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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인간의 존재, 사고, 경험에 대한 깊은 탐구를 포함하는 학문이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철학은 많은 이들에게 어렵고 접근하기 힘든 분야로 인식되고 있다. 이는 여러 가지 요인에 기인하며, 이러한 요인들은 철학의 본질과 현대인의 삶의 방식이 어떻게 맞물려 있는지를 보여준다. 현대 철학은 종종 전문 용어와 복잡한 개념으로 가득 차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 데카르트의 의심, 칸트의 선험적 종합 등은 철학을 공부하는 데 필요한 기초 지식이지만, 초보자에게는 낯설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철학을 시작하기 전부터 두려움을 느끼고, 결국 포기하게 된다. 철학적 사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전문 용어를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이 필 요하지만, 이는 학습의 첫 단계에서 큰 장벽으로 작용한다. 철학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니고 있으며, 다양한 사상 가와 학파가 존재한다. 이러한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는 것은 철학을 제대로 배우기 위해 필수적이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혼란을 겪는다. 고대 그리스 철학에서 시작해 현대 철학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마다 철학자들은 다양한 문제를 다루었고, 이들 간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은 상당한 노력을 요구한다. 이러한 복잡성은 철학에 대한 거리감을 증대시키는 요소가 된다. 철학에 대한 사회적 인식 또한 중요한 요인이다. 많은 사람들은 철학이 "고상한" 분야로 여겨져 접근하기 어렵다고 느낀다. 이러한 인식은 철학이 실생활과 동떨어진 추상적인 사고라는 편견을 낳는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는 실용성과 효율성이 중시되기 때문에, 철학이 제공하는 깊이 있는 사고가 오히려 무의미하게 여겨질 수 있다. 이로 인해 철학은 일반 대중에게 멀어지고, 그 결과 철학에 대한 관심이 감소하게 된다. 따라서, 철학을 어렵게 느끼는 이유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렇게 멀게만 느껴지는 철학을 보다 쉽게 접근하는 방법은 없을까? 보다 친근하고 접근 가능한 방식으로 철학을 소개하고, 철학적 사고를 일상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이를 통해 철학이 학문이 아닌,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중요한 도구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철학의 뒷계단으로 들어가면, 우리는 그 속에서 더 인간적이고 생동감 있는 철학자들을 만나게 될 것이며, 그들의 사유를 통해 나 자신과 세계를 이해하는 새로운 길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철학에 대한 이러한 접근 방법을 이야기하는 신간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발헬름바이셔델의 <철학을 만나는 지름길, 철학의 뒷계단> 이었다. ![]() 저자인 빌헬름 바이셔델은1905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암마인에서 태어나, 폴 틸리히, 루돌프 불트만, 마르틴 하이데거, 니콜라이 하르트만 등이 있던 마르부르크 대학에서 개신교 신학, 철학, 역사학을 전공했다. 1932년 프라이부르 크 대학에서 하이데거의 지도하에 〈책임의 본질>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나치 치하의 독일 학계에서 자리를 얻지 못하다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비로소 강사 생활을 시작했다. 튀빙겐 대학 교수를 거쳐 1953년 부터 1970년까지 베를린 자유대학 교수로 재직했다. 이마누엘 칸트 역사 비평판 전집의 편집인을 맡았을 뿐 아니라, 철학자들의 사상이 연유한 근본 경험을 연구하는 데도 관심을 기울였으며, 형이상학의 종말과 그로 인한 철학적 허무주의의 만연을 당대의 철학적 문제로 이해하고 이를 극복하는 작업에 천착하여 《회의적 윤리학(Skeptische Ethik)》《철학자들의 신(Der Gott der Philosophen)》 등의 주요 저작을 남겼다. 1975년 베를린에서 서거했다. 철학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문턱을 낮춰 쓴 철학 입문서인 이 책 《철학의 뒷계단》은 1966년 처음 출간된 이래 판과 쇄를 거듭하며 독일에서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고, 지금도 수많은 독자를 철학의 세계로 안내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우리말로도 《철학의 뒤안길》 《철학의 에스프레소》 《철학의 뒷계단》 등의 제목으로 몇 차례 번역된 바 있다. 책의 목차는 다음과 같다. 프롤로그 혹은 철학의 두 계단 1. 탈레스 혹은 철학의 탄생/2. 파르메니데스와헤라클레이토스 혹은 대립하는 쌍둥이/3. 소크라테스 혹은 짜증 나 는 질문/4. 플라톤 혹은 철학 사랑/5. 아리스토텔레스 혹은 세계의 인간으로서의 철학자. 에피쿠로스와제논 혹은 의무 없는 행복과 행복 없는 의무/7, 플로티노스 혹은 황홀경을 바라봄/8. 아우구스티누스 혹은 죄의 쓸모/9. 안셀 무스 혹은 신 증명/10. 토마스 아퀴나스 혹은 세례받은 이성/11. 에크하르트 혹은 신이 아닌 신/12. 니콜라우스쿠 자누스 혹은 신의 이름들/13. 데카르트 혹은 가면 뒤의 철학자/14. 