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7)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88%
  • 리뷰 총점8 12%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10.0
  • 40대 9.0
  • 50대 9.0

포토/동영상 (2)

리뷰 총점 종이책
삶이 곧 혁명.【눈물의 아이들】
"삶이 곧 혁명.【눈물의 아이들】" 내용보기
때로, 지나온 시간은 아무런 의미도 부여하지 못하는 거로 치부할 때가 있다. 단지,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겠다는 명목 하에, 나는 내 삶의 한 단면들을 그렇게, 중요했으나 중요하지 않았던 기억의 저편으로 흘려보낼 때가 있는 것이다. 오직 현재 내게 주어진 시간만을 살고-시바처럼- 현재만 중요하다는 그럴듯한 전제를 갖다 붙인 채, 살아온 시간 혹은 살아갈 시간을 유예시키고
"삶이 곧 혁명.【눈물의 아이들】" 내용보기

 

때로, 지나온 시간은 아무런 의미도 부여하지 못하는 거로 치부할 때가 있다. 단지,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겠다는 명목 하에, 나는 내 삶의 한 단면들을 그렇게, 중요했으나 중요하지 않았던 기억의 저편으로 흘려보낼 때가 있는 것이다. 오직 현재 내게 주어진 시간만을 살고-시바처럼- 현재만 중요하다는 그럴듯한 전제를 갖다 붙인 채, 살아온 시간 혹은 살아갈 시간을 유예시키고는 한다. 그런 의미에서『눈물의 아이들』은 과거의 시간을 추적해가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한편, 내가 '나'라는 존재로 거듭나기까지 어느 한 부분도 중요하지 않았던 시기는 없었다는 것을 환기시킨다. 왜, 잊어버렸던 걸까. 잊고 싶지 않았으나 기억하고 싶지도 않았다는 게 맞는 말이리라. 내 삶에서 단 한 순간도 기억되지 못해야 할 지점은 없을 것이다. 고통스러웠던 나날의 연속이었다 해도 언젠가 소멸하게 될 때는, 다시 돌아가고 싶은 추억 속 한 지점이 되고 말 테니 말이다.

 

세상에서 가장 신성한 것은 탄생의 신비가 아닐까 한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탄생' 그 자체는 세상에서 가장 축복받아 마땅한 일이다. 하지만 이 아이들의 탄생은 그렇지 못했다. 관습과 규범이라는 것에 반한 채, 두 생명을 뱃속에 품었던 메리 조지프  프레이즈 수녀와 그녀가 사랑했던 외과의사 토머스 스톤 그리고 그의 자식일 수도 있고 아닐지도 모를, 눈물의 아이들. 시바와 매리언은, 미지의 땅, 그러나 척박한 가뭄이 끝나지 않는 땅, 그러나 신비하고 아름다운 땅, 아프리카 대륙의 모든 아이를 대변하는 아이들이다. 소설은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시작한다. 에티오피아의 역사를 전혀 알지 못한다. 대중매체에서 전해져오는, 참혹한 가난 앞에서 굶주리는 아이들의 모습으로만 알고 있었다. 소설이 그런 모습을 간과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다 기본적인 한 가족의 복잡미묘한 서사를 다룬다는 데에 우리는 더 주목해야 한다. 그저 가난하고 배고픈 아이들이 사는 나라라는 단정을 떠나, 이들이 왜 이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지, 이들의 삶을 이렇게 허기지게 한 것은 무엇인지 같은 원초적인 물음에 접근하는, 시대의 굶주림을 함께 겪어온 작가이자 의사의 눈으로 생생하게 재현되기 때문이다.

 

 

삶이 곧 혁명.

 

소설의 화자이자 서술자, 관찰자인 매리언 스톤은 의사의 본분이자 사명인 세상 속의 사람들을 치유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치유하기 위해서' 의사가 됐다고 말한다. 이보다 더 솔직하고 양심적일 수 있을까. 맞다. 세상과 타인으로부터 치유되지 못한 상처는 자신이 아니면 누구도 해결해주기 어렵다. 인간이란 본질적으로 누구나 세상으로부터 초대받았음은 물론 초대받지 않은 불청객일지도 모를 양립적 선상 위에서 자신의 길을 위태롭게 걸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일란성 쌍둥이이자 영혼의 상대인 시바는 삶은 결국 구멍을 메우는 일(1권 19쪽)이라고도 했다. 매일 위태롭게 연명하면서 여기저기 산재해있는 구멍을 우리는 그렇게 메워가며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메우고 또 메워도 줄어들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삶의 수렁이 없다면 의미조차 깨닫기 어려우리라. 왜 태어났는지, 왜 살아야 하는지, 왜, 내일을 기다려야 하는지 같은 세상으로부터 답보 상태인 스스로 찾아야 할 의미 말이다.

 

그렇다면 나는 삶의 연속적인 구멍을 메우기 위해 혁명을 꿈꾸는 건지도 모른다. 아니다. 삶이 곧 혁명 그 자체다. 에티오피아라는 머나먼 땅에서 들려온 유·무혈 혁명의 소리는 그렇게 한 개인의 삶에 혁명을 일으킨다. 태어남과 동시에 친부모를 잃고 사랑했던 이들이 독재에 맞서다 죽어가고 그에 따라 고통받는 사람들을 치유하다 죽어간 광경을 목격하던 매리언이 진정으로 찾고자 한 것은 무엇이었던가. 생부였다. 부인해왔지만 절대 끊을 수 없는 핏줄이라는 탄생의 혁명을 좇기 위해 그는 삶을 치열하게도 살아냈던 것이다. 그가 생부에게서 증언 받고자 했던 무엇이 있어서도 아니었다. 찾고자 했던 건 단지, 자신이 누구로부터 왔는가였으며 죽을 때까지 끊지 못할 운명의 사슬의 꼬여버린 부분이었다. 수녀의 몸에서 잉태된 생명이나 생부에게서 버림받은 자식들의 마음은, 그들을 사랑으로 품어준 양부모, 그들이 탄생했고 소멸해서 돌아갈 단 하나의 무덤, 미싱 선교병원에서 젊음을 불살랐던 외과, 산과 의사 고시와 헤마라는 아빠, 엄마의 그늘이 감싸주었지만 근원적 결핍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이마가 붙은 채 태어났던 일란성 쌍둥이는 자라면서 점점 서로에 대한 이질감에 사로잡힌다. 어째서일까. 사랑했던 여인의 끔찍하고 비인간적인 할례의식에 쌍둥이 동생이 연관돼있다는 진실과 '빠지는 땅'에 묻어버린 군인의 주검으로부터 종적을 감춰버린 연대와 소속감 이면에 같은 자궁 안에서 이마를 맞댄 채 세상으로 토해 내졌던 이들은 자라면서 각자의 모습에서 너무도 다른 듯 닮은 자신의 친부를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들을 버리고 도망치듯 아디스아바바를 떠났던, 세상에 남겨진 유일한 생물학적 핏줄, 아.버.지.

 

 

지나온 시간이 나를 살게 한 운명이라면, 그것을 지탱한 것은 사랑.

 

운명이란 무엇일까. 나는 운명예찬론자도 아니지만 부정하지도 않는 입장이다. 하지만 알 수 있는 단 한 가지는, 분명하게도 이 운명 뒤에는 필연성이 전제돼있다는 것이다. 내 선택에서 기인하는 것과 내 행동으로부터 파생되어 하나의 '운명'이 되는 것 아닐까. 그렇다면 결국 내 운명은 내가 결정짓고 개척한다는 건 틀린 말이 아닐 테다. 시바매리언, 이 아이들의 운명 또한 처음부터 정해져 있되 스스로 개척하기도 했다. 왜냐하면 행함 뒤에 선택은 반드시 자리하고 있었으니까. '인생을 즐겨라'는 인간의 삶에 있어 모토 아닌 모토일지도 모르겠다 싶다. 흔히 예상했던, 상상했던 에티오피아의 현실 이면에 개인, 한 가족의 지난한 삶을 따라가는 시간은 시시각각 이 문장을 상기시킨다. 삶을 즐겨야 한다는 강박에 마지못해 이끌려가는 건 아닌지, 나는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시바매리언의 후천적 가족에게서 대답을 얻고자 했다. 피가 섞인 혈육은 아니었지만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누구보다 서로를 아꼈던 이들을 통해 알게 된 건, 지나온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 이 자리에 내가 존재한다는 단 하나의 증명이었다. 후천적 가족으로 형성된 이들은 신분, 인종을 뛰어넘어 시간과 함께 진짜 가족으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매리언이 생물학적 친부를 찾아가는 시간 또한 과거를 되짚어가면서 자신을 증명하기 위한 하나의 확인이었을 테고 말이다. 

