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모의 토익을 치고 책을 잡았다. 오후 7시였나? 밥을 먹고 읽을까. 먹고 밥을 먹을까. 생각하다 그냥 잡은 김에 읽자 싶어서 책장을 넘겼다. 어느 새벽. 5시 아버지와 함께 '잊혀진 책들의 묘지'에서 아직 10살밖에 되지 않은 소년은 자신의 남은 10대 시절을 좌지우지하게 되는. 그러나 절대 후회없게 하는 '바람의 그림자'라는 책을 소장하게 된다. 아이는 그 책이 숨기고 있는 비밀의 길을 걸어가며 우연 또는 필연의 인연들을 만나며 10대를 보낸다. 그 책은 지은이의 이야기였고 또한 그 책을 소장한 아이의 이야기였다. 그 둘은 서로의 과거를 찾아가는 여행을 한다. 서로가 서로의 과거와 현재를 지켜보는 과정에서 그들은 서로의 이야기가 자기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나오는 모든 캐릭터들에게 정성을 쏟았다. 어느 한 캐릭터ㅡ 지나치듯 나오는 ㅡ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그 모든 인물이 자신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었고, 모두 다 가치있다. 이 두권짜리 책을 읽으면서 난 소릴 질렀고 감동했고 가슴아팠다. 오랜만이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시간을 잊고 귀를 귀울인건. 이야기가 끝난게 아쉬워서 다 읽고 나서도 계속 책을 뒤적이게 만들었다. 머리가 아파서 시간을 보니 12시다. 아...감동이었다. 하하하하 이건 한번쯤 읽어야하는 책이 아니라. 자신의 가슴이 무뎌지고 있다면 지금 당장 꼭 읽어야 할 책이다 |
| 선물 받은 책은 여러모로 부담스럽다. 이건 반드시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과 얼마나 좋은 작품이면 선물까지 했을까..하는 궁금함이 앞서니 말이다. 바쁜 와중에 그래서 읽게 된 이 책은 몇가지 독특한 점이 있는 개구쟁이같은 책이다. 일단 책이 시작되는 모티브가 너무 흥미롭다. 이건 내 보기엔 이 책의 최대 장점이자 단점이다. [헌 책방을 하는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나온 소년이 왕궁의 잔해 같은 미명 속의 건물로 들어가더니 희귀한 고서적들이 안치돼 있는 ‘잊혀진 책들의 묘지’ 앞에 선다. 아들 다니엘은 그 곳에서 훌리안 카락스라는 사람이 쓴 ‘바람의 그림자’라는 소설을 갖게 되는데, 알고보니 이 작가는 죽었고 그 작가의 소설은 누군가에 의해 차례차례 불살라지고 이제는 다니엘이 손에 쥔 것만이 유일한 것이다...] 라는 첫장면을 누군들 싫어하겠는가. 여튼 이 책을 읽을 땐 몇가지를 기억하면서 읽으면 좋다. 1. 주인공의 이름을 기억하세요. 안그러면 다니엘과 훌리안을 헛갈리게 될지도. 2. 훌리안의 연대기를 잘 기억하세요. 안그러면 나중에 전 페이지를 다시 더듬어 읽어야 할지도. 3. 액자구성이란 것을 명심하세요. 안그러면 이게 현실인지 환상인지 애매할지도. 4. 마음 관리를 잘 하세요. 안그러면 소설에 취해 지난 날의 사랑을 자꾸 되뇌이게 될 지도. ^^ |
|
