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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아내와 딸 하나, 아들 하나가 있는 평범한 40대 중반의 남자 조지 볼링. 작은 마을의 곡물·종자 상의 아들로 태어나, 1차 대전에 참전해 하급 장교로 전역, 운 좋게 들어간 보험회사에서 18년째 일하고 있는 평범한 샐러리맨이다. 겨우 먹고살 만한 하류 중산층의 삶은 큰 사건 없지만 매일이 무미건조하다. 애정 없는 결혼생활, 아내는 매일 돈, 돈 노래를 하며 그를 옥죄고 쟁쟁거리는 아이들은 그를 지치게 한다. 부모로서 따스한 사랑, 희생을 감수하는 다짐은 아이들이 잠든 찰나의 순간뿐이다. 그러던 그에게 어느 날 공돈이 생긴다. 동료의 권유로 우연히 경마에 돈을 넣었고 아내가 모르는 돈 17 파운드가 그의 손에 들어오게 된다. 이걸 어디에 쓸까 행복한 고민에 빠진 그는, 문득 20여 년 전 떠나온 고향을 떠올린다. 평화로운 풍경, 낚시를 즐기던 유년 시절, 첫사랑과의 추억이 가득한 그곳에 '다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은 빠듯하게 먹고사는 매일 속 반복되는 걱정거리, 그리고 언제 다가올지 모르는 그렇지만 반드시 찾아올 거라 확신하는 전쟁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나 '고요함'을 만끽하고 싶다는 데서 비롯된 것이다. 무겁게 얹어진 가장의 중압감을 잠시나마 떨쳐버리고 오로지 나만의 공간, 어린 시절 나만이 알고 있던 비밀 연못에서 낚시를 하다 보면 이 흔들리는 마음과 불안감은 녹아내리고 평정심을 되찾을 수 있을 것만 같다. 요즘 식으로 표현하면 '현타'의 순간에서 꿈꾸는 '현실도피', 일명 '힐링'이라 할 수 있겠다. 《숨 쉬러 나간다》는 이 책의 제목처럼 오랫동안 발길을 끊었던 평온한 고향으로의 발걸음은 숨 막히는 현실을 살아가는 누구나 꿈꾸는 일주일간의 작은 일탈을 다룬 이야기이다. 아내에게 출장을 간다는 거짓말을 하고 비상금을 들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찾아간 고향은 예전과 같이 그를 설레고 따스하게 맞아줄까? 그랬다면 정말 좋았겠지만 '대리만족'을 기대하던 마음을 무너뜨리듯 대규모 주택단지, 공업 타운으로 변해 삭막해진 풍경은 물론 푹 퍼져 '할머니' 같은 모습이 된 첫사랑 (심지어 그를 알아보지 못한다), 이곳만큼은 남아있을 거란 기대로 찾은 그만의 비밀 연못도 물 한 방울 없이 쓰레기 매립장이 되어 그를 실망시킨다. 1차 대전을 겪고, 시대의 변화로 인해 기존의 가치가 와르르 무너지던 당시의 시대상, 그리고 다가올 전쟁에 대한 두려움 등 현대사회에서 누구나 느끼는 '소외와 불안'을 다룬 이 이야기는 주인공의 일탈이 성공했는가, 혹은 그가 일탈을 통해 무엇을 만끽했는가를 떠나 시대는 다르지만 장기 불황과 불확실성 속에 살아가는 요즘에도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이라 큰 공감의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다. 젊고 야망이 가득했으며, 당장은 어떨지 모르지만 미래에는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로 반짝반짝 빛났던 과거의 영광과 달리 한가득 배가 나오고 틀니를 낀 중년의 그가 마주한 현실은 시간의 흐름만큼이나, 그의 외모처럼 씁쓸하고 잿빛으로만 변했기에 마치 나의 '일탈'이 실패한 양 씁쓸하기 그지없었다. 호시절은 미화되기 마련이지만 낚시로 상징되는 그의 어린 시절은 무척이나 서정적이고 아름다웠으며 그의 곁을 지켜주는 부모의 노동 역시 힘겹고 지치기보다는 그가 흘리는 땀방울로 건강하게만 느껴졌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해가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은 물론 그들의 '계급'과 '성격'을 표현한 문장은 '시간의 흐름 앞에 장사 없다'는 옛말을 실감하게 해 주었다. 변해버린 추억의 장소에 대한 실망감이랄까 안타까움은 물론 저물어 가는 한 시대와 세계, 그리고 이를 잠식하고 쉽게 무너뜨리는 현대의 삭막함은 이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현대인의 운명과 숙명을, 그렇기에 가속화되는 경쟁과 불안감, 각자의 욕심을 위해 유발되는 전쟁이라는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두려움은 책이 쓰일 당시 다가오지 않았던 2차 대전과 파시즘 지배를 정확하게 예견했다는 점에서 시대를 제대로 통찰하고 바라본 조지 오웰의 뛰어난 안목과 시선을 느낄 수도 있었다. 