 

개인의 삶은 역사와도 같다. 크고 작은 사건들로 이루어진 인생이라는 역사를 들여다보면 평탄한 삶은 찾기 어려운 법이다. 가파른 자신의 역사를 추적해가는 매리언의 삶도 마찬가지다. 시작부터 평탄하지 못했던 그들의 탄생은 굴곡진 삶을 예견하는 듯했다. 시대의 역사에 맞물려 개인의 역사도 흐른다. 그 안에서 탄생의 혁명 뒤, 삶이라는 혁명이 뿌리내릴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의 존재를 인정해주고 사랑으로 보듬어 안았던 누군가(생물학적 가족이든 후천적 가족이든)는 존재했기 때문이다. 참으로 파란만장했던 한 가족의 역사는, 삶을 누구보다 사랑했던 개인에서 개인으로 이행되며, 용기라는 활시위를 당기는 걸 잊지 않았던 눈물로부터 자란 어른들에게서 마침표를 찍는다. 그리고 전한다. 지나온 시간이 나를 살게 한 운명이라면, 그것을 지탱한 것은 사랑이라고... 이것이 곧 삶이라는 혁명이다.

 

 

 

*1, 2권 통합 리뷰입니다.

 

 

 



w*****8 2013.04.30. 신고 공감 15 댓글 11
리뷰 총점 종이책
『눈물의아이들』살아간다는 것, 그것은 귀에 위로의 말 한마디를 건네는 것.
"『눈물의아이들』살아간다는 것, 그것은 귀에 위로의 말 한마디를 건네는 것." 내용보기
삶이 힘들다고들 말한다.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내가 제일 힘들다고 말하고 있다. 내가 가진 상처와 고통이 제일 큰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다른 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내가 하는 고민과 고통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은 고통 축에도 들지 못한다는 걸 요즘에야 느끼고 있다. 그리고 특별하게 살아가기를 바랬던, 지금보다 더 어린 시절의 생각들보다 평범하게 살아간다는 것, 소소한
"『눈물의아이들』살아간다는 것, 그것은 귀에 위로의 말 한마디를 건네는 것." 내용보기

삶이 힘들다고들 말한다.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내가 제일 힘들다고 말하고 있다. 내가 가진 상처와 고통이 제일 큰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다른 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내가 하는 고민과 고통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은 고통 축에도 들지 못한다는 걸 요즘에야 느끼고 있다. 그리고 특별하게 살아가기를 바랬던, 지금보다 더 어린 시절의 생각들보다 평범하게 살아간다는 것, 소소한 일상들이 가장 좋은 것임을 요즘에야 깨닫고 있다. 이런 생각들이 점점 마음속에 커져가고 있을때, 역시 우리가 누리는 일상의 모든 것들이 얼마나 행복한 일임을 알게 한 책을 만났다. 

 


내 인생에서 가장 큰 기쁨이 뭔지 아니? 우리 방갈로, 그곳에서의 일상, 평범하게 눈뜨는 것, 부엌에서 알마즈가 달그락거리는 소리, 내 일, 내 수업, 고학년 본과생들하고 도는 회진, 저녁 식탁에서 너와 시바를 보는 것, 그런 후 아내와 잠자리에 드는것.  (2권, 152페이지)

 

 

이 책의 주요 장소이기도 한 에티오피아에서 인도 교사의 아들로 태어난 의학을 전공하고 의과대학 교수로 있는 에이브러햄 버기즈의 첫 장편소설이다. 미국에서 굉장한 인기를 얻은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많은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저 읽고 싶은 책중의 한 권이었다. 하지만 읽다보니 어느새 푹 빠져 읽게 되었다. 책의 뒷표지에 있는 책의 소개에서부터 나에게 맞는 책임을, 내가 좋아할 내용임을 알게 되었다.

 

 

1954년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의 병원인 '미싱'에서 한 수녀가 쌍둥이를 낳다가 죽었다. 쌍둥이 아이들의 이름은 매리언과 시바라는 이름을 가졌다. 매리언은 오랜 시간이 지난후 자신을 낳아준 친어머니가 머물렀던 방에 오며 긴 이야기의 여정을 시작한다. 견습 수녀에서 수녀 간호사가 되어 매리언의 친아버지인 토마스 스톤을 만나게 된 배에서부터 이야기를 전해준다. 자신을 태어나게 만든 어머니와 아버지의 이야기, 쌍둥이인 시바매리언을 인정하지 못해 달아난 아버지를 대신해 그들을 먹이고 입히고 교육시켰던 또 하나의 부모 헤마와 고시로부터 충만한 사랑을 받고 자랐다. 아주 어린 시절에서부터 성적인 호기심이 극에 달한 사춘기 시절과 열심히 공부해 외과의사가 된 이야기를 저 먼 과거의 이야기로부터 풀어낸다. 아기때부터 함께 자란 유모의 딸 제닛과 함께 자라오면서 매리언은 제닛을 진심으로 사랑했다. 제닛과 시바를 모두 사랑했지만 그들로인해 자신의 삶은 살짝 어긋나 버렸다.

 

  

세상을 구하기보다 자신을 치유하기 위해 의사가 되고 싶었던 매리언은 늘 친아버지 토마스 스톤이 '미싱'에 나타나는 꿈을 꿀 정도로 그리워했지만, 어느새 어느 누구보다도 자신들을 사랑했던 고시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에게서 의학적 지식을 배우고 의사가 되기 위한 과정을 밟는다. 고시가 그토록 원했던 미국에서의 생활을 위해 우연한 기회에 도망치듯 미국으로 오게 된 매리언의 삶은 또다른 국면을 맞았다.

 

 

과거는 우리를 힘들게도 하지만, 우리를 이해하는 역할도 하게 되는 것 같다.

아버지 토마스가 스승의 질문에 답했듯, 매리언이 토마스의 질문 '응급 환자들의 귀에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을때, '위로의 말을 건네는 것'이라고 답했던 것처럼. 이 책은 한 사람의 내면의 성장을 다루었다. 또한 아프리카에서 인도인으로 사는 일들의 힘겨움, 사람의 병을 알고자하고, 고쳐주는 일을 사랑했던 사람이 성큼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신들을 버렸던 아버지에 대한 갈망과 미움을 어느새 외과의사라는 직업에서 승화시키고 있었다. 응급환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게 위로의 한마디 였듯, 매리언에게 가장 위로가 되는 것은 아버지를 이해하는 것이었다. 너무 늦게야 자기 감정을 알았고, 그것으로부터 도망쳤던 아버지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것, 눈빛에서 건네지는 위로였다. 

 

 

행복의 열쇠는  너희 슬리퍼를 인정하는 것, 너희 존재를 인정하는 것, 너희 모습을 인정하는 것, 너희 가족을 인정하는 것, 너희 재능을 인정하는 것, 너희한테 없는 재능을 인정하는 것이야. (중략)  우리가 행한 것뿐 아니라 미처 행하지 못한 것도 우리 운명이 된단다.   (2권, 58페이지)


그리 좋은 부모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부모님이 아직까지 살아계시다는 것, 살아계신다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된다는 것, 내 가족들이 곁에 있다는 것, 가족들과 일상을 함께 할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소중한지 일깨워주는 작품이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13.04.30. 신고 공감 8 댓글 12
리뷰 총점 종이책
가족의 사랑이 운명보다 강하다.
"가족의 사랑이 운명보다 강하다." 내용보기
가끔 책을 읽으면서 가슴이 멍해져 올 때가 있다. 요즘 읽은 여러 장르의 가슴 아픈 책을 읽어서 그런가 보다. <태양을 건너는 아이들>인도에서 인신매매로 아파하는 자매 알게 된 것도 그랬고 <시티 오브 조이>라고 이 책 도한 인도 이야기인데 가난으로 자식을 위해 자기 피까지 팔아서 먹여 살리려는 아버지를 보고 그 분들을 도와주기 위한 종교적인 힘을 보기도 했다. 두 책의
"가족의 사랑이 운명보다 강하다." 내용보기

가끔 책을 읽으면서 가슴이 멍해져 올 때가 있다. 요즘 읽은 여러 장르의 가슴 아픈 책을 읽어서 그런가 보다. <태양을 건너는 아이들>인도에서 인신매매로 아파하는 자매 알게 된 것도 그랬고 <시티 오브 조이>라고 이 책 도한 인도 이야기인데 가난으로 자식을 위해 자기 피까지 팔아서 먹여 살리려는 아버지를 보고 그 분들을 도와주기 위한 종교적인 힘을 보기도 했다. 두 책의 공통점이라면 그래서 인도라는 나라가 왠지 아픔이 많은 나라지만 희망 또 한 가지고 있는 나라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 책 『눈물의 아이들 1,2』를 읽으면서 참 가슴 아픈 여러 가지를 느끼게 만들었다. 특히 전쟁이라는 아픔에서 겪게 되는 이야기에 종교적인 금지된 사랑에서 그 가족이 살아남게 되는 방대한 이야기가 전개 된다. 물론 금지된 사랑이기에 어느 누군가가 죽게 된다는 아픔이 최고로 크지만 그래도 사랑이라는 단어가 나를 참 행복하게 만들었다.

