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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양사 시리즈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지침서
"음양사 시리즈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지침서" 내용보기
아베노 세이메이는 헤이안 시대의 음양사로 그 능력이 상당히 뛰어났던 자다. 최고의 음양사였던 세이메이는 주로 나라에서 시키는 일을 해결하곤 했는데 개인적으로 식신을 부리기도 하고 다른 법사를 제압하기도 했다. 여기선 미나모토노 히로마사와 함께 저주를 해결하는 일을 하게 된다.   미나모토노 히로마사는 세이메이와 마찬가지로 같은 헤이안 시대 사람으로 귀족이면서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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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노 세이메이헤이안 시대의 음양사로 그 능력이 상당히 뛰어났던 자다. 최고의 음양사였던 세이메이는 주로 나라에서 시키는 일을 해결하곤 했는데 개인적으로 식신을 부리기도 하고 다른 법사를 제압하기도 했다. 여기선 미나모토노 히로마사와 함께 저주를 해결하는 일을 하게 된다.

 

미나모토노 히로마사는 세이메이와 마찬가지로 같은 헤이안 시대 사람으로 귀족이면서 피리의 명수였다. 지나치게 순정가련한 감수성을 가진 히로마사는 하후타쓰라는 이름이 붙은 피리를 잘 불었는데 이를 통해 사모하는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목숨을 구하기도 한다. 이 책에선 세이메이와 함께 저주사건을 처리하게 된다.

 

이 책은 음양사 시리즈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지침서다. 이 책은 실제로 헤이안 시대를 살았던 세이메이와 히로마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인 아베노 세이메이와 미나모토노 히로마사는 비록 신분은 다르지만 친구처럼 서로를 의지하며 지내는데 사건이 발생하면 어김없이 둘은 힘을 합쳐 일을 해결해나간다. 주로 능력을 발휘하는 것은 세이메이지만 히로마사의 감초역할이 없다면 이 이야기는 그리 재밌지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의 절묘한 조화와 요괴라는 특이한 소재를 바탕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두 주인공이 어떻게 사건을 풀어나갈지 자못 기대가 된다.

 

이 책은 총 7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지금부터 난 내가 주목한 것들 위주로 그 내용을 하나씩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저주반사’에 대해 이야기한 부분이다. 세이메이히로마사후지와라노 나리토키를 보호하려는 와중에 나리토키를 저주한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아내게 된다. 나리토키를 저주한 장본인은 바로 히로마사가 전에 사모하던 호리카와바시 다리의 그 아가씨였다. 세이메이는 저주를 건 사람에게 다시 저주를 보낼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지녔지만 히로마사를 생각해서 저주반사를 하지 않는다.

 

저주반사란 저주를 건 사람에게 그 저주를 돌려보내는 행위를 말한다. 저주반사를 통해 저주를 돌려보내게 되면 저주를 건 사람이 해를 입게 된다는 것인데 이는 흥미로운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보통은 저주가 통하면 저주받은 이가 피해를 보거나 죽기 마련인데 저주반사가 일어나면 저주를 건 사람이 죽게 되는 황당한 광경이 연출된다. 이런 점을 생각한다면 저주반사를 못하게 할 정도의 능력자가 아니라면 저주반사가 무서워서 함부로 남에게 저주를 퍼붓지 못할 것이다. 남에게 함부로 저주를 걸지 말라는 경고 내지 교훈을 담고 있는 것 같은데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소재였다.

 

두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원한의 힘’에 대해 이야기한 부분이다. 남자에 대한 원한으로 살아 있는 귀신이 된 도쿠코는 다른 여자에 빠져 자신을 버린 나리토키를 찾아가 복수하려 한다. 이때 도쿠코는 도저히 연약한 여자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괴력을 발휘하게 된다. 분노에 눈이 먼 도쿠코는 나리토키를 죽이려다 그의 옷을 갈가리 찢게 되는데 원한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느낄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옷은 종이가 아니다. 원한다고 해서 갈가리 찢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아무리 남자라 해도 옷을 자기 마음대로 찢을 수 있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운동을 해서 힘이 센 남자들도 겨우 민소매를 찢을 수 있을 정도다. 그런데 도쿠코는 여자의 몸으로 남자의 옷을 한 번에 갈가리 찢어버렸다. 평소 운동을 열심히 했던 것도 아니고 힘이 남달랐던 것도 아닌데 변심한 남자에 대한 원한이 사무쳐 이와 같은 괴력을 발휘하게 된 것이다. 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닌 중간 단계에 있으면서 어떻게 이와 같은 힘을 발휘할 수 있었는지 참으로 놀라울 따름이다.

