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테의 모자이크 살인 _ 중세판 X-FILE 혹은 추리여행 1. 진실은 저 너머에 13세기의 끝 이스라엘 북쪽의 항구도시 아코에서의 마지막 전투로 이야기는 시작된다.페니키아 인의 항구로 예전부터 번성했던 아코란 도시는 12세기부터 십자군과 이슬람의 쟁탈지역이었으며, 이 마지막 전투로 십자군에게서 이슬람에게로 넘어가며 십자군의 팔레스타인 지배에 종지부를 찍게 되는 중요한 지역이다. 이 마지막 전투에서 성당 기사단의 두 남자는 자신들의 탈출에는 실패하지만 어떠한 중요한 상자를 갤리선에 타고 있는 이탈리아 귀족에게 건네주는 데 성공한다. 성당 기사단에 전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상자안의 내용물에 대해 묻는 귀족에게 이슬람의 공격에 파도와 적들의 공격에 스러져가던 두 남자 중 한명이 대답한다.“진실이오.” 프롤로그는 웅장하고 전율이 느껴진다. 중세의 어둠은 기실 진실에 대한 억압과 눈가림이었고, 이 중세를 벗어나려고 안간힘 쓰는 시대의 초입에서 사람들은 진실에 대해 말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책을 읽으며 프롤로그의‘진실’이 어디에서 빛을 발할 것인지를 시종 주시하게 되었다. 주인공인 단테는 이미 진실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그는 교황의 대사와 드잡이를 할지라도 자신의 신념을 주장하고, 진실을 밝히기에 분주하다. 이 책을 읽으며 내내 떠오르는 구절이 20세기의 미스터리를 두드리는 X-FILE의 한 구절인 것이 생뚱맞지만 흥미롭다. the truth is over there…. 2. 역사 추리소설을 읽는 즐거움 FACT와 FICTION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책들이 유행이다. 흔히 FACTION이라고 불리는 이 책들은 <장미의 이름>에서 시작되어 현재 <다빈치 코드>, <임프리마투르>, <단테클럽>, <성혈과 성배> 등이 '시쳇말로' 뜨고 있다. 그러나 후자의 책들이 과연 <장미의 이름>이 구가한 그 묵직한 주제와 방대한 인문학적 토양에 다가가 있는지는 약간의 의문이 들게 만든다. 역사적 실존 인물 단테가‘탐정’이 되어 등장하는 이 소설은 그가‘셋째 하늘’이라는 엘리트 그룹과 만나면서 살인사건의 단서를 풀어나가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13세기 중세 이탈리아의 사회와 역사, 문학, 예술에 대한 각종 지식들이 쉴 새 없이 들락날락 머릿속을 헤집는다. 프란체스코 수도사, 스투디움, 코무네, 칸두, 청신시체, 칸쵸네, 비잔틴 양식의 모자이크, 흑당, 백당, 코모 건축 조합 등등의 단어가 내용 속에서 자연스럽게 풀이되며 시대의 분위기를 물씬 느끼게 해준다. 사실 정신이 없을 정도이다--; 한편 단테가 살인 사건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해 만나는 엘리트 그룹 ‘셋째 하늘’의 멤버들의 직업은 각각 철학자, 법률가, 신학의 대가, 건축가, 해군제독, 괴짜 시인, 점성술사, 약재상 등으로 단테가 이들을 감시하고 조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그들의 직업과 사상이 보여진다. 이 그룹 조합의 인물들의 특색과 개성 역시 두드러진다고 할 수 있다. 이들 중에 한 명이 범인이라고 단정 짓기는 결코 쉽지 않다. 주변에는 외팔이 술집주인, 거지무리, 교황의 끄나풀, 그리고 단테가 사랑에 빠진 안틸리아라는 의문의 무희까지 너무도 많은 용의자가 꼬리를 문다. 그러나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셋째 하늘’의 다양한 직업군의 엘리트 그룹이다. 그들과 단테와의 논쟁과 기싸움이야말로 역사 추리소설의 생생한 재현이 아닐 수 없다. 3. 