 

 

시대적 배경은 1954년 시바와 매리언이 태어나면서 시작이다. 이 시대 즈음을 조사해 인도나 에티오피아 근처의 나라들이 전쟁이나 다른 나라의 지배에서 해방된 사건들이 있다. 특히 에티오피아는 시대를 지나면서 쿠데타가 일어난 나라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아주 많은 전쟁이나 여러 나라의 공부를 하는 것 같다. 인도에서 태어난 메리 조지프 프레이즈 수녀는 인도에서 교육을 받고 아덴으로 봉사를 가던 중에 배에서 백인 토머스 스톤 의사를 만나게 된다, 두 사람은 배에서 생명의 위협 속에서 메리가 토머스를 구해주면서 사랑을 느끼고 소중함을 느끼지만 둘 다 해야 하는 일이 있기에 아덴에서 헤어지지만 시련을 겪은 메리가 에티오피아 아디스 아바바에 미싱이란 병원에 외과의사로 있던 토머스 스톤을 찾아간다. 그러면서 거기서 토머스를 도와 수술을 도와주면서 수녀로서 자리를 잡게 된다. 그런데 사랑을 느낀 토머스가 메리 수녀의 방을 갔는데 수녀는 아파서 누워있고 수술실에 데리고가니  아이를 가진 것이다.

 

병원에는 산부인과 수술을 진행할 의사가 없었고 인도인 헤마라는 여의사는 인도에 집에 가서 안 오는 상태고 남자의사 인도의사 고시는 술을 마시러 가서 연락이 두절된 상태 그 위험한 상태에서 토머스는 자기가 사랑한 메리를 이 아이들이 죽인다는 생각과 수녀가 임신이라는 생각에 좌절하고 진정 자기가 사랑했는데 고백하지 못한 것에 안스러워 한다. 그리고 그 것을 지켜보는 원장 수녀님, 긴장되는 순간에 나타난 헤마는 수술로 쌍둥이인 아이들을 구하지만 메리수녀는 죽는다. 그 아이들은 처음에 죽은 줄 알았는데 살아나게 되고 토머스는 미싱을 떠나게 된다. 탄생, 쌍둥이, 부모의 죽음과 도망.... 이 이야기는 이 부분부터 시작한다. 서두를 너무 길게 잡은 것 같다. 그렇지만 이야기가 서두에서 잘 잡아야 내용을 쉽게 이해한 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렇기에 세월이 지나서 매리언 스톤이 자기가 살아온 과거로 돌아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형식이다. 어떻게 이루어 졌고 어떻게 자랐으면 끝내는 떠난 아버지는 어떻게 되는지 말이다.

 

황제는 에티오피아 시민들을 놓고 자기만 살겠다고 도망갔다가 다시 돌아오고도 황제가 된다. 그런대도 시민들이나 다른 사람들은 그를 좋아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가슴 아픈 일들이 참 많다.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다 자기를 낳은 아버지와 키워준 아버지가 있다. 죽을 고비를 넘긴 아이들을 키우기에 고생한 고시 거기에 지극정성으로 돌봐준 엄마 헤마 그 들의 사랑을 본다면 낳은 정보다 키운정이 더 강하다고 느낄 것이다. 그리고 쿠데타의 오해 속에서 살아나온 고시에게 박수를 보낸다. 역시 아버지의 힘은 강하다. 그리고 자기 아들 매리언이 토머스에 대한 오해를 이야기 할 때나 어찌나 가슴이 찡하던지 모르겠다. 고시, 토머스의 우정이 강하듯이 시바, 매리언 또한 쌍둥이면서 위험에서 달려와 주는 그런 마음이 나온다. 매리언이 B형 간염으로 죽음에 임박했을 때 그의 간을 내어주는 그런 마음에 눈물이 났다. 아버지인 토머스는 이제 서야 찾은 아들인데 그 장면은 가슴이 아팠다.

 

“그 오랜 세월 그 친구가 침묵한 이유가 무엇이든 여전히 내가 그 친구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려주지 못한다면 내 인생의 일부가 미완으로 남을 거야. 난 그 친구를 볼 수 없어, 그 친구에게 이 말을 할 수 없어. 하지만 넌 할 수 있어. 내가 살아서 그 모습을 보지는 못할 거야. 하지만 내가 원하는 건 그러야. 헤마의 감정이 상하지 않게 그 일을 해줘. 난 위해. 완결되지 않은 걸 완결시켜줘‘”

(눈물의 아이들  2   P169~170) 고시가 죽으면서 유언을 남기는 부분, 서로의 오해를 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역시 멋진 아버지라는 사실.

 

나라를 넘나드는 대작의 소설이라 그런지 읽는데 여러 공부를 한 것 같다. 특히 나라 공부를 많이 했다. 가족이라는 것이 자기가 낳지는 않았어도 소중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런 책이다. 특히 아프리카라는 나라이기에 더욱 가슴이 아팠다. 치료할 돈을 줘야하는데 책으로 기부를 해서 그것이 마땅치 않다는 원장님의 말씀에 사람들은 왜 저렇게 기부하는 것조차 생색을 내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에게는 식량이 필요했다. 그리고 먹을 것, 심지어 작은 약이나 여러 진통제? 약 이름이 생각이 안 난다. 특히 이 책은 의학으로 의사, 병원, 환자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외과의, 내과, 산부인과 이리 다양하게 나오기에 집중해서 읽지 않으면 지나가 버리고 이해가 부족하다. 저자가 많은 참고 자료를 조사하여 만든 그런 책이라 들었다.

 

“항상 궁금했는데, 우리에게 성경을 보내주는 선한 사람들은 기생충과 배고픔이 성경으로 해소 된다고 믿는 걸까요? 우리 환자들은 문맹이에요.”  (눈물의 아이들 1   P245- 원장님이 해리스라는 사람이 기부하는 단체의 사람인데 그 사람이 왔을때 성경기부는 이들에게 필요없다는 것을 말함, 자기가 종교를 어기는 사람이 되더라도 미싱에서 절실한 것은 카테터, 주사기, 페니실린, 산소통이라고 말함 기부자들이 잘 알고 이것을 기증해주길 말한다.)

 

 

저자인 에이브러햄 버기즈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실화와 허구의 약간의 차이를 두고 만들어진 이 소중한 책 한 가족이 금지된 사랑으로 낳은 아이들 그런데 부모 중에 죽고 도망가고 그리고 쌍둥이들을 키워준 부모들 그 들의 주변이야기가 참 흥미롭고 이들에게 무슨 일이 금방이라도 일어날 것 같은 불안감이 책을 읽으면서 느끼게 된다. 언제 어느 나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언제 이 가족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이런 모든 이야기와 의학서적, 의학적인 문제, 거기에 정치와 쿠데타를 다루고 남녀의 사랑 또한 흥미를 더욱 유발시키는  장편 소설을 우리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지어서 말이다. 특히 나라. 나라와 인종이 다른 이들의 사랑의 힘에 박수를 보낸다.

 

가끔은 장편의 책을 읽다보면 혼돈이 일어난다. 그런데 이 책은 저자의 취지가 한 가족의 만들어 지면서부터 그 가족의 일생을 그린 것이라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책을 읽으면서 이 가족 참 파란만장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참 무난하게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내가 태어나기 이전에 많은 안 좋은 일들이 있었지만 이 가족 특히 매리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사랑도, 행복도, 가족도, 삶도 힘들지만 그래도 이 런 것들이 있기에 나를 살게 해준 지탱이라 생각이 든다. 어느 누군가는 사랑의 오해로 돌아서지만 그 진실을 알게 되면 모든 것이 한순간의 자기 착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고 인생을 후회하게 되기도 한다. 우리 후회 없는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자기가 닥친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이 든다. 아무리 자기 운명이 주어졌다고 해도 그 운명을 이겨내는 사랑의 힘은 더욱 강하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k*****7 2013.04.30. 신고 공감 3 댓글 12
리뷰 총점 종이책
사랑, 불운의 생을 바꾸다.
"사랑, 불운의 생을 바꾸다." 내용보기
힌두교에서 ‘파괴의 신’이라 불리는 시바는 ‘생식의 신’이기도 하다. 하나의 신이 ‘파괴’와 ‘생식’을 동시에 관장한다는 건 삶과 죽음은 분리될 수 없는 하나라는 뜻은 아닐까. 존(存)과 멸(滅)은, 생(生)과 사(死)는 신의 자궁 속에서 함께 자란 쌍둥이인지도 모른다. 멸(滅과) 사(死)의 존재 속에서 존(存)과 생(生)은 아름다움을 얻는다.   『눈물의 아이들』은 1955년 에
"사랑, 불운의 생을 바꾸다." 내용보기

힌두교에서 ‘파괴의 신’이라 불리는 시바는 ‘생식의 신’이기도 하다. 하나의 신이 ‘파괴’와 ‘생식’을 동시에 관장한다는 건 삶과 죽음은 분리될 수 없는 하나라는 뜻은 아닐까. 존(存)과 멸(滅)은, 생(生)과 사(死)는 신의 자궁 속에서 함께 자란 쌍둥이인지도 모른다. 멸(滅과) 사(死)의 존재 속에서 존(存)과 생(生)은 아름다움을 얻는다.