파스칼 혹은 십자가에 못 박힌 이성/15. 스피노 자 혹은 참의 보이콧/16. 라이프니츠 혹은 모나드들의 직소 퍼즐/17. 볼테르 혹은 궁지에 몰린 이성/18. 루소 혹은 불운한 감정의 사상가/19. 흄 혹은 회의적 난파/20. 칸트 혹은 사유의 시간 수/21. 피히테 혹은 자유의 폭동/22. 셀링 혹은 절대성에 홀딱 반함/23. 헤겔 혹은 세계정신 자체/24. 쇼펜하우어 혹은 심술궂은 눈길/25. 키르케고르 혹은 신의 첩자/26. 포이어바흐 혹은 신의 창조자인 인간/27. 마르크스 혹은 현실의 반란/28. 니체 혹은 아무것도 아니즘의 힘과 힘없음/29. 야스퍼스 혹은 결실 풍부한 실패/30. 하이데거 혹은 있음의 전설/31. 러셀 혹은 저항으 로서의 절학/32. 비트겐슈타인 혹은 철학의 붕괴 에필로그 ![]() 철학은 단순한 사유의 체계나 이론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본질과 삶의 의미를 탐구하는 깊은 여정이다. 그러나 이 여정은 종종 고상한 언어와 복잡한 개념으로 가득 차 있어 일반인에게는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학의 뒷계단으로 들어서면 우리는 그 속에서 철학자들의 인간적인 면모와 그들이 품었던 고뇌, 그리고 그들의 사유가 탄생한 배경을 발견할 수 있다. 저자의 《철학의 뒷계단》은 이러한 인간적이고 소박한 접근을 통해 철학을 이해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저자는 각 철학자의 생애와 사유를 통찰력 있게 소개하며, 그들의 복잡한 사상 뒤에 숨겨진 인간적인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는 철학적 개념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철학자들이 마주한 시대적 맥락과 그들이 겪었던 개인적 경험을 통해 독자에게 더 깊은 이해를 이끌어내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 있다. 철학의 역사 속에서 우리는 데카르트, 칸트, 마르크스와 같은 위대한 사상가들을 만날 수 있다. 그들의 삶은 이론적 사고에 그치지 않고, 인간으로서의 고뇌와 갈등을 반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데카르트는 은둔을 꿈꾸며 고독 속에서 사유의 깊이를 탐구했고, 칸트는 자신의 철학적 신념을 지키기 위해 환기 를 금지하며 고립된 환경에서 사유에 몰두했다. 이러한 일화들은 철학자들이 어떻게 그들의 사유를 발전시켰는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저자는 철학적 사유의 핵심으로 직행하면서도, 그 사유가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살펴본다. 철학에 대한 피상적 소개가 아니라, 각 철학자가 품었던 문제의식과 그들의 사상이 어떻게 시대와 맞물려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러한 접근은 독자가 철학을 보다 친근하게 느끼도록 도와주며, 철학이 단순히 추상적인 이론이 아니라 실제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한다. 《철학의 뒷계단》은 철학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제공하는 동시에, 철학자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데 중점을 둔고 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철학자들과의 진지한 대화를 시도할 수 있으며, 그들의 고뇌와 노력에서 영감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러한 탐구는 철학의 본질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우리 삶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깊이 있게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철학의 뒷계단으로 올라가면, 우리는 고귀한 척하거나 화려한 허식을 벗어던진 철학자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들의 인간됨과 위대한 노력은 우리가 철학을 통해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통찰과 용기를 줄 것이다. 이처럼 철학은 우리에게 삶을 향한 깊은 이해와 진정한 인간성을 찾는 여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소개하는 철학의 뒷걸음으로 들어가 본다. ^.^ ![]() 저자는 철학이 궁극적으로 세계의 깊이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고 말한다. 철학이 사물이나 사건을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 있는 본질적인 질문을 탐구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철학자는 자신의 발밑의 기반을 잃어버리면서도 더 깊고 확실한 기반을 찾으려는 무모한 희망을 품고 있다. 이러한 탐구는 때때로 불안과 두려움을 동반하 지만, 그것이야 말로 철학의 본질이다. 우리가 사는 세계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탐구하는 과정이 바로 철학적 사유의 핵심이다. 이 과정에서 철학자는 자신의 기존 신념과 관념을 재고해야 한다. 이는 인간 존재의 본질을 이해하는데 필수적이며, 결과적으로 더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저자가 언급한 것처럼, 이 과정에서 철학자는 자신이 서 있는 기반을 잃어버리는 모험을 감행해야 한다. 