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부로써 살아갈때 때론 친정엄마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얘기가 있기 마련이다. 이책은 살아가면서 작은 일들을 양순자할머니(난 엄마라고 부르고 싶지만..) 마치 내앞에서 조용히 때로는 단호하게 얘기해주는듯 싶다.
어느새 내가 상담실에 있다는 멋진 의자(p39 사진)에 앉아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사람이 사는것을 공식으로 짧지만 아주 깊은이야기로 풀어낸것이 누군가에게 고민을 말하고 싶을때 한장한장 응용하면 좋을듯 하다.. 책 중간중간에 있는 사진들과 글귀는 내 생활을 한번 더 생각하게 한다.
인생기본공식, 사람사이공식, 가족사이공식을 엄마가 딸에게 혹은 아들에게 잔잔하게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인상깊은구절] 하나님이 솔로몬에게서 미련함을 가져갔듯이 우리의 미련함도 누가 가져가버리면 좋겠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야. 그러니 어떻개. 마음 편한 인생을 살고 싶으면 우리 스스로 그 미련함을 버려야지. 그래야 인생을 편안하고 따뜻하게 살 수 있잖아. |
|
결혼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 항상 기억났던 말이 있다. '머슴 될 자신없으면 결혼하지마라'. 이 책 『인생9단』에 나온 말을 인용한 글을 읽다 우연히 알게 된 말인데 내가 인생9단인 마냥 종종 써먹던 말이다. 미혼인 사람들에게는 왠 생뚱맞은 말이냐 할지 모르지만 결혼생활을 해본 부부라면 꼭 공감할 만한 말이라 생각했던지라 그 후로 기회가 되면 이 책을 꼭 읽고 인생에 대한 다른 지혜들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좋은 기회가 되어 읽게 되었다. 읽어보니 왜 남자만 머슴이 되야하나 했더니 여자는 식모될 마음 없으면 결혼하지말라고 한다. 왕자, 공주될 생각말고 머슴, 식모 역이라도 견딜 자신이 서면 결혼하라는 말씀이리라. 솔직히 우리 식모님에게 머슴구실 못해 요즘 구박받나보다 생각도 한다.
할머니 특유의 통쾌한 입담을 구사하시는 저자 양순자 할머니. 주위에서 '인생문제 119','인생9단'이라고 불리운다고 한다. 37세부터 29년 동안 교도소 교화위원으로 활동하며 사형수 상담을 해오셨다고 한다. 특이한 경력 때문인지 독특한 인생지혜를 들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책을 대했다.그리고 툭툭 내뱉듯 전하는 말씀들이 모두 거침없이 가슴에 와닿는 이유가 힘겹기만 할 인생에 대한 멋을 알고 제대로 사는 법을 깨닫게하고 사람에 대한 사랑을 담고 있기 때문이란 것을 금새 알 수 있다.
인생에 공식이라는 것이 있어 살면서 만나는 모든 문제들을 공식대로 술술 풀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100% 해결책이 될 인생공식은 없다. 하지만 좀 더 손쉽게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연장같은 공식은 있지 않을까? "연장이나 조리기구라는 게 그렇잖아. 무슨 마술처럼 지팡이만 휘두르면 모든 문제가 풀리는 건 아니지만 필요할 때 손에 알맞은 게 있다면 맨손으로 달려드는 것보다는 문제해결을 훨씬 더 쉽게 하거든." (P.12) 즉 이 책을 통해 인생공식을 모를 때 보다 훨씬 더 쉽고 간편하게 인생의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연장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PATR1 인생기본공식, PART2 사람사이공식, PATR3 가족사이공식 세부분으로 나누어 사람들끼리 어울려사는 방식에 관한 내용들을 정리했다. 산다는 것은 곧 어울림이다. 기왕살거면 행복하게 살아야겠고 기왕 행복할거 작은 힘으로나마 남들도 행복하게 살도록 도와주자. 그럼 살만한 인생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한다.