 

『눈물의 아이들』은 1955년 에티오피아에서 인도인 교사의 아들로 태어나 현재 스탠퍼드 대학교 의과대학 종신교수로 재직 중인 에이브러햄 버기즈의 첫 소설로, 외과의사 스톤과 메리 조지프 프레이즈 수녀 사이에 태어난 쌍둥이 형제 매리언과 시바의 삶을 에디오피아의 역사와 함께 그린 소설이다.

 

어머니 이후 유일한 여자였던 메리 수녀를 살리고 싶었던 스톤에게 쌍둥이는 없애야 할 적이었지만, 헤마에게 쌍둥이들은 눈물의 인생을 변화시킬 운명이었다. 스톤이 메리 수녀를 구하려고 했던 행위는 시바의 두피에 상처를 남겼다. 스톤은 상처를 치료하는 의사였으나 아들의 머리에 상처를 남겼다. 스톤의 어머니는 아버지 때문에 죽었다. 스톤은 메리 수녀가 자신 때문에 죽었다고 생각했다. 사랑했던 두 여자를 잃은 스톤, 가혹한 운명을 감당할 자신이 없던 스톤은 미싱 병원을 도망쳤다.

 

행복의 열쇠는 너의 슬리퍼를 인정하는 것, 너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 너희 모습을 인정하는 것, 너희 가족을 인정하는 것, 너희한테 없는 재능을 인정하는 것이야. 너희 슬리퍼를 계속 너의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면 헤매기만 하다 죽겠지. 비통하게 죽는 거야. 항상 너희한테 더 많은 게 약속되어 있을 거라고 느끼면서 말야. 우리가 행한 것뿐 아니라 미처 행하지 못한 것도 우리 운명이 된단다. (2권, 57~58쪽)

 

이 세상에 상처가 없는 사람은 없다. 상처가 없는 척 위장하는 사람들이 있을 뿐. 헤마가 마드라스를 떠나 아프리카 에티오피아로 온 이유는 인도에선 산부인과 의사로 일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오른쪽 홍채에 작은 얼룩이 있던 제닛은 아내가 있는 아버지와 가난한 하녀 로지나에게 태어났다는 사실이었다. 제닛이 자신과는 다른 삶을 살기 원했던 로지나에게 욕망에 충실한 제닛의 행동은 신세를 망치는 일이었다. 상처는 치유해야 하지만 모녀는 서로에게 상처를 덧내었다.

 

아디스아바바 날씨는 우기가 많다. 스톤과 더불어 고시의 삶 역시 우기의 날들이었다. 고시는 스톤과 달리 우기로부터 도망치지 않았다. 고시와 스톤은 부모의 부재라는 불운을 타고난 점에서 닮았다. 자신의 몸에 아버지의 피가 흐른다는 사실이 두려웠던 스톤은 아버지의 자리를 버렸지만, 태어난 지 한 달 만에 아버지가 죽어 아버지의 기억이 없는 고시는 쌍둥이의 좋은 아버지가 되었다. 운명이란 받아들이는 자의 태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견습생으로서 대가를 치르고 마침내 내 배의 선장이 되었다. 하지만 내려다보니 여행을 시작할 때 땅속에 묻은 낡은 슬리퍼가, 타르와 진흙투성이 그 슬리퍼가 아직도 내 발에 신겨 있는 건 왜일까. (2권, 364쪽)

 

운명은 벗어나는 게 아니라 받아들이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프다고 괴로워한다고 상처가 낫는 것은 아니다. 상처가 나으려면 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야 새살도 돋는다.

 

실제 몸의 구멍을 메우는 일을 했던 시바는 ‘삶은 결국 구멍을 메우는 것이다.’라고 했다. 메리언은 시바가 자신에게 구멍을 냈다고 생각했다. 제닛은 자신의 마음의 구멍을 메우려고 메리언과 시바의 마음에 구멍을 냈다. 메리의 죽음으로 마음에 구멍이 난 스톤은 메리언의 마음에 구멍을 냈다. 삶은 구멍(상처)을 내고 구멍(상처)을 메우는 것인지도 모른다. 메리언의 구멍 난 마음을 메어준 이들은 고시와 헤마의 사랑이었다. 제닛에게 받은 상처를 치유한 사람은 망설임 없이 목숨을 내준 시바와 제닛을 살리고 싶었던 스톤의 사랑이었다. 메리언은 시바의 사랑과 죽음을 통해 아버지 스톤을 이해하게 되었다. 사랑은 그렇게 불운의 생을 바꿨다.

 

메리 수녀는 스톤의 삶과, 메리 수녀와 스톤은 메리언과 시바 형제의 삶과, 로지나와 제무이는 제닛의 삶과, 제닛은 메리언과 시바의 삶과, 시바는 메리언과 스톤의 삶과, 헤마의 삶은 고시의 삶과, 고시의 삶은 스톤과 메리언의 삶과 관계가 있었다. 그들은 서로에게 눈물임과 동시에 기쁨이었다.

 

너무 힘이 들어 오래전 그날로 돌아가고 싶었다. 거짓말처럼 그 기회가 주어졌다. 그곳에서 그때 그 사람들도 만났다. 다시 그날을 살게 되니 망각했던 일들이 떠오르며 숨이 차기 시작했다. 삶은 대부분 고통이다. 그러다 한 가지를 알게 되었다. 오래전 그날로 돌아가고 싶었던 건 그날을 다시 살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때 그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기 때문이라는 걸. 그들은 내게 눈물이기도 했지만 기쁨이기도 했던 사람들이었다.

 

『눈물의 아이들』은 불완전한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그림을 완성하는 퍼즐 같은 소설이었다. 신이 인간을 불완전하게 만든 이유는 부족한 부분을 서로 채워주라는 뜻인지도 모른다.

 

 

   

(*) 『눈물의 아이들』 1,2권 통합 리뷰

 

 

 

 



YES마니아 : 로얄 m****6 2013.04.29. 신고 공감 3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당신을 순수하게 응시하기 위하여...
"당신을 순수하게 응시하기 위하여..." 내용보기
에이브러햄 버기즈의 소설 '눈물의 아이들'은 배경이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다. 에티오피아. 그리 낯선 이름은 아니다. 잦은 기근과 항구적인 굶주림. 신문에 올라오는 에티오피아는 그랬다. 원조의 정당성을 역설하는 아프리카의 대표적인 헐벗고 굶주린 나라. 그게 내가 아는 에티오피아였고 우리들 대부분이 기억하는 에티오피아였다.     우리는 종종 일부에 지나지 않는 편
"당신을 순수하게 응시하기 위하여..." 내용보기

 

  에이브러햄 버기즈의 소설 '눈물의 아이들'은 배경이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다. 에티오피아. 그리 낯선 이름은 아니다. 잦은 기근과 항구적인 굶주림. 신문에 올라오는 에티오피아는 그랬다. 원조의 정당성을 역설하는 아프리카의 대표적인 헐벗고 굶주린 나라. 그게 내가 아는 에티오피아였고 우리들 대부분이 기억하는 에티오피아였다.

 

  우리는 종종 일부에 지나지 않는 편협한 지식을 그냥 진실로 착각할 때가 있다. 에티오피아가 그렇다. 나는 그걸 '눈물의 아이들'을 읽으면서 뼈져리게 깨달았다. 놀라웠다. 에티오피아의 역사가 사실은 거의 3천년에 이른다는 것이. 이 책을 통해 에티오피아에 대해 새롭게 얻게 된 궁금증 때문에 이런저런 것을 살펴보다가 알게 된 것이었다. 에티오피아의 기원은 성경에 나오는 솔로몬과 시바 때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에티오피아 최초의 황제는 그 둘 사이에 난 자식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황제 제도는 1974년에 젊은 장교들의 쿠데타가 일어나서 황제가 폐위될 때까지 내내 계속되었다고 한다. 에티오피아는 우리들 못지 않게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었고 그 기원이 솔로몬과 시바에 있는만큼 기독교를 통한 문명화도 빨랐다고 한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이 사실을 모른다. 서양의 기독교인들도 마찬가지다. '눈물의 아이들'에서 주된 배경이 되는 미싱 병원의 에티오피아인 원장은 한 미국 선교사가 병원을 도와주는 대신 성경을 나눠주고 선교 사업을 하고 싶다고 하자 이렇게 말한다.

