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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누구나 크고 작은 시련을 겪게 마련이다. 어떤 이는 작은 파도처럼 오지만 어떤 사람은 쓰나미처럼 올 수도 있다. 비슷한 강도로 오는 시련도 사람에 따라 누군가는 파도로, 또 누군가는 쓰나미처럼 생각할 수도 있다. 그래서 ‘멘탈을 강하게’를 외치지만, 이 또한 쉬운 게 아니다. 사람마다 성격이나 기질은 다를 테니까. 가능하다면 곁에 좋은 사람을 두는 게 좋겠지만, 이것도 참 어려운 일이다. 어른이 된 나도 시련이 오면 어떻게 할지 우왕좌왕할 때가 있다. 멘탈이 강하고 어떤 일에도 흔들림 없는 강인함을 갖고 싶지만, 여전히 쉽지 않다. 그나마 나는 ‘이 또한 지나간다’는 간단하면서도 단순한 의미를 알기에 견딜 수 있는 건지도 모른다. 책에서나 볼 수 있는 충고가 어릴 땐 의미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그 의미를 조금이라도 아니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사람의 어깨 근처에 시각적 기운을 감지할 수 있는 고등학생 ‘서인’. 어릴 때 이 기운을 설명할 수 없어 구름이라고 불렀다. 구름은 사람들의 불안, 놀람, 신남, 짜증 기대, 질투, 행복 등 다양한 감정으로 나타나곤 했다. 서인은 이 구름을 통해 사람들의 기색을 살피고 엄마의 눈치도 살폈다. 이런 서인은 언제든 엄마의 폭행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가출 가방을 점검하는 아이다. 서인의 이런 마음을 아는 친구는 바인. 바인은 절친인 친구 서인의 이름 한 자를 따서 스스로 이름을 보연에서 바인으로 바꾸고 그렇게 불러 달라는 아이다. 또한, 서인의 고통과 고민을 함께 짊어지려 노력하는 친구다. 두 사람은 바인의 사촌 언니 지윤이 비동의 불법 촬영 피해 소식을 듣고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지윤을 일으키기 위해 노력한다. 사진이 유포된 후 일상이 무너진 지윤. 이런 지윤 곁에 서인과 바인은 ‘언니의 언니’ 되어 돌보게 되는데.
사는 게 쉽지 않다. 한 고비를 넘겼다고 좋아하면 또 다른 고비가 우리를 향해 달려온다.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되면 그런 고비가 없을 줄 알았지만, 아니다. 여전히 다양한 시련과 아픔이 몰려오기도 한다. 아마 죽을 때까지 우리는 걱정하고 고민하고 또 시련과 아픔을 견디고 이겨내며 삶을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나이를 먹은 나는 그나마 시련에 조금 무디고 견딜 수 있는 갑옷을 입고 있지만, 아직 고등학생, 대학생은 아닐 것이다. 이런 아이들이 부모와 가장 먼저 상의하고 시련을 이겨나가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은가 보다. 그러니 아이들끼리 연대하고 서로를 보듬고 감싸고 시련을 이기기 위해 노력하는 거겠지.
엄마의 폭행과 폭언. 학대를 견디며 학교 다니던 서인이 결국은 폭발해 집을 나가게 된 이유. 그러면서 바인, 지윤과 함께 아픔을 이기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세상의 시선이 두려웠던 지윤이 세상을 향해 한발씩 내딛는 모습이 고맙고, 감사하다. 우리가 그나마 이 세상을 사는 이유. 결국엔 사람인지도 모른다. 사람 때문에 아프고, 사람 때문에 상처받지만, 또 사람 때문에 우리는 삶의 의미를 알아가는지도. 기대하지 않고 읽었는데 보석 같은 책을 만났다. 이런 책이 자주, 내 삶 앞에 나타나면 좋겠다. ^^ 출처 : https://blog.naver.com/heygirl0903/2242039340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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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을 떠올리면 힘들었다, 괴로웠다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먼저 올라온다. 그러나 부정적인 감정이 가라앉고 남은 것들 중에는 좋았던 일들도 있다. 그것들은 원하던 성적을 달성했다거나 큰 상을 받았다거나 하는 개인적인 성취가 아니라, 친구들과 편지를 주고받고 좋아하는 음악을 공유하고 어제 본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 이야기를 했던 추억들. 그 시절 함께 추억을 만들었던 친구들은 이제 다 흩어져서 만날 수 없지만, 그들 덕분에 무사히 그 시절을 넘겼고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친구가 되어주고 싶다는 꿈을 품게 만든 건 분명하다. 팟캐스트 <책읽아웃>의 '캘리'로 이름을 알린 작가 신연선의 첫 장편 소설 <구름의 겹치면>을 읽으면서 그 시절 그 친구들 생각이 많이 났다. 고등학생 '서인'은 남들 눈에는 완벽한 모범생으로 보이지만 사실 집에서는 엄마의 폭언과 폭력에 시달린다. 서인은 어릴 때부터 사람들의 어깨 근처에 둘러져 있는 기운을 시각적으로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지만, 그런 서인의 기운을 감지하는 건 절친인 '바인'이 유일하다. 한편 바인의 사촌 언니 '지윤'은 대학에서 불법 촬영 피해자가 되는 바람에 원치 않게 휴학을 한다. 가족 모임에서 지윤의 이상을 감지한 바인은 자신이라도 도울 일이 있으면 돕게 해달라고 하고, 바인이 내민 손을 지윤이 잡으면서 세 사람의 인연이 시작된다. 이 소설의 주요 등장인물인 세 사람 - 서인, 바인, 지윤 - 은 소위 말하는 강자도 아니고 부자도 아니다. 셋 다 여성이고 나이는 십 대 후반에서 이십 대 초반. 직업은커녕 가진 돈도 없고, 주변에 의지할 만한 사람도 거의 없다. 그런 세 사람이 서로의 고통을 보여주고(감지하고) 연결되자 '기적'이 일어난다. 서인에게는 가출했을 때 잠자리를 내어줄 사촌 언니가 없지만, 바인에게는 있다. 바인에게는 가출한 친구를 머물게 할 집이 없지만, 지윤에게는 있다. 지윤에게는 밖으로 나가서 사람들을 상대하고 일을 할 용기가 없지만, 서인에게는 있다. 각자에게 없는 것들이 서로에게 있는 것들로 채워지면서, 세 사람의 생활이 바뀌고 삶이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시작한다. 아마도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이러한 연결, 연대의 힘에 대해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힘) 있는 사람, (돈) 가진 사람들만 연결되고 연대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도 모이면 할 수 있게 된다. 스스로 가지지 못한 것은 남에게 나누어 받으면 된다. 그러니 기꺼이 모이자고, 구름처럼 겹치자고, 용기를 북돋아 주는 소설로 읽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