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방이 친하게 지내는 후배 녀석 가운데 잠시 겉멋이 잔뜩 들어버린 나머지 머리를 치렁치렁 어깨까지 기르고 밴든가 몬가 한답시고 개폼을 잡던 사나이가 있었다...오방과 같은 통키타 음악 매니아들에게 헤비메탈 음악이란 소음 그 이상의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그 녀석은 약 50m 떨어져 앉은 사람의 귀에 까지 들릴법한 볼륨으로 고막을 터질 듯 귀에 이어폰을 꼽고 건들먹 거리면서 거리를 활보하였는데...그 상태로 가다간 조만간 고막이 너덜너덜 해져버려 왠만한 소리는 듣지도 못하는 지경에 이르지 않을까 주위 사람들의 걱정어린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었다...그러나 오방이 그 녀석에게 매우 신기하게 생각했던 것은 밴드에서 자신의 포지션인 드럼소리만 따로 떼어 들을수 있는 신통력이었는데...그 시끌벅적하고 부수어질듯한 엄청난 사운드 가운데..드러머인 자신이 연주하게 될 드럼소리만 정확하게 칼로 똑 잘라놓은 듯 감상할 수 있는 능력은 오방과 같은 음악의 문외한이 보기에는 매우 신기한 능력으로 받아들여졌던 기억이 난다...결국 인간들이란 자신이 평소에 생각하고 있던 관점과 가치관에 따라 사물을 적절히 나름대로 재고 잘라 바라볼수 있는 능력을 가진 존재라는 것이지... 저자는 경제주간지 기자로 일하면서 산업,문화,금융,재테크 기사를 써왔던 탁월한 글빨의 소유자다...또한 각종 월간지나 웹진을 통해 영화와 관련된 글을 발표하기도 했다고 하는데...그런 오랜 기간 두드려 단련된 그의 글솜씨는 독자들에게 푸근한 마음을 전달하기에 충분하다...하물며 우리가 극장 문턱이 닳아없어질 정도로 들락날락 거리며 관심을 보이는 영화를 통해 정보를 전달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는데 어찌 감격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사람마다 바라보는 기준이 다르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깨달았다...사실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한국사람이 몇이나 될까...연애시절에는 새 영화가 나올 때마다 마치 극장 전세라도 낸 듯이 예매를 거듭하며 모든 영화를 우리 커플이 섭렵해 보리라는 벅찬 야망을 가지고 달겨드는가 하면...친구들과 만나도 특별히 할 일이 없거나 마땅히 갈 곳이 없을 때 부담없이 동네 극장을 찾음으로써 팝콘과 수다를 겸해 자연스럽게 어색하지 않은 가운데 약 3시간 정도의 시간을 죽일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바로 극장 아닌가...어디 그 뿐인가...타이밍이 맞지 않아 혹시 최신프로를 보지 못한 영화매니아들은 비됴가 출시되자마자 비됴방에 뛰어들어가 최신 프로를 보따리로 싸들고 집으로 달려가 눈알이 빨개질 때까지 마스터하는가 하면...이도 저도 시원치 않을 경우 요새 밤새도록 영화로 도배를 하고 있는 케이블 테레비의 영화전문채널로 채널을 완전히 고정한 후 소파에 매우 편한 자세를 누워 영화를 보다 잠이 드는 한이 있었도 결코 일어나지 않는 것이 바로 전형적인 한국인들의 영화감상패턴 아니겠는가...오방도 이 정도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래도 영화 봤다면 봤다고 말할수 있을 정도는 카바할 수 있다고 자부하였었는데...이 책 읽고 마음 깊은 반성을 하게 된 셈이다... 물론 지금은 한국영화의 점유율이 50%를 넘는 황금기이긴 하지만 오방이 유년기를 보냈던 10여년 전만 해도...대부분 한국에서 개봉되는 영화가 자막을 읽기에도 바쁜 헐리웃 영화 일색이었던 지라...아무리 영화를 감상하면서 머릿속으로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또 하려고 해도...딴 생각을 하는 사이에 자칫 이야기의 줄거리를 잊어버릴까 바짝 긴장을 하였었던 기억이 난다...지금이라고 그 버릇 달라졌겠는가...스토리를 주의깊게 바라보다 보면 최면에 걸린 듯 영화속 세계에 폭삭 빠져버리게 되는 바람에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깊은 작가적 주제의식에 대해서는 티브이에서 짜투리로 보여주는 영화소개프로그램이나 각종 영화잡지를 통해서만 느낄수 밖에 없는 답답한 현실속에서 저자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발군의 쪽집게 영화강의를 해주고 있는데..읽는 내내 영화를 보면서 딴 생각을 그리도 잘 할수 있는 저자의 박학다식함과 주의산만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고백하고자 한다...모 별것 아니라고? 노노노...제발...조용히 자신의 뛰는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라...어느 천재적 발상의 능력을 가진 영화매니아라고 한들....'뷰티플 마인드'의 미치광이 수학자 내쉬를 보면서 '게임이론'을 생각하며...'복수는 나의 것'의 섬뜩한 장면을 감상하면서 '신자유주의' 이론을 깨우칠 수 있겠는가...'