 

 "이 나라 전체를 통틀어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보다 더 많은 수의 성경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 항상 궁금했는데 우리에게 성경을 보내주는 선한 사람들은 기생충과 배고픔이 성경으로 해소된다고 믿는 걸까요? 우리 환자들은 문맹이에요."( 1권, P 245) 

 

 우리들이 하는 흔한 실수. 우리는 정말 남을 보고 싶은 대로만 본다. 그리고 보고 싶은 만큼만 본다. 우리는 그들이 우리에 대해 알기를 원하는 만큼 그들에 대해서 알려고 하지 않는다. 예전에007 영화에서 북한을 묘사한 것을 두고 논란이 벌어진 적이 있다. 우리나라 네티즌들은 북한의 모습을 제대로 조사해 보지도 않고 찍었다면서 성토했다. 공감대가 형성되고 급기야는 대대적인 관람반대운동마저 벌어져서 미국 타임지에 소개되기도 했다. 이러한 공분을 자아낼 정도로 우리는 누군가가 우리의 모습을 그리는 데 있어서는 엄격하다. 하지만 우리가 남의 모습을 그릴 때는 어떠할까? 그 때도 우리가 원하는 만큼의 엄격한 잣대를 똑같이 적용하고 있을까? 당연히 아니다. 나는 이 말을 동남아시아 사람으로 부터 직접 들었다. 동남아시아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우리나라 영화의 대부분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그리기 보단 한국 사람들의 굳어진 편견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강 그리고 있다고. 그는 오로지 자기들 나라의 나쁜 모습만 왜곡해서 보여주는 우리나라 영화에 대해 분노할 때가 많다고도 했다.  또 언젠가 한국 사람이 베트남 사람으로 분해 나왔던 우리나라 영화가 있었는데 그 때 한 베트남 사람이 베트남 말이 너무 우스꽝스럽게 변해버렸다고 내게 비판한 적도 있었다. 정확히 그 007을 비판했을 때 우리가 했던 말 그대로 그들은 우리가 그들을 그리고 있는 모습에 대해서 비판했던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우릴 그린 것에 대해서 분노하는 만큼 거기에 대해 분노하지 않는다. 설령 그런 비판이 있다 하더라도 '뭐, 그럴 수도 있지' 정도로 생각할 뿐, 그걸 계기로 그 나라에 대해 더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우리가 느낀 서운함은 곧 시정되어야 할 중요한 것이지만 그들이 느낀 서운함은 그냥 자기들이 알아서 해결할 문제이다. 그리고 이 생각은 우리를 그렇게 묘사한 미국인들 역시도 그러할 것이다. 미국 타임지 보도를 본 미국인들의 반응이 대체로 그랬으니까. '영화 묘사 가지고 뭘 그렇게까지 예민하게 구는지...' 이것이 그들의 반응이었다.

 

  우리에겐 이러한 맹점이 있다. 있는 그대로의 타인을 그리고 그들의 나라를 보지 못하는 맹점들이 말이다. 우리는 그것이 정보의 부족에서 기인하는 것이라 알고 있지만 정말은 그렇지 않다. 나는 그걸 이 소설 '눈물의 아이들'을 읽고 다시금 깨달았다. 그러한 맹정들은 사실 태도의 문제라고 말이다. 내가 몰라서 타인과 그 나라를 그만큼 밖에 보지 못하는 게 아니다. 정말은 내가 그 이상 알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 밖에 알지 못하는 것이다. 내가 에티오피아를 헐벗고 굶주린 사람만 잔뜩 있는 가난한 나라로 생각한다면 내가 그 정도만 알아도 상관없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진실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그들은 우리보다 약하고 가난한 존재니까. 그래서 알아도 우리에게 별 도움이 안되는 존재니까.  '눈물의 아이들' 2권에서 주인공 매리엄은 처음 미국으로 가게 된다.  공항에서 그는 자신의 이름이 적힌 푯말을 들고 있는 남자에게 가서 자신의 이름이 아니냐고 묻자 남자는 이렇게 반응한다.

 

 남자가 나를 위 아래로 훑어보더니 대꾸할 가치도 없다는 듯 고개를 돌려버렸다. (2권, P. 201)

 

 우리들 눈 앞에 갑자기 연변 사람이나 동남 아시아 이주 노동자가 혹은 아프리카 사람들이 나타나 무턱대고 말을 걸어온다면 아마도 대부분 그 남자처럼 반응할 것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건 우리나라 TV에서 한 실험을 보았기 때문이다. 한 동남아시아계 남자가 한국 사람들에게 길을 물었는데 대부분 서둘러 그를 피해 달아나 버렸다. 반면 백인에게는 대부분 아주 우호적으로 가르쳐주었다. 맹점은 태도다. 교실 안의 그 누구도 왕따에 대해선 깊이 알려고 하지 않듯이 나보다 약하고 헐벗은 존재에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그러기 보다는 그냥 기피해 버릴 뿐이다.

 

  에이브러햄 버기즈의 이 소설 '눈물의 아이들'을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본다면 타인을 그렇게 이해와 배려의 대상이 아니라 무관심과 기피의 대상으로 만드는, 나와 타인 사이에 가로놓여진  맹점을 파괴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알고보면 그 맹점이란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내가 서열상 어디에 위치하는지 그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눈물의 아이들'은 처음부터 그걸 보여준다. 바로 나중에 매리엄과 시바의 엄마가 되는 헤마가 탄 비행기가 추락하는 장면이다. 알고보니 그 추락은 기계의 고장 때문이 아니었다. 비행기를 조종하던 프랑스인인 백인이 규정을 피해 중간에 내려 화물을 싣고 가려고 일부러 한 것이었다. 그 갑작스러운 착륙으로 인도인 아이가 다치기까지 했지만  그는 아무런 죄책감도 사과도 하지 않는다. 그 프랑스인 조종사에게 자기보다 열등한 인도인 아이는 화물보다도 못한 존재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소설은 맹점이 그러한 인식이 낳은 파생효과임을 말해준다. 그래서 작가 에이브러햄 버기즈는 소설을 통해 무엇보다 자신에게 주어진 정체성을 언제나 고정된 것으로 여기는 마음을 허물어버리려 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 나라와 나라 사이의 서열화가 어디까지나 정체성이 항구불변하다는 믿음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소설은 주인공이 되는 매리엄과 시바를 수녀에게서 태어나게 하고 에티오피아에서 의사로 헌신적으로 일하는 인도인들의 이야기가 나오며 핏줄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핏줄로 맺어진 것보다 더 완벽한 가족을 이룬 고시와 헤나 그리고 그들의 자녀들이 된 매리엄과 시바를 보여주며 아울러 황제의 폐위와 쿠데타로 이어지는, 한 개인의  정체성 변화에 견주어도 무방할 에티오피아의 역사도 담아낸다. 그렇게 이 소설의 중요한 인물들은 강물이 물길이 열려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마다하지 않고 나아가듯이 변화된 삶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우리는 촛불을 켰다. 헤마가 무릎을 꿇자 일렁이는 불빛이 그녀의 얼굴을 비췄다. 그녀의 입술이 움직였다. 그녀는 모든 신성을, 환생을, 부활을 믿었다. 그녀에게는 그것이 조금도 모순적이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는 그녀의 믿음에 나는 감탄했다. 성당에서 카르멜회 수녀를 위해 초를 밝히는 힌두교도 (2권, P. 438)

 

 그리고 그 변화를 받아들인만큼 그들은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한다. 그들이 스스로 자신의 변화를 받아들인 순간 타인이 간직한 이야기 역시 들려오는 것이다. 아마도 그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것이 수녀에게 매리엄과 시바를 잉태하게 만들고 정작 태어나자 그대로 내버리고 달아나버려 내내 증오의 존재가 되어온 그들의 아버지 토머스 스톤의 사연이 밝혀지는 장면일 것이다. 그렇게 소설은 우리가 서열화라는 사다리에서 내려와 나와 타인 모두를 가변적인 존재로서 서로 대등하게 바라보게 되었을 때라야 서로의 내밀한 사연마저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맹점이 사라지게 됨을 분명히 보여준다. 그가 이렇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바로 그 자신의 경험이 밑받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날개를 보면 그의 약력이 소개되어 있는데 거기서 우리가 보게 되는 것은 에티오피아에 온 인도인이며 그 뒤 다시 인도로 건너가 수학하고 나중엔 미국에서 의과대학 종신교수로 재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소설 속 매리엄의 경로는 사실 그의 경로였다. 때문에 그는 맹점을 부수고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보듬어 줄 수 있는 길을 분명히 제시할 수 있었던 것이다.

 

 '눈물의 아이들'은 눈물 속에 태어났지만 고시처럼 만족 속에 죽을 수 있는 길이 그리 멀리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우리 사이에 가로 놓인 맹점에서 비롯되는 우리의 눈물을 그치게 할 길은 어디에 있을까? 그건 내가 고정된 정체성의 존재라는 생각을 버리고 부단한 변화와 생성의 존재로 바라보는 곳에 있다. 다가오는 변화에 스스로를 먼저 열어주는 마음. 바로 그 벌려진 두 팔이 '눈물의 아이들'이 보여주는 길이다. 거기서 우리는 타인이 간직한 그 진정한 모습을 알 수 있는 '휴리스틱'을 느끼게 될 것이라면서...