무대포 검사 단테 일리기에리 피렌체의 행정위원이자 시인인 단테 일리기에리는 지금으로 말하자면 탐정이나 형사보다는 검사가 아닌가 한다. 피렌체 행정위원의 직위로 모자이크 살인사건을 담당해 불철주야로 사건 해결에 몸을 아끼지 않는 그는, 정말이지 무대포 열혈 검사로 그려진다. 그는 교황의 대사와 육탄전을 감행하고, 범죄 현장에 야밤에 혼자 들렀다가 용의자와 격투를 벌이며, 또한 용의자로 의심받는 의문의 여인과 정사까지 나눈다. 거기다 신경질적이고, 다혈질이며 잘난 체 하는 데 둘째가라면 서러운 고집쟁이이자‘천재 시인’이기도 하다. 이 예비 르네상스맨의 질풍노도 활약은 보는 이로 하여금 묘한 감정이입을 불러일으킨다.‘미워할 수 없는 천재 사고뭉치’이런 단테도 종종 두려움에 몸과 마음이 나약해지며 죽은 옛 친구와 스승을 떠올리는 장면(실제로 스승과 친구가 등장해 대화도 나눈다--)도 인상적이다. 단테는 셜록 홈즈처럼 젠틀하지도, 멀더처럼 냉철하지도 않다. 그는 이성과 열정으로 똘똘 뭉친 고집쟁이 사내인 것이다. 이탈리아 현지에서도 시인 단테를 이렇게 등장시킨 것에 대한 나름의 문화충격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이런 상상이 부럽다. 난봉꾼 세종대왕, 고집쟁이 이순신, 애주가 정약용, 친근하지 않은가? 아무튼 이런 살가운 단테 일리기에리의 활약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4. 피렌체로 떠나는 추리여행 꽃의 도시 피렌체, 책은 피렌체의 최고층 엘리트들이 모이는 술집에서 지하 무뢰배들의 소굴까지 보여준다. 그리고 종종 제노바, 시에나, 베네치아, 로마에서 온 사람들의 인상을 탐구한다. 책의 말미에는 항구도시 피사가 등장한다. 토스카나 지방의 여러 풍물들이 흥미롭게 펼쳐지며, 이후 르네상스 시대에 미켈란젤로와 메디치가가 융성시킨 피렌체의 전조를 느끼게 해준다. 추리와 스릴러, 범죄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 등 많은 흥미로운 요소들보다 내가 꽂힌 부분은 피렌체에 대한 단테의 고향사랑^^과 눈으로 보는 듯한 풍경묘사들이다. 이탈리아에서의 한달 중 보름을 피렌체에 할애할 정도로, 개인적으로는 피렌체의 갈색 빛바랜 건물들을 좋아한다. 이제는 꽤나 유명해졌을 이 책의 작가 줄리오 레오니는 로마의 고등학교 문학 선생님이었다고 한다. 줄리오 레오니가 여름방학을 틈 타 피렌체로 잠입해 소설의 배경이 되는 베키오 다리와 광장등을 거닐며 단테의 활약을 그리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그리고 그 추리여행에 동참해 한바탕 지적인 여행을 만끽해본다. 힘이 느껴지는 소설이다. |
|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서부터가 거짓일까? 실존했던 인물의 이름을 접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마치 물 위를 걷는 듯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근엄하고도 도도한 이미지로 내 안에 존재했던 단테가 작가의 펜에 의한 둔갑술을 보이는 순간 내가 겪었던 혼란 역시도 매력적이었다. 그래, 여기서부터 출발하자.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 역시도 어쩌면 소설의 일부분일지 모르니까. 나를 버리고 14세기 끔찍한 살인사건이 일어났던 그 어느 날에 속하게 되니 비로소 마음이 가벼워졌다. 그렇게 책장을 넘기는 그 순간 나에겐 현실도 비현실도 존재하지 않았다. 갑작스레 살해된 건축계의 거장(!) 암브로지오, 그의 시신을 마주대하는 일은 끔찍했다. 고통에 몸부림쳤을 한 영혼을 마주대해야 하는 인물 단테는 위대한 시인이기 보다는 사건의 실마리를 해결해야만 하는 위치에 서 있었다. 냉철함 뒤에 심심찮게 엿보이는 ‘욱’ 하는 기질하며, 하나의 문제에 골머리를 앓다가도 이거다 싶으면 거침없이 밀어붙이는 대담함까지, 이러한 그의 성격은 그가 피렌체 행정위원이 아니었을지라도 그를 사건의 중심부까지 파고들게 만들었을 게 분명하다. 