전쟁이 일어날 것임은 알고 있지만, 전쟁이 일어난 이후가 문제라며 먹고살기 바쁜 내가 왜 이런 것을 걱정하고 고민하는가가 도리어 이상하게 느껴지는 조지의 고민은 다가올 두려움의 정체와 불안함의 원인이 뭔지 모르겠지만 지금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아 단지 1차 대전을 겪고 2차 대전을 맞이할 그때의 그들에게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한 것 같아 한편으로는 무섭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제 과거로 돌아가 본다는 생각과는 작별을 고한 그가 다시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가 어떤 기대로, 어떻게 숨을 쉬며 살 것인가 그 뒤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가장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시대와 문명의 위기를 짚었을 조지 오웰의 날카로운 문장에서 어쩌면 더 꽉 막혀버린 오늘,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혹은 어떤 것을 꿈꿔야 할까 모르겠다. 하나의 저무는 세계, 그 격동의 지점을 살아갔던 한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과연 세상에 숨 쉴 곳은 존재하는가'라는 물음표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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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떤 책들은 우리의 가슴 깊은 곳에 잠들어 있던 무언가를 깨운다. 조지 오웰의 <숨 쉬러 나가다>가 바로 그런 책이었다. 제목 자체가 주는 그 간절함, 마치 오랫동안 물속에 잠겨 있던 바다거북처럼 수면 위로 고개를 내밀고 한숨 크게 쉬고 싶다는 그 절박함이 첫 페이지부터 나를 사로잡았다. 소설은 단순하다. 마흔다섯 살의 평범한 보험 세일즈맨이 아내 몰래 작은 돈을 가지고 떠나는 일탈의 여행. 하지만 그 단순함 속에는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깊은 한숨이 담겨 있다. 우리는 모두 조지 볼링이다. 매일같이 반복되는 일상에 매몰되어 살면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언젠가 '숨 쉬러 나가야' 한다는 막연한 갈망을 품고 있는 존재들 말이다. 오웰이 던지는 또 하나의 중요한 질문은 무엇이 진정한 삶이고 무엇이 죽음인가 하는 것이다. 심장이 뛰고 있다고 해서 살아있는 것일까? "새로운 관념을 받아들일 힘을 잃어버릴 때" 인간은 이미 죽은 것이 아닐까? 주변을 둘러보면 "정신적으로, 내면적으로 죽은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들은 같은 말, 같은 생각만 되풀이하며 "짧은 한 노선을 계속 왔다 갔다"할 뿐이다. 이것은 현대 사회의 가장 무서운 모습이다. 육체는 살아있지만 정신은 죽어있는 사람들. 호기심을 잃고, 꿈을 포기하고, 변화를 거부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우리는 모두 그런 죽음의 유혹에 노출되어 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조금씩 무감각 해지고, 조금씩 체념하게 되고, 결국 유령 같은 존재가 되어간다. 1차 대전을 겪은 볼링의 경험담은 문명의 파괴에 대한 증언이다. 전쟁 이전의 세계와 전쟁 이후의 세계는 완전히 다른 세계다. "사회를 피라미드처럼 영원하고 의심할 나위 없는 무엇으로 여기는 건 불가능해졌다." 모든 것이 흔들렸고, 모든 가치가 무너졌다. 그리고 그 폐허 위에 세워진 새로운 세계는 불안과 공포로 가득하다. 히틀러의 등장, 파시즘의 위협, 공산주의의 확산... 이런 거대한 역사적 사건들 앞에서 개 인은 무력하다. 