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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익히 알고 있고 또 그 속에서 스스로 살아가고 있다고 확신하는 이 세계가 정말 진짜인지, 매트릭스 세계라는 가상의 세상속에서 착각을 하며 살고 있지는 않은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철학적 고민을 시작하게 하는 영화 <매트릭스>는 현재 우리가 지각하는 이 현실의 세계가 미래의 어느 시점에 인간을 지배하는 기계들에 의해 정교하게 프로그래밍된 가상의 세계이고 진짜 세계는 전혀 다른 형태로 존재하고 있는 모습을 화면을 통해 보여준다. 주인공인 앤더슨은 평범하게 20세기 말의 현실을 살아가다가 진짜 세상속에 사는 반란군 모피어스 일당의 접근을 통해 실제라고 믿었던 현실의 거짓을 깨닫고 인류의 진실각성을 위해 힘겨운 싸움을 시작한다. 실제세계의 모습으로 그려지는 세상은 전인류의 기계에 대한 노예화가 거의 완성되어 인간은 그저 에너지를 공급하는 건전지의 역할로 전락해 있고 다만 가상의 세계에서 거짓 삶을 살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 되어있는 끔직한 상황이다 보니 깨어있는 극소수의 인간들은 마지막 남은 힘을 짜내 싸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우리가 현실을 인지하는 방법이라는 것은 당연한 말이지만 지극히 지각의존적이다. 오감을 통해 느끼는 정보를 통해 머리속으로 세계를 구성하고 그 모습을 받아들인다. 여기에는 다른 무엇의 여과도 거치지 않고 '직접' 정보를 받아들이고 구성을 한다는 점 때문에 진위여부의 의심과 같은 불안감을 일절 느낄 필요성이 없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직접' 받아들이는 그 정보자체가 거짓이라면??...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감각세포 하나하나를 자극하는 모든 정보가 가짜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분할 수 있는 위폐감별기와 같은 기능을 수행할 장치라는 것이 하나도 없기때문에 어찌 보면 사람의 정보인지체계는 상당히 허약한 구조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영화속 대부분의 사람들이 매트릭스 세계속에서 생생한 현실을 살고 있는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일 것이다. 장자가 호접지몽의 얘기를 한 것처럼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실체가 없는 가상현실인지 실존의 세계인지는 도무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현실보다 더 진짜같은 꿈을 꾸기도 하고 꿈같이 몽환적인 현실의 경험을 하기도 하는 이런 혼란스러운 문제는 물론 우리 삶에도 존재한다. 영화속 매트릭스의 세계에서 사람들은 완벽한 가상에 둘러쌓여 삶을 살아간다. 물론 나라고 느끼는 자신도 가상의 이미지일 뿐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바로 매트릭스의 세계라고 선뜻 믿기는 사실상 힘들다. 일단, 밀려오는 두려움에 부정을 해보지만 잘 둘러보면 이미 우리 주위에는 가상의 이미지들이 넘쳐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매트릭스처럼 모든 오감을 속이진 않더라도 실체가 아닌 기호로서의 사물들이 우리에게 가치를 부여받는 일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먼 옛날 조상들이 조개껍데기나 돌멩이를 통해 화폐로써 생활의 물자들과 등가의 가치를 인지할 수 있었던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요즈음 수많은 사람들을 불러모으는 온라인가상게임에 이르기까지 가상 이미지는 인류사에서 수없이 많이 발견, 진화되었다. 한국에서 '된장녀'로 일컬어지는 소비계층이 커피숍에서 비싼돈을 지불하는 게 질낮은 커피원두로 만든 커피를 사서 마시기 위해서가 아니라 편안한 라운지 음악이 흐르는 프랜차이즈 대형커피점의 창가에 여유롭게 앉아 한 손엔 커피를, 한 손엔 책 한 권을 들고 있는 자신의 모습때문이라는 것이 전형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다. 또 우리나라에서 페라리가 가장 가치있을 수 있는 장소가 고속도로가 아닌 꽉 막힌 강남역는 사거리라고 하는 것도 좋은 예라고 할 수 있겠다. 근래에는 특히 가상과 실제의 위상이 전도되는 현상이 많은데 가상 이미지가 현실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행사하는 것이다. 게임 속 아이템이 현실의 공간에서 판매되고 심한 경우에는 어떤 게이머가 아이템의 분실에 절망하여 실제의 목숨을 끊는 일도 있다. 실존하는 물건이 아님에도 현실을 살아가는 게이머들에게는 엄청난 영향력을 가지고 구속을 한다는 것인데 더욱 특이한 사실은 많은 이들이 이러한 현상을 비정상으로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진짜를 바라볼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