어쩌면 이 사건의 해결은 단테에게 그의 지적 우월성을 만방에 증명해보일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하나를 알면 알수록 그가 알고있는 부분은 오로지 빙산의 일부분에 불과한듯한 인상을 받을 정도로, 모든 것은 기괴함이었다. 의미를 알 수 없는 암호와 끊임없이 발견되는 숫자 5와 관련된 것들, 무언가, 그것도 아주 심오한 무언가가 이 사건과 관련되어 있었다. 그것은 다가가서는 안 되는 진실이었다. 하지만 이미 단테는 외면해야만 하는 그 진실에 너무도 가까이 닿아있었다. 그는 자신의 발걸음을 결코 멈출 수가 없었다. 자신에게 있어서 지상 최대의 낙원(!)과도 같은 곳이었던 피렌체를 향한 열정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어쨌건 그는 스스로 사건의 중심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들어가는 것을 택했다. 그 과정에서 그가 만난 인물들 역시 모호함의 극치였다. 철학자, 법률가, 신학자, 건축가 등 각 분야의 최고 엘리트들만으로 구성된 ‘셋째 하늘’이라는 집단, 그 집단의 구성원들이 보여주는 대화 속에서 교황과 황제, 각자 패권을 잡기 위해 아웅다웅하던 그 시절을 맛보게 된다. 그것은 일종의 기싸움이다. 상대보다 우월함을 확인하려고 드는... 하지만 그들의 지적 만남의 현장에는 지식보다는 안틸리아가 선보이는 아찔한 춤이 그 중심을 이룬다. 그 집단의 모든 구성원들은 모종의 비밀을 공유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남긴다. 유난히도 돋보이는 갈색 피부의 안틸리아 역시 그 신분을 알 수 없는, 단테의 날카로운 시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인물이다. 때론 그를 혼미한 상태로까지 몰고 가는, 이 시점에서 그는 이루어질 수 없었던 사랑 베아트리체를 부여잡는 인간으로 재탄생한다, 이 여인은 단체를 진실에 다가가게 만드는 일종의 매개체라 할 수 있겠다. 사건의 해결을 통해 그는 오로지 자신만이 감당할 수 있을(어쩌면 이러한 판단은 그의 오만으로부터 비롯되었다 보아도 좋으리라) 진실에 눈을 뜬다. 모든 이들이 꿈꾸는 영원한 삶에 대한 갈망, 그 갈망을 성취할 공간에 대해서... 그것은 머지 않은 훗날 그의 거대한 서사시를 탄생시키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하지만 그는 동시에 자신에게 존재했던 잊혀졌던 사랑, 열정을 재발견한다. 한 때 사랑했었음을, 자신에게도 사랑이 있었음을... 죽음 아닌 삶을 위한 한 시간을 허락하는 그의 모습으로부터 베아트리체를 향했던 그의 마음을 읽어본다. 피렌체의 어두운 현실, 자신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삶을 살고 있는 이들을 접한 것도 그에게는 하나의 소득이었을 것이다. 외면하고픈 현실, 그 현실은 그에게 벗어나야만 하는, 더 나아가 지향해야만 하는 세계의 구체적인 모습을 그리도록 영감을 불어넣어줬을테니 말이다. 너무 오랜 여행을 했던 것일까? 그것도 두 개나 되는 끔찍한 살인사건을 접하고 났으니 피곤할 만도 하다. 나의 여행은 그렇게 끝났다. 하지만 우리의 단테에겐 이번 여행이 시작에 불과했던 듯 싶다. 흑당과의 싸움에서 패배하고 홀로 남겨져 다시는 피렌체 땅을 밟을 수 없게 된 그의 이야기를 우리는 너무도 잘 알고 있으니 말이다. - 아슬아슬, 아직도 난 사실과 사실이 아닌 것을 착각하고 있다. 아니, 책장을 넘는 그 순간 이와 같은 혼미 상태는 더욱 심화된 것 같다. 그렇게 단테는 모호한 공간을 끊임없이 걷고 있었다. 적어도 내가 볼 때는 말이다. ... |
