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안의 그녀"로 나오키상을 받은 몇달 후, NHK 아침 토크쇼에서 작가 가쿠타 미츠요를 봤다. 나이에 비해 꽤 동안이었지만 지극히 평범하고 수수한 외모에다 진행자의 질문에 달변이라기보다 구두 시험장에 나온 학생처럼 긴장한 티가 역력한 채 성실하게 답변하던 모습은 호감을 살 만했으나 시종일관 평범하고 무난한 인상밖엔 주지 못하는 캐릭터였다. 지구상의 전 대륙을 다 누볐다할만큼 여행을 즐겨하고, 거의 매일 체육관에서 스파링을 할만큼 복싱에 빠져있다는 코멘트에도 불구, 수더분한 오피스 레이디풍의 느낌을 지우기에는 풍기는 오라가 밋밋하기 그지없었다. 친한 동료 작가들의 인터뷰를 통해 그녀의 대인 관계 역시, 무난한 그 인상처럼 중뿔나게 튀지 않는 반듯하고 진득한 관계임을 피상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작가의 손에서 나온 두 여자 - 서른 다섯이 된 지금도 "관계 맺기"가 자신없고 마냥 두려운 동갑내기 주부와 독신녀가 청소 대행 업체의 사장과 신입으로 만나 갈등과 오해를 딛고 서로를 진심으로 이해하기까지의 과정이, 사장의 여고 시절 회상씬을 제외하면 이렇다할 역동적인 사건없이 잔잔하게 펼쳐진다. 많은 여성 연대물의 소설 안에서, 우정을 나누는 여성들이 각기 대조적인 성격의 인물인 경우가 다반사이지만 이 책의 두 여자와 사장의 여고 시절 친구인 나나코까지 이 세 인물의 성격은 차이점보다는 세 여자를 관통하는 공통된 정서를 부각시켜 여타의 여성 버디물과 차별성을 두고 있다. 사장인 아오이의 지금 모습에는 여고 시절 단짝인 나나코의 면면들이 고스란히 옮아와 있고, 전업 주부 5년 끝에 겨우 재취업한 사요코는 마치 여고생 아오이가 한치도 자라지 않은 듯 소심하고 주눅든 모습으로 나온다. 얼마전부터 지속적인 관계 유지의 어려움과 공허함에는 될대로 되라 식의 허세로 대처하는 게 상처 받지 않는 최선이라는 신조로 살아온 나였기에 공감가는 부분도 적지 않았지만 관계에 서툴러 도망칠 궁리를 하면서도 거기에 거는 기대와 의존을 여전히 접지 못하는 수동적인 인물상에는 불만도 갖게된다. 그리고 결말에서 작가가 생생한 자신의 음성으로 친절하게 제시하는 주제는 너무 반듯하고 참해서 김이 샜다. 장기와 한계를 동시에 보여주는 작가의 성실 무난한 필치,,,, 그래도 몇작품 더 읽은 뒤 나와의 궁합을 따져보는게 현명하겠지,,,,,, 독서를 테마로 한 열 개의 연작 단편이 들어 있는 작가의 최신작이 아주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