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덮은 후에도 입안에 은근한 쓴맛이 남는 듯하다. 다섯 번째 권답게 분위기는 더 짙고, 인물들의 감정은 더욱 눅진하게 타오른다. 한 발짝만 잘못 디뎌도 모두가 무너질 것 같은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이야기는 서서히 연기를 피워 올리며 깊이를 더한다. 누구도 완전한 선이 아니고, 그렇다고 완벽한 악도 아니다. 회색빛 선택들이 서로 얽히며 만들어내는 여운이 오래 맴돈다. 읽는 내내 답답함과 호기심이 동시에 밀려오고, 다음 장을 넘길 때마다 조금씩 타 들어가는 심장이 느껴진다. 불쾌함과 매혹 사이에서 쉽게 빠져나올 수 없는, 그 특유의 매캐함이 끝까지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