이는 새로운 시각을 얻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며, 진정한 철학적 탐구는 이러한 불확실함을 감수하는 데서 시작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의 본질을 가능한 한 펼치고 완성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인간이 진정으로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탐구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자는 이러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유를 통해, 인간이 본래의 자신으로 돌아가는 것이 철학의 중요한 목표임을 강조한다. 인간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은 사회와의 관계, 그리고 전체 세계와의 연관성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다. 철학자는 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탐구함과 동시에, 그 정체성이 사회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저자는 아우구스티누스를 통해 자기 성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인간이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과정을 통해 장에 도달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내면의 삶을 깊이 있게 탐구하는 것이 철학적 탐구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자는 “너의 밖으로 나가지 말고 너 자신 속으로 들어가라"라는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을 인용하며, 내면성을 향한 탐구가 철학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열쇠임을 강조한다. 이러한 자기 성찰은 현대 사회에서 더욱 중요해졌다. 우리는 외부 세계의 압박과 정보에 휘둘리기 쉬운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철학적 탐구는 이러한 외부의 소음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 데서 시작된다. 이는 우리가 사는 사회와 개인의 정체성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과정이다. 철학은 단순히 사유의 과정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기술로도 이해될 수 있다. 스토아 학파는 자기 자신과의 일치에서 삶의 의미를 찾았는데, 이는 현대 철학에서도 중요한 주제이다. 저자는 자기 자신 위에 서야 한다는 생각을 통해 개인의 윤리적 과제가 단순한 보편적인 미덕이 아니라, 개인의 특별한 이념을 실현하는 것임을 강조한다. 이러한 실천적 의미는 우리가 철학을 어떻게 삶에 적용할 수 있 는지를 보여준다. 철학은 이론적인 지식이나 추상적인 사유에 그치지 않고, 우리 삶의 선택과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 이는 우리가 마주하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철학이 우리 삶에 실질적인 가치를 가져다 줄 수 있는 방법이다. ![]()
저자는 철학의 역사를 통해 다양한 철학자들의 사유를 살펴보고 있다. 고대 그리스의 탈레스부터 현대의 비트겐슈타인까지, 각 시대의 철학자들은 그들의 시대적 맥락 속에서 독특한 질문을 던졌으며, 이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이러한 역사적 접근은 철학이 이론적 논의가 아니라, 인간 경험의 연속선 위에 놓여 있음을 보여준다. 저자는 “철학의 뒷계단"이라는 비유를 통해, 철학자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낸다. 철학은 종종 고귀하고 추상적인 사고로 여겨지지만, 저자는 철학자들이 실제로 겪었던 일화와 그들의 인간적 고뇌를 통해 독자들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는 독자에게 철학이 먼 세계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와 같은 인간이 고민한 결과물임을 상기시킨다. 저자는 철학적 사유가 내면과 외면이라는 두 가지 얼굴을 가진다고 주장한다. 내면은 개인의 깊은 사색을 의미하고, 외면은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사상을 실천하려는 충동을 나타낸다. 이러한 이중성은 철학이 이론에 그치지 않고,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내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저자는 철학이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고 강조한다. 존재론적 질문은 개인의 정체성과 삶의 의미를 탐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는 모든 철학적 사유의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저자는 철학이 어떻게 인간의 삶과 존재를 심도 있게 탐구하는지를 설명하고, 이를 통해 독자가 철학적 사고의 중요성을 이해하도록 돕고 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현대 사회에서 철학의 필요성을 재조명한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깊이 있는 사고를 잃어가고 있으며, 철학은 우리에게 잊혀진 질문들을 다시 떠올리게 해주는 역할을 해준다. 저자는 철학이 학문적 탐구를 넘어, 우리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하며, 독자에게 철학적 사고를 지속적으로 실천할 것을 권장하면서 마무리를 한다.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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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서평단 『철학의 뒷계단』은 독일에서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스테디셀러다. 