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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를 이해하고 흔들림없이 미래를 맞으려면 과거에 있었던 일을 충분히 알아두어야 하느니라."
어느 시대인들 평안했겠느냐 마는 가장 격동의 세월을 살다간 세대를 친다면 아마도 조선 말기부터 일제시대를 거쳐 육이오 전쟁을 겪은 세대라 말할수 있다. 나라를 빼앗긴 설음과 부모형제 자매가 외적의 칼날 아래 있다는 것은 어느 무엇보다 더 힘들게 했으리라 짐작한다. 그 시대를 온몸으로 겪으며 살아온 한 집안 4대의 이야기, 짧다면 짧은 시간에 너무나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1대의 주기가 30년이라 치면 4대니까 4×30 = 120년이 된다. 비록 이들 가족이 주인공으로 등장했다지만 같은 시기를 살아온 다른 많은 사람들의 삶 또한 이야기 하는 것이겠지.
동방의 작은 진주 한국, 그 한국을 탐내는 외세들에 의해 나라는 바람 앞에 촛불신세로 전락했다. 대원군의 축출, 명성황후의 시해 사건, 또 한일합병, 일제 치욕의 36년 세월, 그리고 해방이 되자 벌어진 6.25전쟁, 하나 같이 크다면 큰 사건들의 연속이었다. 지금은 그 시절로부터 100여년이 흘러 2010년, "현재를 이해하고 흔들림없이 미래를 맞으려면 과거에 있었던 일을 충분히 알아두어야 하느니라." (상. 54p)에 있던 이 글이야 말로 지금 책을 읽고있는 이유를 가장 잘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상편에서 김일한이 주역이었다면 하편은 그의 두 아들 연춘과 연환이 주인공이다. 당사자가 아닌 관객(지켜보는 이)의 시선으로 조선을 바라본 펄벅 여사가 쓴《살아있는 갈대》를 보면서 그녀의 조선에 대한 애정도 함께 느껴보았다.
까다로운 어머니, 격식만 따지는 아버지는 이미 구세대의 인물이었다. (p.42) 29살의 연환이 장가를 가려 한다. 부모님이 정해준 처녀와 혼인하던 세대와 달리 연환은 스스로 결혼상대를 찾았으며 한때 아버지 일한이 그랬듯이 연환 또한 부모 세대를 구세대이며 전통을 악습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과연 우리 전통은 악습이고 서양에서 들어오는 것만이 좋은 것일까? 오래 내려온 민간신앙은 과연 미신이라 할수 있을까? 기독교 신자인 최인덕과 연애를 하고 결혼을 계획하는 연환, 부모 세대는 구식이고 자신들은 신식이라~~~ 참 씁쓸하면서도 묘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그에 대한 대가는 나중에 자식에 의해 다시 치러지게 되는 법.
"제 이야기는 ... 아버님께서 제 얼굴을 영영 보지 못하시게 되면 ... 제 이름을 영영 들을 실 수 없게 되면 ... 이 아들 역시 하나의 갈대였다고 생각해 주십시요. 제가 ... 갈대 하나가 꺾였다 할지라도 그 자리에는 다시 수백 개의 갈대가 무성해질 것 아닙니까? 살아 있는 갈대들이 말입니다." (p.86) 큰 아들 연춘은 중국에서 독립운동을 하고 있어 부모님을 마음대로 찾아뵙지 못하고 있었다. 어려서부터 너무나 달랐던 형제들의 생각이 커서도 이렇게 삶의 방향을 다르게 만들었던 것이다. 형은 독립운동가, 동생은 학교 선생님, 그나마 동생이 선생님이라는 평범한 역활에 만족하는 사람이라서 다행이지 만약 형은 독립 운동가, 동생은 일제 앞잡이인 친일 경찰이 되었더라면?
책은 안중근 의사에 의한 이토 히로부미 암살 등 역사에 실제로 있었던 큼직한 사건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토의 암살이후 조선의 총독으로 온 데라우치는 조선의 백성들에게 혹독한 보복을 하고 있었다. 이토가 온건파라면 데라우치는 강경파였다. 나이가 든 김일한은 구세대가 맞다. 아내는 김장도 담그고 겨울옷도 손보고, 그저 살림이나 잘하면 그만이지. (p.89) 자식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에 대해 아내가 알 필요가 없단 말인가? 갈대의 교훈이라, 아들 연춘은 갈대처럼 죽어갈 생각이었나 보다. 그 자리에 다른 갈대가 새로운 싹을 튀우기 위한 밑거름이 되려나 보다. 그들의 그런 노력이 있어 우리는 한글이라는 멋진 우리말과 대한민국이라는 내 나라를 가지고 살아갈수 있었던 것이겠지.
날씨 참 좋다. 밖에 이불 가져다 널어놨다. 시간 날때마다 자주 빨래를 하는데도 왜 그런지 이상하게 꿉꿉한 냄새가 나는것 같았다. 내 기분 탓일까? 오늘 밖에 널어주면 몇 일은 개운한 기분을 느낄수 있겠지 싶은데 집안일을 해가며 사이 사이 책을 보며 (아니 책보는 중간에 집안일을 조금씩 하는 것이다) 오늘도 한권의 책을 다 읽어버렸다. 연춘의 아들 사샤, 연환의 아들 양, 이제 4세대가 활동할 차례다. 책은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에 원폭투하를 하고 일본이 항복을 하며 끝을 맺는다. 그 사이 수많은 사건이 있었지만 개인적인 압권으로는 사촌지간인 두 형제가 한 여인을 동시에 사랑하게 된 것이었다. 사촌지간인 두 혀제가 동시에 한 여인을 사랑하게 된다면 그 여자는 누구를 선택해야 할까? 누구를 선택하더라도 곤란한 문제는 남게될것이다.
형제였던 그들의 부친들이 다른 길을 간것처럼 그들 또한 너무나 다른 길을 가고 있었다. "미군이 처음 들어왔을 때 한국인들은 실망하고 분노했습니다. 1945년에서 1948년까지의 점령 기간 동안 미군은 틀림없이 좋지 않은 경험을 많이 했을 것입니다. 근 반세기 동안을 일본의 무자비한 통치에서 시달린 뒤니 좋은 모습만 보였겠습니까?"(p.380) 펄벅여사가 한국을 방문했을때 만났던 한국인 부부의 이 이야기에서 그녀는 양과 마리코라는 안물을 만들어 냈다 한다. 우리의 뜻과 다르게 남한과 북한으로 갈라놓은 미국과 소련, 지구상에 단 하나 뿐인 분단국가로 남아있다. 요즘 인터넷이나 방송으로 전쟁 조짐이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는데, 아직 직접적인 상황을 보지못하는 탓에 남의 나라 말처럼 여겨지기는 한다만.
지금 우리는 후세를 위해 언젠가는 우리의 손으로 국토를 하나로 다시 회복시켜놔야 한다. 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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