캐스트 어웨이'를 보면서 톰 크루즈의 실감나는 연기력을 칭찬하기 바쁜 와중에 'PPL'을 논할수 있는 저자의 깊은 통찰력을 칭찬하는 것은 그리 어색한 오버액션은 아니라는 말이다... 알겠지만...'경제'라는 거 얼마나 어려운가...경제가 안좋다..경기가 엉망이다라고 정부당국을 비난하고 개욕설을 퍼붓기는 쉬워도 어디 한번 경제라는 넘이 어떤 넘인가 한 번 제대로 알아봐야겠다고 나설 용기가 있는 사람들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는 거다...그렇다면 경제적 동물로 태어난 만물의 영장 인간인 당신이 약간 어렵고 괴롭다고 완전히 손을 놓고 나는 경제라는 넘을 하나도 모르고 죽을 것이다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겠는가...전혀 그럴수 없음을 당신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그렇다면 어쩌겠는가..조금 쉽게...조금더 친근하게..비록 그 깊이는 얕을지 몰라도 정보를 전달하는 효과에 있어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 방법을 사용하여야 한다는 뜻이다...그런 면에서 비록 생뚱맞은 연관관계인지는 모르나...인간의 삶이라는 경제를 떼어놓고서는 언급할 수 없고...또한 영화라는 넘이 바로 인간의 삶의 축소판임을 감안한다면 오히려 독자들에게 친근하고 접하기 어렵지 않은 교재를 사용해 보다 큰 지식전달의 효과를 노리고 있는 이 책의 효용은 얼마나 크고 보람찬가...고기도 먹어본 넘이 잘 먹는다는 말이 있듯이...이 책에 등장하는 부지기수로 많은 영화들 가운데 자칭 영화 매니아를 자처하는 오방도 보지 못한 생소하거나 오래된 영화들도 등장한다...적어도 학습효과는 독자가 본 영화가 보지 못한 영화보다 훨씬 클 것이 분명하매...이 책을 읽고자 하는 독자들은 보다 많은 영화를 접하고 나서 덤비게 된다면 더 큰 효과를 볼수 있을 것이라 미리 코치를 하도록 하마....자신의 박학다식함을 비교적 잘난척 하지 않고 대중적으로 쉽고 흥미롭게 엮은 영화 속 경제이야기를 통해 평소 어렵다고 골머리만 썩혔던 장농속 지식들에게 광명을 줄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 되길 기원한다...이번 주말엔 어떤 영화가 좋을까.바이. |
| 영화와 현실의 접점은 어디일까? 현실과 영화는 무관한 듯이도 보이지만, 영화 같은 일들이 현실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요즈음 세상이다. 그런데, 영화 같은 현실이라고 말할 때의 그 느낌은 정말로 피부에 와 닿는, 우리의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되어 있는 것일까? 영화학자들이 어느 감독의 영화미학 운운할 때는 분명 인접학문이나 현실과 연계를 맺기 보다는 그저 그 학문의 테두리 안에서만 얘기되는 것일 터. 그러나, 한 편의 영화는 비단 영화를 연구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어느 쪽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양한 해석을 가능케 하고, 다른 학문의 연구대상이 되기도 한다. 가령, 베르나르도 베르툴루치의 영화 <거미의 계략="">은 정치학, 사회학, 역사학에서 파시즘을 연구할 때 유용한 텍스트로 쓰인다. 영화를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어떨까? <경제 in="" 시네마="">가 바로 그런 책이다.그런데, 주의할 것은 이 책은 영화산업을 경제학적으로 바라본 책이 아니라, 한 편 한 편의 영화들을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풀어냈다는 거다. 신문과 뉴스에서만 보고 들었던 다른 나라 이야기 같은 경제가, 책을 다 읽고나면 비로소 피부에 와닿는다. 먹고 사는 문제 뿐만 아니라 앞으로 이 세계가 어떻게 굴러갈지도 살짝 엿보게 해준다. 이 책에 실린 영화들에는 영화학에서 볼 때 뛰어난 작품성을 가지고 있다거나 놀라운 미학적 성취를 이루었다거나 하는 작품들은 거의 없다. 뒤집어 말하면 그냥 이런 영화가 있구나 하고 넘겨짚어도 좋을 영화들이 이렇게 다른 영역에서 접근해 들어가면 건질 게 분명 있다는 것을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깨닫는다. 어렵게 느껴지는 경제용어도 한 편의 글이 끝날 때마다 친절히 설명해 놓아 경제에 문외한이라도 이 책을 다 읽고나면 어디가도 꿀릴 일은 없겠다. 영화를 다룬 모든 책이 비평적 관점이나 어떤 학문적 성취를 견지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영화의 외적영역에서 영화로 접근해 들어가는 시도는 분명 영화인들에게는 낯설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단지 방법이 다르다고 해서 그 방법론에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다. 이 책을 학문적인 테두리 안에, 그리고 제한된 시선으로 바라보지 말라는 뜻이다. 몇몇 비문(非文)들이 있기는 하나, 대학교양학부 교재로 쓰이기에 딱 알맞을 것 같고, 일반교양서적으로도 전혀 손색이 없다. 경제>거미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