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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없는 서늘한 사랑, 혹은 불륜
"향기 없는 서늘한 사랑, 혹은 불륜" 내용보기
첫 소설집 를 통해 내가 기억하는 작가 서하진의 주제어랄까, 이미지는 운명, 또는 운명적인 것에 대한 이끌림 내지는 그 폭풍 속으로의 휘말려듦이었다. 첫 소설집에 실렸던 '그림자' 연작과 단편 '제부도'가 그러한 강렬한 인상을 내게 남겼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특이하게 호흡 조절 기능을 가진 단문 형식도 꽤나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두 번째 소설집을 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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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소설집 <책 읽어주는 남자>를 통해 내가 기억하는 작가 서하진의 주제어랄까, 이미지는 운명, 또는 운명적인 것에 대한 이끌림 내지는 그 폭풍 속으로의 휘말려듦이었다. 첫 소설집에 실렸던 '그림자' 연작과 단편 '제부도'가 그러한 강렬한 인상을 내게 남겼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특이하게 호흡 조절 기능을 가진 단문 형식도 꽤나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두 번째 소설집을 건너뛰고 만난 탓일까, 이번 소설집 <라벤더 향기>는 첫 만남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물론 한 작가의 세계가 변화와 모색을 거쳐 발전, 변모되는 양상은 당연지사이지만 서하진의 조용한 변모는 이를테면 오랜만에 만난 옛 여인의 길었던 머리가 짧게 잘려진 그 이채로움과 흡사했다. 마음 한가운데에서 어떤 파장이 현재 진행형으로 일고 있다는 느낌 때문에 나는 시종 그 미묘한 지점을 찾느라 긴장한 채 소설을 읽었다. 결론부터 앞질러 말하자면 서하진은 이제 강한 집착을 보였던 운명적인 것에의 이끌림에서 벗어난 듯 하다. 수동적으로 놓여난 게 아니라 의식적으로 거부하는 양상으로, 그림자의 흔적은 표면상으론 거의 희미해져 있다. 그 자기 중력에서 벗어난 덕분인지 10편의 소설들은 제재의 특성과 이야기들이 다 다르다. 그러면서도 분량은 다 일정하고 심층적인 서사의 골격도 서하진만의 기본형을 갖추고 있다. 그 기본 골격이란 것은 내 소견으론 가히 그림자 형식이라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대부분의 소설에서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은 거울을 마주하고 있는 듯한 삶의 관련 양상을 보인다. 전신마비자인 남편을 30년간 치유한 외국인 부부를 돌봐주는 나 또한 불구자인 아버지를 오랫동안 병 수발한 계모를 두고 있고 ("무월의 시간"), 공개적으로 인터넷상에서 애정 고백을 하는 남학생에게 거부감을 느끼는 여교수는 또한 젊은 시절 남편에게 공공연하게 프로포즈를 받고 결혼하였고 ("저만치 누군가가 보이네") 어머니와 딸이 제각각 이혼 문제에 고민하는 ("회전문") 등 이야기는 항상 두 개의 축을 가지고 진행된다. 