사춘기를 거치고 나면 누구나 죽을 때까지 살아야 하는 마을이 있다. 사랑이라는 이름의 이 마을에서는 천국과 지옥이 서로 담장을 맞대고 있는 이웃인데, 사이가 별로 좋지 못한 이 두 이웃을 번갈아 가면서 방문해야 하는 것은 이 마을의 주민인 우리 인간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이처럼 극에서 극을 오가는 혼돈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를 마주할 수밖에 없다는 것, 예로부터 그렇게나 많은 작가들이 사랑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려주었음에도 지금도 여전히 가장 인기 있는 주제가 되고 있음은 바로 이 때문이겠다.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매혹적인 장편소설 『바람의 그림자』도 예외는 아니다. 사랑과 우정, 열정과 증오, 배신과 복수, 유머와 공포, 기억과 망각, 부재와 상실, 어머니의 헌신과 아버지의 권위 등 러시아 인형처럼 겹겹의 이야기들을 담아내고 있지만, 이 책에서 작가가 우리에게 궁극적으로 들려주고자 하는 이야기는 그 무엇보다도 사랑의 이야기다. 저주받은 사랑, 한때는 삶이었으나 바로 죽음이 되어버렸고 오랜 세월이 흘러 비로소 다시 삶으로 부활하게 되는 사랑, 말하자면 운명적인 사랑, 우리의 삶을 닮은 사랑. 1. 사랑은 천국과 지옥이다 이 책이 아니더라도, 인간은 ‘사랑을 살도록’ 운명 지어진 존재라는 걸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사랑하다(love)’와 ‘살다(live)’ 그리고 ‘사랑(love)’과 ‘삶(life)’이라는 단어들이 놀랄 만큼 유사한 철자와 발음을 지니고 있음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어쩌면 삶은 사랑의 준말인지도 모른다. 이를 달리 말하자면 사랑은 삶의 본디말이라는 것. 그렇지만 단순하고 명백한 이 단언에도 불구하고, 삶이 자신의 본적인 사랑을 찾아가는 여정이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언제나 힘겹다. 마을 졸이고 비틀거리지 않을 수 없다. 앞서 말했듯이 사랑에는 천국과 지옥이 함께 이웃해 있기 때문이다. 훌리안이라는 수수께끼 같은 소년이 집에 왔을 때, 하신타는 첫 순간부터 그와 페넬로페 사이에 전류가 흐르는 걸 알아차렸다. 어떤 인연이 그들을 연결시켜주었는데 그것은 그녀와 페넬로페를 연결시켜준 것과 시간만 달랐지 비슷한 것이었다. 아니 더욱 열정적이고 위험한 것이었다. (…중략…) 훌리안 카락스와 페넬로페가 단둘이 있을 수 있게 되기까지 그들은 수개월 동안 동경의 시선과 헛된 갈망을 교환해야만 했다. 그들의 삶은 우연에 의해 지배되었다. 그들은 복도에서 우연히 만났고, 테이블의 양쪽 끝에서 서로를 바라봤고, 말없이 스쳐 지나갔으며 서로의 부재를 안타까워했다. 그들은 태풍이 치던 오후에 티비다보 애버뉴에 있는 저택의 도서관에서 처음으로 말을 주고받았다. 그때 ‘페넬로페 빌라’는 희미한 촛불로 가득 찼는데, 그 어슴푸레한 빛으로부터 훔친 몇 초 안 되는 시간 동안에 훌리안은 소녀의 눈에서 둘이 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다는, 같은 비밀이 그들을 삼켜버렸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2권 45쪽) 저녁 식사 후, 다리 운동 삼아 산책을 한다는 핑계로 책을 읽는 아버지를 집에 두고 베아의 집으로 향했다. 그곳에 도착해서 나는 길모퉁이에 서서 아파트 창문들을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내가 거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자문했다. 