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자에 대한 소감전에 작가의 이력을 보면 만주에서 태어나 북한을 통해 한국으로 건너오게 되어 생이 시작되는 것을 필두로 작가는 북한의 문학과도 깊은 연관성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반공을 가훈보다도 먼저 우선시하던 70,80년대 정치풍토가 모든 것을 지배하던 담론으로 굳어있던 시절, 쓸쓸한 감옥에서 보낸 하세월하며, 결코 작은 인물로 남아있지 않고 큰 그림자로 남아 한국 문단에 족적을 남긴 고독한 소설가요, 고독한 한 아버지라고나 할까! 이 책은 아마 검열을 통과하지 못해 작가의 가슴속에서 아련하게 남아있던 숨은 혼들을 일깨워 보고자 펴낸 서적같은 느낌이 든다. 그런 면이 아무래도 없지는 않겠으나 김남주시인을 향한 편지글로 시작해서 작가의 감옥이야기를 감초처럼 섞어 민족의 떳떳치 못한 점을 까발려내어 향후 똑같은 문제의 전철을 밟지 말 것을 당부하기도 하며...... 통일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이 각성되길 염원하며 상식적인 통일이 이룩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는 설득력이 보인다. 이 시대의 굵직굵직한 사건들에 실타래처럼 얽힌 문제들을 술술 코없는 그물처럼 풀어나가는 상상력의 원초가 되는 경험과 직감을 무엇으로 비유하리요...... 그만큼 우리에게 다소 딱딱한 이미지로 남아있는 면도 있지만, 그 속에서 우리 사유의 세계를 한층 드높이는 계기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 시대를 대표하는 지성이 있다. 나에게 감히 몇 분을 꼽으라고 한다며 이오덕, 리영희, 윤구병, 신영복 그리고 황석영을 들 것이다. 아들이라는 명사로 대표되는 다음 세대를 위하여 쓴 글이 있다. 다음 세대들은 자신들이 겪었던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좀더 진보된 사회에서 인간답게 행복하게 살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할까. 이 시대가 겪어온 격동의 세기를 건너온 선배의 아픈 경험을 객관적으로 서술하고자 했다. 통일 문제를 다루는 글에서 남북 문화 교류에 대한 생각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 일회성의 형식적인 행사나 남북의 차이만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경쟁적인 행사는 지양되어야 한다고 봅니다.(중략)첫째는 남한의 상업적 유행과는 거리가 멀지라도 '민족적' 인것이어야 하고, 둘째는 어느 정도의 수준으로 보아 품위와 격조에서 남한 사회를 대표하는 '예술성'이 있어야 할 것이며, 이러한 문화 교류가 길게는 통일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의식성'이 담겨야 할 것입니다" 진정 남과 북을 정확히 이해하고, 지금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바르게 제시하는 말이라고 생각된다. 또 이어서 통일이 되기 위해 제일 먼저 시정되어야 할 것으로 "근래의 통일 운동이 추상적이고 이념적인 길을 걷는 동안에 대중성을 잃었고 현실에서의 근거를 상실하게 되었다고 보면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면서 덧붙여 "평화협정이 체결되려면 그에 따라서 당연히 전시 체제를 더받치고 있던 분단의 제도적 장치들을 걷어내야 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현재 우리가 치루어야 할 통일의 문제와 현재 문학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서 정확하게 제시하고 있다. 방북과 5년간의 투옥, 우리 시대의 정신이며 투사로서의 이미지에 덧붙여, 요리를 하면서 그 설레는 기다림이 좋다고 하며 여러 가지 재료를 순서와 방법에 따라 넣어서 조화를 이루는 과정이 재밌다고 하는 그 표현에서 진정한 민주 운동가에게서 볼 수 있는 디테일의 인간미를 엿볼수 있어 더욱 다양한 체험의 글이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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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의 그늘에서 손님에 이르기까지 황석영의 작품세계는 참으로 다양하면서도 한 분야를 집요하게 파고든다고 할 수 있다. 그의 소설 무기의 그늘, 장길산, 손님, 오래된 정원 등 보다는 그의 잡문?이 오히려 더 사람을 감동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노티를 한 점 먹고 싶구나, 모랫말 아이들 같은 글들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자칭 그의 잡문집인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대담형식의 글은 겹치는 면이 많아 지루한 감이 있지만 그 외에는 다 황석영의 생각을 오롯이 펼치고 있는 글들이어서 모두 재미있고 관심있게 읽었다.
이 책은 다시 한번 황석영이 그의 마음 속에 있는 모든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해주어야만 그가 죽어도 억울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인상깊은구절] 몇 년 전의 '신세대'론에서 요즈음 신문 잡지에서 떠들어대는 'N세대'론을 나는 또다시 믿지 않는다. 세계화니 신자유주의니 하는 것들이 사실은 냉전 이후 세계 질서의 재편 과정에 지나지 않으며 인터넷은 미국의 새로운 영토라거나 식민지라고 미국 스스로 주장하고 있거든. 소비시장 개방으로 소비양식은 피할 수 없는 개인의 유일한 존재 양식이 되어가고, 선진 자본주의 나라들의 소비적인 삶의 상징 구조가 아무런 여과나 비판 없이 일상으로 무섭게 침투하고 있어, 구제적인 거대한 대중문화사업은 사회의식의 탈정치화를 부추기고 있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