또한 이 운명적인 구조는 이야기 전개 구조에서뿐만 아니라 인물 내적인 삶의 경험과 심리 기제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 남자의 짝사랑을 지켜보다 그와 결혼하였지만 후에 짝사랑한 여자의 출현으로 파경을 맞이하고 ("모델하우스"), 자식에게 주어진 사주 때문에 시할버지에 의해 강제적으로 자식과 떨어져 지내는 시어머니 ("개양귀비") 이야기 등에서 서하진 소설들의 인물들은 여전히 운명과 길항 작용하는 자장권 안에 위치되어 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예전에 서하진의 소설 인물들은 운명의 거대한 힘에 압도되어 부속물처럼 순응하는 방식이었지만 이번 소설집의 인물들은 자기 모멸("불멸의 방식"), 무언의("종소리"), 일탈적인("스케이트보드 타는 남자") 저항 내지는 창조적인 생산력으로("개양귀비") 대응한다. 허나 인물들의 이러한 응전이 가능해진 까닭엔 다른 이유가 있다. 그것은 서하진이 더 이상 단순히 운명 또는 운명적인 것보다는 운명적이거나 그와 유사한 다른 어떤 억압적인 상황 속에서 상대적으로 왜소하거나 극복 능력이 미비한 인물 군상들에게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탓인 듯 하다. 표제작인 "라벤더 향기"에서는 근육 무력증에 시달리는 여자와 기습적인 사건에 부딪치면 온몸에 홍반이 번지는 남자의 허무한 불륜의 과정이 그려진다. 이러한 신체적인 불구성은 애초에 평온한 삶이나 질서정연한 일상에 편입할 수 없는 인물들임을 나타내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또한 운명으로 치환할 수 없는 우발적인 사건들, 특히 불륜의 순간과 기습적인 폭력, 예측 불가능한 사고 가능성의 편재 따위 일탈적인 조짐들이 서하진의 소설에서는 다분히 많아졌다. 그로 인해 자칫 단일해질지 모르는 이야기 구조가 순간순간 긴장되어 있지만 소설 속의 인물들은 대부분 무력하고 현실적인 문제 해결의 방식을 찾지 못한다. 이러한 인물들을 그려내는 서하진의 문체는 예전보다 더욱 건조하면서도 등줄기가 식어내리도록 서늘하기도 하다. 건조함의 연유는 인물들의 나약성에 전염된 탓이겠지만 서늘함의 연유는 그 인물들에게 어떤 감정조차 이입시키지 않는 서술 방식을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열 편의 작품 중 오직 "개양귀비"에서 만큼은 생산적인 희망의 가능성을 볼 수 있지만 그럼에도 이번 소설집의 표제작은 이와는 정반대의 "라벤더 향기"라는 것은 의미심장해 보인다. 완성도를 기준으로 한 것 같지 이 선택에서 진정 서하진의 변모된 모습을 읽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라벤더 향기"의 여자 주인공은 조화로 가득찬 집에서 '숲의 향기' 분무기를 뿌리고 그 향기를 맡으며 지낸다. 향기가 나지 않는 조화에다 태연히 코끝을 대고 있는 것, 이것이 이번에 만난 서하진의 표정이었다.

[인상깊은구절]
여자는 충동적으로 눈에 보이는 몇 개인지 모를 분무기들의 향을, 바닥이 난 용기들이 일제히 바람 새는 소리를 낼 때까지 뿌렸다. 라일락과 장미와 라벤더 향을 머금은 작은 입자들이 여자의 얼굴에, 어깨에 천천히 내려앉아 스며들었다. 여자는 가만히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여자의 잠옷 자락에 쓸려 그네가 흔들리고, 새가 어여쁜 소리로 울었다. 여자는 벤자민 잎을 마른 손으로 훑어 내렸다. 사라지지 않는 플라스틱 물방울이 여자의 손바닥에 달라붙었다. 미지근한 물방울을 움켜쥐고 여자는 아침이 올 때까지 움직이지 않았다. 흰 레이스 잠옷을 입은 여자의 눈꺼풀 위에 깨끗한 햇살이 내려앉아도 여자는 눈을 뜨지 않았다. 유리 안쪽에 날아가지 못한 향기가 이슬처럼 맺혀 있었다. 이내가 낀 듯 부연 공기 속, 루픈 나무 사이에서 여자는 죽은 듯이 깊은 잠이 들었다. 여자를 잠재운 것은 엄청난 양의 다양한 향기, 이제는 악취로, 숨을 쉬기 어려운, 부글부글 무언가를 끓일 수조차 있을 듯한 가스로 변해버린 그 냄새였을 것이라고, 이 여자를 발견한 남편은 말했다.