염탐하다, 엿보다, 웃음거리가 되다 등이 내 머릿속을 지나가는 단어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차가운 날씨를 막아줄 적당한 외투도 품위도 없이, 길 건너편 어느 집 현관 앞에서 바람을 피하며 30분 가까이 그곳에 머물렀는데, 그러면서 나는 창문을 지켜보면서 아길라르 씨와 그 부인의 실루엣이 지나가는 걸 보았다. 그러나 베아의 자취는 없었다. 거의 7일 안에 나는 죽을 것이었다. (2권, 123~124쪽) 이처럼 『바람의 그림자』에 등장하는 두 주인공 훌리안과 다니엘에게 있어서도 사랑은 지옥이 이웃해 있는 위험한 천국이었다. 가난한 모자점 주인의 아들 훌리안이 바르셀로나의 엄청난 재력가 알다야 씨의 딸인 페넬로페와 나누는 사랑은 메우기 힘든 그 신분상의 격차가 아니더라도 처음부터 이루어질 수 없는, 아니 이루어져서는 안 되는 저주받은 비밀을 지니고 있었다. 그로부터 30여 년이 지나 같은 도시에서, 작은 헌책방 주인의 아들 다니엘이 부유한 아길라르 가문의 딸 베아트리스(베아)에게 느끼는 사랑 역시 아길라르 씨의 완고함이라는 장벽에 부닥쳐서 난파의 위험에 처하게 된다. 세대를 달리하는 이 두 남자의 사랑은 천국과 지옥을 오간다. 그리고 그 중 한 남자의 사랑은 끝내 실패하고 만다. 다른 한 남자의 사랑은 과연 성공할 것인가? 이 질문은 미스터리와 서스펜스로 가득 찬 이 책을 한달음에 읽어나가게 만드는 또 다른 숨은 동력이다. 2. 사랑은 감옥이다 누구나 다 알다시피, 사랑에 실패한 이에게 사랑은 끔찍한 감옥이다. 한동안은 거기서 빠져나올 수가 없다. 사랑했던 마음의 깊이와 실패한 사랑의 감옥에서 보내야 하는 형기(刑期)의 길이는 정확하게 비례한다. 자신의 온 몸과 마음과 영혼을 다 바친 사랑이라면 무기수가 되는 수밖에 없다. 계획과는 달리 혼자서 파리로 사랑의 도피행을 감행할 수밖에 없었던 훌리안의 경우가 그랬다. 그는 소설 쓰기를 통하여 자신의 실패한 사랑의 감옥을 언어의 감옥으로 바꿈으로써 탈옥을 꿈꾸어보지만 성공하지 못한다. 또한 바르셀로나에서 자신의 소설을 펴내는 출판사의 비서 누리아 몽포르트가 파리로 출장을 와서 그의 하숙집에 머무는 동안 그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지만, 그녀의 현재진행형인 사랑조차도 지나간 과거, 실패한 사랑의 감옥으로부터 그를 구해내지는 못한다. 그의 마음 속 깊은 곳에는 은밀하게 간직한 재회의 희망이 늘 있었으니까. 하지만 갖은 우여곡절 끝에 17년 만에 다시 바르셀로나로 돌아온 훌리안이 만나게 되는 것은 벌써 오래 전에, 자기가 파리로 떠났던 바로 그 해에, 페넬로페가 자신이 그녀의 몸 속에 심어놓은 아들을 낳다가 함께 죽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차디찬 두 개의 비석이었다. 이로써 사랑을 영원히 잃어버리게 된 훌리안에게 이제 사랑은 그가 쓴 소설들, 즉 언어의 감옥보다도 더 지독한 추억의 감옥이 된다. 자신의 이름으로는 차마 견딜 수 없는 이 끔찍한 고통을 견뎌내기 위하여 그가 사용하는 극단적이고 광기 어린 자기 부정의 방법은 이 책에 음울한 고딕풍의 미스터리와 잘 만들어진 스릴러 영화를 방불케 하는 서스펜스를 불어넣고 있다. 숨막히게 전개되는 이 미스터리와 서스펜스의 중심에는 다름아닌 한 권의 책이 놓여 있다. 그건 바로 훌리안이 쓴 소설이었는데, 그 제목이 이 소설과 똑같은 ‘바람의 그림자’. 