|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떼의 뒤마클럽을 읽었을 때 느꼈던 지적 추리에 대한 흥미진진함이 줄리오 레오니에게서도 느껴졌다. 단순히 스토리만으로 승부하는 여타의 소설과 달리 단테라는 실존인물과 신곡이라는 고전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 소설의 바탕에 깔려 있어 독자는 다각도로 모자이크 살인이라는 사전에 다가선다. 또 재미있는 것은 단테라는 인물에 대한 묘사이다. 그의 행동과 말투 그리고 그의 심리적 갈등과 변화양상을 지켜보는 것도 소설을 읽는 하나의 재미가 될 수 있다. 중세의 추리 속으로 빠져 보시라. 사건을 풀어가는 지적 접근방식. 현대의 살인사건 추리는 추리도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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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 책이 전면에 내세운 '추리소설'의 측면에서 보자면 결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지 않다.
등장인물들도 죽 나열만 하고 있을 뿐이다. 전혀 입체적이지 않고 평면적인 인물들이다.
이야기 전개 역시 전혀 박진감이 없다. 살인 사건을 해결해가는 과정이 지루하고, 맨 마지막에 살인의 원인으로 제시한 것 역시 좀 허무하다. 살인자야 뭐... 이미 어느 정도는 알려줬었고...
별 다섯 개 중에 하나나 하나 반 정도?
더군다나 이 소설에서 살인의 결정적 원인이자 문제 해결의 근거가 되는 그 모자이크라는 걸 단지 상상으로 머릿속에 그려야 한다는 게 참...
그걸 딱 한 번만이라도 보여 주고 이 책을 읽으라고 했다면 이렇게 지루하지도,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이 정도로 심심하지도 않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
하지만 '역사소설'로서는 나름대로 재밌었다. 14세기 피렌체의 이곳저곳을 단테와 함께 걷는 그런 기분.
피렌체인들의 일상과 그들이 속한 사회, 문화를 접할 수 있었다는 측면에서는 일정 부분 높이 평가하고 싶다.
사실... '추리'라고 하는 것도... 포스트모던 시대를 사는 현재의 나로서가 아니라 중세를 살던 단테의 마인드로 접근한다면 생각보다 덜 지루할 수도 있구...
어쩌면 작가로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도 그런 점이 아니었을까?
사실 역사 소설을 보면서 드는 의구심 중 하나가 그런 부분이었으니깐.
분명 시대는 현대가 아닌데, 등장 인물들은 모두 현대적으로 사고한다는...
그런 점에서 단테를 비롯한 소설 속 등장 인물들은 중세인들처럼 사고하고 행동하는 것처럼 보인다.
추리소설도 좋아하고 역사소설도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런 류의 소설들 참 좋아하지만, 이 소설을 '감히' <장미의 이름>과 비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팩션이라는 측면에서 봐도 <다빈치코드>보다도 한 수 아래이고.
하지만 8일간의 중세 피렌체 여행은 나쁘지는 않았다.
[덧붙임] '단테'라는 주인공과 관련하여... '혹시 이 단테가 그 단테야?'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텐데, 이 단테가 그 단테가 맞다. <신곡>을 지은.
근데 소설 속 단테는 참... 오만방자하고 괴팍하기 이를 데 없다. 두통에 항상 시달리고, 신경질적으로 부하들을 대하고, 자기 감정 컨트롤도 잘 안 되는 그런 인물이다.
기존 추리소설의 주인공들과는 상당히 다른 부분이다. 똑똑할지는 모르나, 전혀 호감은 안 가는... 근데 자꾸 읽다 보니 그래서 정이 가더라.
생각해 봐. 소설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처럼 완벽한 인간이 몇이나 되겠어?
