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에 이 책의 표지를 보았을 때, 이야기가 시작되는 장면을 보여주는 것이리라 생각하며 좀 아쉬운 감도 있었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난 이러한 표지 디자인을 선택한 것이 너무나 탁월한 감각이라고 여겨진다. 300 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책을 두권이나 읽어내야 한다니, 상당히 부담스럽긴 했지만 웬걸, 활자가 눈을 빨아들이 듯한 느낌이 어떤 건지 실로 오랜만에 체험케 하는 작품. 이루지 못한 사랑의 그림자를 좇아 옛 애인의 혼령을 지키며 차가운 새벽에 말없이 울고 있을 것만 같은 남자의 한 애처롭고 너무나 강렬하며, 서늘한 한이 감도는 이야기. 그리고 그 남자의 미스터리한 삶을 추적하는, 그 남자를 무척 닮은 한 아이의 사랑과 우정, 성장의 이야기를 닮고 있다.. 어떻게 이런 이야기의 구도를 생각해냈을까 싶을만큼 이 책에는 우리가 소설에서 찾는 참 많은 이야기가 균형잡게 어우러져 있고, 그것들이 어우러져 각각의 요소가 더 멋있게 도드라지는 듯한 느낌이다. 책을 읽어갈 수록 작가 사폰이 너무나 궁금했고, 그가 지금 쓰고 있는 소설이 얼마나 기다려지는지 모른다. 번역도 훌륭하다, 번역서 잃는 것을 꺼려하는 사람들도 이 책은 믿고 한번 보시길. 이 책을 읽은 이후로 바르셀로나는 나에게 신비와 동경의 도시가 되었다. 자신이 살고 있는 한 도시에 푸른 새벽 안개의 빛을 입힌 작가, 수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바르셀로나와 함께 사폰의 책을 연상하겠지. 사폰, 외모에서 느낀 인상과는 달리 그의 작가적 재능을 정말 사랑하게 된다. 멋지다. 비상한 재주로 인생의 여러 주제를 버무려서 멋진 조형물을 만들어낸 것만 같다, 재주 많고 미스터리한 로맨티스트의 소설 세계로 빠져보길, 분량에 겁먹지 않아도 된다.. 이만큼 재미와 독특한 매력이 보장되는 작품이라면 장편 소설 앞으로 즐겨 읽고 싶다. 책이 내 두 눈을 빨아들이는 듯한 착각, 그 마법에서 헤어나기가 쉽진 않았고, 지금도 나는 이 소설을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 아마도 내 영혼은 바르셀로나의 새벽 안개를 헤치며 걷고 있는 것이 아닐까. |
| * 스페인의 소설을 읽었다. 무적함대, 투우, 플라맹고, 열정과 태양 따위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내전과 음울한 아름다움으로 치장한 도시 바르셀로나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사랑 이야기에 날을 세워 피부의 소름을 깎아낸다. 모처럼 소설을 통해 전율을 느꼈다. 이런 느낌은 정말 특별하고 가치 있다. 읽는 내내 새벽의 푸르고 목메이는 암울한 안개 속에 사로 잡혀 문장에 끌려다니다 길을 놓치곤 하였다. 이 소설은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이면서도 추악하고 이기적인 사랑의 면모를 까발리고 있는 작품이다. 칼날 모양의 무수한 결정으로 이루어진 함박눈마냥 낭만적인 소설이다. 읽고 난 다음 몹시 기갈이 든다. * 모든 것은 단 한 권의 책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모두를 파국으로 몰아넣는 사랑의 이기적인 본능, 사랑과 젊음을 짓이겨 파멸시키는 음모와 권력과 어둠의 힘, 선악의 경계를 비웃어버리는 전쟁의 공포와 혼돈, 사랑한다는 이유로 나를 사랑하는 존재를 사랑하지 않는 존재들이 뒤엉켜 복잡한 미로 같은 사건을 만들어낸다. 소설 한 권에 감춰진 자신의 미래와 사랑을 현실에서 만나기 위해 주인공은 자신의 삶을 지나왔던 존재와 만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인생을 먼저 산 존재가 있음을 깨닫게 되면서 죽음을 경험하고 자신의 사랑과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바르셀로나의 새벽과 안개 속에서, 배신과 모멸이 도사린 뒷골목과 음산한 미로와 대낮에도 도사리고 있는 음모와 험담, 내전과 살해와 피범벅으로 물든 묘지 같은 도시, 서로를 증오하면서도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미친 과거가 어둠 속에서 감추어져 있다가 때가 되자 새벽의 빛처럼 서서히 드러난다. 