f******7 2001.02.0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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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허무와 모순의 향기
"삶의 허무와 모순의 향기" 내용보기
어느 날인가 옥상에서 바람을 쐬고 있었다. 구슬이 또륵또륵 구를 것처럼 맑고 팽팽한 하늘 위로 구름이 흐르는 것을 보다가 문득 빌딩 꼭대기 위의 대형모니터 화면에 눈이 갔다. 눈부신 햇살 아래 까르르 웃으며 서핑보드를 타는 젊은 두 남녀, 밝고 경쾌한 옷차림과 화사한 웃음소리... 순간 저렇게 살고 싶다. 라는 생각이 스쳤다. 그리고 스스로 한 생각에 화들짝 놀라면서 너무 우
"삶의 허무와 모순의 향기" 내용보기
어느 날인가 옥상에서 바람을 쐬고 있었다. 구슬이 또륵또륵 구를 것처럼 맑고 팽팽한 하늘 위로 구름이 흐르는 것을 보다가 문득 빌딩 꼭대기 위의 대형모니터 화면에 눈이 갔다. 눈부신 햇살 아래 까르르 웃으며 서핑보드를 타는 젊은 두 남녀, 밝고 경쾌한 옷차림과 화사한 웃음소리... 순간 저렇게 살고 싶다. 라는 생각이 스쳤다. 그리고 스스로 한 생각에 화들짝 놀라면서 너무 우스워졌던 것이다. 저런 삶이 어디 있는가. 모두 삶을 포장하는 허상, 스스로를 속이는 기만의 몸짓일 뿐인데. 그러고보니 <라벤더 향기>에 나오는 메마른 여인의 눈빛이 떠오른다. 조화에 향수를 뿌리는 무심한 손길. 향기는 얼마나 모순적인가. 서하진은 무덤덤하게 얘기한다. 향기가 짙은 꽃일수록 시들 때는 더욱 고약한 냄새를 풍기며 썩어간다고, 우아하고 고풍스런 향기 뒤에 숨어있는 추한 썩은 내를 직시하라고. 그리고 천천히, 신랄하게 향기 속에 숨어있는 악취를 뒤집어 보여준다. 우리에겐 늘 지겨운 일상이 있지 않던가. 하고 싶지 않지만 처리해야만 하는 일들과 차마 무관심할 수 없는 피붙이가 있고, 빠져들어서는 안되는 사랑에 빠지기도 한다. 스스로에게 그 삶을 들키지 않기 위해 우리는 온갖 향기에 마취되려고 한다. 그러나 결국 그 끝에 있는 것은 우리의 환상처럼 달콤한 향기가 아니다. 메마르고 지루한 일상을 숨기듯 조화에 향수를 뿌려대는 어느 여인의 무심한 눈빛같은 메마른 냄새. 저 깊숙한 다락방에 결박해놓았던 것들에게서 나는 음습한 냄새. 향기랄 수도, 악취랄 수도 없는 그 모든 것의 부조화스런 섞음냄새, 쨍글쨍글한 태양과 서늘한 바람의 부조화 같은 요즘의 날씨처럼 묘한 냄새. 냄새에 대한 통찰에 아직 익숙하지 않다면 파트리크 쥔스킨트의 <향수>를 먼저 보는 것도 좋겠다. 그 소설을 읽었다면 서하진의 <라벤더 향기>에 더 푹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물이 뚝뚝 떨어지는 문체에 묻어나는 허무와 슬픔을 견디면서, 그 메마르고 비밀스런 향기에 도취되고 싶다면 이 소설을 권하고 싶다.
p****6 2000.08.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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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과연 모순된 사랑일까??
"불륜..과연 모순된 사랑일까??" 내용보기
아파트 베란다에 한여자가 꽃에 물대신 향수가 든 분무기를 뿌리고 있었다... 이여자는 수완좋은 남편이 있지만 늘 출장중에 있어 함께있지 못하고 떨어져 있어야만 했고 바로 아래층엔 아내와 헤어진후 외국 나간 친척의 집을 지키는 한남자가 살고 있었다. 이 남자는 자신의 집을 찾아온 윗층 여자와 불륜에 놓이게 되는데 어느날 뺑소니의 용의자로 여자는 경찰서에 출두하고 증거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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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베란다에 한여자가 꽃에 물대신 향수가 든 분무기를 뿌리고 있었다... 이여자는 수완좋은 남편이 있지만 늘 출장중에 있어 함께있지 못하고 떨어져 있어야만 했고 바로 아래층엔 아내와 헤어진후 외국 나간 친척의 집을 지키는 한남자가 살고 있었다. 이 남자는 자신의 집을 찾아온 윗층 여자와 불륜에 놓이게 되는데 어느날 뺑소니의 용의자로 여자는 경찰서에 출두하고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나면서 차에 치인 사람이 여성이라는것을 알게된 여자는 일상으로 되돌아 오지만 그때부터 심한 정신질환에 빠지게 된다. 밤늦게 아파트 베란다 창밖의 주차장을 바라보며 브레이크 소리, 스키드 마크, 그리고 타는 고무냄새로 발작을 하며 그때부터 조화에 향수가 든 분무기를 뿌리고 만다. 분무기의 향수가 떨어지고 질식해서 쓰러질때까지...... 사실 이책은 불륜의 비극을 그렸지만 사랑 그자체만을 놓고 본다면 누구도 이여자에게 돌을 던질수는 없을것 같다. 물론 사랑엔 희생이 따르는걸 피할수 없지만 더러 살면서 사랑해선 안 될 사람을 사랑해 본 기억이 누구에게나 한번쯤은 있지 않을까? 리뷰를 쓰면서 갑자기 골치가 아프다...... 사랑은 우리모두가 죽는 그날까지 띨래야 띨수없는 감정의 물결이고 또 유혹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는 이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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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띄우는 라벤더 향기