그런데 4살 때 어머니를 여읜 다니엘이,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어느 날 새벽, 어머니의 얼굴을 더 이상 기억할 수가 없다는 사실에 놀라 깨어났을 때, 아버지가 데리고 간 신비스러운 도서관 ‘잊혀진 책들의 묘지’에서 골라 양자로 삼은 책이 바로 그 책이었던 것이다. 이 저주받은 한 권의 책을 가운데 놓고 훌리안과 다니엘은 정반대의 방향에서, 정반대의 의도를 가지고 서로에게 접근한다. 마침내 두 사람이 조우하게 되었을 때, 그들이 서로에게서 발견하게 되는 것은 놀랍게도 바로 자기 자신의 모습이었다. 너와 훌리안은 서로를 찾고 있었던 거야, 다니엘. 그는 너의 순수함이 그를 자기 자신으로부터 구원하리라는 걸 믿고 싶어했어. 그는 자기 책들을 찾아다니는 걸, 자기 삶의 흔적을 불태워 없애려는 욕망을 그만두었지. 그는 네 눈을 통해서 세상을 다시 보는 법을 배우고 있었어. 네 안에서 한때 자신의 모습이었던 소년의 모습을 되찾음으로써 말이야. (2권 309쪽) 누리아 몽포르트가 죽음을 예감하고 남긴 비밀스런 비망록에서 증언하고 있는 것처럼, 자기 자식뻘 정도 되는 소년 다니엘과의 만남은 훌리안에게는 구원이 된다. 잃어버린 사랑 때문에 스스로를 부정할 정도로 자기 자신을 괴롭히던 훌리안은 이제 그 끔찍한 추억의 감옥으로부터 빠져나와 다시 자신의 삶을 살아나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자신이 이루지 못하고 잃어버리고 만 사랑이 자기를 몹시도 닮은 한 소년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을 지켜봄으로써, 또한 그 힘겨운 사랑의 성공을 말없이 도와줌으로써. 이렇게 해서 훌리안은 자기 자신과 자신의 삶 그리고 더 나아가 잃어버린 사랑까지도 되찾게 되는데, 그 사랑은 예전의 사랑보다 한층 넓고 깊어진 사랑이다. 어머니의 아낌없는 사랑 같은. 아버지의 말없는 사랑 같은. 3. 사랑은 삶이다 훌리안이 자신의 전 생애를 바쳐서 비로소 깨닫게 되는 이 새로운 사랑에는 지옥이 없으며 천국도 없다. 고요한 사랑이다. 이 고요한 사랑에는 흔들리지 않는 믿음으로 지켜보는 말없는 눈길과 변함 없는 관심으로 건네는 따스한 손길이 채우고 있는 일상과 생활, 즉 삶이 있을 뿐이다. 삶 쪽으로 훨씬 더 많이 기울어져 있는 이 성숙한 사랑을 우리는 ‘사랑의 진화’라고 불러도 좋지 않을까? 어느 한 쪽을 감싸 안는 것은 언제나 더 넓은 쪽이며, 삶은 사랑보다 더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라면, 이 고요한 사랑은 이성에 대해서 불같이 타오르는 열정적인 사랑보다 우리의 삶에 훨씬 더 유익한 사랑이 될 테니 말이다. 이 소설에서는 다니엘의 아버지 셈페레 씨가 이와 가장 흡사한 사랑을 지니고 있고 또한 실천하고 있는 사람으로 등장한다. 오래 전에 죽은 아내와의 사랑을 끝까지 간직하고 기억할 뿐만 아니라 홀로 키우는 아들과 헌책방 주변의 불우한 이웃들에 대해서도 변함없는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그냥 웃어넘길 수만은 없는 아주 엉뚱하면서도 유쾌한 연애론을 설파하고 있는 연애의 달인 페르민이 결혼을 결심하기에 앞서 다니엘과 주고 받는 대화에서도 이러한 사실은 확인된다. “네 생각에 내가 아버지가 될 수 있을 것 같니 ” 내 얼굴에 깃든 당혹감을 그가 읽었음에 틀림없었다. 그는 서둘러 이렇게 덧붙였다. “생물학적인 아버지를 말하는 게 아냐. 왜냐하면 난 좀 병약해 보이지만 다행히도 신께서는 내게 투우(鬪牛) 같은 남성적 공격성과 힘을 허락하셨거든. 다른 타입의 아버지를 말하는 거야. 좋은 아버지 말야, 무슨 말인지 알지 ” “좋은 아버지요 ” “그래. 