 

이 책에선 두 주인공이 소개되었을 뿐이다.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주인공인 아베노 세이메이와 미나모토노 히로마사가 어떤 사건을 어떻게 해결할지는 시리즈를 봐야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신비하고 특이한 소재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하는 바이다.

 

 

 

 

인상적인 글귀

 

“어떤 사람이든, 남에게 마음을 모두 보여주는 것은 아닙니다. 또 보여줄 수 있는 것도 아니지요.”

 

“한 번 떠난 사람의 마음은, 무슨 일이 있어도 돌아오지 않네.”

 

d****3 2010.09.15. 신고 공감 8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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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사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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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어봤을땐 아리송하달지... 도무지 감이 안왔었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점점 더 빠져들어가고 있었다.   바람이 불면 날려가 사라져버릴 것만 같은 남자, 아베노 세이메이. 우뚝 솟은 바위처럼 누가 떠 밀어도 꿈쩍도 하지 않을 것 같은 남자, 미나모토노 히로마사.   주로 히로마사가 세이메이가 할일을 의뢰해오고 그리고 그걸 같이 해결하는 식으로 이야기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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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어봤을땐 아리송하달지...

도무지 감이 안왔었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점점 더 빠져들어가고 있었다.

 

바람이 불면 날려가 사라져버릴 것만 같은 남자, 아베노 세이메이.

우뚝 솟은 바위처럼 누가 떠 밀어도 꿈쩍도 하지 않을 것

같은 남자, 미나모토노 히로마사.

 

주로 히로마사가 세이메이가 할일을 의뢰해오고 그리고 그걸 같이

해결하는 식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주욱 이어진다기 보다 책마다 저마다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 권의 책에서도 여러 이야기들이 펼쳐지는데 이야기 하나 하나가

자못 흥미롭고 재밌다.

 

이번 책의 얘기 역시 귀신을 잡거나 없애는 얘기를 담고 있는데

이뤄지지 못한 아가씨의 사랑과 히로마사의 사랑(!)까지 곁들여져

무척 슬프기까지 하다.

 

이 흔한 것 같으면서 흔하지 않은 이야기는 읽어나갈수록

점점 더 마음에 와닿았다.


읽는 내내 세이메이는 세이메이대로 가벼운 것 같으면서도 진지해서 좋고

히로마사는 말할 나위도 없이 듬직한 느낌이라서 좋았다.

 

그리고 이름만으로도 유명한, 전설적인 음양사, 아베노 세이메이...

그를 책속에서 되살려낸 작가도 참으로 대단하단 생각이 든다.

 

언제고 다시 봐도 좋을 책이다.

 

 

 

 

 

k****e 2007.03.1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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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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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전이라는 이름이 딱맞다. 외전이라고나 해야하나? 보다보면 주술의 힘이란 것을 믿고 싶어진다. 진짜로 상냥하고 슬픈 귀신들이 살고 원한을 갖은 옛 왕녀가 서로 싸우고, 시인인 관음이 싸우고, 일본 문화에 있어선 음양사라는 희귀한 직업을 떠나서 1000년을 살았다는 요괴와 인간의 자식이라고들 하면서 신성시 되는 사람이다..뭔가 신비롭고 고전으로 돌아가고 싶어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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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전이라는 이름이 딱맞다. 외전이라고나 해야하나?

보다보면 주술의 힘이란 것을 믿고 싶어진다. 진짜로 상냥하고 슬픈 귀신들이 살고 원한을 갖은 옛 왕녀가 서로 싸우고, 시인인 관음이 싸우고, 일본 문화에 있어선 음양사라는 희귀한 직업을 떠나서 1000년을 살았다는 요괴와 인간의 자식이라고들 하면서 신성시 되는 사람이다..뭔가 신비롭고 고전으로 돌아가고 싶어지는 이야기.

l***e 2008.12.0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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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어두운 시대의 사랑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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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추천으로 읽게된 음양사.   매번 세이메이의 아리송한 말에 짜증을 내면서도 그게 싫지 않은 히로마사와 그런 히로마사를 인간세계와의 연으로 여기는 세이메이.   1권부터 5권까지 읽고 이 나마나리 아가씨를 읽었는데 별전을 먼저 읽어도 무방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5권에 걸친 에피소드들이 날실과 씨실처럼 엮이고 그 위에 새로운 에피소드가 가미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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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추천으로 읽게된 음양사.

 

매번 세이메이의 아리송한 말에 짜증을 내면서도 그게 싫지 않은 히로마사와

그런 히로마사를 인간세계와의 연으로 여기는 세이메이.

 

1권부터 5권까지 읽고 이 나마나리 아가씨를 읽었는데

별전을 먼저 읽어도 무방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5권에 걸친 에피소드들이 날실과 씨실처럼 엮이고

그 위에 새로운 에피소드가 가미되면서

무서운 나마나리 아가씨는 슬픈 나마나리 아가씨가 됩니다.

