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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는다정하게씁니다#김영숙#브로북스
“지난날, 나는 나의 안녕을 얼마나 물어줬던가?”
이 말에 마음이 쿵하고 뭔지 모를 단단한 물체에 부딪힌 느낌이 들었다. 아직 어렸던 나는 그 상황이 두려웠고 무서웠고 어려웠지만, 내 맘을 들여다 볼 줄 몰랐다. 그저 엄마의 안녕을, 가족들의 안녕을 살피기 바빴다. 그러지 않으면 우리 집이 와해 되어버릴 것만 같아 아슬아슬했던 시절이 떠올랐다.
김영숙 작가가 지나온 시간, 두 아이를 키우며 그 사납다는 방송작가의 자리를 25년 동안 지켜내는 일은 상상 이상으로 험난해 보였다. 거기다 섭외도 답사도 촬영도 고된 <나는 자연인이다> 프로그램에서 8년 동안 버티는 동안 그는 ‘내가 괜찮지 않음’을 깨닫는다.
추위와 더위, 무엇 하나 쉽게 얻을 수 없는 그 불편함을 불사할 만큼 시달린 사람들이 자연인이 되는 거란다. 그들을 보며 김영숙 작가도 이제는 ‘홀로 툭 남겨두고 온 나’를 다독이고 안아주며 위로와 격려를 전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다짐했고, 이 글은 그런 자기 다짐이자 각자의 안부를 묻는 일에 너무 늦지 말라는 권유이다.
‘피곤해 보인다, 어디 아프냐?’는 질문들에 짜증이 난 적이 있다. 아들 셋을 키우며 물론 피곤하고 물론 여기저기 아프기 마련이지만, 그런 이미지로 굳어지는 게 싫고 억울하기까지 했다. 나도 원래 그런 사람은 아닌데 말이다. ‘왜 그렇게 지쳐 보이냐’는 말이 듣기 싫어 가면을 써야 했단 저자의 말이 온전히 이해됐다. 관계가 노동처럼 느껴지는 그 기분도.
그는 5월 봄볕에 시들어가는 장미처럼 ‘서서히, 꾸준히 가라앉기 시작한 것’은 정말 몸이 지치면서부터라 했다. 결정타는 아이들의 사춘기. 나는 그 치열했던 고군분투가 마치 TV 속 한 장면처럼 그려졌고 알기에 느끼는 안타까움에 탄식했다. (근데 그 와중에 180센티 넘는 두 아이라는 말이 부러운 나는 또 뭐람.)
‘우리가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나도 얼마 전 아이들에게 내 말이 힘을 잃었음을 느꼈을 때, 좌절했다. 매일같이 꾸짖다가 혼내다가 버럭 소리치다가 급기야 매로 위협하길 반복하며 자괴감에 빠졌을 때, 나도 저 생각을 했었다. 우리 관계가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쟤는 왜 저렇게 된 걸까? 나를 타자의 위치에 놓고 비판하는 습관 덕분에 나는 비교적 빨리 ‘저자처럼’ 그런 질문의 무용함을 깨달았고, ‘어떻게 하면 웃으며 지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간을 거슬러 20대의 풋풋하고 발랄한 ‘김영숙’을 만났을 때, 나는 덩달아 행복했다. 마음껏 자유롭게 스무 살 대학 시절을 즐기는 그를 보고 있자니 돌이켜 보면 내게도 가장 자유로웠던 스무 살이 떠올라서다. 충격적인 학점에 정신이 번쩍 들기 전까지 선배, 동기들과 잘도 뭉쳐 놀았지...
내 스무 살이 숨 쉬는 곳을 지나친다고 저자처럼 심장이 벌렁거리진 않지만, 그저 온전히 ‘정영선’으로 살았던 그 시절이 문득 그리운 마음은 나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저자는 우연한 기회로 참석하게 된 집단 상담에서 자기 불안의 시작을 발견하고 그제야 “존재 그대로의 나를 가치 있게 여기기”에 동참하기 시작한다. 어떤 지침도 없이 그저 내가 원하는 걸 살피는 일부터 말이다. 작게는 저녁 메뉴를 내가 원하는 것 고르기부터 크게는 해외여행 패키지를 덜컥 결제해버리기까지 다양한 ‘다정’을 시도한다.
나에게 무심했던 그가 이제 ‘나를 안아주는 일의 매우 유용함'을 깨닫고 하나씩 실천해 나가는 이야기를 쫓다 보면, 나도 슬쩍 내게 다정한 한 마디를 건네게 된다.
?오늘도 참 애썼다. 오늘 무엇이 가장 널 행복하게 했니??
번아웃 올랑말랑이거나 번아웃 중이거나 워킹맘으로 고군부투 중이거나 모든 관계 속에서 나를 잃고 있거나 결정의 중심에 내가 빠져있거나 삶이 지친다고만 느껴지거나 웃는 일이 힘들거나 나에게 모질기만 한 모든 분께 꼭 읽어보라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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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에게 선물해드렸는데 프롤로그 페이지부터 푹 빠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글에서 따스함과 진솔함이 묻어나는 것은 김영숙 작가님 책에서 느낄 수 있는 힘입니다. 책을 통해 지치고 위로가 필요한 이들이 잠시 멈추어 서서 자신에게 스스로 안부를 물으며 가장 먼저 자신에게 안녕이라는 안부를 물으며 따스한 시선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에필로그는다정하게씁니다 #김영숙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