가끔은 진실을 모르는 것이 좋지만 인간은 한사코 사랑을 핑계삼아 끝까지 가고자 한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밝혀지는 진실은 존재를 파멸시킨다. 그러니 사랑은 누군가를 죽이는 신의 섭리가 되기도 한다. * 바람은 보이지 않는 힘이 드러나는 자연의 현상이기에 신의 영역에 속하는 힘이다. 거대하고 은밀한 성령의 기운이 인간에게 드러날 때마다 중대하고도 지속적인 사건의 최초의 시작이 만들어진다. 그러니 바람은 신과 인간을 만나는 자리이자 증거이다. 가끔씩 책장을 덮은 뒤에도 영혼이 펄럭이면서 숭고하고 절대적으로 느껴지는 감정이 만들어질 때가 있다. 이때의 느낌은 피부에 닿자마자 사라지는 바람의 숨결처럼 순식간에 증발해버린다. 다니엘 셈페레의 삶을 먼저 산 훌리안 카락스가 있듯 내 삶을 먼저 산 누군가가 있고, 내 삶을 살아갈 누군가가 있다는 걸 나는 알고 있을 뿐이다. 바람이 분다. 당연히, 살아야겠다. 살아야 바람의 부드러운 시원함과 칼날 같은 싸늘함을 경험할 수 있다. * 다니엘이 베아와 처음 사랑을 나누는 장면, 잊혀진 책들의 묘지를 지키는 이삭 몽포르트가 첫사랑을 회상하는 장면은 짧지만 아름답다. 베아의 말을 빌려 작가는 "독서라는 예술은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고, 그것은 내밀한 의식이라고, 책은 거울이라고, 우리들은 책 속에서 이미 우리 안에 지니고 있는 것만을 발견할 뿐이라고, 우리는 정신과 영혼을 걸고 독서를 한다고, 위대한 독서가들은 날마다 더 희귀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작가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은 진중하고 고독한 독서가일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더불어 대중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새로운 작가를 알게 되어 잠들어 꿈꾸기 직전의 마음처럼 흐뭇하고 배부르다. |
| 예전 직장에서 히스패닉과 함께 일한 적이 있었다. 미 동부 해안 출신인 그의 영어는 내게 아무런 감흥(?)도 일으키지 못했지만 어쩌다 스페인어를 입에 담을 때면 묘하게 농밀한 뽀스가 발산되어 뭔가 근사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 인간의 얼굴까지 달라보였다.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스페인어지만 경쾌한듯 또박하게 실려오는 부드러운 그 리듬은 스페인어권 문학을 대할 때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세풀바다가 군더더기 없는 명징한 문장 속에서 뜨겁고 걸쭉한 입담을 풀어나간다면, 처음 만나는 이 작가 루이스 사폰은 온갖 수사로 가득한 현란한 문체 안에서 사건들을 더 복잡하게 휘저으며 독자의 혼을 뺀다. 추리니 성장소설이니 팬터지풍이라니 분분하지만 나에게 이 책은 그저 덧없는 한편의 연애 소설이었다. 추억을 가진 자의 고통과 그 참담한 행로를 그리고 있는 이 소설은, 흔히 라디오 심야 방송에서 곧잘 위로라며 해주는 "사랑의 상처를 가진 사람보다 아무 추억도 가지지 못한 자가 더 불행하다" 라는 친절한 멘트가 얼마나 헛소리인지, 그 추억이 발등을 찍어 그에 얽매여 오도가도 못한 채 좌초된 삶을 끌어안고 사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지 여실히 보여준다. 악마같은 괴력의 운명과 우연에 휘둘리는 인간들의 비극 안에서도 능청스런 유머와 재치있는 익살은 도처에서 반짝인다. 그래서일까, 페이지마다 곳곳에 밑줄을 그어댈만큼 와닿는 문장이 많았지만 고통의 전이 강도는 그다지 높지 않다. 그 덕에 술술 막힘없이 잘 읽힌다. 책에 대한 책, 그리고 이것처럼 책을 모티브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소설들은 왜 이렇게 매력적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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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회사를 다니다보니 책읽는 일이 쉽지가 않았다. 자기관리 책을 한 달에 한두권씩 꼬박꼬박 읽어야 하는 상황에선 더욱 그랬다.