하지만 오웰의 통찰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그 무력한 개인들도 결국은 누군가의 남편이고 아버지이며, 뒤뜰에서 오이를 기르고 카나리아를 기르는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악의 평범성에 대한 이런 인식은 <1984>나 <동물농장>의 전조를 보여준다.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리움의 중요성이 아닐까. 비록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이라 하더라도, 비록 다시 찾을 수 없는 장소라 하더라도, 그것을 그리워하는 마음 자체가 우리를 인간답게 만든다. "근원적인 것에 대한 알 수 없는 그리움을 느끼는 존재"가 바로 인간이다. 마음속의 추억과 그리움은 "되풀이되고 되새김하여 영원한 상상 속 유토피아로 남아 가꾸어지고 가다듬어져" 현실을 버티게 해주는 힘이 된다. 이것은 도피가 아니라 저항이다. 메마른 현실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책을 덮고 나서 오랫동안 여운이 남았다. 나에게도 '낚시'가 있을까? 나만의 버드나무 그늘이 있을까? 언젠가 꼭 해보고 싶었지만 번번이 미뤄둔 일들이 있을까? 그리고 그것들을 가로막는 우리 안의 악마"는 무엇일까? 현대인의 삶은 점점 더 빨라지고 복잡해진다. SNS와 스마트폰으로 인해 진정한 고독을 누릴 시간조차 사라졌다. 모든 것이 효율성과 생산성으로 평가받는 세상에서 쓸모없는 시간들은 사치가 되었다. 하지만 바로 그런 시간들이야말로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오웰의 소설은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지금 살고 있는가, 아니면 그저 존재하고 있을 뿐인가? 당신의 마음속에는 아직도 꿈이 남아있는가? 당신에게는 '숨 쉬러 나갈' 곳이 있는가? 소설을 읽으며 나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되었고, 무엇보다 '숨 쉬러 나가는' 것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 이 글을 쓰고 있는 시간도 나만의 작은 "숨 쉬러 나가기” 인지도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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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예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아니면 그 세계는 영영 사라져버린 것일까? 그리고 그런 의문에 대한 답을 얻게 되었다. 옛 시절은 끝나버렸고, 그걸 다시 찾으러 다닌다는 건 시간 낭비일 뿐이었다.” p.353/
주인공 조지 볼링은 중년의 보험회사 세일즈맨이다. 런던의 작은마을에서 자라난 그는 1차대전에 참전 후 운좋게 보험회사에 들어간 후 18년째 일하고 있다. 어느 날 경마로 돈을 벌게 되자 아내 몰래 20년 전 떠나온 고향으로 짧은 여행을 떠난다.
런던 외곽에 대규모 주택에 살고 있는 그는 겨우 먹고 사는 삶에 권태기와 임박해 오는 전쟁에 공포감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전쟁에 참전한 그는 파시즘에 대한 공포로 숨쉬기조차 힘든 생활을 하면서 낚시를 좋아했던 어린시절을 떠 올린다.
“우리네 인생에서 우리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지 못한다. 늘 일만 하기 때문에 그런 건 아니다. 우리를 끊임없이 이런저런 백치 같은 짓만 하도록 내모는 악마가 우리 안에 있기 때문이다. 가치 있는 중요한 일 말고는 무엇이든 할 시간이 있는 것이다. 당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생각해보라. 그리고 당신이 살아오면서 그 일을 하기 위해 실제로 보낸 시간이 당신 인생에서 차지하는 몫을 계산해보라. ” p.62
결국, 고향으로 떠난 그는 완전히 변해버린 그 추억의 공간에서 낯선 재회를 하게 된다. 쓰레기장이 되버린 연못, 자신을 기억조차 하지 못하고 몸매마저 망가져 확 늙어버린 옛 연인, 숨 쉬러 간 고향에서 그는 낯선 이방인일 뿐이다. 궁핍했던 옛 시절이었지만 마음만은 안정적이고 정서적으로 풍요로웠던 그 곳의 변화가 못내 아쉽다. 어릴 적 생존했던 마을의 사람들은 이미 묘지에 이름만 남겨둔 채 연기처럼 사라졌고, 그의 집도 가게도 찻집으로 변해 흔적을 찾기 힘들다.
