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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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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을 가려둔 블라인드를 걷어 바깥의 푸르름을 바라보며 '봄의 이름으로'를 읽었다. 한참을 책만 바라보다 고개를 들었을 때 눈에 들어오는 풍경을 함께 공유하지 못해 안타까울 정도로 계절은 푸르르다. 빗방울이 떨어져 한층 짙어진 녹음 사이로 바쁘게 오가는 작은 새들의 움직임을 좇다보면 페이지가 멈춰진 채로 시간이 오래도 지났다. 라울 뒤피의 그림과 함께하는 '봄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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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을 가려둔 블라인드를 걷어 바깥의 푸르름을 바라보며 '봄의 이름으로'를 읽었다. 한참을 책만 바라보다 고개를 들었을 때 눈에 들어오는 풍경을 함께 공유하지 못해 안타까울 정도로 계절은 푸르르다. 빗방울이 떨어져 한층 짙어진 녹음 사이로 바쁘게 오가는 작은 새들의 움직임을 좇다보면 페이지가 멈춰진 채로 시간이 오래도 지났다. 라울 뒤피의 그림과 함께하는 '봄의 이름으로'의 아름다운 표지 그 자체가 서재 책장에 놓여져 시들지 않는 꽃이 되어줄 것을 기대했었는데, 그보다 더 자연으로 몸과 마음이 향하도록 만들어주는 책이었다.

콜레르의 문장 안에서 꽃은 그가 그리는 관념으로 피어난다. 어떨 때는 이름만 같은 다른 꽃을 말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독특하다. "라일락이 우리 침실에 너무 가까이 있으면 무례하게 청산가리 냄새를 풍기는 연인이 된다? (66)" 특히 향과 라일락에 대한 표현은 보는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내용이었다. 길을 가다가도 멈추게 만드는 라일락 향에 대한 평이 너무 잔인하다. '자투리(104)'의 내용에선 한국인의 나물 사랑에 대해 알았더라면 얼마나 놀랐을까, 어떤 글을 썼을까 궁금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맛있는 쓰레기통'의 "무청을 무와 함께 생으로 씹어 먹기(105)"는 좀 잘못된 시도였던게 맞긴하다.

그동안 팬지를 너무나 과소평가 했던 것은 아니었나, '파우스트(54)' 검은 팬지의 장을 읽으며 생각했다. 비교적 흔한 꽃인 팬지는 작고 노란꽃의 모양이나 색감이 나비같기도 하고, 안에서 밖으로 퍼지는 무늬가 야생동물의 얼굴을 닮은 듯한 귀여운 꽃이지만 그리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부드러운 질감이 느껴질 듯한 꽃잎의 아름다움도 인정하지만 왠지 모를 거부감이 있었는데, 팬지에 대해 찾아보다 식용꽃으로 자주 사용되는 종이라 그 이미지 때문이었던 듯 하다. 책에 나오는 검은 팬지는 처음 들어보기에 찾아봤더니 색이 다양하고 화려한 팬지들과는 결이 다르지만 굉장히 인상적인 화려함으로 돋보이는 꽃이었다. "오! 이 벨벳!"

책을 읽는 동안 낯선 꽃들의 이름을 찾아보느라 읽는 동안 바빴다. 몇 해 전부터 자꾸만 식물과 새의 이름이 궁금해졌다. 누구는 이런 변화가 나이듦이라고 하는데 세상은 볼수록 아름답고 경이로워 그 전에는 왜 자연에 무심했을까 싶게 좋고 귀해진다. 그러니 그동안 몰랐던 식물과 자연에 대한 책이 보이면 항상 반갑고, 궁금해진다. '봄의 이름으로'를 읽으며 정원과 들판으로 늘 자연과 가까이하며 지냈던 콜레트의 환경이 이런 독특한 에세이를 탄생시킨 거름이 되었으리라 생각하면 부러워다. 그는 이 모든 식물들의 얼굴과 이름을 기억하고 구분할 수 있는 사람이고, 언젠가 박완서 작가가 이름 모를 꽃이란 것은 없다며 '작가는 사물의 이름을 아는 자'라고 했던 말이 아직도 깊게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식물을 좋아하지만 키워낼만큼의 책임이 없기에 사랑까지는 아닌 것 같아, 사랑한다는 것에 필요한 건 뭐가 있을까 생각해본다. 꽃에 대한 에세이를 앞에 두고 사랑이란 무엇일까 곱씹다니. 마침 유투브에서 찾아낸 '아침 봄 재즈' 플레이 리스트도 마음에 들던 비오는 날에, 무용하지만 아름다운 것들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보냈다. 라울 뒤피의 흐드러지는 꽃들을 함께 감상하며 콜레트가 전하는 꽃다발을 가슴으로 안아보자. 오늘처럼 비가 내리는 여름의 푸르름 속에 향기보다 오래도록 남는 감성을 선사하는 책이었다.