금요일에 오후에 읽기 시작한 바람의 그림자.
96페이지정도부터 속도가 나기 시작햇다. 그리곤...
'너 하고 싶은 대로 해. 그녀가 중얼거리고 그녀는 열아홉살이고' 그렇게 소설의 1권이 끝날 때쯤 나는 토요일 반차를 사용하기로 결심했다. 도저히 이런 기분으로 직장에 나갈 수가 없었다.
다니엘이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간 그 곳의 기본 수칙은 첫 방문 시 자신만의 책 한 권을 얻을 수 있는 대신 아무에게도 그 사실을 누설할 수 없다는 것. 다니엘이 고른 책이 훌리안 카락스라는 무명 작가가 쓴 "바람의 그림자"라는 것. 이 책에 매료된 다니엘은 훌리안의 다른 작품들을 수소문하기 시작하는 과정에서 훌리안의 모든 작품이 불살라지고누군가 그의 흔적을 지워버리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훌리안 카락스에 얽힌 비밀과
책을 불태우는 사내의 정체에 대한 비밀
그리고 이윽고 시작되야만 했던 새로운 비밀스런 사랑
하지만 나같은 독자도 어느정도 눈치챌 수 있는 비밀....
쉽게 읽히고 재미있다는 것은 이 소설이 나에게 준 마지막 기쁨이다.
이제 나는 다른 책을 고르러 간다.
굉장히 기쁘다. [인상깊은구절] "이곳은 신비한 곳이야, 다니엘. 일종의 성전(聖殿)이지. 네가 보는 책들, 한 권 한 권이 모두 영혼을 가지고 있어. 그것을 쓴 사람의 영혼과 그것을 읽고 살면서 꿈꾸었던 이들의 영혼 말이야. 한 권의 책이 새 주인의 손에 들어갈 때마다, 누군가가 책의 페이지들로 시선을 미끄러뜨릴 때마다, 그 영혼은 자라고 강인해진단다. ...이곳에는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책들, 시간 속에서 길을 잃은 책들이 언젠가는 새로운 독자, 새로운 영혼의 수중에 들어가길 기다리며 영원히 살고 있지." |
| 작가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은 분명 현대 대중의 기호를 잘 파악하고 있다. 두권 분량의 만만찮은 길이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의 흐름에 눈을 떼지 못하며 단숨에 읽어내리게 하는 강한 흡인력이 있는 것이다. 가장 큰 이유로는 당연히 촘촘하게 얽힌 이야기의 극적인 흐름에 있겠지만, 그 못지 않게 그 이야기를 풀어가는 입담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독자의 상상력에 맡기기로 작정한 부분에서는 과감하게 몇 단계를 생략하기도 하고 반면 심리상태에 관련된 곳에 이르러서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긴 호흡을 할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과 같은 극적인 장면전환이나 조미료 역할을 하는 조연을 포함한 다양한 개성의 인물들이 얽히고 있는데, 긴박하거나 조심스러운 장면에서는 도리어 영화보다도 더 깊게 몰입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다니엘이 쇠락한 훌리안의 옛집, 즉 포르투니 모자점을 노파와 함께 둘러보는 장면에서 느껴지는 오싹한 긴박감이나 다니엘과 누리아 몽포르트와의 첫 만남에서 묘사되는 섬세하고 미묘한 감정의 변화, 페르민의 맛깔나는 대사들... 또 옛 페넬로페의 집에서 숨막히게 전개되는 결말의 장면 등등... 