젊은 사람들이 가끔 이런 질문을 할 때가 있어. "할머니, 인생 살 만한 겁니까?" 혹시라도 누가 자신있게 '살만하다'고 말하면 그놈이 누구든 간에 혼쭐을 내주고 싶어. 그럴 때 나는 그저 그 사람의 등을 토닥토닥 쳐주면서 '그래, 세상 살기 참 힘들지?'라고 말해주는 거야.(PP.233-234)
산다는 것 자체가 힘겨운 것이다. 그 힘겨움을 극복하기 위해 몸과 마음을 매일매일 더 큰 시련 속에 밀어넣고 고군분투하며 살아가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한다. 그리고 그렇게 사는 것이 제대로 인생을 사는 것이라고 철저히 믿고살고 있는 건 아닌지 반성도 해본다. 누군가 토닥토닥 등을 쳐주며 건네는 따뜻한 말한마디에 눈물이 맺힐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 인생에 대해 좀더 생각하고 음미하는 삶을 살아보자고 말하고 싶다.
그런데 한 가지 부탁하자면 내 공식들을 만날 때 이런 마음으로 받아들였으면 좋겠어. 그저 늘 당신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씨 좋은 이웃집 할머니를 만났다고. 할머니가 손수 담은 식혜 한 사발 놓고, 때론 슬프고 때론 웃기는 옛날이야기를 듣고 있다고 말이야.(P.12) |
| 지금은 거의 대부분의 가게가 추억속으로 자취를 감추었지만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서울시내의 대학가에는 내노라하는 전통 막걸리집이 즐비했었던 것을 기억해 보시라...그 막걸리 집...술집이라고 하기에는 매우 외소하고 누추하며 퀴퀴하기 까지 하였지만 학생들이 그 집으로 몰려들어 왁자하게 먹고 노래하며 벌컥일수 있도록 만들어주었던 매력은 과연 무엇이었을까...허름의 대명사인 막걸리집이 방학이나 주말을 포함하여 날이면 날마다 주당들의 아지트로써 명성을 날리며 인산인해를 이룰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진정 무엇이란 말인가...오케이...이 책의 표지에 등장하는 상당히 사나우면서도 왠지 모르게 친근감이 느껴지는 인상의 할머니 사진을 보고 눈치깨나 부린다는 독자들은 오방이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알아챘을 것이라 믿는다...올타쿠나...막걸리집에서 대딩들이 느끼는 오줌을 지릴 듯 저릿저릿한 매력의 결정체는 모니모니 해도 폭삭 익은 막걸리보다 정확히 열 배는 걸죽한 주인 할머니의 입담인 것이다...고모도 좋고 이모도 좋으며 술취하면 차라리 언니보다는 엄마가 더 낫다...막걸리 한 병만 더 주세요...혹은 젓가락 좀 주세요 하는 멘트가 끝나기도 전에 되받아치는 소위 '욕쟁이 할머니'의 일갈...니가 갖다 먹어 띱때꺄... 질펀한 욕을 한 판 집어먹어야 기억을 차리겠는가...우리가 그토록 가고파 했던 막걸리집 주인 할머니의 터질듯한 욕지거리 한 마디...걸레처럼 질펀하면 할수록 박장대소하며 즐거워 하지 않았던가...상상을 초월한 서비스정신과(잘 알고 있겠지만 왠만한 것은 그냥 직접 집어다가 먹는 것이 욕을 덜먹는 비결이다..물론 욕을 제대로 한 번 먹길 위해 일부로 말도 안되는 주문을 던지는 피학증 환자들 역시 속출하는 것은 막을 수 없지만 말이다^^) 찰랑한 막걸리 사발처럼 정이 철철 넘쳐 흐르는 욕쟁이 할머니의 담담하니 톡 쏘는 욕설은 묘한 카타르시스와 함께 답답한 가슴을 툭 터주는 마약과 같은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아마도 욕을 단 한번이라도 제대로 먹어 보았거나 혹은 친한 친구가 욕먹은 이야기를 해주었다는 사실만 기억하고 있어도 생생하게 곱씹을수 있는 강력한 중독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한 마디로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부인하기는 더욱 힘든 사실 아니겠는가...초장부터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 이상은 가지고 있을 법한....