단테의 성격이 실제로 어땠는지 알 수는 없지만, 암튼... 왠지 근엄하고 범접하기 어려울 것 같던 단테를 이렇게 재창조한 작가의 기발함에 박수를. 짝짝짝! |
| 이제는 지나간 계절의 이야기가 되어버렸지만 지난 여름을 맞이하면서 무더위를 대비하기 위해 몇권의 추리소설을 구했었고 그중의 하나가 ''단테의 빛의 살인''이었다. 이 책을 사게된 동기 중의 하나는 작년에 발간되었던 ''단테의 모자이크 살인''을 끼워주는 1+1 행사가 진행중이었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단테의 모자이크 살인''을 ''단테클럽''으로 착각했기 때문이었다. ''단테클럽''이 비록 잘못된 오역으로 악명은 높았지만 대중적으로 성공했던 소설이었고 단테의 ''신곡''을 번역하는 과정 중에 벌어지는 불신과 음모, 그리고 연쇄살인을 치밀하게 그려낸 작품이라는 평가가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실제로 2003년 ''다빈치 코드''와 함께 미국에 역사 추리소설 붐을 일으켰던 문제작이라고 하니 ''다빈치 코드''를 재미있게 읽었던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리라. 더구나 소설인지 실화인지 구분할 수 없는 팩션(faction)이 아니라 1865년 미국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니 당장이라도 읽어보고 싶었지만 오역부분을 대부분 개선한 개정판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쨌든 무더위가 계속되던 어느날, 드디어 책을 펼쳐들었다. ''빛의 살인''을 읽기 전, 사전 지식을 얻기위해서라도 ''모자이크 살인''을 읽어야만 할것 같았다. 두 책의 내용이 전혀 연속성이 없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책이라 할지라도 어쩐지 ''모자이크 살인''은 전편이고 ''빛의 살인''은 후편이어서, ''모자이크 살인''을 읽지않고 ''빛의 살인''을 읽는 것은 전편의 내용은 하나도 모른채 후편부터 읽는 것이라 생각되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시작된 ''모자이크 살인''은 나를 수렁 속으로 이끌었다. 지리하게 이어지는 이야기는 구심점이 없었고 긴장감도 없었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이야기 대신 단테의 고질적인 편두통이 전해지는듯 책을 읽고 있는 내내 내 머리도 함께 지끈거렸다. 무식이 죄였다. ''일타쌍피''에 눈이 멀어 내심 흐뭇해하고 있었으니 이제와서 누구를 탓할 수도 없었다. ''단테의 모자이크 살인''은 단테라는 인물을 등장시켰을뿐 허구에 불과하며 특히 단테의 활약은 역사적인 사실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작가는 하구많은 인물중에서 하필이면 왜 이탈리아의 시인이자 ''신곡''의 저자인 단테를 주인공으로 삼았던 것일까. 그것도 다른 장르가 아닌 추리소설에서. 이에 대해 작가는 인터뷰를 통해서 실제인물을 탐정으로 설정하고 싶었고 작가가 매료되었던 13~14세기 역사를 배경으로 소설을 쓸 생각이 확고했으며 다른 사람들보다 단테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그의 날카로운 지성, 총명함, 교양, 용기 그리고 뻔뻔할 정도의 자신감과 악에 대한 관심, 불안정하고 모순적이지만 동시에 이데올로기에 충실한 원칙주의와 무엇보다 인간 정신의 내면, 인간 행동의 용기, 약점과 장점을 읽을 줄 아는 능력 등 단테가 비범한 탐정으로서의 뛰어난 모든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그렇지만 이책은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읽는이로 하여금 범인의 정체에 대한 궁굼증을 불러 일으키지 못한다는데 있다. 피살자인 암브로지오가 왜 죽어야 했는지, 그가 죽기전에 무슨 이야기를 전하고자 했던것인지, 그가 완성하지 못한 벽화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셋째 하늘''의 정체는 무엇이며, 그 단체의 회원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한장 한장 읽어나갈때마다 새롭고 흥미로운 사건이 전개되어야 할텐데 이 책은 지극히 평이하게 전개되고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추리소설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부족함이 있었고 단 8일간 진행되는 서사적 소설이라고 해야 마땅하다. 추리소설의 핵심은 반전이라고 할 수 있다. 범인에 대한 궁굼함과 더불어 읽는이로 하여금 ''바로 이 작자가 범인이야''라고 소리칠때 그 용의자가 용의선상에서 벗어나거나 살해되는 등 끝없이 이어지는 반전의 반전을 통해서 소설 속에서 뿐만아니라 작가와 독자가 벌이는 경쟁 또한 흥미로운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범인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면 추리소설로서의 재미는 이미 잃은 것이나 다름없다. 