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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오랜만에 읽게된 시집 <의자 위로 앉은 위로>는 그림책, 동화책, 동시집, 청소년소설 등 다양한 장르로 폭넓게 작품활동을 하는 '윤미경' 작가의 신작이다. 작가의 이력에서 느껴지듯이 동시나 동화처럼 시들이 너무나 말랑말랑하고 일상에서 마주하는 사소한 것들에게도 영혼을 불어넣은 듯 생생하게 와닿았다. 감각적인 언어와 정제된 감성이 한몸의 조화를 이룬 것처럼 시가 사물과의 긴밀한 대화를 나누는 것 같다. // 어제는 아직 외출에서 돌아오지 않았다 게으른 오늘은 바닥에 널부러진 중이고 내일은 떠날 예정이라 짐을 싸야 하지만 오늘이 협조해주지 않아 지지부진하다 어제가 발이 네 개인 채로 돌아왔다 오늘은 여전히 부지런해질 생각이 없고 내일의 가방은 아직 지퍼조차 열리지 않았다 어제는 간헐적 건망을 작심한다 오늘은 어제를 핑계 삼아 좀 더 게을러지기도 하고 내일의 예정을 작파하는 것으로 어제와 오늘과 내일은 마침내 평화롭다 (p24. 숙취) '숙취' 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감정들을 어떻게 이런 단어들로 풀어낼 수 있는지 정말 놀랍다. 숙취를 한번이라도 느껴본 사람이라면 시를 읽는 즉시 그 감정과 상황이 와닿아 피식 웃음이 날 지경이었다. // 한낮, 고양이 옆에서 잠을 나누면 骨骨骨 骨骨骨 뼈마디 사이를 나긋나긋 공명하는 소리 행복이 낮잠자며 잠꼬대하는 소리 骨骨骨 骨骨骨 고양이가 코끝으로 차 끓이는 소리 모든 근심조차 향그러워지는 소리 骨骨骨 骨骨骨 발끝으로 꾹꾹꾹 엄마를 부르면 온몸으로 나 여기또, 대답하게 되는 천사들이 연주하는 위로의 멜로디 骨骨骨 骨骨骨 고양이 오르골 (p76. 고양이 오르골) 낮잠자는 고양이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유쾌하게 펼쳐낸 시인데, 너무 앙증맞고 기분좋은 골골골송이 흐르는 상황을 오르골에 비유한 것조차 너무 귀여워서 하루종일 우울하던 기분도 날려버릴 수 있는 순간이었다. // 나는 아직 학교에 가지 못했어 재잘재잘 수다스러운 이야기가 다 자라지 않고 남아서 아직 그네를 타고 있거든 빗자루에서 떨어지지 않는 법을 민들레 더듬이로 속삭이는 법을 바람개비의 돌림노래를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어 오십몇 살의 나는 고맙게도 아직 철이 들지 않아서 입학통지서가 날아오지 않았어 나는 영영 철이 들지 않을 속셈이어서 학교는 가지 않을 거야 대신 볕 좋은 날 고양이와 나란히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야 고양이 앞을 느릿느릿 지나는 간 큰 생쥐의 이야기도 담는 중이야 그 이야기를 들어 줄 친구들을 두근두근 기다리는 중이야 (p93. 미취학 어른이) 양볼이 빨개진 수줍은 미소의 어느 중년 여인이 떠오른다. 여전히 미성숙한 어린애처럼 수다 삼매경에 빠진 어린 어른을 그린 작가의 표현력은 기분좋은 웃음을 머금게 한다. +++++ <의자 위로 앉은 위로>는 우리의 삶을 찬찬히 바라본 보고서이자, 여전히 야생인 채 살아가는 우리 마음에게 건네는 무심한 듯 다정한 손길같다. 툭툭 부딪히고, 묵묵히 스며들다 끝내 체온을 나누는 윤미경 작가의 시편들은, 우리 각자의 그림자에게 '너를 사랑해' 라고 속삭여주는 것 같아서 읽고 있으면 마음이 따스해짐을 느낀다. 무더위에 지친 여름날 밤, 시원한 선풍기 바람을 옆에 두고 조용히 이 시집을 펼쳐 보자. 천천히 읽어내려 가다보면 슬며시 다가온 토닥임의 위로를 건네받는 시간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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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윤미경 시인의 시집 『의자 위로 앉은 위로』는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온도에서 우리의 삶을 천천히 들여다본다. 제목부터가 그렇다. '의자 위로 앉은 위로'라니. 어쩐지 위로는 대단한 게 아니고, 이렇게 사소하고 나직하게 우리의 곁에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이 시집이 건네는 말들은 그렇다. 비어 있는 의자처럼, 그저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며 마음을 내어준다. 표제작이자 시집의 방향성을 잘 보여주는 「의자 위로 앉은 위로」에는 지친 하루의 무게가 묵직하게 담겨 있다. 구부러진 등에 쌓인 하루의 노곤함, 비탈진 길을 올라야 했던 발자국, 반복되는 일상의 고단함. 하지만 윤미경 시인은 이를 ‘네 발 달린 위로’라 부른다. 무심히 지나쳤던 의자 하나가 사실은 우리의 피로와 숨을 토닥이고 있었음을, 삶의 어느 순간에도 자리를 지키며 기다리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네 등에 꽃씨가 있어”라는 말처럼, 쉼의 순간에도 어딘가 삶은 조용히 자라고 있다. 「시간의 부동」에서는 시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사유가 깊다. 시계바늘처럼, 뜨겁게 돌다가도 식고, 다시 뜨겁게 돌아야 하는 시간. 그러나 그 안에 숨어 있는 것은 ‘부동’이다. 