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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어둠 속에서도 우리는 웃었다. 📖 《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4: 전쟁 속으로》 – E. M. 델라필드 - 이터널북스 전쟁이 시작됐다는 뉴스에 많은 여성들이 가방을 싸고 런던으로 향했다. 그들이 찾은 건 총과 명예가 아니라, ‘나라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마음 하나였다. 하지만 전쟁은 쉽게 시작되지 않았다. ‘가짜 전쟁(Phoney War)’— 영국이 독일에 선전포고를 했지만 6개월 동안 전투는 벌어지지 않았다. 폭탄보다 먼저 찾아온 건, 오싹할 정도로 고요한 불안이었다. 중요한 일을 맡은 사람들에게 욕실을 내주고, 매점에서 샌드위치를 나르고, 지하 방공호에서 하염없이 대기하면서도 그녀들은 웃음을 잃지 않았다. 히틀러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1939년의 영국, 이야기는 무겁지 않게, 그러나 결코 가볍지도 않게 전쟁 초입의 희미한 긴장과 웃음을 담아낸다. (갑자기 히틀러의 뒤통수가 찍힌 사진이 떠오른다..) 전쟁 중에도 유머를 놓지 않는 그녀의 일기에, 나는 더 깊이 반하게 된다. 과연 나라면 이렇게 할 수 있었을까? 유머는 일기에 담긴 작은 빛이었고, 삶을 지켜주는 든든한 힘이 되었을 거라 믿는다. 힘들어도 꿋꿋이, 어둠 속에서 웃을 수 있었지 않았을까? 예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전쟁은 결코 다시 일어나선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woojoos_story 모집 #이터널북스 도서 지원으로 #우주서평단 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어느영국여인의일기네번째전쟁속으로 #E_M_델라필드 #가짜전쟁 #2차세계대전 #전쟁과여성 #이터널북스 #풍자일기 #역사속일상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책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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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전쟁 한복판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은 여인의 일기를 따라가는 책 비키가 엑서터역으로 마중 나온 여교사와 함께 떠난다. 과학 교사인데 꼭 운동선수 같다. 로빈과 나는 언제나처럼 쓸쓸한 기분으로 두 사람이 떠나는 모습을 보고는 시내에서 핫초콜릿과 번으로 마음을 달랜다. -p35 밤새 공습경보는 없었다. 새벽 2시에 깼을 때 사이렌과 비슷한 소리가(이런 소리는 언제든 날 수 있다고 들었다.) 잠깐 들렸는데 아주 작고 희미해서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다시 잠을 청했다. -p101 요리사는 한없이 우울한 얼굴로 내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먼 교차로까지 가서 우유 통이 가득 실린 커다란 차를 몰고 나온 삼촌을 만난다. 그러곤 우유 통들 사이에서 여행 가방을 끼워 넣고 음울하게 말한다. 자기가 급하게 필요하면 언제든 옆 농장인 블로어에 전화하면 된다고. -206 히틀러가 우리 영국인들이 자신의 극악무도한 노력에 얼마나 놀랍게 대처하고 있는지 듣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317 전쟁은 언제나 비극이지만, 그 와중에도 일상은 멈추지 않는다. 『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네 번째, 전쟁 속으로』는 그 지속되는 일상을, 담담하면서도 유쾌하게 그려낸 책이다. E. M. 델라필드 작가는 제2차 세계대전 초반, 한 영국 여성이 혼란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특유의 위트와 현실감으로 포착한다. 지방 중산층 여성의 소소한 삶, 문단 진출기, 북미 북 투어를 다뤘던 전작들과 달리, 이번 작품은 전시 상황이라는 특수한 배경 아래 여성의 역할 변화, 공동체의 분투, 삶의 균열과 유머를 함께 담는다. 석유 배급, 공습 대비 훈련, 전시 자원봉사 신청까지. 