"친구에게 띄우는 라벤더 향기" 내용보기
현에게 라벤더라는 이름은 라틴어의 lavando에서 비롯된 것으로 lavare 즉 "씻는다"라는 동사에서 유래한 것으로, 고대 로마 사람들은 이 꽃을 목욕탕물에 넣어서 몸을 향기롭게 했다고 해. 라벤더의 향기는 청결, 순수함의 상징으로 쓰였는데 방향제로 가장 사랑받는 향기라고 백화점의 한쪽 구석 방향제 코너에서 점원 아가씨가 말하더군. 이 책에서 작가는 '라벤더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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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에게 라벤더라는 이름은 라틴어의 lavando에서 비롯된 것으로 lavare 즉 "씻는다"라는 동사에서 유래한 것으로, 고대 로마 사람들은 이 꽃을 목욕탕물에 넣어서 몸을 향기롭게 했다고 해. 라벤더의 향기는 청결, 순수함의 상징으로 쓰였는데 방향제로 가장 사랑받는 향기라고 백화점의 한쪽 구석 방향제 코너에서 점원 아가씨가 말하더군. 이 책에서 작가는 '라벤더의 향기'가 결혼,불륜에서 흩어져 나오는 향기, 결국은 사람이 내는,사람끼리의 관계가 내는 악취를 덮기위한 인위적인 환경일 뿐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하지만 향기가 걷히고 나면 그자리에 그대로 남는 것은 예전의 그 악취.그리고 애써 감추고 싶었던 진실이 드러남에 대한 무안함, 외면.. 이런 것들이겠지. 불편한 결혼, 의미없는 불륜등을 다루는 소설의 제목이 '청결,순수함'을 상징하는 '라벤더 향기'라니, 아마 작가는 우리의 인간 관계가 이러한 의미를 지녀야 함을 오히려 역설하고 싶었던 것일까? 이 책은 단편모음이라 지루하진 않지만, 대신 복잡하고도 화려한 기승전결은 없어. 혹시 네가 단조롭고 일상적인 생활에서 벗어나고자 모종의 일탈을 꿈꾸고 있다면 더욱 이책을 권하고 싶지는 않아. 또다른 사랑,변화등을 겪고 난후의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자조적이고 냉소적이기 때문이지. 새로운 변화에 대한 너의 환상을 깨고싶지는 않거든. 세상의 모든 이들은 비밀의 공간에 자신만의 향기를 갖고 싶어하지만 꿈꾸는 것처럼 '아름다운 나쁨'은 그 어디에도 없다고 내내 읊조리는 음유시인의 독백이라고나 할까..... 가을의 입구에서 '라벤더 향기'를 읽고. 너의 벗 연.....

[인상깊은구절]
나는 그를 보내고 싶지 않았다. 어리석은 일이라는 것을 나도 모르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나는 기다렸다. 그녀가 그를 다시 버리기를. 그저 스쳐가는 바람처럼 그의 곁을 지나가고 그가 다시 기진해 돌아오기를.
s***m 2000.09.1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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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미한 세상을 유의미하게 살아가기 위한 몸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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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하진의 글을 읽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목이 일단 눈에 띄었고, 한번쯤 읽어볼만하다고 생각했다. 10편의 단편을 모아놓은 이 책은 각각 다른 느낌을 준다. 독자인 나의 기호에 따라 어떤 글은 매력적이고, 어떤 글은 다소 진부하다고 느꼈다. 전체적으로 그녀 소설의 주인공들은 모두 불안하고 위태해 보인다. 본인의 의지와 관계 없이 그들은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발을
"무의미한 세상을 유의미하게 살아가기 위한 몸부림" 내용보기
서하진의 글을 읽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목이 일단 눈에 띄었고, 한번쯤 읽어볼만하다고 생각했다. 10편의 단편을 모아놓은 이 책은 각각 다른 느낌을 준다. 독자인 나의 기호에 따라 어떤 글은 매력적이고, 어떤 글은 다소 진부하다고 느꼈다. 전체적으로 그녀 소설의 주인공들은 모두 불안하고 위태해 보인다. 본인의 의지와 관계 없이 그들은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발을 땅에 붙이지 못한다. 본인의 의지라면, 그들은 훨씬 더 무기력해보이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그들을 받아들이지 않는 듯 하다. 그리하여 그들은 자신들이 만들어낸 각각의 방법대로 세상을 견디어낸다. 그것이 불륜이든, 식물 가꾸기이든, 스케이트보드 타기이든 간에 말이다. 몇 몇 매력적인 작품으로 앞으로도 그녀의 작품을 더 읽어볼 생각이다. 이후에 내가 실망할지도 모르지만, 그녀의 글을 더 좋아하게 되길 바란다.
