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흡연을 '죄악시'하는 근래에 들어 교도소의 '독방'과 같은 열악한 흡연실에서 담배를 태울 때면 가끔은 울적한 기분이 든다. 사회적인 공인 하에 판매하는 담배를 정당한 경로를 통해 구입하여 흡연하는 사람들을 스스로 비관하게 만드는 것은 옳지 않다고 믿는다. 흡연자에 의해 침해당할 수 있는 비흡연자의 권리가 너무도 중요한만큼 국가에서 담배를 관장하는 이상 그만한 공간도 확보해주어야 할 터이다.
흡연자가 "소수자"가 되어 사회적으로 억압받고 있다는 개인적인 상상은 "아직" 우스갯소리에 불과하지만 이후에는 반드시 사회적인 논의가 진행되리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다소 장황하게 흡연자를 거론하는 것은 흡연실에서 내가 느낀 울적한 기분이 나에게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 사회가 흡연자인 나에게 조장한 것이라는 측면에서 이 책이 말하는 "소수자"와 그 속성을 같이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사회적 소수자"는 단지 수량적인 개념이 아니다. 사회규범적으로 소수이며 열외자로서 중심으로부터 배제당하는 집단을 말한다. 따라서 거칠게 말해 여성은 사회의 반이지만 소수일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성매매피해여성'('윤락녀'라는 당혹스러운 지칭이 변화하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주노동자, 성적 소수자, 수형자, 넝마공동체, 양심병역거부자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한 우리 사회의 소수자를 조망하는 9편의 연구들로 구성되어 있다.
물론 이들을 대하는 사회의 시선과 차별도 일정하지 않다. 예컨대, 종교단체들은 양심병역거부자들과 이주노동자들에게 큰 힘이 되어주고 그 운동의 중심에 서 있지만 성적 소수자에게는 관대하지 않다. 이동권과 교육권을 보장받기 원하는 장애여성(이들은 중층적인 소수이다)들의 시위에는 사회적으로 심정적 지지가 쏟아지지만 양심병역거부자들과 넝마공동체들은 격렬한 비난을 사거나 관심을 받지 못한다. 따라서 이들 간의 연대를 통한 저항의 진일보를 꾀하기 어려운 실정이며 오히려 이들 간에도 편견과 차별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 책에 담겨진 이야기들을 옮기지는 않겠다. 다만 소설이 아닌 연구물이 당신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편히 잠 못이루게 할 것이라고 덧붙이고 싶다.
우리가 이들을 보호하고자 혹은 이들의 편에 서서 거리로 나서는 것을 상상하지는 말자. 그러나 그럴 수 없다면 최소한 그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이들과 함께 공존해야 할지 알기 위해서 이 책을 일독해보기를 권한다. 이는 비관적 자책이나 감정적 호소를 위한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 사회에 사는 시민으로서 당신의 권익을 실현하기 위해 투표를 하는 것만큼이나 당연한 것이라고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