전선이 아닌 일상에서 ‘싸우는 여성’의 모습이 현실적으로 그려진다. 이 책의 형식은 자전적 일기체 소설이다. 덕분에 독자는 당대 여성들이 느꼈던 불안, 회의, 애정, 유머를 한층 가까이에서 경험하게 된다. 'BBC가 너무 밝게만 보도한다'는 주인공의 의심은, 정보에 대한 오늘날의 감각과도 겹친다. 유쾌한 문장 뒤에 드러나는 현실의 무게는 이 책을 단순한 희극으로 읽히지 않게 만든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창작자에게 귀중한 영감을 준다. 디테일한 일상, 날카로운 사회적 관찰, 생생한 말투와 정서는 캐릭터 설계나 시대극 구상에도 큰 도움이 된다. 거대한 전쟁사 대신 빵 반죽과 배급표, 라디오와 이웃으로 이야기를 짓는 방식은, 작가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좋은 예다. 지금 어떤 이야기를 쓰고 있든, 그 안에 시대의 진동과 인간의 자존감을 담고 싶다면? 이 일기는 오래 곁에 두고 펼쳐볼 만한 문학적 레퍼런스가 되어줄 것이다. woojoos_story 모집, 이터널북스 도서지원으로 우주서평단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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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를 생각하면 일상의 사건을 기록한 일기가 후대에게 굉장한 역사적 가치를 갖지 않겠냐고 남편 로버트에게 물어본다. 그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한다. <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네 번째 전쟁 속으로> 제목처럼 영국이 독일을 향해 전쟁을 선포한 때의 일기다. 집집마다 방독면이 지급되고 등화관제가 실시된다. 바야흐로 가짜 전쟁의 시기다. 주인공의 집에도 방독면이 도착하고 가장인 로버트는 집안사람들 얼굴 크기에 맞게 방독면을 세팅해둔다. 집안의 불빛이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게 잘 채비가 되었는지 살펴보는 치밀함(?)도 보여주는 로버트다.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는 건 옛말인데 나는 보따리 보따리 싸서 한없이 남으로 남으로 내려가는 피난민의 모습을 기억했다. 영국은 시골의 각 가정에 도시의 피난민을 묶을 수 있게 했나 보다. 나라에서 연결해 주는 대로 피난민들을 받아들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물론 이기적인 사람들은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면서 자신의 집을 내어놓지 않았지만.. 주인공은 도시로 가서 전시에 보탬이 되고자 정보부 자리에 지원을 한다. 지원자는 많으나 할 일이 없는 상황. 주인공은 도시로 왔지만 아직 맡은 일이 없다. 이 일기를 읽고 있으면 긴박한데 터무니없이 한가로워 보이는 전쟁의 또 다른 면들이 보인다. 도망가기 바쁜 사람들 보다 나라를 위해 뭔가를 해야 한다는 사명감과 자부심 넘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이 놀랍다. 피난처를 찾아 시골로 달려가는 도시인들과 반대로 전쟁 속에서 나라에 도움이 되고자 도시로 몰려든 사람들의 모습이 겹쳐진다. 늘 긴장한 상태로 지내야 하는 일상 속에서도 자신들만의 웃음을 잃지 않는 이 사랑스러운 주인공의 위트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가짜 전쟁은 영국이 전쟁 선포를 하고 본격적인 런던 공습이 시작되기 전까지의 시기다. 이 이야기는 그 시기의 런던의 모습을 잘 그려내고 있다. 아직 2차대전의 참상이 벌어지기 전의 시간대라 전쟁을 대비하면서도 어딘지 전쟁에 대한 기대감(?) 같은 것들이 엿보인다. 전쟁의 참혹함보다는 전쟁 전의 소란스러움과 긴장감 속에서 벌어지는 일상의 변화들이 담겨있다. 나라에 보탬이 되고자 자원봉사 자리라도 얻으려 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안쓰럽다. 곧 있으면 전쟁 속에서 허우적댈 텐데... 전쟁은 많은 것을 바꿔 놓는다. 그 참혹함이 아니라 후방에서 전쟁을 대비하는 전쟁 전의 모습들.. 그 모습들이 더 마음을 아리게 한다. 곧 닥칠 전쟁의 포화를 모르는 이들의 천진함이 이미 알고 있는 나에게는 그래서 더 가슴 아프게 느껴진다. 순진한 우리 주인공이 무슨 일이라도 얻으려고 애를 쓰는 모습.