 

  인생은 신호로 가득하다. 인생의 비결은 그 신호들을 읽는 법을 아는 데 있다. 고시는 이를 휴리스틱이라 불렀다. 휴리스틱은 공식이 없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다. (2권, P. 146)

 


 

l****1 2013.05.01. 신고 공감 2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눈물
"눈물" 내용보기
" 눈물의 아이들 " 오바마 대통령이 선택한 소설, 진짜 탁월한 선택인것 같다. 난 에티오피아 소설은 처음이다. 근데 읽고 완전 감동, 안타까움에 눈물까지 흘렸다. 메리 조지프 수녀와 토머스 스톤의 짧은 사랑, 버려진 아이들을 입양해서 사랑으로 양육하는 고시와 헤마의 넉넉한 사랑, 매이언의 제닛에 대한 끝없는 용서와 사랑, 쌍둥이지만 매이언과는 너무 다르게 자유분방한 시바
"눈물" 내용보기
" 눈물의 아이들 " 오바마 대통령이 선택한 소설, 진짜 탁월한 선택인것 같다. 난 에티오피아 소설은 처음이다.
근데 읽고 완전 감동, 안타까움에 눈물까지 흘렸다.
메리 조지프 수녀와 토머스 스톤의 짧은 사랑, 버려진 아이들을 입양해서 사랑으로 양육하는 고시와 헤마의 넉넉한 사랑, 매이언의 제닛에 대한 끝없는 용서와 사랑, 쌍둥이지만 매이언과는 너무 다르게 자유분방한 시바 이들을 통해
1950년대 에티오피아의 현대사가 펼쳐진다.
e*******2 2017.06.20.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학급문고 1번에 넣고 싶은 책
"학급문고 1번에 넣고 싶은 책" 내용보기
매주 월요일마다 봉사활동을 다니면서 알게 된 대안학교 아이들이 있다. 나와 함께 봉사활동을 하는 이 아이들은 발랄하고 귀엽고 발칙하고 제 할말은 다 하면서도 어딘지 야무지지 못해 엄벙덤벙한, 아무튼 꽉 짜인 생활의 일반 중고등학교 학생들보다는 재미있는 녀석들이다. 어느 날 아이들이 내가 읽던 책에 흥미를 보였다. "그거 무슨 책이예요? 표지는 그냥 그런데, 뭐 아프리카
"학급문고 1번에 넣고 싶은 책" 내용보기

매주 월요일마다 봉사활동을 다니면서 알게 된 대안학교 아이들이 있다.

나와 함께 봉사활동을 하는 이 아이들은 발랄하고 귀엽고 발칙하고 제 할말은 다 하면서도 어딘지 야무지지 못해 엄벙덤벙한, 아무튼 꽉 짜인 생활의 일반 중고등학교 학생들보다는 재미있는 녀석들이다.

어느 날 아이들이 내가 읽던 책에 흥미를 보였다.

"그거 무슨 책이예요? 표지는 그냥 그런데, 뭐 아프리카 이야기인가? 재밌어요?"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질문 세례가 재미있어서 나도 모르게 장난기가 발동해 낚시질을 했다.

"응, 꽤 재밌어. 여기 베드신도 여러번 나와. 수녀가 애도 둘이나 낳아."

"오오, 야한 책이예요? 재밌겠다! 빌려주세요!"

아이들은 빌려달라고 아우성이다. 다분히 스포츠신문 제목스러운 낚시질에 구미가 당긴 모양이었다.

그 중 제일 적극적인 녀석에게 깨끗하게 보고 다음주에 돌려주겠다는 조건으로 책을 빌려주었다.

 

그 다음주의 일이다. 봉사활동을 가서 아이들을 기다리는데 책을 빌려간 아이가 빈손으로 왔다.

"내 책은? 이번주까지 준다고 해놓고서는 왜 안 가져왔어?"

애초에 돌려받길 기대하지 않고 책을 빌려준지라 반쯤 장난을 담아 짓궂게 물었더니 아이가 봉투 하나를 불쑥 내밀었다. 봉투를 열어보니 도서상품권이 두 장 들어있었다. 자기 쌍둥이 여동생과 함께 읽었더니 책이 눈물로 얼룩져서 못 가져왔단다. 엄마한테도 책을 보여드렸더니 그냥 그 책 두 권을 자기가 갖고 날더러는 새로 사 보시라고 자기네 엄마가 상품권을 주셨단다. 상품권은 괜찮다며 책은 선물로 주겠다고 해도 녀석은 막무가내였다. 자기가 이란성 쌍둥이라서 자기네 남매는 울면서 책을 봤다는 거였다. 눈물 묻은 책을 자기가 가질테니 날더러는 새 책을 사 보란다. 책을 다 읽고 나면 학급문고에 기증해 꼭 아이들하고 돌려보겠다는 아이의 뜻을 더는 말릴 수 없었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다. 눈물로 읽고 다른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책.

계울을 어기고 한 남자를 사랑한 수녀가 낳은 아이, 갓 태어난 자식을 버린 부모, 형제 사이의 한 여자, 의도치 않은 살인사건, 미국 내에서 착취당하는 개발도상국 수련의들, 쿠데타, 테러리스트......

이 모든 사건들이 이 책 안에 녹아있지만 절대 『눈물의 아이들』은 막장드라마나 신파가 아니다.

가족애, 형제애, 우정, 동정심, 자비, 인류애를 말하는 이야기이다.

 

이 책을 읽은 아이는 쌍둥이인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많이 울었다고 했다. 모범생으로 반듯하게 살아온 여동생과 일반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대안학교까지 온 자기 사이에는 공통점이 별로 없다고 했다. 최근에는 말도 별로 하지 않을 만큼 남매 사이가 멀어졌다고 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여동생에게 권하면서 둘 사이에 다시 이야기가 생겼다고 했다. 그리고 만약 여동생이 매리언처럼 아프다면 자기가 죽는다고 해도 여동생에게 장기를 줄 거라고 했다. 공부도 못하고 부모님 속만 썩히는 자기보다는 여동생처럼 착하고 성실한 애가 살아남는 게 더 좋을 거라고 했다.

아이는 씨익 웃으며 자기는 여동생이랑 참 많이 싸우지만 동생을 세상에서 제일 사랑한다고 했다. 녀석은 쌍둥이의 아버지인 닥터 스톤이 나빴던 건 딱 한 가지라는 말도 덧붙였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는 점이란다. 수녀를 사랑했고 잠까지 같이 잤으면 손목 붙잡고 도망이라도 갔었어야 했고, 아이들을 사랑했다면 언제가 됐든 다시 만나러 왔었어야 했다고 했다. 자기가 토마스 스톤이었다면 절대 사랑을 놓치지 않았을 거라는 녀석의 말이 참 밝고 예뻤다.

 

세상에 지쳐버린 어른들과 달리 아이들의 감상은 정말 따스했다. 어른인 나는 이야기의 촘촘한 짜임과 인물들의 생명력에 감탄할 뿐이었는데 아이들은 이야기에 깊이 공감하면서 자신에게 찾아올 사랑을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었다. 어쩌면 그 공감의 깊이는 쌍둥이로 태어난 사람과 아닌 사람의 차이일지도 모르겠다. 사람은 결국 자기와 비슷한 이야기에 더 흥미를 보이기 마련이니까. 

이 책의 저자도 아마 소설의 시작을 자기 자신의 이야기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에이브러햄 버기즈는 에티오피아에서 인도인 교사의 아들로 태어나 미국 스탠퍼드 의대 종신교수가 된 자수성가형 인물이다. 인도인 수녀가 낳은 아들, 에티오피아에서 태어나 미국에 건너가 수련의 생활을 마치고 외과의가 되는 이 책의 주인공 매리언 프레이즈 스톤은 저자 자신의 또다른 모습으로 보인다. 의사가 지은 책인만큼 질병, 아픔, 수술, 치료, 죽음에 관한 이야기는 아주 현실적이고 상세하다. 서사와 디테일이 모두 훌륭하다는 점에서 흔치 않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은 책이다. 자극적일 수 있는 소재들을 전혀 선정적이지 않게 그려낸 작가의 힘에 박수를 보낼 수 밖에 없다.

 

재미없는 어른의 감상은 이쯤에서 접어두고 아이의 눈물젖은 책으로 되돌아가자.

아이에게 책값으로 받은 도서상품권으로는 다시 이 책을 사서 선물할 요량이다.

이 책을 교실 도서관의 1번으로 꽂아두고 싶다는 아이의 마음이 참 예쁘지 않은가.

좋은 이야기는 여러 사람이 나누어 읽어야 한다.