너희 아버지 같은. 머리와 가슴과 영혼이 있는 그런 남자 말야. 자식의 말을 경청할 줄 알고, 자식을 이끌면서도 또 동시에 존중할 줄 아는 남자, 하지만 자기 결점을 자식에게서 보상받으려 하지 않는 그런 남자 말야. 아들이 그냥 자기 아버지이기에 좋아해주는 그런 사람 말고 그의 인간성으로 인해 감격해하는 그런 남자. 아들이 닮고 싶어하는 그런 남자 말야.” (2권 297~298쪽) 그렇다. 좋은 연인은 누구나 한때 될 수 있는 것이지만 누구나 좋은 아버지가 되지는 못한다. 좋은 아버지는 성숙한 사랑에 도달한 남자만이 될 수 있는 드문 자질이니까. 좋은 아버지란 생물학적인 관계를 묻는 단순한 물음이 아니라 한 남자의 인간성을 따지는 진지한 평가 뒤에 나오는 준엄한 선고일 테니까. 그리고 그 평가는 바로 그 사람이 살아온, 살아가고 있는, 또한 살아갈 삶을 묻고 따지는 일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사랑을 통해 삶에 도달하고자 하는 젊은 날의 추구는 이처럼 삶을 통해 사랑을 실천하려는 노력으로 바뀌지 않는 한 금방 소진되어 버리고 만다. 사랑을 삶의 무한한 동력으로 삼기 위해서 사랑은 진화해야 한다. 성숙해야 한다.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뛰어난 장편소설 『바람의 그림자』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이러한 사랑의 진화와 성숙한 사랑의 모습을 그려내는데 성공하고 있다. 이 아름다운 소설 속에서 우리는 사랑이 삶의 본디말일뿐만 아니라 어쩌면 완벽한 동의어일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비로소 발견하게 된다. |
| 실감을 하게 될 것이다. 인기있는 책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는 말에 절대적으로 공감이 된다. 예전에 해리포터 1부를 읽었을때 그런 느낌을 받았었었다. 어느 평이 피터팬과 같은 고전이 될 것이라는 말이 있었는데, 그렇게 되겠군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이 바람의 그림자도 분명 몇십년 후에도 읽히는 고전이 될 거라는 확신이 든다. 재밌는 책들은 꽤 많이지만 이런 확신이 드는 경우는 많지 않다. 딱히 어떤 소설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단순히 줄거리를 얘기하다 보면 그렇고 그런 미스테리? 사랑이야기? 정도가 되어버릴것 같다. 그러나 이 환상적인 분위기하며, 전후의 무거운 느낌. 설명하기 힘들지만 책속으로 빠져 들어가게 만든다. 2권을 어제 늦은 밤 읽기 시작해서 오늘 아침 출근을 해야함에도 결국 다 읽게야 만들었다. 뒷면에 서평들에 여운이 이틀은 간다고 했는데 정말 그럴것 같다. 어떻게 출연하는 인물 모두가 그렇게 슬플 수 있는지. 지난 밤 내내 가슴이 먹먹했다. 전 비밀을 2권에서 누리아가 모두 말해버리는 식으로 풀리는 방법은 뭔가 아쉬움이 좀 남긴하지만,. 뭔가 읽고나서 말하고 싶은게 있는데 표현력 부족이다. 다만 정말 권한다. 책읽기 좋은 날들이다. 너무 화창한 날씨에 우울해지는 사람들에게 좋을 듯. (사족 1권에 2개의 오자발견. 그 중 하나는 연도에 관련된 것이어서 당황스러웠음. 스페인 내전에 관한 책을 읽고 싶어졌음. 단순한 사실들은 알고 있지만, 좀 더 상세히. |
|
'잊혀진 책들의 묘지'에 다니엘이 들어서는 순간
내 머리속에도 낡았지만 신비로운 상상 속의 도서관이 나타났다.