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이 보통의 일상을 흩트려 놓는 전쟁의 무서움 앞에서 위트 있게 표현되고 있었다. 글 쓰는 일을 맡아 달라는 통지를 받고 어느 때보다도 놀란다. 심지어 외국으로 가게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전쟁이, 그러니까 우리가 알고 있는 고전적인 의미의 전쟁이 마침내 시작되는 걸까 자문해 본다. 우리의 주인공이 해외 파견이라도 되는 걸까? 궁금증만 남긴 채 일기는 끝난다. 이후의 이야기가 있다면 그건 진짜 전쟁 속의 이야기가 될 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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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가짜 전쟁(Phoney War)' 냉전(Cold war)은 많이 들어봐서 조금은 알았지만.. 가짜 전쟁(Phoney war)은.. 솔직히 잘 몰랐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런 저런 내용을 찾아보며 읽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생각보다 한글로 정리된 내용이 별로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이건 제가 못 찾은걸지도;;;;) 예전에 알릴레오 북스에서 '역사란 무엇인가'편을 보다가 들었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사람들이 유독 그 책을 어려워 하는 이유가.. 그 당시 글을 쓴 저자(E.H 카)가 시대 배경(당시의 영국)을 기본으로 전제하고 썼기 때문이었다고... (강의를 글로 옮겨 엮은 책이어서 아마 더 그럴거라고 생각됩니다.) 맥락을 모르고는 이야기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지게 마련이죠.. 예를 들어 우리나라 사람들끼리 이야기하면서 '이순신 장군' '세종대왕' 을 넣어서 대화를 한다고 치면 굳이.. 배경 설명을 할 필요가 없잖아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잊혀지기에는 많이 아쉬운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이 책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다 풀어 내기에는.. 이미 너무 오래 붙들고 있었기에~ 적당한 이야기만 풀고 놓아줘야겠습니다. 이 시리즈의 매력은 .. '날 것 그대로의 매력' 같습니다. 제가 평소에 추구하는 것과도 같습니다. 최근 챗GPT 사용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과정인데요.. 그 이유도 사실 제가 올리는 게시물에서 가공 식품의 느낌이 강해지고 그것에 스스로 길들여지는 게 아닌 가.. 하는 문제의식 때문입니다. 글은 더 나아질테지만.. 나의 색을 덮는다면;; 그게 무슨 의미인가 싶은거죠. 그래서 다시 과정에.. 더 집중해야겠다고 다짐해봅니다. --- 그 이야기도 생각났는데요.. 우리가 역사적으로 개념을 공유하고 있는.. 양차 세계대전 중, 유독 세계 2차 대전을 더 많이 기억하는 이유가.. 이야기가 많이 포함되었기 때문이라고.. 어디선가 들으며 고개를 끄덕인 기억이 납니다. (나치의 유대인 학살도 2차 세계 대전 과정에서 생겼고.. 우리 대부분이 최악의 악인이라고 대부분 동의하는 히틀러도 이때 활약했죠.. 그에 비해 1차 세계 대전 하면 저는 떠오르는 인물이 없습니다. 전쟁 과정에서 교착 상태도 꽤 있었다고 알고 있고요.. ..무식해서 용감합니다. 죄송합니다. ㅜㅜ) 관련 지식이 아직 부족하지만.. 전쟁의 내용으로 보나, 결과로 보나.. (기간의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지만 그에 비해 사망자 수 차이가 엄청납니다.) 2차 세계 대전의 결과로.. 우리가 지금 그나마 평화로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견해도 일부 있던데..;;; 세계적인 투자자 레이 달리오는 실제로 지금 우리 인류가 처한 상황이.. 무척 위험한 빅 사이클에 근접해 있다고 표현하더군요. 글로벌 뉴스를 챙겨보는 분이라면.. 충분히 이해할거라고 생각됩니다. 이젠 정말로.. 큰 범위에서 여러 사건들을 자세히 들여다 봐야 할 시기라는 생각을 한 번씩 하게 됩니다. 