멈춰 선 듯 보이는 것,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시간이 사실은 가장 치열하고 뜨겁게, 그리고 아프게 움직이고 있음을 시인은 말한다. ‘기다림은 가장 치열한 부동’이라는 구절에서 우리는 흔들림 없는 것들의 내면에 얼마나 큰 파도가 치고 있는지를 떠올리게 된다. 가장 인상 깊었던 시는 「세로토닌」이다. 우울을 신발에 빗대어 표현한 방식은 신선하고 섬세하다. 구두, 운동화, 슬리퍼, 때로는 맨발로 찾아오는 우울. 그날의 우울을 어떤 신발로 신고 왔느냐에 따라 걷는 속도도, 도착하는 장소도 달라진다. 이토록 디테일한 감정 묘사는 독자의 마음을 절로 고개 끄덕이게 만든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이런 우울과 산책 중일지 모른다. “잠든 우울이 깨기 전에 마른 신발 하나 살며시 내어놓고.” 이 한 구절이 얼마나 따뜻하게 다가오는지. 누군가의 상처, 혹은 자신의 상처 앞에 그저 말없이 신발 한 켤레 내어놓는 일, 그것이야말로 윤미경 시인이 말하는 위로일 것이다. 그리고 「지랄의 총량」. 이 시는 유독 솔직하고, 차갑고, 뜨겁다. 일상에서 지랄처럼 무분별하게 터지는 감정들. 끊임없이 서로를 할퀴고 상처 내고, 결국 돌아왔을 때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밥을 먹는 사람들. 피투성이가 되어도 아이를 향한 엄마의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 기다림이라는 말의 무게를 이 시처럼 적나라하게 보여준 작품은 드물다. 삶이란 결국 누군가의 ‘지랄’을 다 털어낼 때까지 견디는 일일지도 모른다. “욕조 가득 물을 받아 주었지. 식탁에 따뜻한 밥 한 그릇 올려두었지.” 이 장면이 이 시집 전체의 정서, 혹은 시인이 믿고 있는 사람과 사랑의 본질을 대변하는 듯하다. 윤미경 시인의 시들은 시답지 않은 사소함에서 시작한다. 어딘가 덜렁거리는 언어, 엉뚱한 비유, 느슨하게 흘러가는 듯한 문장들. 그러나 그 안에는 우리의 아침, 낮, 저녁, 그리고 새벽까지 단단히 묶여 있다. 빛나지 않지만 우리 삶을 채우고 있는 감정들 — 우울, 기다림, 분노, 사랑, 체념, 희망 — 그런 것들이 이 시집에서는 조용히, 그러나 확실히 살아 숨 쉰다. 『의자 위로 앉은 위로』는 위로라는 단어가 이제는 상투적으로 소비되고 있는 이 시대에, 그것이 얼마나 느리고, 뜨겁고, 때론 참담한 기다림 끝에 도착하는 것인지를 보여준다. 위로란 화려하지 않다. 때로는 아무 말 없이 건네는 신발 한 켤레일 뿐이고, 때로는 하루 끝에 준비된 따뜻한 밥 한 그릇일 뿐이다. 이 시집을 덮으며 그런 생각을 한다. 나는 오늘 내게, 그리고 누군가에게 어떤 ‘의자’를 내어주었는가. 그리고 내 곁에 조용히 있어 준 그 의자를, 나는 얼마나 오래 기억할 것인가. 삶에 지친 어느 날, 이 시집을 무릎 위에 올려두고 천천히 읽어내려가기를 추천한다. 조용히 등을 대고 앉아, 묵묵히 토닥이는 시간을 건넬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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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 위로 앉은 위로』 시집의 시인 윤미경님은 동화와 동시,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예술가이십니다. 자신의 소개 페이지는 짐작컨데 출판사에서 실은 내용이란 느낌이 영역합니다. 그리고 다음 한 장을 넘기자 시인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이 페이지만 두세번 읽어보게 만드는 이 끌림은 무엇이고 왜 그런 걸까? 이런 필력은 어디서 오는 것이고, 어떻게 하면 써내려가지는 건지 새삼 작가에 대한 호기심과 이 시집에 대한 갈증이 밀려옵니다. '목차만 봐도 시집아니랄까봐 시집은 몇 십년전에도 이런 스타일이였던 거 같은데 변함이 없구나. 아니 어쩌면 이게 최선이였던 것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하며 목차를 살펴봅니다. 시집의 제목이 된 '의자 위로 앉은 위로' 시도 괜찮았지만, 여럿이 주목받을만한 데 보다는 내 느낌과 시선을 잡는 곳을 소개하는 편이 가장 나다운 서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소라이 미치미치 개미 똥구녁'이 무슨 뜻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릴 적을 잠시 떠올리게 합니다. 나에게도 이처럼 무슨 뜻인지 모르지만 재잘댔던 몇 가지들이 혀밑에 아직 있는지 꺼내보는 경험을 하게 해 줍니다. 시집 속에 '거미줄'이라는 시는 거미줄을 안개의 뼈로 비유하여 기가막힌 전개가 인상적입니다. 또 '간절곶'이라는 시는 가보았던 곳이라 더 와닿으면서도 '안간지 오래되었구나. 한번 가보고 싶어'하는 생각이 문득들면서 시인이 느낀 그 느낌을 덩달아 받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미자모서평 #미자모카페 #시인윤미경 #모해출판사 #모해시선 #의자위로앉은위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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