마치 영화의 장면들을 되새기 듯이 생생하게 뇌리에 남아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소설 전편에 걸쳐 가장 중요한 모티브가 되는 페넬로페는 화자의 직접 묘사가 아닌 제 3자들의 입을 빌어 주로 묘사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책을 펼치고 있는 동안 잠시도 마음에 지울 수 없는 이미지로 남아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소설의 또 한가지 장점은 유려하게 막힘없이 입에 담아지는 잘 윤색된 번역이다.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의 번역으로 원작의 빛을 잃게 하는 몇몇 작품이 있는데, 이 책은 마치 한국의 작가가 쓴 이야기인 양 딴 정신을 팔 틈을 주지 않고 있다. 글을 쓰고 보니 영락없는 영화 감상문이다. 혹 사폰이 메가폰을 잡을 날이 오지 않을까? |
| 늦은 라디오에서 '바람의 그림자' CM을 들은지 꽤 지난 어느날이었다. 평소 가깝게 지내는 사이었지만, 속마음을 속시원히 털어놓지 못해 애를 태우던 그녀에게서 뜻밖의 소포가 도착해 있었다. "바람의 그림자" 그녀를 생각하며 '바람의 그림자'를 읽는 사이 어느새 그녀에게서 온 선물이라는 생각보다는 점점 책 속으로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했다. 책을 덮고 그녀를 생각하고 다시 책을 읽으며 모처럼 나의 입가엔 웃음이 활짝 피었다. 유치하리만큼...... ^^ 그녀에게서 받은 책이라 그런지 내용은 술술 읽혔고 무엇보다도 재미 있었다. 스페인 작가의 소설을 처음 접했음에도 전혀 낯설지가 않았다. 영화 대본 같은 느낌의 소설이기에 장면장면마다 기존의 보았음직한 영상들이 떠올랐다. 가령 해리포터 같은.... ^^ 소설 속 다니엘처럼 내 청소년기가 드라마틱하지는 못했어도 적어도 나는, 앞으로 결혼해서 얻게 될 내 자식들에게 물려줄 재산을 이 소설에서 얻었다. 그것은 다니엘이 '잊혀진 책의 묘지' 에서 '바람의 그림자' 를 선택했던 것처럼 나도 내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선택할 수 있게끔, 많은 양질의 도서들을 소장해 놓아야 겠다는 것이다. 물론, 그녀와의 사이에서 나온 녀석들이어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 올 봄. 내게 '바람의 그림자'를 통해 용기를 붇돋아준 그녀에게 감사하고 '바람의 그림자'에게 감사한다. 땡큐~ 사폰씨~ ^^ |
| 내가 어렸을때 엄마는 겨울이 오기전에 고구마를 한박스씩 사다놓으시고, 올망졸망한 새끼들이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집에서 뒹굴때 한솥씩 고구마를 쪄주셨다. 팍신팍신 밤이 들은 고구마를 찾아 눈과 손으로 가늠하여 기대에 차서 반으로 잘라내었을 때, 겉은 노랗고 속은 하얗게 찬 고구마를 만나면 회심의 미소와 함께 뜨거운 김을 불어대며 김치와 같이 먹던 고구마는 추억만으로도 맛이 있다. 그래서 나는 요즘도 옛 추억을 찾아 가끔 고구마를 산다. 그렇지만 세월은 녹말이 당으로 변한다는 단순한 진리도 무시한채 겨울의 끝자락에서도 항상 팍신팍신한 고구마를 던져줄 뿐이다. 노랗게 변했지만 달디달던 어렸을 때 고구마는 추억속에서만 존재한다. 고구마를 목메이게 가둬두는 유전자의 개량과 당으로의 변화를 막는 저장의 기술은 달콤한 추억을 추억으로만 존재하게 한다. 왜 나는 이 잘쓰여진 책 "바람의 그림자"를 읽으며 계속해서 목에 걸리는 물기라고는 없는 고구마를 먹고 있는 듯 힘겨움을 느꼈는지 모르겠다. 책을 덮고 잠자리에 들어서 생목오르듯 계속 의미없는 악몽을 꾸었다.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이 던져주고자 했던 <독서의 즐거움, 지기 영혼을 향해 열리는 문을 탐험하는 즐거움, 허구와 언어의 신비함에 자신을 내맡기는 즐거움.....