비슷한 일들이 과거에도 늘 있었으니까요.. 그래도 위안이 되는 것은.... 꾸준히 자기 위치에서 본인의 역할에 충실한 사람들이 늘 있었다는 점 같아요. 나도 그런 사람이 되야겠다고 또 한 번 다짐합니다. 이쯤에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발췌 내용도 별도로 첨부합니다.) 끝! #어느영국여인의일기네번째전쟁속으로 #EM델라필드 지음 #박아람 옮김 #이터널북스 가짜전쟁(Phoney War) ... #북스타그램 #바닿늘 비슷한 주제의 글은.. #바닿늘소설 @woojoos_story 모집 @eternalbooks.seoul 도서 모집으로 #우주서평단 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아래에서부터는 해당 책의 내용을 일부 발췌하여 (최소한으로) 수정 하였습니다. 9월 23일 세레나는 나를 무척 반가워하며 일하러 왔느냐고 열의 있게 묻는다. 그렇다고 할 수도 있고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고 (나는) 애매하게 대꾸한다. (…) 세레나는 맞장구치며 자기도 다 안다고 대꾸한다. 그녀도 전쟁이 선포되기 이틀 전에 이곳 지휘관에게 달려와 바닥이라도 닦겠다고 제안하지 않았더라면 지금 여기 있지 못했을 거라고 한다. 지휘관은 그녀의 제안에 그럼 차를 몰면 되겠다고 했다. 그래서 차를 몰고 있어요? 세레나는 한숨을 쉬더니 큰 눈을 굴리며 딱 한 번 스트레텀에 지휘관의 세탁물을 가지러 다녀왔다고 한다. 그런데도 다른 운전자들이 무섭게 질투했다. 모두 대기하는 것 말고는 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번 전쟁이 나름대로 재밌지 않나요? 나는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고(진심이다), 지금껏 일어난 어떤 전쟁과도 다르다고 동조한다. 게다가 모두가 끊임없이 언제 무슨 일이 벌어질지 궁금해하고 있다.(…) p. 51 ~64 10월 6일 라디오에서 히틀러가 대국민 연설을 통해 말도 안 되는 평화 제의를 했다는 보도가 나온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 세레나가 중간에 라디오를 끄며 하는 말, 차라리 BBC가 그렇게 좋아하는 "런던데리의 아리아"가 휠씬 더 재미있겠어요. 나도 맞장구치며 체임벌린 총리가 아돌프 히틀러의 헛소리에 성급하게 반응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한다. 세레나는 그런 일은 없을 거라면서 늘 솔직한 견해를 내는 미국 신문들은 뭐라고 할지 무척 궁금하단다. p. 146~147 10월 31일 몰스워스 씨는 이번 전쟁이 1914년의 전쟁(*1차 세계 대전)과는 많이 다르다고 한다. (그래도 정부 부처는 똑같은 것 같지만 이 말은 속으로 삼킨다.) 그는 훈계조로 말을 잇는다. 1914년에는 거대한 체계를 마련해야 했지요. 그래서 무한한 비용과 무수한 실험을 동원해야 했습니다. 이번에는 완전히 다릅니다. 지난번에는 마지막에야 비로소 완성된 그 체계가 이번에는 처음부터 작동했으니까요. 그리고 비용도 무한히 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정반대지요. 그야 그렇죠, 하고 나는 대꾸한다. 문제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기라도 한 것처럼.(…) 나이는 나와 비슷해 보이고 조금 반항적인 얼굴에 렌즈가 유난히 불룩한 안경을 쓴 제리는 곧장 본론으로 들어가 내가 글 쓰는 사람이라 들었다고 한다. 네, 맞아요. 그렇다면 '글 쓰는 사람들이' 알아야 할 것은 딱 하나, 바로 모두가 평소처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설가라면 계속 소설을 쓰고 시인이라면 전처럼 시를 쓰며 가벼운 기사를 쓰는 사람이라면 계속해서 가벼운 기사를 써야 한다. 단, 전쟁과 관련된 주제는 피해야 한다. 전쟁에 대해서는 한 글자도 써선 안 된다. 강연은요? 하고 내가 묻는다. 제리는 너그럽게 대답한다. 강연은 무조건 해야지요. 과정에 관한 글을 많이 읽되 역사는 피하세요. 역사는 멀리하는 게 좋습니다. 패류학, 우표 연구, 빙하기의 여성의 지위 등을 다룬 글이 어떨까요? 현재 국제 정세와 전혀 관련 없는 글을 읽으세요. 나는 대부분의 사람이 현재 알고 싶어 하는 게 국제 정세가 아니냐고 지적한다. 제리는 아주 단호하게 책상을 톡톡 두드리며 글 쓰는 사람들은 다 똑같다고 한다. 전쟁과 관련된 뭔가를 하고 싶어 안달이지요. 그래선 안 됩니다. 전쟁에서 벗어나 있어야 합니다. 