m******j 2025.07.16.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따뜻하고 예쁜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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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작가이자 뮤직홀 댄서.팬터마임 배우. 제 1차 세계 대전 종군 기자,  아카데미 콩쿠르 회장, 프랑스 역사상 국장으로 장례를 치른 최초의 여성인 저자는 일상속에서 만나는 꽃에서 느낀 이야기들을 전해줘요.단순히 꽃을 주제로한 평범한 에세이일줄 알았는데 라울 뒤피의 예쁜 꽃 삽화가 함께하니 예쁜 화보집이자 인생 스토리가 담긴 소장하고싶은 책이에요.그들이 살아온 시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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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작가이자 뮤직홀 댄서.팬터마임 배우. 제 1차 세계 대전 종군 기자,  아카데미 콩쿠르 회장, 프랑스 역사상 국장으로 장례를 치른 최초의 여성인 저자는 일상속에서 만나는 꽃에서 느낀 이야기들을 전해줘요.

단순히 꽃을 주제로한 평범한 에세이일줄 알았는데 라울 뒤피의 예쁜 꽃 삽화가 함께하니 예쁜 화보집이자 인생 스토리가 담긴 소장하고싶은 책이에요.

그들이 살아온 시대가 다양한 변화로 우역곡절이 있던만큼 끝편에 담긴 콜레트의 연보를 보니 꽃을 바라본  그녀의 시선에 어떤 의미가 담겨있는지 가늠하게 되었어요.

꽃에 대한 지식 전달이 아닌 그녀가 들려주는 꽃과의 추억담들은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잠시 숨을 돌릴수 있는 여유를 전해줍니다.


YES마니아 : 로얄 b*****1 2025.07.1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식물로 쓰는 문장, 색으로 피어나는 봄 '봄의 이름으로'
"식물로 쓰는 문장, 색으로 피어나는 봄 '봄의 이름으로'" 내용보기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책장 사이로 피어나는 봄의 얼굴-글과 그림이 만든 작은 정원'봄의 이름으로'는 단순한 식물 에세이나 화집이 아니다. 이 책은 식물이라는 언어로 쓰인 인생의 짧은 기록이며, 동시에 예술가의 시선으로 풀어낸 계절의 감각이다.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가 남긴 문장 하나하나에는 오랜 관찰과 생에 대한 애정이 담겨 있고, 라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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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책장 사이로 피어나는 봄의 얼굴
-글과 그림이 만든 작은 정원

'봄의 이름으로'는 단순한 식물 에세이나 화집이 아니다. 이 책은 식물이라는 언어로 쓰인 인생의 짧은 기록이며, 동시에 예술가의 시선으로 풀어낸 계절의 감각이다.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가 남긴 문장 하나하나에는 오랜 관찰과 생에 대한 애정이 담겨 있고, 라울 뒤피의 그림은 마치 그 문장에 색을 입히듯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나는 디자인을 전공했고, 보태니컬 아트에 관심이 많아 식물 그림을 따로 배운 적이 있다.
그리고 평소에도 식물이나 자연과학 분야를 좋아하는 편이라, 이 책은 첫 장을 넘기자마자 내게 말 그대로 봄의 선물처럼 다가왔다.

처음에는 솔직히 예쁜 그림과 어우러지는 평범한 에세이겠지 하고 넘길 뻔했지만, 곧 콜레트의 문장이 얼마나 치밀하고 감각적인지를 알게 되었다.콜레트는 식물을 그저 아름답다고 칭송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식물이 자라는 방식, 토양과 날씨, 그리고 생의 조건에 관해서 이야기한다.
문장에 향기가 있다면, 아마도 이 책은 신선한 흙냄새와 꽃잎 사이의 봄바람이 섞인 그런 향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뒤피의 그림들. 나는 디자인을 공부하면서도 색채가 갖는 정서적 효과를 항상 중요하게 여겼고, 색감에 꽤 민감하게 생각하는데이 책 속에 수록된 뒤피의 그림은 정말 독보적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선과 색은 식물의 생동감과 자유로움과 감성을 더 잘 드러낸다.
그가 그린 식물들은 땅에 고정된 것이 아니라, 바람과 햇살에 스치는 기억처럼 책장 사이를 떠다닌다.

콜레트의 글과 뒤피의 그림이 만난 이 책은, 문학과 미술이 경쟁하지 않고 서로를 존중하고 조율하며 하나의 장면을 완성해 나간다.
마치 작은 정원 안에 두 사람이 들어가서 각자의 방식으로 봄을 기록하는 것처럼.....
책장을 넘기면서 나도 모르게 내 기억 속 봄들이 떠올랐다. 시골 마당에서 맡던 풀 내음과 흙냄새,
보태니컬 드로잉 수업 시간에 처음 꽃잎을 따라 그리던 그 손끝의 긴장감,
그리고 우연히 찍은 들풀 사진을 확대해서 보다 줄기의 잔털에 놀랐던 순간들까지....


