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의 토요일은 한가하다. 대개 쉬지만, 출근을 하더라도 반쯤 누워 보내는 시간이 많다. 나는 평일에 놀다가 주말이 되면 바빠진다. 비스듬히 누워있는 사람들 틈바구니를 헤치며, 사람들이 제목만 읽고 버려둔 신문을 뒤적여, 광고지와 함께 살포시 바닥을 깔고 있는 주말판 서평 섹션을 골라든다. 많을 때에는 5개 정도. 그리고는 나도 눕는다. 그로부터 2시간 정도. 나는 1주일 중에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신문 서평을 읽는 시간. 1주일에 많이 보면 3권? 그나마 일이 별로 없어야 하고, 보는 책도 비교적 술술 잘 읽히는 쉬운 것이어야 한다. 대개는 1주일에 한 권 정도를 보지 싶다. 하지만 신문 서평을 잔뜩 쌓아놓고 보고 있으면, 온세상 책이 다 내 손에 있는 포만감을 느낀다. 더 솔직히 말하면 안읽고도 읽은 것 같은 헛배부름. 그러다 제대로 한번 걸렸다. 영양실조 걸리는 줄도 모르고 포만감 심어주는 책 한 권. <책은 밥이다="">. 400여쪽에 걸쳐 펼쳐지는 84권의 책의 향연. 기럭지도 신문 서평보다 길고, 그러니 더 충실하다. 신난다. 신문에 소개된 모든 책에 관심이 가지 않듯, 책 전문가가 꼽은 84권의 책이 모두 시선을 잡아끄는 것은 물론 아니다. 본인 말로는 ‘글쓰기에의 욕망을 자극하는 책, 영감과 상상을 주는 책, 보편성과 공감이 큰 책’을 골라 리뷰를 쓴다는데, 그의 ‘보편’에 아마 나는 포함되지 않는 모양이다. 하지만 강력한 꼬심은 스스로도 밝힌 ‘글쓰기에의 욕망을 자극하는 책’이다. “광고카피, 삐라문구, 정신분석의 열쇠어”들이 출몰하는 글이 싫고, 자재적(自在的)인 글을 쓰고 싶다는 언설을 전해주는 책이 있다. <훔친 책,="" 빌린="" 책,="" 내="" 책="">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일 자체가 말 옮기기이고, 글 쓸 때에도 짜깁기로 일관하는 내 책장에 고이 모셔져 있다. 단 한번 들쳐보지도 않고서. 아마 이런 날을 기다린 것처럼. 작가란 “제 몸을 발부터 몸통까지 삼키는 카토블레파스라는 괴물”이라는 천형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묵묵히 사는 자의 이름이라는 전경린의 언설에 이르면 옷매무시를 새로이 하게 만들기도 한다. 물론 쓰기의 근본은 읽기다. 모름지기 글을 읽자면 “얼음에 박 굴리듯 외우기”가 기본이었다는 선비들의 가르침과 함께, “나는 내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해서는 비판적이었고, 내게 제시된 이상의 세계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다”고 한 김병익의 말도 새겨둘 대목이다. 아무리 그래도 ‘책=밥’이라는 제목이 영 마음에 걸린다. 나 역시 책 읽기와 글쓰기는 밥먹기와 잠자기와 같은 생활 그 자체라고 말하고 싶지만, 불행히도 그 경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부럽다. 나도 그 경지에 이르고 싶다. 혹 글쓴이는 책을 써서 밥벌어 먹으니 ‘책=밥’이라고 한 건 아닌지 모르겠다. 역시 부럽다. 나도 그 경지에 이르고 싶다. 훔친>책은> |
|
장석주의 책은 밥이다를 읽으면서, 안상헌의 '생산적 책읽기 50'과 참 많이 비교된다는 생각을 하였다.
가장 큰 차이점은 안상헌의 서평을 읽다보면 원전을 찾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데 비하여, 장석주의 책을 읽다보면 자신의 독서량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어한다는 생각이 든다는 점이다.
지은이가 라디오에 나와서 책소개를 할때는 얼핏 멋져보였으나, 막상 책으로 저자를 대해보니 너무 현학적이어서 부담스러웠다. 혼자서 배설하는 만족감으로 글쓰기를 하는 사람으로 보였다.
스타일은 또 어떻고.. 너무 스타일에 치중하다 보니, 책에 페이지 숫자도 빠져있는 상황이다.
기본이 안되어 있는 저자만족용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