전쟁을 있어버리세요. 전쟁이 없는 것처럼 글을 계속 써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 말에 나는 참지 못하고 짚어 준다. 우리 대부분은 자신과 식솔들의 생활비를 벌기 위해 글을 쓰는데, 지금 같은 상황에서 우리의 글을 판매로 이어지게 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단 하나의 주제를 일부러 피하지 않아도 충분히 어려운 형편이라고. 제리는 고개를 젓는다. 그런 건 도움이 되지 않아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겹니다. 작가들. 시인들, 예술가들(어쩐지 그가 실제로 내뱉고 싶은 말은 '쓰레기들'인 것 같다), '그쪽 사람들'은 모두 그저 평소처럼 살아가는 데 만족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도움은커녕 방해가 될 겁니다. 이쯤 되자 제리가 내게 중요한 일자리를 내줄 가능성은 전혀 없으니 한시라도 빨리 가는 게 낫겠다는 확신이 든다. 그래도 마지막 충동을 누르지 못하고 묻는다. 지금 같은 시기에는 어떤 글이든 시장을 찾기가 정말 어렵다는 걸 아시나요? 제리는 퉁명스럽게 대꾸한다. 당연히 종이 부족은 아주 삼각하고 앞으로 휠씬 더, 휠씬 더 심각해지겠지요. 하지만 한편으로 사람들은 다른 소일거리가 없으면 자연히 읽을거리를 찾게 마련입니다. 예를 들면 노인네들, 전쟁에 보탬이 될 능력도 의지도 없는 여자들. 그들은 가벼운 소설을 읽으며 긴 저녁을 버티려 하겠지요. 그러니까 부인께서도 전쟁이 터지지 않았을 때와 똑같이 생활하신다면 문제없을 겁니다. 그의 결론에 전혀 동의하지 않지만 굳이 말하지 않고 그저 일어나서 작별 인사를 한다. p. 233~244 11월 13일 우리는 과거의 우리가 얼마나 무능했는지 새삼 깨닫고 깊이 절망하며 서로를 본다. 오늘날 세상이 이렇게 엉망이 된 것도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닌 것 같아. 내가 말한다. 펠리시티는 한술 더 떠서 혁명이 일어나면 가장 먼저 목이 잘릴 사람은 우리일 거라고, 그렇다 해도 할 말이 없다고 한다. 그 말에 불편해진 나는 우리가 사회에 아주 중요한 자산은 아니더라도 스스로 고칠 능력과 의향이 있으며 수년째 이를 위해 거듭 배우고 있지 않냐고 반박한다. 펠리시티는 고개를 저으며 단언한다. 너랑 나는 달라. 넌 자식도 둘이나 있고 책도 쓰고 있잖아. 난 잉여 인간이야. 아무짝에도 쓸모없고 달리 고칠 방법도 없다는 생각이 자주 들어. 머리가 좋지도 않고 몸을 잘 쓰는 것도 아니고 예술에 뛰어나거나 집안일을 잘하는 것도 아니잖아. 특별한 재주도 없고 힘이 없어. 펠리시티의 커다란 눈과 괴로운 표정을 보니 자기 말대로 혁명이 일어나면 스스로 단두대에 올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게 틀림없다. 나는 아주 솔직한 말로 그녀를 위로한다. 대신 무엇과도 바꿀 수 있는 장점이 있잖아. 늘 사람들에게 공감해 주고 사랑스러울 뿐 아니라 다정하다는 것. 무얼 더 바라겠니? 나는 화를 내며 덧붙인다. 네가 없으면 친구들이 몹시 아쉬워할걸. 네가 늘 기운을 북돋워 주어서 모두가 무척 고마워하고 있을 거야. p. 283- 288 옮긴이의 말: 부디 모두 안녕했기를 1938년 9월 30일, 영국을 포함한 강대국들은 유럽의 평화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체코의 일부를 히틀러에게 넘기는 뮌헨 협정을 맺었다. 약소국인 당사자를 철저히 배제한, 비겁하기 짝이 없는 이 협정은 야망에 눈이 먼 히틀러의 야욕을 겨우 1년여 유예했을 뿐이다. 1개월 뒤인 1939년 9월 1일, 독소 불가침 조약으로 고립된 폴란드를 독일이 침공하면서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인명 및 재산 피해를 낳은 전쟁의 포문이 열렸다. 그로부터 이틀 뒤 영국과 프랑스는 독일과의 전쟁을 선포하지만. 사실상 준비 부족과 여타 사정으로 폴란드를 적극 지원하지 못했다. 그사이 독일은 폴란드 공격에 집중하면서 취약했던 서부전선 병력을 보강했고, 영국도 항공전에 대비한 방어 체제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이듬해 5월 본격적인 런던 공습이 시작되기 전까지 영국에는 개전 휴전 상태가 이어졌다. 이 폭풍 전야 같은 시기를 '가짜 전쟁(Phoney war)'이라고 부른다. 