여자애와 처음 키스할 때의 잊혀지지 않는 감동>을 얻기는 커녕 내가 잃어버린 어린시절의 달콤함과 이제는 동화될 수 없는 내 나이가 던져주는 감정의 결핍으로 힘들었다. 그 결핍.... 사랑을 찾아 헤매이고, 맹목적인 미움과 증오, 균형을 잃어버린 삶에 대한 나의 외면과 공감의 결핍... 을 .. 그것때문에 억지로 끌어낼수 없는 내가 갖지 못한 감정을 답답해 하며 더부룩한 속을 연신 쓸어 내리며 힘겹게 책을 덮었다. 사폰의 탁월한 글쓰기와 글쓰기를 통해 독자와 어떻게 교감하고 싶은지 참 친절하게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사폰의 세계에 빠져들지 못했다. 소설은 내게 너무 버겁다. 인상깊은 구절 클라라가 말했다. "그때까지 내게 독서란 일종의 의무 사항이나 무엇을 위해서 내는지도 잘 모른 채 선생님이나 개인교사들에게 지불해야 하는 벌금이었지. 난 독서의 즐거움, 자기 영혼을 향해 열리는 문을 탐험하는 즐기움, 허구와 언어의 신비함에 자신을 내맡기는 즐거움, 허구와 언어의 신비함에 자신을 내맡기는 즐거움, 아름다움과 상상력에 자신을 내맡기는 즐거움을 모르고 있었어. 내겐 이 모든 것이 그 소설과 함께 태어났지. 다니엘, 여자애와 키스해본 적 있니?" 내 소뇌가 흔들렸고 침이 톱밥처럼 변했다. "그래, 넌 아직 어리니까. 하지만 바로 그 감동이야. 잊혀지지 않는 최초의 그 불꽃 말야. 이건 일종의 그림자의 세계야. 다니엘. 사람들은 그 마술을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니까. 그 책은 독서란 것이 나를 아주아주 치열하게 살도록 해줄 수 있다는 걸 가르쳐줬어. 잃어버린 시력도 돌려줄 수 있다는 걸 말야. 단지 그것 때문에 아무에게도 중요치 않았던 그 책이 내 삶을 바꿔놓았지." p 45~46 |
| 솔직히 별 네개를 주고 싶지만, 별 다섯개 가득한 독자별점을 어느 정도를 균형을 맞춰주고 싶어(?) 별 세개를 준다. 아래 독자리뷰를 보고 놀라웠다. 너무 후한 것 같아서. 나는 솔직히 1권은 너무 읽기 힘들었다. 2권은 안 읽어버릴까 하다가, 1,2권을 같이 구입한 지 며칠이 지났기 때문에 돈아까워서 2권까지 다 읽었다. 그런데 다 읽고 나니 꽤 스릴있고 미스테리한 매력적인 소설이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이 너무 많다. 작가는 먼저 소설의 모든 플롯과 스토리를 구상하고서 쓰기에 몰입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플롯에 있어서 미숙함을 보였다는 게 내 개인적 생각이다. 다시 말해서 스토리는 매력적이지만, 그 스토리를<얘기하는 데에 있어서>실수를 한 것 같다는 얘기다. 마치 내용의 핵심을 밝히기 아깝다는 듯이 질질 끌고 있는 것 같은 느낌였다. 1권은 순 질질 끄는 내용. 정말 많은 인내심이 필요했다. 정상에 올라가려면 적당히 돌아서 가면 편하고 더 재미있는데, 무슨 나사 돌리듯이 일부러 역행해서 돌아가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너무 끌어서 뒷얘기가 정말 궁금하지 않았을 정도였으니까) 미안하지만 1권은 그같은 주변부적 얘기로 가득했다. 솔직히 쓸데없이 등장하는 인물도 가득... 속도감이 나지 않았다. 2권에 들어서야 비로소 얘기같은 얘기들이 펼쳐진다. 그제서야 책에 집중할 수 있고 뒷얘기가 궁금해져서 내용에 몰입할 수 있었다. 그런데 1권에서 너무 끌다 보니, 진짜 핵심얘기를 갑자기 터뜨려버리는 듯한 느낌. 그것도 중요한 얘기를 한꺼번에 하려다 보니까 뭐랄까, 좀 답답한 느낌이었다. 작가는 이런 매력적인 이야기를 천천히 풀어놓는 여유가 왜 없었을까 싶었다. 