막걸리집의 욕쟁이 할머니의 추억을 들추어 쑤셔대는 이유는 간단하다...이 책의 주인공 양순자 누님 특유의 말투가 그대로 이 책에 구어체 형식으로 녹아들어 있기 때문이다...딱딱한 문어체의 글을 읽는 것과는 달리...일상생활에서 항상 듣고 말하는 구어체 형식으로 쓰여진 책을 읽게 되면 독자들이 느끼는 감정은 남달리 친근하게 된다...마치 나의 옆자리에 버티고 앉아서 조목조목 갈구며 따뜻한 정이 느껴지는 욕설을 퍼붓는다는 느낌...바로 이 책은 그런 느낌이 전반적으로 흐르고 있다... 물론 오방이 시종일관 욕설이라는 표현을 사용해서 독자들에게 상당한 거부감을 준 면이 있다면 사못 용서를 구한다...오방 역시 이래야 합니다 저래야 합니다 테마만 띡 던져주고 마는 여타의 인생지침서에서는 느낄수 없는 상당한 현장감과 자칫 잘못하면 양순자 할머니에게 귓방망이를 줘 터질지 모르겠다는 극도의 긴장감 때문에 슬슬 읽은 듯 해도 많은 부분이 가슴이 저릴 정도로 비수를 쑥 찌르는 느낌을 받았다...비록 곁에 있지는 않지만 마치 내 옆자리에 앉아서 오방과 직접 상담을 하면서 툭툭 던지는 듯한 느낌은 다른 책에서는 느껴보기 힘든 압권의 매력이었음을 고백하고자 한다..앞서 소개한 정통 욕쟁이 할머니의 계보를 잇기에 충분하다고 극찬한 양순자 할머니는 보통 사람들은 상상하기 힘든 인생을 살아온 인물이다...올해로 환갑을 넘겨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가 무색하게 할머니는 빨빨거리고 세상을 걷는다...여느 젊은이들의 활력과 에너지 못지 않게 바쁜 일상을 보내는 할머니...순자 할머니는 37세부터 교도소 교화의원으로 활동하며 사형수들의 상담을 해온 분이다...법정영화에서는 나올 법한 사형수들을 직접 상담하고 위로하며 그들이 죽음에 이르기 전에 이승에서 훌훌 털고 가야할 가슴속에 응어리들을 손수 풀어주는 왕성한 활동을 올해로 29년째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다...어느 종교의 성직자보다 고귀한 할머니의 삶이 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있다...가슴으로 읽지 않고 배길 자신 있는가... 30년 가까이 직접 사형수들을 만나 면담과 편지전달을 통해 교화를 하면서 스스로 깨닫고 느꼈던 삶의 발자취를 독자들에게 아낌없이 나누어 주고 있다...사형수들을 만나면서 가졌던 감정뿐만 아니라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던 할머니 자신의 이야기...그리고 척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반드시 알고 넘어가야할 인생의 지혜 등 읽는 순간 막바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이야기들로 그득한 이 책은 독자들로 하여금 잠시 딴나라 세상에 앉아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조용히 명상의 시간을 가질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준다...사형수들은 자신이 형을 받은 사실만을 알 뿐 언제 사형이 집행되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다고 한다...경우가 좀 다를수 있겠지만 도살장에 끌려가는 가축들의 심정이라고 해야 할까...사형수들은 갑자기 면회를 하는 줄 알고 나갔다가 죽음을 맞이할 지도 모르는 상황인데...한순간 한순간이 얼마나 불안하고 초조할까...결국 할머니같은 분이 그들이 죽음을 맞기 전에 스스로 정리하고 미련이나 한이 남지 않도록 배려해주는 것이지...얼마나 소중하고 고귀한 일인가...사형수의 처지를 빗대어 표현한 것인데...가두어져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일 뿐...사형수와 교도소밖 우리들의 상황은 불시에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같은 운명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언제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달려오는 오토바이에 치어 죽을수도 있고...