그 시기에 쓰이고 출간된(1940년 초) 이 작품은 허구라고는 해도 그 후에 일어날 참상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그때 그곳에서'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당시의 상황은 기록이나 매체에서 많이 다뤄지지 않았으므로 이해를 돕기 위해 부연 설명을 하려 한다. 작품 속에서 여러 번 언급되는 공습 대비대(ARP)는 공습으로부터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해 전국 규모로 조직된 다양한 기관과 지침을 모두 아우르는 일종의 민방위 체계다. (…) 2차 세계 대전은 여러 면에서 엄청난 재앙이었지만, 첫 대전에서 활약한 뒤 가정으로 돌아간 수많은 여성에게는 억눌러 온 사회 진출의 욕구를 충족 시키는 기회였다. 여성 의용대는 라디오 홍보와 같은 효과적인 방법을 활용해 사회 활동에 목말라 있던 여성들을 매료시켰다. 각 지역 당국이 전쟁 준비 단계부터 이들을 다양한 방면에 투입해 활용하면서 그저 모병 기관이었던 이 조직의 역할 범위가 크게 확대되었고, 전쟁이 시작되었을 무렵에 는 '민방위 여성 의용대'가 되어 엄연한 공습 대비대 조직의 일부로 인정받았다.(…) 1차 세계 대전 당시 20대였던 E. M. 델라필드는 데번주의 간호 봉사대에서 일했고, 이 경험을 토대로 1917년에 첫 소설을 발표하기도 했다. 2차 세계 대전 당시에는 1940년부터 정보부에서 선전 관련 일을 말아 프랑스로 파견되었다. 작품 속 주인공이 결국 해외로 파견될지도 모를 일자리를 얻는 것을 보면 이 시리즈의 전작들에서와 마찬가지로 주인공은 여전히 작가의 페르소나라고 추정할 수 있다. p. 319~3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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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전쟁이라는 특이한 시간 속, 사람들은 죽음의 공포보다 오히려 일상의 공허함과 무력감에 더 크게 흔들린다. 전쟁이 단순히 총성과 폭탄만으로 구성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 작품은 조용한 문장 속에 담아낸다. 특히 ‘기여하고 싶지만 기여할 곳이 없는’ 여성의 마음은, 지금 시대의 많은 사람들에게도 공감이 갈 만하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일기가 주는 진정성과 따뜻한 위트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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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사전 정보 없이 우연히 알게 돼서 읽어봤는데,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가급적 많이 알려져서 많은 독자들이 읽어봤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이 책은 소설이기는 해도 거의 저자의 체험담에 기반한 것으로 보입니다. 일기 형식이라 그런지 읽고 있다 보면 소설이라는 사실을 자꾸 잊게 되네요. 안네의 일기 같은 논픽션과는 또 다른 매력과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전쟁 시기에 일반 소시민의 삶이 어땠는지 들여다보는 의미가 충분한 것 같습니다. 화자인 ‘나’는 전쟁이라는 위기 속에서도(물론 포화가 떨어지는 상황은 아니지만...) 가족을 돌보고 집안일을 꾸려나가며, 공습 대비 기지의 매점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시작합니다. 공습 사이렌이 울리는 밤, 전시 가계의 불안정 속에서도 불평과 자포자기가 아닌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태도로 하루하루를 살아냅니다. 이 소설은 극적인 반전을 갖춘 드라마라기보다는 차분하면서도 불안한 진실을 전달합니다. 전쟁이라는 극적인 사건이 평범한 한 여성의 삶에 어떻게 스며들었는지, 그리고 평범한 시민들이 어떻게 견디고 적응하며 스스로를 지켜냈는지를 찬찬히 보여주는 이 작품은, 전쟁의 또 다른 얼굴을 들여다보게 하는 귀한 문학적 기록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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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어느영국여인의일기네번째_전쟁속으로 #EM델라필드 #이터널북스 #우주서평단 #어느영국여인의일기시리즈 그때 그곳에서 들려주는 생생한 전쟁 초기의 이야기! 