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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공산당이 활동하고 있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일본은 처음 방문했었던 1992년 여름 교토의 어느 길을 걷다가 공산당이라는 문구가 적힌 전단지를 받아보고 처음 알게 되었으니 벌써 20여 년이 흘렀다. 내 나이 또래라면 누구나 어린 시절 반공교육을 받고 자랐기 때문에 공산당이라고 하면 '나쁜 사람'이라는 인식이 머리 깊숙한 곳에 어렴풋이 남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번에 읽게 된 이 책을 통해 일본공산당의 정책을 알게 되었고 시각을 달리하게 되었다. 저자인 시이 가즈오는 일본공산당의 위원장을 맡고 있는 사람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당대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책은 저자가 직접 집필했다기보다 2010년 이후 언론상의 인터뷰나 연설문을 엮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본과 동북아가 당면하고 있는 여러가지 현실적이고 민감한 주제들에 대해 자신의 의견과 공산당의 공식적 당론을 기초로 하여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일본군 위안부 문제라든가, 원전 사고, 영토 분쟁 등의 이슈는 일본인으로서도 대단히 민간한 주제였을텐데 동북아 더 나아가서 세계 시민으로서의 객관적 시각을 담고 있어 흥미롭다. 먼저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최근 아베 정권이 고노담화를 재검토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을 반박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1993년 8월 4일에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이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밝힌 담화를 흔히 '고노담화'라고 한다. 고노담화에 여러가지 내용들이 담겨 있지만 결국 요점은 위안부는 일본군에 의해서 강제로 모집이 되었다는 것을 인정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올초 일본의 많은 정치인들이 위안부를 강제연행했다는 증거는 없으며, 한국의 위안부를 대상으로 한 청취조사 내용도 근거가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저자는 고노담화가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발표가 되었는지를 설명하면서 고노담화를 재해석하자는 주장은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한다. 역사를 고쳐 쓸 수 없습니다. 그러나 마주볼 수는 있습니다. 역사의 진실에 정면으로 마주하여 성실하고 진지하게 잘못을 시인하며 미래의 교훈으로 삼는 태도를 취할 때 일본은 비로소 아시아와 세계로부터 신뢰와 존경 받는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 p.51 두번째 장에서는 2011년 1월 1일에 있었던 일본 외교를 주제로 한 인터뷰를 정리한 내용인데 특히 영토 분쟁에 관한 내용이 흥미로웠다. 일본은 현재 센카쿠 열도, 독도, 치시마 열도 등으로 중국, 한국, 러시아와 영토 분쟁 중이다. 저자가 바라보는 영토분쟁의 입장은 한마디로 태평양 전쟁 시절의 침략과 식민지 지배에 대한 반성이 없다보니 침략으로 빼앗은 영토와 정당하게 영유한 영토도 구분할 수 없게 되었다(p.158)는 것이다. 또한 일본 정부는 역사적 사실과 국제적 도리에 근거한 영토교섭을 단 한 번도 진행했던 적이 없다(p.93)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한다. 먼저 센카쿠 열도는 청일전쟁을 틈타 몰래 훔친 것이라는 중국의 주장에 대해 반박하며, 실제로 청일전쟁 후 시모노세키 조약을 통해 할양받은 것은 타이완과 펑후 제도이며 이는 침략전쟁으로 인한 강탈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반환해야 했지만 센카쿠 열도는 시모노세키 조약과 관련된 어떤 교섭 기록을 보아도 나오지 않는다(p.90)고 말한다. 따라서 일본의 영토가 맞다는 것이다. 러시아와 분쟁 중인 치시마 열도에 대해서도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는데 독도의 경우는 좀 색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먼저 독도에 대해서는 1905년 1월에 일본은 독도를 영토에 편입시켰고, 일본공산당은 1977년 일본의 영유에 역사적 근거가 있다는 견해를 내놓았다는 사실을 말한다. 하지만 1905년 1월은 한국으로부터 사실상 외교권을 빼앗은 후였으므로 한국이 이의 신청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밝혀두면서 독도 문제는 냉정한 공동의 역사연구를 통해 해결을 도모하는 것이 가장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한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어짜피 역사적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 영토가 맞는 것이 확실하므로 저자의 이러한 주장은 우리나라에게 상당히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판단된다. 