“전쟁 직후는 참으로 이상한 시기였다. 사람들이 그리 생생하게 기억하지는 못하겠지만, 전쟁 자체보다 이상할 정도였다. 전쟁 때와 좀 다르긴 해도 모든 것에 대한 불신감이 그 어느 때 보다 심해졌다. 수백만의 사내들은 갑자기 쫓겨나다시피 제대를 하고 보니, 그들이 목숨 걸고 싸웠던 조국이 그들을 원치 않는다는 것을, ” p.197
전쟁을 치뤘던 그는 조국의 영웅같은 건 없고, 전쟁뒤에 벌어질 몹쓸 현상에 대해 분노를 느끼며 전쟁에 대한 공포감에 사로잡혀 살아갔던 것. 그런 현실을 도피하고자 떠난 고향에서 안타까움과 분노는 배가 되었던 것이다.
“차를 몰고 언덕을 내려오며 생각한 것 하나, 이제 과거로 돌아가본다는 생각일랑은 끝이다. 소년시절 추억의 장소에 다시 가본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런 건 존재하지도 않는다. 숨쉬러 나가다니! 숨 쉴 공기가 없는데. p342
결국, 그는 힐다에게 뭐라고 얘기를 할지 둘러댈 수 있는 궁리를 생각하며 아이들과 아내가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온다. 현실에 대한 냉정함을 보여주는 마지막 구절이 아닐까.
덧, 돌아갈 수 있는 고향이 있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이다. 하지만, 그 고향이 흔적조차 없이 사라졌거나 변해버렸다면 그 정서적 박탈감은 어떤 느낌일까. 전쟁이 한창일 당시였다면 더 참혹했을 것이다. 이 책을 계기로 조지 오웰은 정치적인 글쓰기로 몰입하게 되는데, 그 유명한 <동물농장>과 <1984>이다. 민감한 시대에서의 정치풍자라니! 그것만으로도 그는 위대한 작가임이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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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겨레출판 으로부터 지원받아 서평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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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작 1984의 씨앗이 된 숨은 걸작 한겨례출판사에서 조지 오웰의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레드, 바이올렛, 네이비 각각의 새 옷을 입은 개정판이 멋스럽다. 양장본으로 3권을 함께 두고 보면 1936년, 1937년, 1939년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 든다고 해야할까. 조지 오웰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하나씩 독파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숨 쉬러 나가다(1939)는 1938년 폐병을 앓다가 요양 차원에서 모로코로 6개월간 지내게 되면서 집필한 소설이다. 하지만 소설 발표 직후 발발한 제2차 세계 대전으로 소설이 묻혔다는 후문이 있다. 처음에 에세이로 생각하고 읽었다가, 뚱뚱한 45살의 보험회사 세일즈맨 과 표지에 나온 조지 오웰의 모습이 사뭇 달라 소설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돈 걱정이 가득한 아내와 아이 둘과 함께 살아가는 보험회사 세일즈맨의 모습은 누구를 생각하며 쓴 소설일까? #그땐 그랬지 주인공 조지 볼링은 앞만 보고 달려온 보험회사 세일즈맨이다. 돈에 절절 매는 아내와 두 아이를 둔 가장이기도 하다. 조지 불링은 우연히 경마를 통해 돈을 벌게 된다. 어떻게 쓰면 잘 썼다고 소문이날까? 20년이 넘도록 못 가본 고향을 떠올린다. 그리고 그곳에서 일주일을 보내려고 계획을 세운다. 고향에서 좋았던 기억들을 떠올린다. 사랑했던 연인, 자기만 아는 비밀의 연못, 그곳으로 숨 쉬러 나갔다 오는 중이다. 특히, 낚시를 회상하는 2부를 재미있게 읽었다. 45살의 뚱보 아저씨가 옛 시절을 회상하는 장면이 뭔가 짠하기도 하고 아릿하기도 했다. 절대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갈 수 없기에 더 그렇게 느꼈을지도. 