고속도로를 가다 졸음운전을 하는 덤프트럭과 충돌할 수도 있으며...평소에 멀쩡하다가도 갑작스럽게 심장마비로 명을 달리할 수 있는 것이 우리의 삶 아니겠는가...죽음을 앞에 두고 우리의 아둥바둥 간드러지는 인생은 얼마나 사소한 일인가...그런 관점에서 평소에 자신들의 가족이나 친구..주위 사람들에게 원없이 사랑을 베푸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임에도 우리는 그런 사실을 왜 항상 잊어버리고 살아가는지...이 책 읽고 참 많이 울었다...당신의 가슴 메말라 갈라터졌다면 이 책 통해 촉촉하게 적실 수 있게 되길 바란다.바이. |
| 그녀가 비오는 밤 학생들을 태우는건 사람에 대한 사랑과 믿음때문이다. 사실 도울 수 있고, 도우려는 마음이 있어도 타인에게 먼저 말걸기를 시도하는 것조차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어려운 일일때가 많다. 유난히 내가 소심한 탓도 있겠지만, 인생 9단 그녀는 단호하게 내게 말한다. "감동한 대로 움직이면 돼"라고... 오래전 여행중 어둔밤에 그녀와 똑같은 경험을 한 적이 있었다.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두명 정도의 학생들이 차를 세웠는데 여자 친구와 둘이 위험하다며 차를 세우지 않는데 우린 동의했다. 핑계는 그럴싸했지만 마음은 좀 찜찜했다. 차가 많지않은 시골이었으니까. 다음 날 아침 할머니 할아버지와 손녀아이를 만났을땐 주저없이 태워드렸다. 우린 모든 사랑에 이유를 묻고 조건을 따지고 계산을 하며 나에게 해가 되지 않는지 확인한다. 세상이 험해서 그렇다고 핑계를 대지만 그 험함에 나도 일조를 하고 있다는 것에서 도망치긴 어렵다. 왜냐하면 세상 곳곳에서 아무 말없이 묵묵하게 사랑과 희망을 나눠주는 일을 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녀가 직접 실천함으로써 우리에게 던지는 잔소리는 더이상 잔소리가 아니다. 사랑을 실천하는데 주저하지 않는 그녀는 다시 말한다 마음이 움직인 대로, 감동한 대로 행동하라고... 우리보다 먼저 시작한 인생길에 겪은 사랑과 고통의 경험들을 담담하게 일러주며 따스한 도움의 손을 내미는 그녀... 그녀가 준비한 그 안락한 의자에 얼굴을 마주하고 앉아 너무 일찍 지쳐버린 나를 위로받고 싶다. |
| 양순자님은 내가 가져야 할 것, 보관해야 할 것, 나눠줄 것에 대해 편안한 말투로 들려주셨다. 내게 속해 있는 감정, 물건, 사람과의 관계를 말씀해 주시는데 냉장고를 사용하는 방법과 비슷하다. 냉장고는 살아감에 있어서 육체의 비워진 부분을 채워준다. 늘 곁에 있다. 보관된 음식을 다 먹고 나면, 다시 사서 채워둔다. 그리고 가족, 친구, 이웃들과 그 음식을 나눈다. 양순자님은 감정, 물건, 사람과의 관계를 나눔으로 보신다. 나누고 나서 재충전하고 물건을 구입한다. 그리고 내가 계속 쓸 물건들은 채워둔다. 그리고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되면 나눠주거나 쓸모없는 건 버린다. 이런 일을 매일 또는 자주 하신다고 한다. "미련", "후회"가 아닌 날마다 나눠주고 이별하는 연습을 하신다. 삶은 리허설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날마다 연습하시는 분. 그리고, 지금 그 연습으로 인한 인생의 관록을 우리에게 들려주셨다. 나누고, 재충전하고 때론 보관하는 일을 권해주셨다. 엄마와 딸이 함께 보면서 도란도란 얘기를 나눌 수 있다. 엄마도 그럴 때 있으셨죠? 라며 지난 일들을 물을 수 있고, 엄마 세대의 모습을 엿볼 수도 있었다. 나의 엄마는 위기관리에 탁월하신 분이다. 양순자님의 위기관리법을 읽고 나서 뭐라 말씀하실까 궁금해진다. 글자가 크고, 줄간격이 넓어서 눈이 침침하신 분들도 읽기 편하게 구성되어 있다. |
|
" 사람은 한번은 행복해야해"
난 이말에 "꼭" 이란 단어를 첨부하고싶다.