 

12년전에 만난 이름도 모르는 여인을 사랑한 한 남자.

마음속의 귀신을 불러내면서까지 사랑하는 이를 곁에 두고 싶어했던 한 여인.

그 여인이 사랑했던 남자가 사랑했던 다른 철없는 여인.

 

슬픔과 원망의 마음으로 나마나리가 되어버린 아가씨를 구해줄 수 없다는 사실에

슬퍼하는 히로마사를 보며 사람의 마음은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구나하고

새삼 느꼈습니다.

 

마음 속의 귀신을 부르고,

그걸 쫓지도 못하고, 잊지도 못하고, 이기지도 못하고

그저 슬퍼하며 원망하며 나마나리가 되어버린 아가씨.

 

그런 아가씨의 마음을 구원해준 건 음양사 세이메이도

그녀가 원망한 사랑하였던 이도 아닌

히로마사의 피리소리였던 것을 보면

어둠고 찬란했던 그 시절의 축소판을 보는 것 같네요.

 

음양사 전권을 읽기 부담스러우시다면

이 한권을 읽고 판단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j******n 2008.06.1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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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때로 지독하게 잔혹하지요.
"사랑은 때로 지독하게 잔혹하지요." 내용보기
얼마전 TV를 보다가 한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던 적이 있다. 한 남자가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 애인의 집으로 찾아가 폭탄으로 자살했다는 이야기였다. 동반자살이 목적이었는지 아니면 혼자 죽으려 했던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남자의 이야기를 보면서 복잡한 심정이 들었다. 도대체 어떤 사랑을 했기에 그 사랑이 결국 자기파괴적인 사랑으로 끝났을까. 어리석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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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TV를 보다가 한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던 적이 있다. 한 남자가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 애인의 집으로 찾아가 폭탄으로 자살했다는 이야기였다. 동반자살이 목적이었는지 아니면 혼자 죽으려 했던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남자의 이야기를 보면서 복잡한 심정이 들었다. 도대체 어떤 사랑을 했기에 그 사랑이 결국 자기파괴적인 사랑으로 끝났을까. 어리석은 사람이다라고만도, 안타까운 사람이다라고만은 할 수 없었던 그 남자의 사연.

그러고 보니 나도 예전에 누군가를 엄청나게 미워했던 적이 있다. 믿었고 사랑했던 사람인데 나에게 그런 배신감을 주다니. 많이 사랑했던 만큼 많이 증오했었다. 사랑이란 감정이 1g도 남지 않았을 때, 난 해괴한 생각을 했었다. 그것 역시 한 TV프로그램을 통한 것이었다. 일본에 가면 저주를 대신 실행해주는 신사가 있단다. 축시참배를 비롯해 다양한 저주를 보내는 곳으로 누군가에게 저주를 걸면 그것이 되돌아오기 때문에 그 저주를 대신 받아준다고 했다. 옳거니, 그래 저런 방법도 있었구나 하면서 그 신사가 어딘지 찾아본 적이 있었다.

당시 모든 상황을 알고 계신 아버지께선 누군가를 미워하는 건 자신을 다치게 하는 거라며 그냥 잊어버리라고 하셨다. 처음엔 그 말이 썩 와닿진 않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럴 법 하단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내가 미워하든 저주를 걸고 싶어하든 상대는 아무것도 모를 것 아닌가. 결국 그것은 혼자 빈방에 들어 앉아 나쁜 마음을 먹고 나쁜 말을 하는 것과 똑같은 것 아닌가. 결국 미움도 욕도 나에게만 머무르는 게 아닌가. 그 사람을 용서는 하지 않는다. 대신 그런 사람을 사랑했던 자신을 미워했던 마음을 용서하기로 했다. 사랑의 아픔을 넘어 증오만 남게 되었을 때, 그것을 극복하는 건 새로운 사람을 만나 새로운 사랑을 하는 게 아니다. 먼저 자신을 용서하고 다독이는 게 먼저란 걸 그때서야 깨달았다.

지금은 그때의 날 떠올리면 피식 웃음이 나온다. 아마 그때 내 모습은 귀축에 가깝지 않았을까. 증오로 똘똘 뭉쳐있는...

책과는 상관없어 보이는 이야기가 길어졌지만 이런 이야기를 먼저 하는 것은 이 이야기가 이 책의 내용과 꽤 많이 상관이 있단 생각이 들어서이다. 작품의 제목에 등장하는 '나마나리 아가씨'가 어쩌면 그때의 나와 비슷한 마음을 먹고 있지 않았나 싶다.