더구나 470여 페이지에 이르는 책의 두께를 생각한다면 그것은 차라리 고문에 가깝다. 이 책은 여러모로 ''다빈치 코드''와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 수많은 논란속에 개봉되었던 ''다빈치 코드''가 기대이하의 흥행실적을 보였던 것은 원작의 재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기 때문이리라. 소설이 이미 속도감있게 전개되고 있었는데 영화가 어찌 그 속도감을 따라갈 수 있었을까. 단지 소설의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영화를 보는이는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책은 소설보다는 영화로 보는 편이 더 좋을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영화화될 계획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
| 첫번째 불만. 등장 인물이 밋밋하다. 제발 좀 일군의 등장인물을 아무 의미없이 주루루 나열해 놓고 그 속으로 빠져들자고 제안하지 좀 말자. 한꺼번에 갑자기 쏟아지는 사람들이라면 왜 그들이 나와야 하는지 이유라도 알려달라. 별 특별한 이유도 없이 갑자기 지식인 그룹이라는 사람들이 등장하고 아무런 이유없이 매력적인 여자가 등장하고 내 이해력으로는 범인이 왜 범행을 했는지조차 잘 모르겠다. 예비범인후보들이 하나하나 살아 있으면서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평면적으로, 그것도 무척 거칠게 독자에게 접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등장 인물의 직업과 이름을 맞춰서 살펴보는 것만도 어지간히 힘든 일이었다. 두번째 불만. 왜 단테여야 하는가? 지은이에 따르면 청년 단테는 이러했을 거란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단테만 있는 것이 아니므로 불만을 표할 일이 아니라는데... 글쎄, 뭐 내가 단테에 대해 심도있게 아는 것이 아니니까 단테의 이미지가 기존 이미지와 다르다는 불만은 할 수가 없다. 거기에다 오만과 자아도취로 범벅이 된 듯한 캐릭터도 뭐 그렇다치자. 탐정 중에 그런 인간은 많으니까. 그런데 왜 하필 단테인가? 단테가 아니더라도, 사실 단테의 시대가 아니더라도, 다른 시공에서도 충분히 이 이갸기는 가능하다. 굳이 단테의 시간과 공간을 가져 올 이유가 없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추리 이야기와 단테의 시간은 따로 논다. 에코를 들먹이고 있으니 장미의 이름과 비교를 해 보자. 장미의 이름에서는 각 교파의 다툼과 배척이 전체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또 그것이 주요 등장 인물의 행동 근거가 되기도 한다. 중세의 장서관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에코는 충분히 보여 준다. 그런데 이 책은? 애써 단테의 시간과 공간으로 이야기를 끌어 들이고 있으되 힘겹게 끌어 들이는 것이 눈에 보인다. 세번째 불만. 정말 최고 지식인들인가? 최고의 지식인 그룹이 하는 말들이 고작 이 정도인가? 당시의 지식 수준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명색이 최고의 지식인 그룹이라는 사람들이 내뱉는 말은 실상 알맹이가 없으며 표현도 그다지 아름답지 않다. 그것은 시인 단테도 마찬가지. 애써 어려운 말을 늘어 놓으려는 하고 있으나 속이 비어 있고 겉 껍데기도 별로 봐 줄만 하지 않다. 더군다나 각 직업별로 예상되는 멘트들로 주장을 구성하는 건 너무나 도식적이어서 재미없다. 네번째 불만. 모자이크를 보여 줘! 이것이 제일 큰 불만이다. 모자이크를 둘러 싼, 모자이크가 감추고 있는 비밀을 둘러 싼 살인 사건이라면 그놈의 모자이크를 좀 보여 줘야 될 것 아닌가! 도대체 그 모자이크는 어디에 있는 것인가? 독자는 뭘 보고 같이 이 시간에 참여해야 하는가? 독자의 상상력이란 얼마나 뛰어나기에 모자이크를 상상하며 등장 인물까지 끼워 맞춰야 하는 것인가? 혹시 책표지가 모자이크인가 한참을 살펴보고, 내가 받은 책이 서비스로 넣어 준 페이퍼 북이라 그런가 싶어서 서점에서 원래 책까지 살펴보았다. 지은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부족한 능력을 어떻게든 때우려는 것인가? 독자의 뛰어난 상상력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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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오래전에 단테의 신곡살인을 참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다.. 성서에 기반을 두고 단테의 신곡중 지옥편에 따라서 이루어지는 살인사건들...