심장이 말랑말랑한 아이들이 이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리뷰 총점 종이책
사랑은 결국 운명을 이긴다, 끝내 빛나고야 만다
"사랑은 결국 운명을 이긴다, 끝내 빛나고야 만다" 내용보기
30캐럿이 넘는 다이아몬드 원석을 직접 본 적이 있다. 찬란하게 반짝이는 보석을 기대했는데 막상 마주친 다이아몬드 원석은 그저 투명한 '돌'덩어리였다. 안내원은 실망한 관람객들의 표정이 익숙한 듯 빙긋 웃었다. 그는 우리가 보는 다이아몬드는 수많은 가공 과정을 거친 58면의 예술품이기에 눈부시게 빛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해주었다. 어쩌면 사람의 생도 그렇지 않을까. Cutti
"사랑은 결국 운명을 이긴다, 끝내 빛나고야 만다" 내용보기

30캐럿이 넘는 다이아몬드 원석을 직접 본 적이 있다. 찬란하게 반짝이는 보석을 기대했는데 막상 마주친 다이아몬드 원석은 그저 투명한 '돌'덩어리였다. 안내원은 실망한 관람객들의 표정이 익숙한 듯 빙긋 웃었다. 그는 우리가 보는 다이아몬드는 수많은 가공 과정을 거친 58면의 예술품이기에 눈부시게 빛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해주었다. 어쩌면 사람의 생도 그렇지 않을까. Cutting for stone, 「눈물의 아이들」의 원제가 돌 자르기라는 점은 사뭇 의미심장하다.

 

Stone은 이 책의 주인공인 쌍둥이 형제 메리언과 시바의 성性이자 이들을 버린 아버지 토마스 스톤의 성이다. 쌍둥이 스톤 형제는 머리가 붙은 채 제왕절개로 태어난다. 수술 중 아버지는 형제의 어머니를 살리려다 쇄두기로 시바의 머리에 상처를 입힌다. 이것이 이야기 속에서 등장한 첫번째 'Cutting for stone'이다. 아들의 탄생에 상처를 입히고, 사랑하는 여인의 죽음으로 상처를 입은 아버지는 현실에서 도망쳐 먼 나라로 달아난다.

 

생부에게 버려진 쌍둥이 형제는 버림받았다는 사실을 알기도 전에 산부인과 의사 닥터 헤마에게 받아들여진다. 헤마는 아이들을 처음 본 순간 '있었는지도 몰랐던 가슴 속의 구멍'이 채워지는 것을 느낀다. 그녀는 쌍둥이에게 메리언과 시바라는 이름을 주고 어머니의 성 '프레이즈'와 아버지의 성 '스톤'을 붙여준다. 스톤과 함께 미싱 병원에서 일하던 의사 헤마와 고시는 서로를 사랑하면서도 다가서지 못했던 사이지만, 쌍둥이로 인해 부모가 되고, 부부가 된다. 결국 쌍둥이는 태어나자마자 부모를 잃지만 헤마와 고시에게 입양되면서 오히려 친아버지에게 받을 수 있었던 것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자라게 된 것이다. 삶은 이토록 잔인하면서도 자애로운 이야기이다.

 

이 책에서 의미하는 두번째 'Cutting for stone'은 쌍둥이 형제가 자라는 과정을 의미한다. 일란성 쌍둥이는 DNA하나까지 동일한 유전자를 공유하지만 자라고 나면 서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다른 사람이 된다. 시바와 메리언은 장기를 공유할 수 있을 만큼 유전적으로는 동질적인 존재지만, 성격은 완전히 다르다. 내향적이고 사색적인 메리언과 자유롭고 활달한 시바. 둘은 출발점에서는 비슷했지만 강아지의 죽음, 오토바이를 빼앗으러 온 군인 등 크고 작은 사건들이 둘 사이에 미묘한 틈을 만들었다. 그리고 형제와 함께 자란 제닛은 형제 사이에, 메리언에게 돌이킬 수 없을 만큼 큰 상처를 주었다. 운명의 칼날로 인해 쌍둥이 형제는 완전히 다른 존재가 된다.

 

마지막 'Cutting for stone'은 쌍둥이가 받은 수술을 의미한다. 쌍둥이가 탄생할 때 상처를 입힌 아버지는 그들을 위해 (for stone) 다시 한번 수술칼을 손에 쥔다. 아들을 살리기 위해, 아들을 버리고 달아났던 자신을 위해, 오랜 세월과 대륙을 건너 서로를 처음으로 마주한 부자父子를 위해. 그리고 수술은 성공하고 아버지와 아들들은, 형과 동생은 서로를 용서한다.

 

다이아몬드 원석을 커팅해 빛나는 보석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끌로 내리쳐 여러 조각으로 나눈다고 한다. 이 이야기 속 등장인물들은 힘껏 내리치는 끌보다 더 가혹한 운명에 상처받고 헤어져 떠돌았다. 하지만 사랑의 힘은 오랜 세월에 걸쳐 천천히 운명을 잘게 잘라 갈고 닦아 연마했다. 메리언과 시바는, 헤마와 고시는, 토마스 스톤은 결국 그들의 삶을 빛나는 다이아몬드로 만들었다.

 

「눈물의 아이들」은 보석같은 작품이다. 다이아몬드처럼 단단하고 아름답고 치밀하게 빛나는 이 작품은 오래도록 사랑받을 것이다. Cutting for stone. 돌을 자르는 끌과 같은 삶의 시련과 마주한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결국에는 사랑이 운명을 이긴다. 사람은 죽어도 사랑만은 끝내 살아남아 찬란히 빛나게 되는 것이다. 이야기의 책장을 덮을 때쯤이면 누구나 사랑이 운명을 이긴다는 말에 동의하게 될 것이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큰 상처를 받는 일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사랑을 지닌 채 한 걸음씩 걸어가다 보면 어느새 고통은 지나가 있고 상처는 아물어 있을 것이다. 지금 삶에 지친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권한다. 다시 살아갈 힘이 되어줄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책 속의 한 구절을 인용해 리뷰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삶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앞을 보고 살아가지만 뒤를 돌아보고 삶을 이해한다."

 

1권 18쪽 '프롤로그-탄생'

 

 

h*****s 2013.04.29.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우리 모두는 사랑을 먹고 자란 눈물의 아이들이다
"우리 모두는 사랑을 먹고 자란 눈물의 아이들이다" 내용보기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를 무엇으로 위로할 수 있을까? 그 사람이 엄마라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존재라면 무슨 말로도 눈물을 멈추기 어려울 것이다. 이 책은 탄생과 동시에 어머니를 잃은 쌍둥이 형제, 매리언과 시바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인도인 수녀 어머니는 죽고 영국인 의사 아버지는 아이들을 버린 채 도망쳤다. 형제를 기른 것은 인도인 의사 부부와 주위 사람들의 사랑,
"우리 모두는 사랑을 먹고 자란 눈물의 아이들이다" 내용보기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를 무엇으로 위로할 수 있을까?

그 사람이 엄마라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존재라면 무슨 말로도 눈물을 멈추기 어려울 것이다.

이 책은 탄생과 동시에 어머니를 잃은 쌍둥이 형제, 매리언과 시바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인도인 수녀 어머니는 죽고 영국인 의사 아버지는 아이들을 버린 채 도망쳤다.

형제를 기른 것은 인도인 의사 부부와 주위 사람들의 사랑, 그리고 에티오피아의 기름진 흙이다.

 

쌍둥이 형제는 서로를 더없이 사랑하지만 누구나 그렇듯 타인은 내가 될 수 없다.

통속적이게도 쌍둥이 형제 사이에 균열을 만든 것은 형제와 함께 자란 첫사랑의 여인, 재닛이다.

매리언은 재닛을 마음으로 사랑하고, 시바는 재닛을 몸으로 사랑했기 때문이다.

이들의 운명은 에티오피아의 실제 역사와 맞물려 매리언은 미국으로 도망치듯 떠난다.

한 몸처럼 살아오던 형제는 처음으로 멀리 떨어져 서로 다른 삶을 살게 된다.

도망자로 떠나온 매리언은 운명처럼 생물학적 아버지, 토마스 스톤 박사를 다시 만난다.

만남은 건조하고 어색하게 시작되었다. 부자간의 껄끄러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다.

 

이 책에서는 드라마틱한 용서와 화해는 자주 등장하지 않는다.

인물들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를 가지고 있고, 자신만의 방식을 통해 타인을 이해하려 한다.

눈물과 포옹 한 번으로 모든 잘못을 잊고 화해하는 것은 싸구려 드라마가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책에 등장하는 인물 모두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

이야기의 결말도 천천히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재닛 때문에 갈라졌던 쌍둥이 형제는 결국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시바는 매리언이라면 당연히 했을 선택으로 형제의 목숨을 구하고,

매리언은 지나간 일 대신 현재와 미래에 충실한 시바의 삶을 받아들인다.

그 과정에서 모두를 치유하는 것은 결국 사랑이다.

닥터 스톤이 의과대학 학생들에게 물었다. 환자의 귀에는 어떤 처치를 해주어야 하는가?

그가 버린 아들이 아버지가 쓴 교과서를 인용해 대답했다.

"위로의 말입니다."

 

그러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를 무엇으로 위로할 수 있을까?

몇달 전, 이십대 끝자락에 어머니를 여읜 친구는 매일 울며 잠든다고 했다.

귀가하면 엄마가 안 계시다는 현실을 확인할 때마다 새롭게 서러워진다며 울었다.