그 순간. 이 책을 아껴 읽기로 마음 먹게 되었다.
아껴 아껴 읽은 그 5일간.
나는 다니엘과 함께 한 번도 본 적 없는 새 친구들에 대해서, 가능할 거라고 생각해 본 적 없는 그런 과거 현재 미래를 여행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약간 허탈한 상태다.
다른 나라에서 얼마나 큰 인기를 끌었든, 얼마나 큰 찬사를 들었든 모름지기 책이란 것은 나의 마음을 흔들어야 좋은 것인데 이 책에 대해 나는 좋다 나쁘다 말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것이다.
내용? 좋다. 재밌다. 중반에 들어설 수록 재미를 느꼈다.
감동? 있다. 나와 다니엘이 거의 한 몸에 된 듯인 5일간이었으니 당연하지.
그런데 지금 나의 상태는 뭘까?
너무 좋아하던 꽃이 진 것을 보는 느낌이랄까.
이 책을 읽어본다면 여러분도 나의 이 기분을 알게 될 거라고 믿는다. [인상깊은구절] "네가 이 책들 중 아무것도 읽지 않았다는 게 사실이니?" "책들은 지루해" "책들은 거울이야. 사람의 내면을 비춰주지." |
| 한 권의 책으로 여러 권을 읽는 듯한 재미를 느끼고 싶다면 망설일 것 없이 이 책을 읽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이 소설은 현실과 환상, 사실과 허구가 조용히 섞여 있다. 처음엔 뭔가...싶었지만 이내 몰입되어 나 역시 작가와 함께 여러 차원의 공간으로 자유롭게 이동하는 느낌이었으니 아무래도 고마운 책이 아닐 수 없다. 책 내용이야 너무 많은 곳에서 너무 많이 접해보셨으리라 믿고 나는 책 표지에 대해 말 해보도록 하겠다. 안개 낀 고즈넉한 거리에 가지와 잎은 하나도 없는 기괴한 나무가 즐비하게 서 있다. 그 거리의 블럭 마지막엔 유리가 다 깨진 철재 가로등이 서 있다. 나무와 가로등 가운데 한 성인남자와 그 남자의 허리깨에나 키가 오는 소년이 걸어온다. 성인남자는 차분히 제 속도로 걸음을 걷고 소년은 성인남자에게 손을 붙들린 채 반걸음 정도 앞서 뛰듯 걷고 있다. 거리는 안개에 젖어있고 멀리 있는 사물은 한없이 아득해만 보인다. 정확히 보이는 것은 그저 그 길이 끝날 모렵의 블록들 뿐이다. 어떤가. 이 소설이 어떤 소설인지 대강 감이 잡히지 않는가. 하지만 속단은 금물. 삶과 사랑은 예의 그렇듯 우리의 예상을 한참 빗나가기에. |
| 사실 이 책을 접했을 때에는 자신이 없었다. 과연 이 책을 다 읽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과 책의 두께에 읽기도 전에 겁을 먹은게 사실이다. 그리고 처음 스페인 작가가 쓴 글을 접하는 것이라 더욱 그러했다. 이 책은 스페인 작가인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이 쓴 글로 스페인 내전 직후 바르셀로나를 배경으로 펼쳐지고 있다. 곧 열한 살이 되는 소년 다니엘... 다니엘이 우연히 갖게 된 한 권의 책과 그 작가에 대해 의문을 품기 시작하면서 겪게 되는 사랑과 증오, 복수와 배신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소설은 곧 열한 살이 되는 소년 다니엘이 아버지 손에 이끌려 ‘잊혀진 책들의 묘지’에 가면서 시작된다. 잊혀진 책들의 묘지는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진 희귀한 고서적을 보관하는 일종의 비밀 도서관으로 이곳을 찾는 사람은 첫 방문에서 책 한 권을 갖게 되고, 다니엘은 훌리안 카락스라는 작가가 쓴 소설 ‘바람의 그림자’를 고른게 된다. 