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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현준 교수의 『셰이프리스 미술관』은 제목부터가 눈길을 끈다. “형태 없는(Shapeless)”이라는 말은 건축과 미술의 전통적 전제 즉, '형태와 공간으로 규정되는 존재' 를 흔든다. 이 책에서 교수는 미술관이라는 제도적 공간을 넘어, 예술과 관람, 나아가 인간 경험을 담아내는 그릇으로서의 ‘무형의 건축’을 사유한다. 책을 읽는 동안 가장 강렬했던 부분은 “미술관은 단순한 전시장이 아니라, 인간의 인식과 감각을 확장시키는 장치”라는 주장이다. 이는 미술관을 건축적 결과물이 아니라 열린 과정으로 바라보게 한다. 저자는 근대적 화이트 큐브의 한계를 넘어, 도시와 일상, 자연까지 미술관의 연장으로 끌어들인다. 관람자와 예술작품, 그리고 건축의 경계가 흐려지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셰이프리스’라는 개념에 다가간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미술관을 ‘하나의 틀 없는 이야기책’으로 비유한 대목이다. 각 장면과 작품, 그리고 그것을 담는 공간이 끊임없이 해체되고 다시 연결되면서 독자,관람자는 스스로 새로운 서사를 써 내려가게 된다. 이 지점에서 교수의 사유는 단순한 건축론을 넘어 예술 경험의 민주화라는 사회적 함의를 던진다. 『셰이프리스 미술관』은 건축과 미술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는 새로운 시각을, 일반 독자에게는 미술관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선물한다. 고정된 형태가 아닌, 흐르고 변화하는 경험 자체를 건축으로 사유하는 저자의 시선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미술관은 어디서 끝나고 어디서 시작되는가?” 결국 이 책은 단순히 미술관을 논하는 글이 아니라, 예술과 삶의 경계가 사라진 시대에 우리가 무엇을 ‘공간’이라 부를 수 있는가에 대한 깊은 성찰을 느끼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