그때의 감동과 묘미를 다시한번 접해볼려고 이책을 집어들었다...
허나...지루함과...함께..그다지 재미를 느끼지는 못했다.. 추리소설을 보면서 나름대로 상상하고 앞으로 전개될 내용을 미리 생각해보고 하는것이 묘미가 될수 있는데... 다읽고 난 지금에도 줄거리가 머릿속에서 정리되지 않는다..
대양너머 다섯번째의 대륙이 비밀이 될수있다는것은 알겠는데.. 소설 중간중간에 나오는 백당과 흑당의 내용도.. 연금술도...다섯번째 대륙과는 아무런 연결고리가 없다.. 그저 추리소설 형식을 빌어 중세시대 피렌체의 삶의 일상을 그린것이라면 모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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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좋아하고 추리소설에도 흥미가 있으며 <장미의 전쟁>과 <다빈치코드>를 재미있게 봤기 때문에 선택했다.
프롤로그는 웅장하게, 무척이나 흥미를 끌어모으면서 시작했지만 이야기가 중반을 넘어갈 즈음 인내심은 바닥이 나 버렸다.
처음, 단테의 급하고 욱하는 다혈질과 얇고 짧은 인내심의 끈, 그리고 아부와 칭찬에 너무나 흐물거리는 단순한 성격과 모든 등장인물들의 1차원적인 단순함에 적응하기 힘들었다. 이것이 그 시대 인물들의 성격이었던 것인지, 소설의 설정인 것인지 궁금해 하면서 그 시대의 산물일 거라고 납득하면서 읽었지만 (나중에 작가의 글에서 실제로 단테의 성격이 그랬다는 것을 알았다.) 모든 인물들이 너무 1차원적이어서, 입체적인 캐릭터를 바란 것은 아니지만 단지 종이 위에 이름을 나열했을 뿐인 등장인물들이라 흥미가 나타나지 않았다.
주인공인 단테만이 심하게 흥분하고 금방 화내고, 욕설을 퍼부으며 자신을 부각시켰을 뿐, 다른 이들은 잠깐의 이름과 특성만 등장했을 정도라 굳이 구분하는 것도 바보 같이 느껴질 정도였다.
심지어는 범인이 궁금하지도 않고, 범행동기도 궁금하지 않은..
결국 나머지 반은 그냥 후루룩 넘겼을 뿐이다.
그 시대적 배경이라거나, 그들의 논쟁들이 잠깐은 흥미로웠으나 한권을 전체적으로 두서 없이 떠들어 대는 말을 듣고 있는 듯 한 느낌이라 굳이 제대로 볼 이유를 찾지 못했다.
범인이 등장했을 때도, 아무런 감흥을 느끼지 못했고 범행동기를 설명할 때도 그저 낙서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을 뿐이다.
내가 너무 무감동했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내게 좋은 책은 아니었다. 아니, 이 작가의 책은 다시 볼 필요가 없겠다고 생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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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I Delitti Del Mosaico
추리소설의 붐이 다시 일고 있는가? 다빈치 코드 이후 확실히 서점가엔 확실히 많은 수의 추리 소설들이 등장 했고 그중엔 정말 괜찬은 소설들고 있었고 엄한 내용과 허술한 번역으로 오만 욕을 얻어 먹고 있는 '단테 클럽'(정말 돈이 아깝다 게다가 2권이나 된다!!젠장) 과 같은 책들도 난무하고 있다.