고구마를 먹다가 체한 기분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스페인 최고 문학상을 결승고지에서 놓쳤을까 하는 생각도 솔직히 했다. 또 하나, 문장을 너무 시적으로 써야 한다는 생각을 강박적으로 하지 않았나 싶었다. 모든 문장을 어떻게 하면 시적으로 문학적으로 승화할 수 있을 지 생각하다 보니, 그같은 비유 은유적 문장이 너무 억지스럽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고 읽기 불편할 때도 많았다. 나는 문학을 정말 좋아하고 작품 전체가 시같은 <독일인의 사랑>같은 작품에는 껌뻑 죽지만, <바람의 그림자>의 문장들은 글쎄올시다 였다. 때로는 심플하고 단순한 문장도 섞어서 써야 하는데 온통 비유적이고 시적인 문장만 쓰려고 하니, 그 문장들 따라가며 이해하기도 벅찼다. 머리가 나빠서 그러지 않았냐고? 글쎄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러나...-_-;;; 그러다 보니 뭔가 '문학적 진정성'이 떨어지는 것 같다. 너무 억지스럽게 조합하는 문장들이 난무하다 보니 숨이 막히고 짜증스러운 점도 솔직히 많았다. 너무 안좋은 점들만 늘어놓았나? 그러나 위에 독자리뷰가 너무 칭찬일색이어서 안티를 걸고 싶었고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결론적으로 <스토리는 상당히 매력적이나, 그것을 풀어가는 데에 있어서 많은 무리가 따른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다. 뭐랄까? 그냥 너무 아쉬운 작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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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스페인 문학의 한 가운데 서 있는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새로운 소설 "바람의 그림자" 한 신문사에서 굉장히 흥미롭게 리뷰를 쓰신 바람에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스페인 내전 직후 바르셀로나를 무대로 한 소년이 우연히 얻게 된 한 권의 책과 그 책의 작가에 호기심으로 시작됩니다. 우연히 얻게 된 한 권의 책인 "바람의 그림자"에 매료된 주인공 다니엘은 바람의 그림자의 작가인 훌리안이 쓴 다른 작품도 구하고 싶어 하지요.
하지만 훌리안은 이미 10년 전 의문의 사건과 함께 의문의 죽음을 맞이했고, 그의 작품은 모두 불태우져 버렸음을 알게 됩니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과 함께 다니엘은 마치 탐정처럼, 아들처럼, 제3의 관찰자처럼 그들의 삶을 하나씩 파헤쳐 나가기 시작합니다.
모든 이야기가 그렇게 전개되듯 이 과정에서 다니엘도 성장하기 시작하고 훌리안의 운명을 반복하듯 다니엘에게도 사랑은 그렇게 시작되지요. ^^
이 책은 엘 페리오디코가 그랬드이 누구나 다 자신의 내면에 지니고 있는 영원한 청소년기를 회복하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소설입니다.
한 번 읽어보세요~
[인상깊은구절] "훌리안의 모든 글 중 언제나 내 마음에 가장 와 닿았던 것이, 사람은 기억되는 동안에는 계속 살아 있는 거라는 말이지. 그를 만나기 전 수년 동안 훌리안에게서 그랬던 것처럼, 내가 너를 알고 또 누군가를 신뢰한다면 그게 너일 거라는 느낌이 드는구나. 나를 기억해줘, 다니엘. 비록 한 귀퉁이에 숨겨서라도. 나를 떠나 보내지 말아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