친구의 슬픔을 무슨 말로도 달랠 수 없기에 그저 편지와 함께 이 책을 선물했다.

 

"야속한 운명이, 모진 시간이, 갑자기 닥쳐온 암이 엄마를 빼앗아갔지만 너무 오래 슬퍼하지는 말자.

엄마가 너에게 주신 사랑은 네 안에 남아 앞으로도 계속 가지를 뻗고 자라나갈 거야.

사랑으로 거친 삶을 보듬어나간 사람들의 이야기가 네 상처에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기를.

엄마가 가장 사랑했던 너를 많이 아껴주렴. 언젠가 엄마를 네 안에서 발견할 수 있을거야."

 

짧은 메모와 함께 선물한 책을 받은 친구는 참 많이 울었다고 전화를 했다.

매리언처럼 엄마 가디건을 걸치고, 엄마 화장대에 앉아 거울 속 엄마를 닮은 자기 얼굴을 보며 울었단다.

친구는 엄마의 사랑을 양분으로 삼아 계속 살아갈 것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당신과 나, 우리는 모두 사랑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 수는 있지만 사랑만은 우리 안에 남아 삶을 지탱한다.

우리 모두는 사랑을 먹고 자란 눈물의 아이들이다.

이 책이 당신의 상실에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s********r 2013.04.24.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슬픔을 이겨내고
"슬픔을 이겨내고" 내용보기
1954년 에티오피아. 한국전에 군사를 보낼만큼 고마운 나라였으나 쿠데타로 공산국이 되면서 질병이 적이 아닌 가난이 적인 된 나라. 독재 정권과 부정부패에 민중의 시름이 끊이지 않는 나라. 무지로 인해 성경은 그저 한켠에 쌓여가는 종이더미인 나라.그런 땅 위에 세워진 한 선교병원 '미싱'에서 인도인 수녀가 쌍둥이 형제(매리언과 시바)를 낳다가 죽는 일이 벌어진다. 하지만 아
"슬픔을 이겨내고" 내용보기

 

1954년 에티오피아. 한국전에 군사를 보낼만큼 고마운 나라였으나 쿠데타로 공산국이 되면서 질병이 적이 아닌 가난이 적인 된 나라. 독재 정권과 부정부패에 민중의 시름이 끊이지 않는 나라. 무지로 인해 성경은 그저 한켠에 쌓여가는 종이더미인 나라.

그런 땅 위에 세워진 한 선교병원 '미싱'에서 인도인 수녀가 쌍둥이 형제(매리언과 시바)를 낳다가 죽는 일이 벌어진다. 하지만 아버지로 추정되는 미국인 의사 토머스 스톤은 아이들보다 수녀의 죽음에 충격을 받고 자취를 감춘다. 그렇게 눈물 속에 태어난 아이들은 아버지의 동료 의사들 손에 길러진다. 마치 운명이었던 것처럼.

 

내 인생이 여기서 시작됐고, 그 때문에 그 일이 벌어졌다고, 그래서 이렇게 끝과 시작이 이어지게 된 거라고 말하려면 먼저 내 인생 역정을 정리해야 한다. 그래서 내가 여기 있는 것이다. -p.15

 

이야기는 성장한 쌍둥이 형제 중 매리언이 미스터리로 남아있던 과거의 퍼즐 조각을 맞춰가며 전개된다. 자신들을 놓고 사라져버릴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 임신 사실을 숨길 수밖에 없었던 사연이 무엇인지 말도 없이 떠난 엄마. 오래전 그 둘을 이어주었던 시간과 신을 거역하면서까지 숨길 수 없었던 감정의 순간들.

아버지의 동료였지만 썸을 타다 쌍둥이의 부모가 되어버린 헤리와 고시.

하나로 태어나(샴쌍둥이) 무사히 둘이 되었지만 서로를 다 안다고 여겼던 마음에 균열이 일고 새로운 관계 속에서 얽히고설킨 배신과 원망의 소용돌이는 그들을 오랜 시간 멀어져있게 한다. 성장기 그 둘의 운명을 흔들어놓았던 유모의 딸 제닛은 또다시 그 둘의 운명을 흔들어 놓는다. 어찌 보면 제닛은 미워할 수도 마냥 연민을 가질 수도 없는 인물이었다.

 

쿠데타로 인해 아디스를 떠날 수밖에 없었지만(마침 떠나고 싶기도 했지만) 의사였기에 뉴욕 땅에서 아버지를 처음 만나게 된다. 하지만 그의 운명 앞에 삶과 죽음의 경계가 드리우자 처음 그들이 태어날 때 그들을 죽이려 했던 아버지는 그들을 다시 살려야 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책을 덮고 표지 그림을 찬찬히 들여다보았다. 그들이 하나였던 오래전 시간 속. 붉게 물든 석양 속을 뛰어가는 쌍둥이(매리언과 시바)와 개(쿠출루)의 모습이 짠하게 다가온다. 동화 같던 시간에 인생의 구멍이 생긴 시점이 어쩌면 이때부터가 아닐까. 늘어나는 새끼들을 거둘 수 없다는 이유로 어른들이 쿠출루의 새끼를 잔인하게 죽이고 그 충격으로 시바가 어른들에게 되묻던 그때 말이다.

누가 나나 매리언을 죽여도 잊어버릴 거예요?

오늘 누가 우리를 죽여도 내일이면 잊어버릴 거냐고요?

 

하찮은 생명이 어디 있으며 쉽게 잊힐 죽음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그 뒤 시바는 침묵과 무덤덤으로 일관했고 매리언은 평온을 유지하려 애쓴다. 하지만 에티오피아의 혼란은 그들의 앞길을 더욱 혼란스럽게 한다.

 

행복의 슬리퍼는 너희 존재를 인정하는 것, 너희 모습을 인정하는 것, 너희 가족을 인정하는 것, 너희 재능을 인정하는 것, 너희한테 없는 재능을 인정하는 것이야. -p.58

 

생명, 탄생, 의학, 믿음, 사랑....

2장에서는 수술 장면들이 제법 등장하고 의학과 관련된 분량이 제법 되다 보니 의학 드라마를 보는 듯했다. 작가의 역량이 십분 발휘된 소설이자 생명에 대한 경이와 따스한 인간미가 마음을 사로잡는다.

 

가슴을 후벼파는 사연 하나 없는 이가 과연 얼마나 될까.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이들에게는 심한 결핍과 상처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사랑이 있기에 살아갈 힘을 얻는 것이다. 헤마의 쌍둥이를 향한 사랑은 두말할 것도 없지만 고시가 돈과 명예보다도 더 소중히 생각했던 것도 헤마를 향한 사랑이었다. 토마스 스톤이 쌍둥이를 버리고 자취를 감춘 이유도 자신의 목숨과도 같았던 수녀의 죽음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본다면 충분히 납득이 된다.

 

그렇듯 쌍둥이들이 슬픔을 이겨낸 원동력은 그들을 둘러싼 사람들 때문이었다. 헤리와 고시의 한없는 사랑과 가르침이 매리언을 제자리(일상)로 불러오게 한 것이다. 매리언이 그리워하던 아디스의 땅을 다시 걷을 때의 흥분과 병원 유리창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서 시바를 보았을 때의 격정들은 그들이 그곳에 존재했기에 가능한 감정들인 것이다. 결코 스스로 배우는 것은 없으며 삶의 구멍도 함께 메꾸어가는 것이다.

 

<눈물의 아이들>은 혼란한 세상 속에서 운명의 고리를 풀어가며 각자의 불행의 슬리퍼를 벗어던지고 평범하고 안온한 일상 속으로 들어가는 이야기이다. 게다가 참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의학의 위대함처럼 사람이 사람의 생명을 살려내는 기술도 아름답지만 한 사람이 누군가를 위해 열정을 하는 모습도 아름답긴 마찬가지다. 선상에서 죽어가는 토마스를 살려 낸 메리 수녀, 쌍둥이들을 선뜻 거두어들인 헤마와 고시. 가난하고 병든 자들 곁을 지키는 미싱 사람들.

그처럼 그들은 변화와 혼돈의 시간속에서 각자 나름대로 배우며 성장해간다. 등장인물의 다양한 출신 배경과 성장 배경 등을 통해 누구도 정체성을 의심받고 배척당하지 않는 포용력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전해진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신념은 운명을 뛰어넘은 사랑일 것이다.

 

인생은 신호로 가득하다. 인생의 비결은 그 신호들을 읽는 법을 아는 데 있다. -2권, p.149

 

인생에서 평범한 날들을 갖는다는 것! 이것이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인지 매리언은 지나간 과거를 되뇌며 뒤늦게 깨닫는다. 배신감과 증오심으로 내던진 시간들을 다시는 돌려받을 수 없다는 것도.

시바의 빈자리를 쓰다듬으며 매리언은 자신에게 주문을 건다. 이제는 그가 진정 의미 있는 삶 속으로 걸어들어갈 것임을 알기에 참 다행스럽다.

 

 

z******5 2020.05.2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