특히 이와 관련지어서 1910년의 한일합방과 관련되어서 일본은 '합법적이며 유효했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저자와 일본공산당은 군사적 압력에 의해 강제된 불법·부당한 것(p.92)이었음을 주장하고 있다. 1965년에 있었던 한일조약을 통한 국교정상화 작업에 있어서도 식민지 지배에 대한 반성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한국 병합의 부당성(p.154)을 재차 주장하고 있다. 세번째 장에서는 원전에 대한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원전에 대해서는 진보적 정치가답게 완전 폐기를 주장한다. 일본에서 재생가능 에너지를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전력이 원전을 통해 생산해 낼 수 있는 발전량의 40배에 달한다는 자료를 제시하면서 점진적으로 자연 에너지를 보급하여 원전을 대체해 나가야 한다(pp.115~116)고 주장한다. 네번째 장에서는 다른 나라에 비해 일간지 구독률이 월등히 높은 일본에서 신문사가 소유한 상당한 자본으로 TV방송국에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현상을 비판한다. (일본의 일간지 발행부수는 5100만부로 OECD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햇으며 일간지 구독률도 92%로 캐나다 73%, 미국 45%, 한국 37% 등에 비해 월등히 높다.) 신문과 방송이 서로에 대한 감시 기능을 수행해야 하지만 서로 지분을 공유하며 '크로스 오너십'을 구현한 것은 큰 잘못이라는 비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몇해전 종편사업자 선정의 과정에서 논란이 있기는 했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신문과 방송이라는 산업이 어짜피 기술적으로 컨버전스될 수 밖에 없는 산업이라는 점에서 저자의 의견에 모두 동의할 수는 없었다. 다섯번째 장은 '정당의 가치는 무엇으로 가늠되는가'라는 제목으로 한 연설문으로 구성되었다. 이 부분에서는 우리나라의 정당 정치인들이 눈여겨 보아야 할 내용이 많다고 생각된다. 저자가 이야기하고 있는 정당의 가치 척도는 다음과 같다. 제1의 척도 : 어떤 기치, 강령을 가지고 있는가 제2의 척도 :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는가 제3의 척도 : 외교력을 가지고 있는가 제4의 척도 :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태도 제5의 척도 : 풀뿌리로 국민과 결합하여 그 힘으로 정치를 움직인다. 이 부분에서 두번째 척도와 네번째 척도를 인상적으로 읽게 되었다. 두번째 척도를 설명하면서 올해(인터뷰 당시 2010년)로 창당 88년을 맞이하면서 한번도 당명을 개정하지 않고 활동해 왔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특히 일본 군국주의에 의한 침략전쟁이나 식민지 지배에 목숨을 걸고 반대했던 유일한 정당이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이 연설문이 작성된 2010년은 한국 병합 100주년이 되는 해였는데 이 부분에서 식민지 지배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는 주장은 큰 박수를 받을 만하다고 생각되었다. 한국 병합은 일본군에 의한 반복적 침략, 황후 살해, 황제·정부 요인에 대한 협박, 민중의 저항에 대한 군사적 압살 등으로 실현된 것이며, 한국 병합조약은 일본이 한국에 대해 군사적 강압을 통해 일방적으로 강요했던 불법·부당한 조약입니다. - p.154 또한 네번째 척도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공산당의 입장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사회주의=독재'라는 공론이 널리 펴져있는 것이 현실임을 인정하면서 자유와 민주주의는 그 발전 정도에 따라 인류의 진보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라고 강조하고 있다. 더 나아가 절대로 사회주의는 독재가 아니며 오히려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독재의 길로 나아가려는 그 어떤 움직임도 용납하지 않겠다(p.169)고 단언한다. 이어서 여섯번째 장에서 등장하는 2012년 신춘 인터뷰 기사에서도 공산당의 혁명은 사회주의 혁명이 아닌 민주주의 혁명이라는 점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최대의 핵심은 일본이 직면해 있는 혁명이 사회주의혁명이 아닌, 독립·민주·평화의 일본을 만드는 민주주의혁명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밝힌 것이라 하겠습니다. - p.187 인터뷰가 진행되면서 2011녀에 있었던 조선왕조의궤 반환을 통해 한일관계가 진전되었다고 평가한다. 