사람은 한번은 꼭 행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너무 억울한 삶이 되지 않을까?
할머니의 인생소리들이 내게는 쓰지 않은 약을 삼키는 기분이다.
할머니말이 " 우리는 행복해야하고 잘놀아야하고 끔찍하게 사랑도 해야하고 이별또한 연습해야 한단다. "
교화위원이란 흔치않은 상담일을 하면서 할머니는 위에 적은 내용들을
우리에게 늘 말하고 알려주고싶어 했을거다.
바로 옆에서 할머니가 나에게 이야기 하듯 난 이책을 그렇게 읽어내려갔다.
군더더기 없이 깔금하게
나에게 잔소리하신다.
할머니의 지혜로 삶의 이력서로 ...
우리는 존중받아야하고 또한 행복해야 한다고...
할머니 화이팅 !!! 인생9단화이팅 !!!
[인상깊은구절] 사람은 자기가 보는 자신의 모습대로 행동하기가 쉬워. 그게 좋은 모습이든. 나쁜 모습이든 말이야. 당신이 스스로를 귀하게 여기면 생각이나 행동도 자녕스럽게 귀하게 되는 거야. |
|
2005년 당시 65세였던 인생 9단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구수하면서도 재밌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인생의 짐'을 지는데 그 짐의 대부분은 관계속에서 온다.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따라 짐의 무게도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양순자 할머니는 인간관계함수를 할머니의 경험에 비춰 명쾌하고 단순하게 풀어가는데 글쎄, 따라 풀기가 그리 만만해 보이지 않는다. 모든일이 다 그렇듯, 마음을 열고 실천하지 않으면 무슨 소용있을까!
기억에 남는 인생공식 몇 가지중 [버릴 때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할머니 말씀이 있다. 우쭐해져 자신을 번뇌하게 하는 상패를 없애는 일부터 자신에게 필요없는 옷이 혹시 다른 사람에게 유용할까봐 깨끗이 드라이하고 접어 간단한 메모와 함께 정성으로 버리는 일.
p42 매일 매일 청소를 하는 내 심정이 꼭 보름마다 머리 깎는 스님들 같아..(중략). 내가 언제 이 상태를 그대로 놓고 세상을 떠날지도 모르는데 집이 막 어지러우면 보기 흉하잖아
[사람은 애나 어른이나 고물고물 잘 놀아야 해]
p59 혹시 기억나? 아주 어릴 때 새로 산 장난감 하나로 하루 종일 놀던 거....쓸데없이 외로워할 필요없어 혼자서 잘 노는 사람이 같이 노는 것도 잘 노는 법이니까
양순자 할머니처럼 내게도 용서를 구해야 할 친구가 있다. 시골 중학교 1학년 같은 반 친구.. 게다가, 시골 선생님들의 사랑을 혼자 독차지하면서, 학생들 보기를 벌레 보듯했는데
|
|
내가 양순자라는 이름을 기억한 건 TV를 통해서였다. 사형수 상담을 오랜 세월했다는 교화위원이란 이력때문이었다. 그러던 중 몇 달 전 어느님의 리뷰에서 인생9단이란 책의 언급을 보고는 이 책 이구나 싶어 리스트에 저장했다가 구매, 이제사 읽었다.
이 책의 할머니는 젊은 사람들에게 곰살곰살하게 말씀을 하신다. 어려운 말로 하지 않고 정곡은 콕 찌르되 분명하게 말씀하시며, 잘난 체로 느껴지지 않는 인생의 경험서 우러난 지혜를 조근조근 알려주신다. 부탁과 당부말씀으로 자칫 비칠라치면 그게 아녀 오해하지마 식의 어투로 말씀하시는게 잘 듣지 않음 왠지 손해날 것처럼 다가서게 한다. 글씨도 여유있게 큰 글씨로 눈의 피로도도 적고 그 여백에 담긴 여유로움이 잔잔히 담담히 생각을 요하게 한다.