전쟁을 겪어보지는 않았지만, 전쟁의 역사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우리. 강대국들의 침략으로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전쟁으로 인해 겪어야만 했던 이야기는 한국사 시간을 통해서 배웠다. 단지 학문으로서의 배움이었기에 잔혹함이나 전쟁에 대한 두려움은 피부를 스쳐 지나갈 뿐이다. <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시리즈를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안네의 일기》가 떠올랐다. 안네의 일기는 제2차 세계 대전 중 네덜란드 유대인 소녀 안네 프랑크가 나치 점령 하에 비밀 장소에서 쓴 일기로, 전쟁의 참혹함과 개인의 고통을 기록한 문화유산이다. 안네는 일기장에 '키티'라는 가상의 친구를 설정해 대화하듯 글을 썼으며, 1942년 6월 14일부터 1944년 8월 1일까지의 일상이 담겨 있다. 그 시절이 그대로 담겨 있는 일기를 읽어나가다 보면 전쟁의 어두운 면과 마주할 수밖에 없다. <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는 영국의 주간지 [시간과 조수(Time and Tide)]를 통해 발표되기 시작했으며가 중산층을 위한 가벼운 읽을거리를 써 달라는 편집장의 요청을 받고 1929년 12월부터 매주 일기 형식의 이 자전적 소설을 연재했다고 한다. E. M. 델라필드는 작품 속의 주인공과 마찬가지로 넉넉지 않은 살림에 보탬이 되기 위해 열심히 글을 쓴 ‘생계형’ 작가였다고 한다. 군인의 아내로 자신의 삶과 함께 했던 자전적 소설인 <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네 권의 이야기 중에서 네 번째 이야기를 만났다. 1930년대 당시 여성의 인권과 생활 모습을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다. 이 소설의 화자는 한 남자의 아내로서, 두 아이의 어머니로서 모든 가정사와 육아를 도맡는다. 이 당시 여성에게 가장 고귀한 직업은 집안 살림을 하는 것이었고 가장 큰 행복은 한 남자를 만나 사랑받는 것이었다. 이 시대의 여성운동가는 그저 남편이 없는 괴팍한 여자가 하는 일로 여겨졌다. 그리고 여성의 권리를 개선하려는 여성회는 세균이 득실거리는 불온한 단체라고 조롱당했다. 이 시대의 여자는 오로지 집안에서 살림을 하고 아이를 키우는 것이 이상적인 여성상이었다. 🏷️ 이곳은 공식적으로 위험 지대다. 지하실도 그리 안전한 대피처는 아니다. p.52 외출을 하게 되는 경우 방독면을 소지하고 나가야 했고, 공습대피소가 어디 있는지까지 신경 쓰면서 살아야 했던 그 시대. 어디서 어떻게 전쟁이 일어나 고립될지도 모르는 상황에 나였다면 안전하지는 않아도 집안에 숨어 있는 것을 택했을 텐데. 그녀는 집에 숨어 있는 것이 아닌, 전쟁의 흐름 속으로 들어가 있었다. 게다가 불안함과 우울함보다는 알 수 없는 희망을 마음에 품고 살아가는 듯한 그녀의 일기를 읽으면서 평화의 소중함이 더 절실해지기도 했다. <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전권을 다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전쟁 속에서의 그녀의 삶을 읽으면서 지금 내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이 생겼다. 현재에 충실하며 평화로운 일상을 마음껏 누리며 살아야겠다. woojoos_story 모집, #이터널북스 도서 지원으로 #우주서평단 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책블로그 #북블로그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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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반적인 전쟁 일기가 아니다. 혼돈 속에서도 일상을, 유머를, 인간다움을 놓지 않으려는 한 여인의 고집스럽고 따뜻한 기록이다. 전쟁을 다루지만, 삶을 이야기하는 책. 그래서 더 오래 마음에 남는다. 전쟁 속에서도 삶을 유쾌하게 기록한 위트 있는 부인의 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