아! 그리고 달라진 점이 또 하나 있다면 예전엔 중세 추리소설이나 혹은 그런 분위기가 살작만 비친다해도 비교 수식어엔 늘 등장했던게 에코의 장미의 이름 이었다면 이젠 그 뒤에 '다빈치코드'가 따라 다닌 다는 점이다. 예컨데 움베르트 에코의 『장미의 이름』,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처럼 역사적 사실과 허구적 상상력을 결합한 팩션(Faction)류 소설이다. 머 요런 식이다 이런 거다. 흐흐흐
역사적 실존 인물 단테가‘탐정’이 되어 등장하는 이 소설은 그가‘셋째 하늘’이라는 엘리트 그룹과 만나면서 살인사건의 단서를 풀어나가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13세기 중세 이탈리아의 사회와 역사, 문학, 예술에 대한 각종 지식들이 쉴 새 없이 들락날락 머릿속을 헤집는다. 그리고 작가에 의해 새로이 부할한 단테는 이제껏 내가 '신곡' 과 인곡' 을 통해 내가 그려온 단테의 이미지와는 생뚱!맞을 정도로 달라 당황 스러웠다. 허나 개인 적으로 이런 점이 바로 이책을 읽는 또하나의 큰 매력이 되기도 한다. 이탈리아 본토에서도 작가의 이런 해석으로 살려낸 단테에 대해 문화적 충격이 컷다고 한다.
그리고 그 뒤로 등장 시키는 셋째하늘의 멤버들에 대한 작가의 묘사는 또 얼마나 정교 하고 매력 적인지. 등장 인물에 샹동감과 개성을 부여하는 작가의 묘사에 저절로 찬탄이 나올 정도다.
생동감 넘치는 인물들과 얼기 설기 섞여 실타래 같이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살인 사건 그리고 새롭게 밝혀지는 가설들 그리고 밝혀지는 결말. 읽는 내내 즐거운 상상 속에 잼있게 읽었던 소설이라 할만 하다.
2005.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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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이름>보다 환상적이며 <다빈치 코드>보다 지적이다’라는 문구만으로 단숨에 집어 든 소설이었다. 물론 이런 식의 카피가 마케팅적인 상술이라는 걸 모르는 바 아니었지만 말이다. 그러나 단테의 <신곡>이 나오게 된 배경, 13세기 이탈리아를 경험할 수 있다는 건 대단히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었기에 기어코 책을 사고야 말았다.
며칠 동안 책을 읽고 난 끝에 얻은 결론은 <장미의 이름>처럼 어마어마하다고 느낄 정도로 방대한 중세의 지식들을 총체적으로 느끼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범인이 대체 누구인가를 밝혀나가는 결론 부분인 15장에서 20장까지는 역사 추리 영화를 보는 것만큼 재미가 있었고, 중간중간 지식들의 대화 속에서 등장하는 그리스 로마 신화와 당시 문화와 관련된 지적인 대사들은 얻을 만한 것들이 많았다.
책을 읽은 후 불멸의 고전이라는 단테의 <신곡>과 서양인들의 의식에 큰 영향을 미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제대로 읽어보고 싶은 욕구가 생긴 것 또한 큰 성과물이라고 생각한다.
[인상깊은구절] -적의 친절을 믿지 마라 -그 순간 누군가 단테를 보았다면 그 사람은 아마 돌로 변해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그 정도로 단테의 온몸에 독이 흘러넘쳤다. 메두사도 그렇게 태어난 게 틀림없었다. -“고통은 우리 행동의 최고 원동력이지요.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런 생각으로 그의 천체역학을 발전시켰습니다.” “아니오. 틀렸소. 하늘을 움직이는 것은 사랑이오.” -그러나 넌 그럴 만한 자격이 없었다. 넌 네 동료들의 눈을 가렸고 그들의 귀에 밀랍을 부었다. 오디세우스처럼 그 사실을 아는 유일한 사람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