s****w 2002.08.0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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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지 모를 허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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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하진의 소설을 처음으로 읽어 보았다. 많은 기대를 하고 읽었는데 조금은 어리 둥절하다. 여기에서는 몇 편의 단편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이것들은 다같이 하나의 지향점을 향하고 있다. 말하자면 같은 주제를 놓고서 이렇게 저렇게 쓴 느낌이 난다. 그리고 작가의 뚜렷한 면모가 두드러지지 않고 여기저기 사건의 결말이 난 듯한 뚜렷한 무언가가 부족하다. 따라서 이 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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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하진의 소설을 처음으로 읽어 보았다. 많은 기대를 하고 읽었는데 조금은 어리 둥절하다. 여기에서는 몇 편의 단편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이것들은 다같이 하나의 지향점을 향하고 있다. 말하자면 같은 주제를 놓고서 이렇게 저렇게 쓴 느낌이 난다. 그리고 작가의 뚜렷한 면모가 두드러지지 않고 여기저기 사건의 결말이 난 듯한 뚜렷한 무언가가 부족하다. 따라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어리둥절 하다. 그래서? 그래서 어떻게 되었다는 사건의 결말이 너무도 허무하게 진행되어 간다. 불륜이라 해도 불륜의 방향이나 그들의 심리 변화가 두드러지지 않음으로 해서 마치 남 이야기를 너무도 태연히 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인상깊은구절]
그쪽은 길이 없어요, 여보, 막혔다구요, 나무들 사이로 막 모습이 사라지는 남편을 향해 나는 소리를 질렀다. 부대 앞, 길 없음.비스듬히 박힌 나무 팻말을 남편은 보지 못한 모양이었다.흰 페인트가 벗겨진 나무 팻말이 가리키는 방향이 애매하긴 했다. 실은 우리가 지나온 것도 길이라 부르긴 어려웠으므로 다시 돌아갈 길도 막막하긴 마찬가지였다.
s*******5 2001.03.1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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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모욕 앞에서 구토하는 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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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읽는 서하진의 소설이었는데 읽는 것이 약간 힘에 겨웠다. "보이지 않게 썩어들어가는" 삶의 모욕과 비루함 앞에서 '구토'의 반응을 보이는 서하진 소설 속의 여자들은 동의나 긍정을 보내기에는 거리가 있는 인물들이다. 삶이 힘들 때 혹은 행복해지고 싶을 때 읽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소설이지만, 「모델하우스」의 중반 부분 앓고 있는 그를 오래 지켜보는 그녀의 모습은
"삶의 모욕 앞에서 구토하는 여자들" 내용보기
처음으로 읽는 서하진의 소설이었는데 읽는 것이 약간 힘에 겨웠다. "보이지 않게 썩어들어가는" 삶의 모욕과 비루함 앞에서 '구토'의 반응을 보이는 서하진 소설 속의 여자들은 동의나 긍정을 보내기에는 거리가 있는 인물들이다. 삶이 힘들 때 혹은 행복해지고 싶을 때 읽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소설이지만, 「모델하우스」의 중반 부분 앓고 있는 그를 오래 지켜보는 그녀의 모습은 보기 좋았다. 맘대로 풀리지만은 않는 것인 인생이고, 느닷없는 불운이나 시련이 닥쳐올 때도 있지만 그래도 짧은 그러나 굵직한 행복의 순간들이 있기에 삶은 충분히 아름답다. 『라벤더 향기』에는 그러한 기쁨의 찰나가 베어있지 않는 것 같다. 우울 속에서도 환한 미소가 함께 하는 향기로운 소설을 만나고 싶다.
a****1 2002.08.2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