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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독후감 독서모임, <독빠진사람들>의 2026년 1월 선정도서 김재완의 「기묘한 한국사」 독후감을 동우(東于) 정용태가 쓰다. 2026.2.**.(*). 발표 예정이다. 「김재완의 기묘한 한국사」를 읽고 이 책을 읽고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온고이지신’이었다. 한편으로는 현실에 놓인 내 가슴 한켠에 자리한 응어리진 마음을 달래기라도 하듯, 되새김질을 끝없이 하게 된다. 독후감을 쓰려는 순간 누군가의 말마따나 독서가 독서에 머무르지 않으려면 사색이 가미되어야 한단다. 해서 잠시 사색에 젖어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결국 이 책을 통해 내게 남은 것은 기묘한 역사 이야기가 아니었다. 기억에 남은 사건이나 인물도 아니었다. 끝내 마음에 오래 머문 것은 말을 대하는 사람의 태도였다. 염치란 부주의한 실수에 사과할 줄 알고, 타인의 선행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이다.(5쪽) 그리고 또 하나, 입은 화를 부르는 문이요, 혀는 몸을 베는 칼이다.(243쪽) 이 문장들은 책 속에 머물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어쩌면 피할 수 없이, 내 삶의 궤적으로 스며들었다. 나는 오랫동안 조직과 관계의 현장에서 말을 듣고 보아왔다. 회의실에서, 위원회에서, 강단에서,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경계선에서. 갈등의 시작은 늘 사소했다. 대단한 악의나 음모가 아니라, “그 정도 말쯤이야”라는 방심, “굳이 사과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계산, “이 정도는 고마워하지 않아도 되겠지”라는 무심함이었다. 그렇게 던져진 말 한마디가 관계를 바꾸고, 사람을 멀어지게 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부부의 사랑싸움을 떠올렸다. 다툼 끝에 흘러나온 말로, 뒷집 아저씨가 아내의 엉덩이에 있는 점을 알고, 옆집 아주머니가 남편의 가슴에 있는 점을 알게 되는 장면. 웃자고 하면 웃을 수 있는 이야기지만, 그 안에는 불편한 진실이 있다. 분노의 순간에 쏟아낸 말은 가장 사적인 신뢰를 무너뜨리고, 한 번 밖으로 나온 말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그 순간, 혀는 정말로 칼이 된다. 조직도 다르지 않다. 회의실에서 흘린 말 한마디가 복도를 돌아 다른 사람의 귀에 닿고, 의도와 다르게 변형되어 관계를 갈라놓는다. 그때마다 나는 묻게 된다. 그 말은 꼭 필요했는가. 그 말의 끝에 염치는 있었는가. 사과할 수 있었는데 하지 않았고, 감사할 수 있었는데 지나쳐버린 순간들이 떠오른다. 이 책이 내게 가르쳐 준 염치는 거창한 도덕이 아니다. 말을 아끼는 용기, 실수 앞에서 고개를 숙이는 태도, 당연하게 여긴 선의에 감사하는 마음이다. 역사 속 기묘한 사건들도 결국 그런 작은 균열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이 책은 과거의 이야기를 빌려 현재의 나를 비춘다. 기묘한 한국사라는 책으로부터 나는 역사를 더 많이 알게 되었다기보다, 말을 더 조심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내가 던진 말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지는 않았는지, 침묵했어야 할 순간에 굳이 말하지는 않았는지, 사과와 감사의 타이밍을 놓치지는 않았는지 말이다. 그래서 「김재완의 기묘한 한국사」는 내게 재미있는 역사책이기 이전에, 말 앞에서의 나를 돌아보게 한 야사스런 에세이 같은 책으로 남았다. 매산등에서 동우쓰다(2026.1.17.06:5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