다니엘은 ‘바람의 그림자’에 매료되어 훌리안이 쓴 다른 작품도 구하려 수소문하지만, 작가의 모든 작품을 불살라 버리고 그의 흔적을 지워버리려는 의문의 ‘검은 사내’와 맞닥뜨린다. 자신도 모르게 훌리안의 삶에 발을 들여놓은 다니엘은 이제 그의 삶을 추적해 나가고 그 뒤 10여년간 훌리안의 유년기, 청년기, 그리고 이루지 못한 사랑을 뒤좇으며 다니엘 역시 성장해간다. 이 소설은 이렇게 다니엘의 성장기와 훌리안의 삶이라는 두 축이 교차되면서 이 두 삶의 중심에는 훌리안의 삶을 뒤흔든 불운한 사랑과 마치 훌리안의 운명을 반복하는 듯한 다니엘의 사랑 이야기가 풀려 나가고 있다. 이루지 못한 사랑을 쫓아 옛 애인의 혼령을 지키며 울고 있을 것만 같은 한 남자의 애처롭고도 강렬한 그리고 서늘한 감마저 느껴지는 사랑 이야기와 그리고 그 남자의 미스테리한 삶을 추적하는 그 와 무척 닮은 한 아이의 사랑과 우정, 성장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바람의 그림자'는 어린 소년이 극적인 사건을 겪으면서 자라는 성장소설의 요소와, 연애소설의 요소가 섞여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책에는 소설에서 찾기 힘든 많은 이야기가 조화롭게 아니 균형잡게 어우러져 있고, 그것들이 서로 어우러져 각각의 요소가 더 멋있고 도드라져 보인다. 처음 접했을때 우려했던 과연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라는 나의 걱정은 단 한번에 깨끗이 사라졌다. 책을 손에 잡는 순간 정말 읽는 내내 놓지 못한 '바람의 그림자' 이 책의 저자 또한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도 자신의 작품에 나오는 모든 캐릭터들에게 애정과 사랑을 그리고 모든 캐럭터들에게 소홀히 하지 않고 정성을 들인게 책을 읽으며 환신이 들었다. 남녀노소 모두가 읽어도 좋을 듯한 '바람의 그림자' 꼬~~~옥 읽어 보시기를.. 이 책을 잡는 순간 당신을 잠 못 들게 할 책 바로 그 책입니다. |
| 이 책의 표지에는 자욱히 안개낀 거리를 한 무표정한 남자가 어린 아들의 손을 잡고 어디론가 걸어가는 모습이다. 이 장면은 이 소설의 처음이자 시간이 흐른 뒤의 마지막 모습이기도 하다. 결국 소설 전부인 것이다. 주인공 소년 다니엘은 이렇게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잊혀진 책들의 묘지"에서 운명적으로 한 권의 책과 만난다. 훌리안 카락스의 소설 <바람의 그림자>로 다니엘은 이 소설에 매료된다. 한편으로 저자인 카락스의 다른 소설도 읽어보려하나 누군가에 의해 철저히 파괴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한 자신의 이 한권도 어둠의 사나이로부터 포기 할것을 종용받게 된다. 어린 다니엘은 성장하면서 카락스의 과거를 파헤치게 되면서 그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가련해 하게 되지만 자신도 너무나도 똑같은 사랑에 괴로워 해야만 한다. 훌리안 카락스와 그 거리가 점점 좁아질수록 다니엘의 사랑은 더욱 더 지독해져만 가고 훌리안 카락스의 과거의 악인이 훌리안 카락스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숨통마도 죄여만 온다. 