에필로그의 할머니 말씀을 빌리면 인생의 공식은 연장이나 조리기구란다. 집 안에서 필요한 연장이나 조리기구가 적시적소에 적임인 물건으로 쓰일 때 그 효용성은 더 빛나기 때문이란다. 할머니는 인생9단의 노하우를 이렇게 나눠서 말씀 하신다. 인생 기본(基本)공식, 사람 사이(人間)공식, 가족 사이(家族間)공식이다.
인생 기본공식中 기본공식6을 보면 <사람은 애나 어른이나 고물고물 잘 놀아야 해> 가 나오는데 말 그대로다. 고물고물 어우러지지 못하는게 요즘 사람들이라는거다.
사람 사이 공식中 사랑공식2를 보면 <사랑에다 소금을 뿌려봐>가 나온다. 사랑은 변하지 않는거라는 절대진리를 믿고픈 우리네 불변진리를 확 뒤집는다. 그렇지만 할머니 말씀엔 마력이 있는것처럼 당근 맞는 말이 된다. 사랑은 변하는 것이란 명제를 나도 인정은 했지만 확실히 인정해야 했다. 사람은 변하지 않고는 못 산다. 환경에 적응하며 변해야하기에 사랑 또한 변하고 그 사랑은 너도 변하고 나도 변해서 서로가 공감을 할 수 있다면 사랑은 변해도 무슨 문제가 있으랴.
가족 사이 공식中 결혼공식1는 <식모나 머슴 될 자신 없으면 결혼하지 마>이다. 모름지기 사랑하는 남녀가 가정을 이루었으면 남자는 머슴같이 일을 해서 가족과 가정을 부양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여자도 가족을 위해서 내 한 몸 식모처럼 내 가정을 꾸리는데 힘껏 이바지해야함을 애써 강조하신다. 백 번 지당하신 말씀이다. 나는 공주요 왕자라서 떠받드는 생활만 하다 가정을 꾸린 후 대우받기만 원하면 그 가정은 발전이 없고 화목이 없음을 애써 일러주신다. 다정하게 차근차근 일러주신다.
할머니께서 20여년 만에 두 딸을 데리고 이혼하신 후 살아온 여정 속에서의 진솔하고 남을 위한 마음으로부터의 봉사를 하는 생활이 점점이 읽혀지면서 주어진 삶에 고개를 잠시라도 돌려보게 된다. 나 아닌 남을 위한다는 거창한 말의 봉사가 아니라 길을 가다 깨진 유리병을 발견하면 그걸 옆으로 치워놓기만 해도 봉사가 됨을 귀뜸해 주신다. 옛날 얘기 아닌 옛날 얘기를 아랫목에 앉아 듣고 있는 듯한 책이다. 가만가만 차근차근 조근조근 말씀을 얘기하듯이 적어 나가신 이 책이 인생9단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
|
저자의 서글서글한 말투 속에 따뜻한 할머니의 정과 엄한 스승의 가르침이 함께 녹아 있기 때문에 힘들고 괴로울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이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 인생 기본 공식, 사람 사이 공식, 가족 사이 공식 등 모두 3장으로 구성되어 사랑, 결혼, 이별, 미움과 시기, 용서, 복수, 배신, 삶의 위기 등에서 비롯되는 당신 인생의 온갖 스트레스를 할머니 특유의 통쾌한 입담으로 시원하게 날려줄 것이다. |
