책임감 비슷한 감정 때문에?   그런 이유 때문이라면 어느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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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무슨 이유에서일까?

나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실미도.

이제껏 한국영화들이 쌓아왔던 모든 기록들을

싹쓸이 갈아치우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왜?

진짜로 왜 

 

실화라는 이유 때문에?

그 일이 실제로 벌어졌던 이 땅의 한사람으로

왠지모르게 가슴 한켠에서 울컥 치밀어 올라오는

모종의 책임감 비슷한 감정 때문에?

 

그런 이유 때문이라면 어느 정도 '수긍'은 할 수 있겠다. 

물론 '이해'까지 다다를 수는 없지만.....

 

그렇지 않은가?

만약 그런 식의 이유로 실미도가 대박을 터뜨리는 것이라면

단지 영화가 아니라 '그것이 알고 싶다'나 '이젠 말할 수 있다'류의 다큐물로도 충분하지 않겠느냐 말이다.

 

하지만 영화라는 쟝르에 담긴 완성된 작품으로 따지자면

왜 실미도가 이처럼 승승장구 하고 있는지 내 짧은 지능지수로는 해답이 묘연할 따름인 것이다.

 

물론 많은 요소들이 들어있긴 하다.

무엇보다 실화라는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드라마틱한 이야기 얼개가 있고 그 안에 감동도 있다. 약간의 반전도 준비되어 있으며 관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이것들이 좀 어설프지 않나?

 

아이러니하게도 수백만 관객들을 끌어들인 가장 큰 원동력이 된 실화라는 점. 바로 이 점이 내가 영화 실미도에 실망하고 만 부분이다.

영화 실미도는 현실의 실미도, 내가 막연하게 알고 있던 실미도사건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었다.

 

현실보다 밋밋한 영화라니!!!

 

이런 식의 인물들이 나오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던 이상을 넘어서지 못하는 캐릭터.

그 캐릭터들이라면 이렇게 얽히지 않을까......하고 추측했던 그대로 행동하고 갈등하는 인물들.

이 정도 쯤에서 이런 사건 하나쯤......하고 예상하면 어김없이 벌어지는 비슷한 에피소드.

결국 엔딩에서도 이런식의 감동을......하고 그려보았던 그림보다 깊이 있게 가지 못하고 마는.

 

영화를 보면서 조금씩 이건 아닌데 하며 머리를 갸웃대다가 영화에서 부대원들이 북으로 투입되기 전날 벌어진 술판에서 다리가 부러진 동료의 살아돌아오라는 울부짖음....에서부터 결국 허탈해 지기 시작했다.

뭔가? 그 60년대식의 감동 강요하기는. 동료들을 위해 희생했던, 그러나 동료들의 도움으로 남을 수 있었던, 그리고 사지로 떠나는 동료들에게 분노와 욕설을 가장해서 던지는 애정표현.

아... 실로 뜨거웠다. 감동으로 가슴이 뜨거운게 아니라........낮뜨거웠다.

이건 숫제 초등학생용 애니메이션에서나 보여주는 방식의 감동씬 아닌가?

 

이 영화의 막판에서 보여준 '감동씬'은 정말 죽고 싶었다. -_-

낯뜨겁던게 이젠 낯간지러워 죽고 싶었다.

다같이 죽을 것을 알고, 각오하고 달려온 청와대행 버스가 아니었던가?

근데 뭐냐?

막판에 나혼자 죽을테니 너희들은 가서 목숨을 구걸하라는 주인공의 대사는!

거기에 응해 아니다, 나도 죽는다 하면서 비장하게 장단 맞춰주는 동료들은 또 뭔가?

결국 그들은 까던진 수류탄에 몸까지 던진다. 뭐지 그건? 무슨 이유일까?

단지 죽음을 향해 달려든다, 라는 의미이길 바란다.

행여 그 행동이 내 몸 바쳐 수류탄을 막고 동료들은 살린다는 뜻이라면.... 에이 제기랄!

 

그럴바에야 다들 흩어져 청와대로, 목숨 걸고 청와대를 향해 가다 하나씩 하나씩 죽어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아 달려가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던가, 아니아니 더 양봏서 꼭 자살로 끝을 내자면 그런식의 막다른 길에서 선택하는 자살이 아니라, 국가는 이제 우리를 죽일 자격이 없다, 우리를 죽일 수 있는 자는 우리 뿐이다, 라는 의미의 자살로 보여주던가.

 

이건 실미도라는 제목과 내용의 무게와는 전혀 상관없이 그냥 관객을 슬픔으로만 몰고가자는 코드들만 쉽게쉽게 늘어놓은 엔딩 아닌가?

 

비겁하다.

영화 실미도는 정말 비겁하다.

영화로서 비겁하고 비겁했던 현실을 보여주자는 의도에서도 비겁하다.

 

도대체 이 영화의 어느 부분, 어느 요소에서 '그것이 알고싶다'식의 사건의 나열이 아닌

순수한 '영화적 재미, 영화적 감동'을 찾을수 있을까?

 

따로 알려진 원작을 갖고 있는 영화가 상당수이다.

그러나 보통은 영화가 그 원작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수 많이 있었다.

하지만 작년의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원작보다 나은, 이란 평을 받은 영화가 많았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반지의제왕 3부작이 그랬고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올드보이가 그랬다.

실미도와 같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살인의 추억 역시 그랬다.

 

하지만 실미도는....?

내 반응은 절레절레다....

 

 

어쩌면 내가 영화 실미도가 실제상황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너무 박하게 생각하는게 아닐까 반문도 해 보았다.

하지만 내게 있어 반지의 제왕이나 올드보이의 경우 원작을 모른채 보았다 해도 별다섯중에 네개는 충분히 줄 수 있는 영화였다. 살인의 추억이 실화를 다루었다는 것을 몰랐다해도 네개에 반개를 더 주었을 것이다.

만약 실미도가 실화가 바탕이 아닌 단순히 '영화'라는 생각으로 보았다면...?

후하게 쳐야 세개?

 

뭐 내 주관적으로는 그렇다는 얘기다.

실미도가 흥행대박을 이루고 있는 이유를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는 돌머리인 나로서는, 그렇다는 것이다.

 

어쨌든 이 영화가 못만든 영화라는 것은 아니다.

또한 외화가 아닌 우리 영화가 이런 신기원을 이루고 있다는 데에는 쌍수를 들어 만세다.

하지만 내 욕심부리자면 실미도 보다는 '살인의 추억'에 이 만세를 불렀었다면 하는 것이다....

 

24ㅇ훈

d****b 2008.05.0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