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쯤 전인가, NHK 다큐에서 심야 보행제를 하는 쿄토 근방의 한 공립 고등학교 학생들을 보여줬다. 이런 소재가 소설에도 등장할 정도니 일본에서는 그리 드물지만은 않은 행사이려니 싶지만, TV에서 처음 봤을 땐 그 이벤트가 가지는 지극히 일본스러움에 좀 뜨악했었다. 비트 다케시가 했던 말, "모두와 함께라면 빨간 신호등도 무섭지 않아" 처럼 집단에 대한 과도한 집착을 보이는 그들의 일면이 고스란히 전달돼 은근히 섬뜩했었다. 미스테리와 판타지 작가로 꽤 좋아한 사람이 쓴 청춘물이라기에 단체 보행제라는 그닥 호감 안가는 소재를 취하긴 했어도 적잖은 기대를 품고 읽어 나갔는데,,,, 썩 괜찮은 소설이긴 하지만 역시 내 취향엔 맞지 않았다. 이렇게 갈등에서 봉합까지 말끔하게 전개되는 담백한 청춘물은 청춘을 훌쩍 지나고도 마음은 늘 그 끝자락 언저리 어디쯤에서 여직 서성대는 덜 떨어진 인간에겐 그저 허전한 소감만을 안길 뿐이다. 이제 갓 열여덟이 될락 말락한 해맑은 입에서 인생의 섭리를 깨우친 선사의 언어가 흘러나오는 것도 왜 이렇게 불편한지,,,, 이처럼 영리하고 유순하며 이타심에 넘치는 청소년들의 인간 극장말고, 답답하고 대책없어 한숨까지 절로 나는 골통들의 청춘에 끌리는 건 왤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