|
# 모든 책에는 만남의 때가 있다.
책에도 인연의 끈이 있는 것일까. 오래 전에 도서관에서 책을 보았을 땐, 그저 그런 에세이로 느껴져 시큰둥했었다. 최근에 헌책방 나들이에서 만났을 때는 진흙 속에서 연꽃을 만난 기분이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의 관심도가 달라지듯이, 이제는 어르신의 지혜의 말씀을 귀기울여 들을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제시하는 공식은 당신이 팔짱끼고 있어도 모두 다 해결해주는 마술 같은 게 아니야. 당신이 직접 몸과 마음을 움직여야 해. 대신 공식을 모를 때보다 훨씬 더 쉽고 간편하게 실타래처럼 꼬인 인생의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건 약속할 수 있어. 나한테 통한 공식이니까 당신한테도 통할 거란 말이지. 당신이나 나나 여린 마음으로 작은 행복을 꿈꾸며 사는 사람들이니까.
# 가장 힘겨운 삶을 살았던 이가 들려주는 위로.
여자 혼자의 몸으로 아이를 키우는 일은 쉽지 않다. 특히, 1940년생인,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젊은 시절을 보냈던이에게는 편견과 몰이해의 사회적 시선도 이겨내야한다. 유서를 쓰면서 마음에 걸려 있는 짐을 하나씩 지워내고, 이별을 하되, 충분히 숙고하고 이별을 경험했던, 가장 힘겨운 삶을 살았던 이가 들려주는 삶의 지혜이기에, 더욱 값지고 빛이 난다.
무조건 내 편을 들어줄 것 같은, 할머니가 들려주는 따스한 말씀이 가득하다. 거기에 솔직함과 직접 삶의 현장에서 경험한 일화들이 인생공식의 내용을 탄탄하게 지지한다. 봉사를 하면서도 그 사람이 당장 바뀔거라고 기대하지 말라는 말씀은, 30년 이상 사형수와 상담했던 경험이 있기에 더욱 설득력이 있다. 살아가면서 실행하기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쉽게 잊고, 그렇게 까지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에 가볍게 무시해 버리는 행동들을 바꾸면 내 인생을 쉽게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이 조금은 놀라웠다.
지혜로워지려 하지 말고, 미련한 짓부터 하지 않으려고 노력해 보자는 말, 누군가를 도울 때는 물 한 바가지 퍼주는 심정으로 돕자는 말, '나는 귀한사람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을 바꿔보자는 이야기 등 귀기울여 들을 내용이 많았다.
# 당신의 인생공식은 무엇입니까?
힘들고 만만치 않은 인생살이를 조금이나마 살 만하게 해주고 싶어 할머니는 인생공식을 들고 나왔다고 한다. 불평하고 원망한다고 인생살이는 절대 좋아지지 않는다며, 어떻게 하면 인생이 살 만해질까를 생각하며 노력해보자 이야기한다. 한 번 듣고 버리지 말고, 가까이 두고, 자주 들춰보길 권한다. 65년 인생을 녹여내서 만든 공식이라며, 사는 데 도움이 되면 됐지 해는 절대 안될거라 자신있게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독자 스스로의 인생 공식을 만들어 보길 권한다. 누구에게나 삶을 살아가며 자신만의 공식이 있다 생각한다. 누군가는 힘든 상황을 겪을 때, 눈을 찡긋 감으며 지나칠 것이고, 누군가는 마음의 힘을 일으켜 절대 물러서지 않을 테고, 누군가는 주변에 힘을 구해 함께 이겨낼거라 생각한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인생의 공식을 공유하다보면, 힘들고 팍팍하고 냉정한 세상도 조금은 더 나아질거란 생각을 했다.
힘들 때, 할머니의 인생공식을 잊어버리지 않고, 찾아 읽는 일을 내 삶의 인생공식의 하나로 만들어 두기로 결심했다. 혼자서 모든 걸 다 이겨내기에는 마음이 그리 강하지 않다. 누군가를 위해 자신의 것을 비워내는 마음과, 다른 사람의 기쁜 일을 즐겁게 축하해주고, 기쁘게 하는 일을 많이 하려는 마음씨를 본받고 싶다. 꿈을 계속 그리다보면 그 꿈에 닮아간다는 말처럼, 본받을 만한 이의 글을 자꾸 읽다보면, 내 마음속에도 그의 기운이 조금은 스며들거라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