음양사 아베노 세이메이의 친구 미나모토노 히로마사는 12년 전 어느 밤 피리를 불다 한 여인을 만난다. 그의 피리 소리를 좋아하던 그 여인은 어느 날부터 보이지 않았고, 히로마사는 그 아가씨에 대한 그리움을 오랜기간 간직해 왔다. 그렇게 12년이란 시간이 지난 지금, 헤이안경은 이상한 일로 술렁이기 시작한다. 기부네 신사에서 못박힌 인형이 발견되고, 얼굴에 주사를 바르고 머리에 쇠고랑을 쓴 귀신같은 여인이 돌아다닌다는 것이다. 도대체 그건 인간인가, 귀신인가.

세이메이와 히로마사는 이 일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하면서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된다. 귀신처럼 돌아다니는 그 여인이 히로마사가 여전히 연심을 품고 있는 12년 전의 그 아가씨란 것을. 그녀는 도대체 왜 그런 모습으로 축시참배를 다니는 것인가. 조사가 진행될수록 그 아가씨에 대한 안타까운 속사정이 하나둘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사랑이 도대체 뭐길래. 정말로 사랑이 도대체 뭐길래. 사람을 그토록 변화시키는 것일까. 깊이 사랑하고, 믿었던 만큼 배신감이 크다는 건 안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 시대와 그녀가 당한 모든 수모와 아픔을 생각하면 그녀의 입장이 조금은 이해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이 도를 넘어 그 여인은 귀신도 사람도 아닌 그 중간 존재인 나마나리가 되었다. 원망과 원념이 마음을 모두 집어삼켰던 것이겠지.

세이메이의 말에 따르면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음속에 귀신이 산다고 한다. 누군가를 증오하고 원망할 때 그 귀신이 움직인다. 그러나 보통 사람이라면 그 귀신을 잘 다스려 스스로 귀신이 되지는 않는다. 이 아가씨는 그 귀신을 다스리지 못해 완전히 마음이 먹혀 나마나리가 된 것이다. 얼마나 원통하면, 얼마나 슬펐으면 그랬을꼬.

그 아가씨가 그런 남자만 만나지 않았어도 좋았을지 모른다. 히로마사같은 남자와 맺어졌다면 행복해질 운명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가씨가 선택한 것은 다른 남자였고, 그 결과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사랑이란 건 무조건 좋은 게 아니다. 어떤 사람을 어떻게 사랑하느냐도 중요하다. 그렇게 보자면 이 아가씨의 사랑은 첫단추부터 잘못 끼워졌단 생각도 든다. 그러나 결국 그 남자를 선택한 것도, 원망과 원념에 마음을 내주고 스스로 귀신이 되어간 것은 역시 아가씨 자신이다. 그래서 더 안타까운 것이다.

헤이안 시대는 귀족들의 시대였고, 남자들의 시대였다. 그래서 귀족 남자라면 자신의 신분보다 높지 않은 여자라면 누구라도 취하고 버릴 수 있는 시대였다. <겐지 모노가타리>를 읽어 봐도 그런 여인들이 차고 넘친다. 크게 보자면 이 아가씨 역시 그 시대의 희생자이기도 하다.

『음양사 별전 - 나마나리 아가씨』는 세이메이에 관한 이야기, 히로마사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해 스모 경기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순서대로 나오지만 결국 모든 것은 나마나리 아가씨 이야기로 귀결된다. 어찌 보면 각각의 이야기처럼 보이는 이야기가 하나의 이야기이며, 앞서 나온 이야기는 복선이라고도 볼 수 있다. 내가 나마나리 아가씨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할 수 밖에 없는 것도 바로 그 이유에서이다. 이제까지 나온 음양사 이야기에도 이런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는 많았다. 그들 역시 이 시대에 희생당한 여인들이었고, 그 정점을 나마나리 아가씨가 찍었다고 볼 수 있다.

결말부를 보면 자기파괴적인 사랑으로 자신을 파멸시켜간 아가씨가 히로마사의 사랑으로 구원받은 것같은, 약간은 식상한 결말을 보이지만, 그래도 난 구원받지 못한 것보다 구원받는 쪽의 결말이 좋았다. 비록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했을지라도 말이다. 그리 보자면 최고의 음양사라 일컬어지는 세이메이의 역할이 별로 없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들 수 있다. 대개 구원은 세이메이의 역할이었으니까. 하지만 이 일 역시 히로마사 혼자 힘으로는 힘들었을 것이다. 세이메이의 도움이 있었기에 이 모든 것이 가능했겠지. 세이메이는 귀신을 퇴치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원념을 풀어주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 아가씨를 해하려 했던 음양사를 떠올리면 세이메이가 새삼 대단하게 느껴지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리라.



y*****5 2011.11.1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