스페인은 좌익정당과 보수우익의 피비린내 나는 민족상잔의 내전을 겪고 나치의 지원을 받은 보수의 승리와 함께 36년간이나 공포의 독재, 암흑정치속에서 가난과 공포에 몸서리 친다. 1975년 독재자 프랑코의 사망후 현 후안 카를로스 1세가 국왕에 즉위하면서 비약적인 민주, 선진화로 경제발전을 이룬 너무나도 우리나라와 흡사한 현대사를 가진 나라다. 이 소설은 1936년에서 39년사이의 스페인 내전전후의 바르셀로나에서의 이야기로 너무나도 암울했던 당시의 바르셀로나를 무척이나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안개와 비와 눈과 어둠으로 냄새나는 바르셀로나 거리와 그곳에서 숨도 못쉬는 버림받은 자와 방관하는 자와 창문뒤에 숨어사는 자와 정권에 빌붙어 활개치는 자들을 서사적이고 시적이면서 문장 하나하나를 감각적으로 묘사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지독한 사랑에 괴로워 하는 주인공들, 그리고 그 사랑에 의해 생긴 증오를 품은 자들의 복수의 이야기를 빠른 전개와 화려한 문장들 사이에서 숨죽이고 읽어 내려가게끔 한다. 무더위가 시작되는 6월의 길목에서 안개와 비와 눈과 암흑과 공포의 서늘한 소설의 만남은 스페인만큼이나 이색적이면서도 즐거운 독서이다. |
|
"이 애는 몇 살인가?"
내게 곁눈질하면서 바르셀로가 물었다.
"거의 열한 살이요"
내가 말했다. 바르셀로는 음흉한 미소를 내게 보냈다.
"그럼 열 살이로구나. 이녀석아, 나이를 더하진 말아라. 가만히 있어도 그렇게 될 테니까."
모임에 참석한 많은 이들이 맞는 말이라며 수군거렸다.
푸흣. 열 살 때는 그렇다.
올해 몇학년이 아니라. 곧 4학년이 되요. 라고 말하게 되지.
나는 나만의 추임새를 넣으며 이 책을 읽었다
개인적으로는 미시테리적 성격이 더 강했으면 했지만 결국은 그 복잡다단한 요소들이 사랑으로 귀착되는 듯해서 약간은 실망.
하지만 무엇보다 재밌고 책을 첫머리가 너무 흥미로웠다.
[인상깊은구절] 언젠가 아버지 서점의 단골 고객 한 사람이 진정으로 마음을 열어준 첫번째 책처럼, 한 독자에게 그토록 많은 흔적을 남기는 대상은 거의 없다고 말하는 걸 들은 적이 있다. 그 첫번째 책이 이미지들, 우리가 뒤에 남겨두었다고 생각하는 그 말들의 울림이 평생 동안 우리와 함께하며 우리 기억에 하나의 궁전을 새겨놓는다. 우리가 얼마만큼의 책을 읽었는지, 얼마나 많은 세계를 발견했는지, 얼마를 배우고 잊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
|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라고 하겠다. 시대적 배경이 이념적 갈등이 심하던 20세기초, 전쟁과 독재... 그 속에서의 빈부의 차, 그를 넘는 사랑. 그리고 시기와 복수. 뭐 그렇고 그런 소재들이 나름대로 미스테리 기법으로 잘 어울어져있다. 뭣보담도, 암울한 정치상황속에서 웃고 살고 사랑하는 라틴민족의 정취가 소설의 재미를 더한다.
그 반면에, 알모도바르 영화에서 보이는 약간의 이색적인 정서, 그리고 얼마전 '판의 미로'에서 봤던 예상치 못한 과격한 폭력이 이 소설에서도 그 사회의 묘한 감수성을 전달하는 듯 하다.
새로운 것은 정서빼놓곤 없다고까지 말할 전형적인 이야기틀이지만, 그래도 괜찮은 점수를 주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