콜레트는 말한다. "나는 땅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말은 단순히 정원사로서의 고백이 아니다.그건 자연에 대한 무조건적인 찬양도 아니다, 그것은 사람이 자연과 맺는 정직한 관계에 대한 선언이다.
'봄의 이름으로'는 그런 사람과 자연의 관계를 이해하게 해준다.

이 책은 봄을 상징하거나 이상화하지 않는다. 오히려 봄이라는 계절을 통해 삶과 식물의 본질을 함께 들여다보게 만든다.
우리는 바쁘게 걷다 보면 길가에 핀 꽃 하나를 보지 못하고 지나친다.
그러나 '봄의 이름으로'는 그 꽃을 잠시 바라보게 하고, 그 잎맥 사이에 인생의 문장을 읽게 해준다.
이 책은 식물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물론이고, 삶의 리듬을 잠시 멈추고 싶은 이들에게도 따뜻한 쉼표가 될 것이다.


책장 사이로 봄이 피어난다. 잊고 살았던, 가장 순한 봄의 얼굴이 나를 마주 보며 수줍게 웃었다.내가 봄을 아주 많이 사랑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언젠가부터 무심하게 지나쳤던 그 계절이 다시금 살아나는 기분을 느꼈다.
콜레트의 문장과 라울 뒤피의 그림이 한 겨울처럼 차갑게 얼어 있던 내 마음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 넣어 단숨에 되살렸다.
k******a 2025.07.1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봄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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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이름으로 -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 (지은이), 라울 뒤피 (그림), 위효정 (옮긴이), 이소영 (해설) 문예출판사 2025-06-16>♡ 이 책은 사랑하지 않을 수 없잖아! 꽃이다. 꽃!!이 책은 출판업자 앙리 루이 메르모가 콜레트에게 일주일에 한두 번 꽃다발을 보낼 테니 그에 대한 답으로 꽃의 ‘초상’ 몇 편을 써달라고 제안한다. 관절염 때문에 침대 생활을 하는 콜레트는 그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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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이름으로 -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 (지은이), 라울 뒤피 (그림), 위효정 (옮긴이), 이소영 (해설) 문예출판사 2025-06-16>

♡ 
이 책은 사랑하지 않을 수 없잖아! 꽃이다. 꽃!!

이 책은 출판업자 앙리 루이 메르모가 콜레트에게 일주일에 한두 번 꽃다발을 보낼 테니 그에 대한 답으로 꽃의 ‘초상’ 몇 편을 써달라고 제안한다. 관절염 때문에 침대 생활을 하는 콜레트는 그 제안을 받아들였고, 1년 후 스물두 편의 글이 엮어 출간되었다. 

꽃에 대한 이야기만 할 것 같지만, 사실은 콜레트 특유의 감각들이 돋보이는 글들이었다.  꽃이 마치 사람처럼 표현되는 느낌, 자연을 생생하게 살아오는 느낌이다. 냄새가 없는데도 냄새를 느끼게 하고, 실물이 없는데도 본 것처럼 느끼게 해준다. 오감을 깨우는 느낌이랄까. 

✴︎ 얼룩 하나 흠집 하나 없는 미녀, 나는 네가 바가텔 공원이나 라이 공원에 있을 때가 더 좋다. 저 6월의 어느 날, 나는 너를 볼 거야. 뜨겁고 서늘한 날, 바람이 회오리를 일으켜 너를 거덜내는 날. 그리하여 우리는 네가 그러고도 아낌없이 네 존재를 베풀 줄 안다고 생각하게 된단다. (13) 

장미에 대한 글 중에 하나인데, 감탄이 나왔다. 

✴︎ 새벽빛이 트기가 무섭게 하늘에서 마지막 별빛을 꺼트리는 엉큼한 초록색이 바다의 푸른색을 잔인하게 물어뜯을 걸 아니까, 또 사방의 하늘은 불안정한 푸른색을 버리고 동쪽은 보랏빛, 북쪽은 냉랭한 장밋빛, 서쪽은 불그스름한 빛, 남쪽은 회색빛을 제각기 택할 걸 아니까. (74) 

푸른색에 대한 글인데, 바다의 푸른색을 잔인하게 물어뜯다고 표현을 하다니!! 

감각적인 글을 좋아하고, 꽃, 자연, 그리고 그것들로 인해 생각하는 콜레트의 다양한 사유를 느껴보고 싶다면 이 책 완전 강추. 라울 뒤피의 그림까지!! 눈호강할 수 있다. 


k********4 2025.07.1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