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는 간소하게>의 두번째 이야기 <안주는 화려하게>
대학시절 처음 술이란 세계를 접하면서 '우리는 가야할 길이 다르구나. 여기까지야. 그만하자.' 헤어지고 싶은 유일한 한 부류를 만나게 됐어요. 안.주.발. 세우는 그분들. 용돈 쪼개서 먹는 술인데 안주를 계속 시키게 만들고, 본인은 정작 맥주 한 잔 먹으면서 맑은 정신으로 헤어지는 얄미운 사람. 그시절이 계속 뇌리에 박혀서인지 안주를 화려하게 먹어본 기억이 있나 싶어집니다. 안주는 소박하게, 음주는 거나하게! 그때는 그랬던거 같은데 미화된 기억일 수 있습니다. 화려한 안주는 와인먹을 때 모듬치즈? 나이트에서 먹던 예쁜 듯 하지만 급하게 만들어져 나오는 모듬과일, 모듬튀김, 회? 뭐 그정도인데 작가의 안주는 다 화려합니다. 가내수공업이라서 품이 많이 들고요. 먹는 재미를 나는 분이라 짧은 레시피에서도 내공이 느껴집니다. 자꾸만 직접 작가님을 만나뵙고 싶어지는 마술의 책이네요. 대부분의 책을 읽으면서 작가님 대단하시다. 정말 작가님들의 뇌구조는 상상초월, 어떻게 이런 일을! 하는 경우는 있지만 자꾸만 만나고 싶고, 찾아가고 싶어지는 경우는 처음이에요. (작가님! 저 양평에 가서 계절마다 일주일씩 배우러 가도 될까요? 열심히 일해보겠습니다. 술 안마신지 쫌 됐는데 술친구 필요하시면 안주발 세우지 않도록 술 다시 배워볼게요. 이런 작은 메세지 보내고 싶고요.)다른 날인데 같은 안주라니! 이 안주만 먹는 것은 아닙니다. 여럿이술, 혼술 무엇이 더 좋은가. 혈기 왕성하던 시절에는 시끌시끌한 게 최고였죠. 안주가 무슨 상관이겠나요. 부어라 마셔라 즐기기에 바빴고, 분위기에 취했죠. 나이가 드니 여럿이 마시는 것보다 집에서 한두잔 먹는데 익숙해졌어요. 바깥활동을 하지 않고, 주위 친구들 중에 술 좋아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물놀이장에서 아이친구들 엄마모임인 것으로 보이는 멤버들이 부어라 마셔라 하는거 봤는데 실수하는 사람도 없고, 피해를 주지도 않았지만 저도 모르게 눈쌀이 찌뿌려지는 게 너무 싫었어요. 그들도 즐길 수 있는데 나는 엄마라는 자리를 너무 국한시키고 있나보다 하면서요.) 혼술이든 여럿이술이든 안주가 좋으니까 나도 한 잔 마시고 싶다는 욕구가 차오릅니다. 금주선언을 하진 않았지만 체력이 안되니 저절로 마시지 않았던 음주, 주말에는 살짝 해봐야겠어요. 제이그림책포럼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사계절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적인 생각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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