얼빠진 소리라고 하실 게 뻔하지만, 나는 실은 지금도 낚시를 해보는 게 소원에 가까운 사람이다. 뚱보에 마흔다섯 살이고, 자식이 둘이고, 교외 주택에 사는 처지에 말이다. 왜 일까? 굳이 말하자면 내 유년시절에 대해 '확실히' 감상적으로 접근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중략) 낚시는 그런 문명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낚시 생각을 하자마자 지금 현대 세계에는 속하지 않는 것들이 떠오르니 말이다. 한적한 연못가 버드나무 아래 온종이 앉아 있는다는 생각 자체가, 그리고 앉아 있을 만한 한적한 연못가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전쟁 이전 라디오 이전, 비행기 이전, 히틀러 이전의 시대에 속하는 것이다. <숨 쉬러 나가다> 121쪽 중에서 낚시는 그에게 숨 쉬러 나가는 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낚시를 해보는 게 소원이 되었을 정도로. 전쟁은 이어졌고 직장을 구하느라 사투를 벌였고 나중엔 직장이 그를 잡았다며 취미 생활을 할 수 없는 상황을 유머러스하게 설명한다. 간결하고도 세련된 문장들이 독자를 사로잡는다. 슈퍼에서 계산 실수로 무시 당하는 어린 여직원을 보며 드는 통찰은 잘 모르는 타인에 대한 연민과 동시에 그 모든 과정을 지켜 보았다는 것에 어린 여직원이 조지 볼링을 미워하는 장면은 그것이 조지 오웰이기에 가능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묘미들을 살피며 책을 읽다보면 소설의 끝을 향해 달려가게 된다. 그렇다면 소설의 제목 숨 쉬러 나가다,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왜 하필 제목이 숨 쉬러 나가다,일까? 숨 쉬러 나간다는 것! 커다란 바다거북이 열심히 사지를 저어 수면으로 올라가 코를 쑥 내밀고 한껏 들이마신 다음, 해초와 문어들이 있는 물 밑으로 다시 내려오듯 말이다. 우리는 모두 쓰레기통 밑바닥에서 질식할 듯 지내고 있는데, 나는 밖으로 나갈 길을 찾은 것이다. 로어빈필드로 돌아가는 것 말이다! <숨 쉬러 나가다> 중에서 #숨쉬러나가다 소설의 제목 숨 쉬러 나가다는 커다란 바다 거북이가 팔, 다리를 저어 수면 위로 올라가 숨을 한껏 들이 마신 다음 해초와 문어들이 있는 물 밑으로 다시 내려간다는 것에서 나왔다. 이 대목에서 제주도 물질하는 해녀들이 떠오른다. 숨비소리라고 해서 해녀가 잠수했다가 다시 떠오를 때 숨을 내뱉는 소리, 휘파람처럼 삐익 높은 소리를 내는 모습이 떠올랐다. 그렇게 삶을 위한 물질과 숨비소리는 꼭 필요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숨 쉬러 나가다,는 현대 사회의 불안과 소외를 예견한 장편소설로 알려져있다. 질식할 것 같은 삶이 계속 되는 것을 소설을 통해 표현해내고 있었다. 지금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현대 사회의 불안과 소외 현상에 대해 조지 오웰은 1939년에 이미 미래에 다가올, 장차 닥칠 예견된 현실임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나오는 빅브라더도 그러하다) 그러기에 <숨 쉬러 나가다>는 1984라는 대작이 나오기 전에 쓴 마지막 장편소설로 브릿지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전쟁, 계엄이라는 단어가 과거의 단어가 아니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제대로 된 숨을 쉴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조지 오웰의 진면목을 알고 싶은 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이 리뷰는 한겨례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숨쉬러나가다 #조지오웰 #한겨례출판사 #하니포터 #하니포터10기 #서평 #책 #소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