특히 저자는 드라마 '이산'을 팬으로서 즐겨 보았다고 하면서 드라마에서 나오는 도화서가 의궤를 만든 곳이라는 사실을 언급한 것이 흥미롭다. 저자는 마지막 맺는 말을 통해 '우향우'를 거듭하고 있는 아베정권을 다시 한번 비판함과 동시에 동북아시아의 평화협력을 위한 구상을 짧은 글로나마 피력한다. 동남아시아 국가들로 구성된 ASEAN이 실천하고 있는 평화를 위한 지역 공동의 대처를 동북아에서도 구축하자(p.229)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현 일본 정권으로 벌이고 있는 헌법 9조의 개정 움직임, 고노 담화의 재검토 주장,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을 통해 일본 군국주의가 벌인 과거의 침략전쟁을 긍정하고 미화하는 입장이 계속된다면 저자가 말하는 동북아 평화공동체 구상은 허상에 불과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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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약진의 시대를 지향하며』를 읽고 한국과 일본! 바로 인접 국가이다. ‘이웃사촌’이란 말이 있듯이 함께 모든 것을 나누며 살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우리나라 안에서도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국가와 국가 사이에도 실제로 그 동안 여러 사실들이 연관되어 진행이 되고 있다. 물론 과거의 역사와 현재의 교류 모습, 미래의 예상으로 나눠 볼 수 있지만 역시 현재의 모습이 중요하다. 현재가 좋기 위해서는 과거의 모습이 완전히 정리하는 단계가 필요하다. 그 정리하는 단계를 피하거나 다른 것으로 대체하려는 것들은 아주 질이 나쁜 경우이다. 한국과 일본 간의 과거 관계가 그렇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로서 우리나라가 당한 너무 치욕스러운 그리고 말로 할 수 없는 어려움을 당한 기억들을 간직하고 있다. 이런 현실을 무시하고 오히려 자기들만의 합리화를 통하고, 새롭게 ‘강한 일본’을 기치로 기존의 헌법(헌법 9조)을 뒤집으면서 집단 자위권 행사를 통해 다시 전쟁할 수 있는 국가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정책에 대해서 심각한 우려를 할 수밖에 없다. 2차 대던 종전이후 시간이 많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일본정부의 공식적인 사과나 보상을 받지 못한 우리나라나 중국의 반발도 전혀 의식하지 않는 모습이 많이 뻔뻔스럽다. 이런 현 집권세력인 일본 극우 세력에 맞서 싸우고 있는 대표적인 양심세력의 중심에 있는 바로 이 책의 저자인 시이 가즈오(志位和夫) 일본공산당 위원장이다. 정말 쉽지 않은 일이지만 당당하게 앞장을 서서 일하는 모습들 책을 통해서 느낄 수 있어 좋았다. 겉으로 표현을 하지 못하지만 속으로는 많이 통쾌하다는 생각도 해본다. 솔직히 그 동안 일본의 정치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상식 외에는 별로 아는 것이 없었다. 물론 관심도 없을뿐더러 특별히 알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내 자신의 부족함이지만 그렇지만 이 좋은 책을 통해서 일본 정치의 현실을 확실하게 알 수 있어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특히 일본 내에서도 양심 세력이 있고, 지금도 여러 현안이 걸려 있는 위안부 문제와 독도 문제, 그 밖에 쌓여있는 민족 간의 문제에 관해서 역사의 반성을 통해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자는 견해가 그리 반가울 수가 없다. 중요한 것은 바로 이런 건실한 내용을 받아들여서 정책에 직접 반영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쉽지 않은 일이라고 하지만 저자와 같은 일본 공산당의 양심적인 세력이 꾸준히 활동하는 이상 더 좋은 결실도 기대해본다. 책 제목이 인상적 이다. ‘새로운 약진의 시대’를 지향하기 위한 진보정치가인 저자의 논조를 통해서 일본 내에서의 변혁뿐 아니라 나아가 동북아시대의 긍정적인 변화는 물론이고 현안인 한일관계의 합리적인 해결도 되었으면 한다. 모처럼 시원한 논조를 통한 공부를 할 수 있어 매우 좋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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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공산당이 싫다. 철학적인 의미에서의 소외론에 관한 논거에도 회의적일 뿐만 아니라, 공산주의의 원래 이념과는 전혀 다르게 변질된 전체주의 적인 색채도 싫다. 그런데 북한과는 다르게 공산주의 체제인 베트남과 쿠바는 전혀 이질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친밀함과 향수 같은 것이 느껴진다. 그 나라 사람들이 겪고 있는 괴로움의 실체는 모르고, 그저 겉으로 보이는 낭만적인 것만 보기 때문일지 모른다. 그러나 북한식의 공산주의는 싫다. 전혀 내 체질이 아니다.
