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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 엄마 집에 유품 정리하러 가던 날, 익숙한 골목길에 들어서는 순간 설움이 복받쳐 주저앉아 울었다. 이제 엄마는 없다. 아플 때 찾아가서 비빌 언덕도 없고, 기쁜 일이 있을 때 가장 먼저 전화하고 싶었던 사람도 없고, 속상할 때 마음 편히 하소연할 사람도 이젠 없다. 울다가 가만히 불러보았다. "엄마!" 마흔 넘어서까지 엄마가 해주는 밑반찬을 얻어 먹을 정도로 받기만 한 내게 엄마의 부재는 너무나 컸다. 아무 말이나 해도 내 편을 들어주던 무학의 '심리학자'였던 엄마였으니 상실감도 엄청났다. 이 책을 만난 건 행운이었다. 이 책을 쓴 작가는 '엄마를 애도하는 가장 좋은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엄마가 치매에 걸린 뒤 작가는 현명하게도 노년의 삶과 죽음에 대해 공부를 하기 시작한다. 5년간 엄마를 살뜰히 돌본 경험과 공부하면서 배운 지혜를 아낌없이 나누어준다. 이 책 덕분에 엄마를 제대로 애도할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며 밑줄을 긋고, 떠오르는 생각을 노트에 적었다. 엄마 이야기를 쓰면서 마음속에 태산처럼 쌓여 있던 아쉬움과 후회와 슬픔이 서서히 흩어지는 듯했다. 작가는 엄마 이야기를 쓰고 나서 "남은 나의 이야기를 어떻게 쓸 것인가" 풀어놓는다. 길어진 노년의 삶을 살아야 하는 나 같은 사람들에게 다가온 질문이다. 이 책에서 힌트를 얻었으니 내 나름대로 열심히 궁리를 해보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