일본에도 공산당이 있다. 합법정당이다. 그런데 이 당은 전혀 폭력적인 방법을 모색하지 않는다. 적어도 내가 철이 들고난 후인 최근 10-20년 사이에는. 오히려 극우파들보다 훨씬 젠틀하며 지성적이고 진보지향적이며서 평화주의적이다. 공산당이라는 이름과 어울리지 않는 이런 모습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난감해 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북한과 일본의 공산당은 전혀 다른 이름만 같은 정당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 불협화음을 해소할 수 있었다.
반핵. 반원전. 반제국주의. 일본공산당의 주요 슬로건은 이런 것이다. 북한의 핵을 반대하고, 사고 덩어리인 원자력 발전을 반대하고, 아베정권이 밉살스럽게 추진하는 '보통국가'로의 변신을 반대하고, 일본이 아시아의 맹주로 군사적 힘을 가지는 것을 반대하고, 일본이 악착스럽게 요구하는 독도 영유권 주장에 반대하고, 우리나라의 핫 이슈인 위안부 문제에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 우리의 입맛에 딱 들어맞는 이런 희안한 정당이 바로 일본의 공산당이라고 한다... 원 세상에 이런 일이...
일본 사람들 중 가장 순진하거나 이성적인 생각이 부족한 사람들이 거리에서 마이크를 들고 시끄러운 목소리로 반한감정을 복돋우는 사람들이라면, 지능이 좋고 세상 돌아가는 것을 잘 아는 가장 뇌회하고 한 악질적인 사람들이 그런 극우파 행동대원들을 부추키고 자금 지원을 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그리고 가장 이성적이고 양심적인 사람들이 아마도 공산당원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흔히 한국언론에 일본내에서도 반한시위에 대하 반대를 하는 양심적인 사람들이 있다고 소개되는 부류가 바로 이 이상한 공산당원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물론 그들이라고 100% 청렴하지 않을수도 있겠지만, 누가 우리와 마찬가지로 저마다의 한계를 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할 수 있을까. 그저 우리나라의 야당들이 그저 일본의 공산당 만큼만 열린 눈을 가지고,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지 않고, 이 책처럼 좀 정책이 담긴 책을 내는 수고를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우리나라의 여당도 마찬가지이고...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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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히 흐르는 역사의 물줄기를 거스르고자 몸부림 치는 일본의 우익인사들과 아베 신조의 정부는 그런 역사의 흐름을 도외시하거나 왜곡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음에 아시아, 세계인으로서 커다란 우려를 갖지 않을 수가 없다. 더구나 그들의 전쟁에 관한 광적인 추구의 모습은 헌법9조까지 수정 하면서 까지 자위대를 해외에 파병하는 눈속임을 벌리고 있는 그들에게 지난간 과거의 아픔은 이제 없는것 같이 보인다. 아니 보이지 않는것이 아니고 아예 안중에도 없다고 하는것이 옳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시이 가즈오'는 일본 공산당 당수로서 1961년 이후 반세기 가까운 공산당 약진을 이끌어온 당사자로 아베 신조와는 숙명의 정적이란 위치로 자리매김 하는 인물이자 일본의 현실을 바로 보고 역사에 남겨진 일본의 과오를 반성하고 사죄하는 올바른 정신을 가진 흔하지 않은 일본 인사라고 할 수 있다. 우리에게는 공산당이라면 치를 떨게 만들고 '빨갱이'를 연상하게 하는 그러한 당이지만 일본에서는 합법적인 당으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다고 한다. 비폭력적이고 극우파들의 모략들을 진보적이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려하는 모습들을 보면 우리가 아는 공산당의 실체와는 사뭇 다르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나라 마다 공산당의 존재와 가치가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 할 수 있는 부분에서는 북한의 공산당과 무엇이 다른지를 명확히 깨달을 수 있다고 하겠다. 역사를 위조하는 것은 용서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고노담화와 위안부 문제의 진실을 통해 드러내고 전쟁 없는 세계을 위한 구조적 변화를 통해 일본 외교의 전환점을 마련하자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비단 일본만의 재앙이 아니라 원전을 운영하는 모든 나라들의 기약없는 재앙이 될것이기에 원전폐기를 주장하며, 권력의 감시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일본 미디어의 현실을 진단하고 희망을 제시하며, 정당의 존재 가치에 대한 본질적 물을을 통해 일본 공산당이 정당으로서의 큰길을 가고자 하는 방향을 제시하고 공산당 창립 90주년을 기념하여 역사의 기로에 선 일본의 미래를 위한 약진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등의 내용들을 숨가쁘게 만나 볼 수 있다. 더구나 후미에 선언한 동북아 지역의 평화협력 구상론은 비록 ASEAN이 실천하고 있는 내용을 표방 하고 있지만 군사대 군사로 치닫는 동북아와 세계정세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제안이 될 수도 있다고 저자는 강력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 다만 현실이 그러한 주장에 힘을 실어주지 못하고 있음이 안타까울 뿐이나 일본 공산당은 포기하지 않고 '동북아시아 평화협력 구상'이 현실화 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 할 것이라는 그들의 소명의식을 높이 평가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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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의 가치는 무엇으로 가늠되는가(5번째 챕터의 소제목)
by 수지소희 움쭈쭈
이 책은 일본의 공산당 의원인 시이 가즈오가, 자신이 속한 당인 공산당이 해온 활동을 통해 일본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그를 위해 정당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제시하고 있는 책이다. 각각의 챕터는 기자회견과 인터뷰, 강연 등 다양한 기회를 통해 발표한 내용을 모아 수록하고 있다.
국민들의 생활과 직결된 여러 현안들에 대한 한 정치인의 깊이있고 논리적인 견해가 인상적인 책이다. 특히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된 역사왜곡문제와 원전사고, 미디어를 다루고 있는 챕터들은 한국과 관련이 깊거나 혹은 한국사회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들이라 더 인상적이었다.
현 일본 정권은 '군 위안부는 실제했던 역사적 사실로 이를 깊이 반성하며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고노 담화를 국가적 차원에서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공격하고 있다. 한일관계는 일본의 그러한 역사왜곡으로 그 어느 때보다 냉랭하고 감정의 골이 깊다. 실재했던 역사적 사실임에도 이를 부인하고 피해자에게 이를 증명하라고 하는 기막힌 아이러니와 가해자의 당당함이 지나간 역사에 대한 분노를 현재진행형으로 만들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저자는 위안부 피해자들이 제기한 일련의 소송들에서 일본군 위안부에 관한 사실관계는 일본의 사법부가 '인정'을 함으로써 마무리가 되었음을 강조한다. 가해국인 일본의 사법부가 인정한 사실은 시시비비의 대상이 될 수 없고,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이러한 강제적 행위는 국가적 범죄로 단죄되어야 할 반인륜적 행위라 잘라 말한다. 객관적인 자료들을 제시하며 논리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피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근거 없는 논리만큼 힘 없는 것도 없다. 한국의 정치인들, 혹은 대변인들이 종종 국제분쟁에서 '왜?'를 제시하지 못하고 주장만 늘어놓다 왔다는 것을 기사로 접했을 때의 어이없음이 떠오르는 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세월호 사건, 화제 사망사건 등 여러 인재(人災)가 끊이지 않았던 한 해를 보내서일까.
일본의 원전사고에 대해 다루고 있는 챕터에서 일본에 만연하는 '안전신화'와 근거없는 낙관론에 대해 질타하는 부분 또한 인상적이었다. 어떤 사건이 벌어졌을 때, 정부의 역할은 근거없는 낙관론을 퍼뜨릴 것이 아니라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고 수습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너무도 당연한 그 말이 무척이나 와닿았다. 대책없는 '안전신화'는 여러 유착 관계를 통해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것이라는 -그 중심에는 미디어가 있다 - 사실에 무척 충격을 받았다.
'권력의 감시역'이라는 미디어 본연의 역할을 상실한 현 거대미디어 -우리나라의 방송 3사 정도가 되겠다-의 병폐를 지적하며, <뉴욕 타임즈>가 정권과 맞서 싸울 각오로 상당한 압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안 - 미 국방부의 베트남전쟁 조작 -에 대해 보도하기 위해 사옥을 한층씩 매각할 각오로 끝까지 싸우려 한 사례를 든다. 사례로 제시된 이야기들도 인상적이지만, 미디어의 사명에 대해 독자 스스로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는 것 같다.
공산당이라는 정당에 대해 치우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지만, 한 정치인이 가진 비젼과 동북아 평화를 위한 협력을 구상하고 제시하는 모습에서 노력하는 정치인의 긍정적인 모습을 본다. 버릴 것은 버리고, 취할 것은 취하는 걸러 읽는 센스가 필요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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