이 책의 저자는 딱딱하고 지루하게만 느껴지는 철학을 뒤에 숨겨놓고, 철학자의 인간적인 면모를 먼저 보여줌으로써 독자의 흥미를 자연스럽게 끌어낸다. 소크라테스와 그의 아내 크산티페의 관계, 데카르트의 다채로운 삶과 페르소나, 역사상 가장 많은 비난을 받았던 스피노자의 이야기 등을 통해 철학자들의 재미있는 삶과 특징을 먼저 권유한다. 철학이라는 학문은 현실과 동떨어져 보이고, 너무 고차원적인 내용을 다루는 것 같아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이 책에 등장하는 대다수 철학자의 사회성은 또 오죽 좋은가? 글을 뚫고 나오는 옹고집과 종종 느껴지는 오만함에 당시 주변 사람들이 꽤 고생했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이런 점을 고려하여 철학자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먼저 떠먹여 주고 사람들이 조금 풀어졌을 때 살며시 ‘괜찮지? 다른 것도 있는데 한 번 시도해 볼래?’라고 권유하는 방식을 택한 것 같다. 이러한 저자의 뒷계단을 통한 지름길 안내가 통했을까? 자신 있게 ‘그렇다. 이 책 덕분에 적어도 34인의 철학자들의 사상을 모두 흡수할 수 있었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사실 완벽하게 이해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 책은 철학자들의 대략적인 뼈대를 파악하게 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철학자들의 삶에 대해 더 알고 싶게 만들었다. 침묵했더라면 조금 더 평화로웠을 그들이, 진리를 추구하며 발화했던 용기는 어디서, 어떻게 나온 걸까? 순수한 영혼 상태와 인간됨, 참을 알고자 한 열망이 그들의 현실과 주변 관계를 포기하는 것보다 더 큰 의의가 있었을까? 이러한 의문들과 함께 한편으론 부럽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플라톤에 대해 저자가 말하는 바와 기존에 알고 있던 바가 완전히 달라 더욱 흥미로웠다. 저자는 ‘플라톤의 작품을 아무리 찾아봐도 그 어디서도 여성에 대한 특별한 존경심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으니 말이다.’로 플라톤의 시작을 연다. 하지만 존 스튜어트 밀은 저서 『여성의 종속』에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사고 능력이 부족하다’고 말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대척점으로 ‘플라톤’을 언급한다. 플라톤이 ‘여성과 남성이 사회적 정치적 평등을 누려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는 것을 인용하면서 말이다. 이러한 상반된 해석의 차이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저자가 뒷계단을 통해 철학의 입문을 안내했으니 이제는 앞계단으로 나아가 더 깊이 있는 탐구를 해봐야겠다. #철학의뒷계단 #빌헬름바이셰델 #철학의뒷계단_빌헬름바이셰델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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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뒷계단 - 빌헬름 바이셰델![]() 최근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필사한다. 7월부터 시작해 지금도 꾸준히 쓰고 있다. 작년 <불안을 이기는 철학>으로 만난 스토아 철학자들의 말들이 꽤 의미있게 다가왔고, 우연히 만난 아우렐리우스는 조금 더 가까이 만나고 싶어 천천히 읽고있다. 최근 읽은 <게으르게 읽는 제로베이스 철학>이나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같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대중철학서들을 순차적으로 만나며 철학을 단지 무거운 학문으로만 보며 꺼릴게 아니라 자기계발서 읽듯 가볍고도 건강한 마음으로도 읽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 책 <철학의 뒷계단>은 34인의 철학자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제안보다 ‘뒷계단’이라는 단어에 이목이 끌렸다. 아니나 다를까 책을 받자마다 머릿말에 내가 생각한 그 의미의 뒷계단이 맞아 호기롭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뒷계단은 보통은 집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아니다. 앞계단처럼 밝고 깨끗하고 화려하게 치장되지 않는다. … 무심하게 방치되어 있다. 대신 이리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말쑥한 옷차림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생긴대로 등장해 생긴대로 보여줄 수 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정확하게 101페이지까지 한호흡에 푹 빠져들어 읽었다. 뒷계단이라는 키워드에 알맞게 우리가 알고 있는 철학자와 그의 사상에 치우친 글들이 아닌 생소하지만 재미가 쏠쏠한, 지금의 그가 내 옆에 앉았다면 나는 무엇을 물을 수 있나를 고민하며 읽으니 여태 읽은 대중철학서 중 가장 진도가 빠르게 나가는 책이었다. ‘플라토닉 사랑’이라해서 대부분 ‘정신적인 사랑’으로 해석해 어떤 경지를 뛰어넘은 꽤 이상적인 사랑의 의미로 받아들이는 용어, 그 플라토닉이 플라톤이고 실제 플라톤의 사랑이라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해석하는 단순한 정신적 사랑으로 함축된 의미가 아니라는 것. 에로틱한 사랑을 깔아 뭉개 그것이 보다 낮은 위치에 있는것이 아니라 플라톤 철학의 본질, 즉 ‘도약’하기로 에로틱한 관계에서 그런 도약의 출발점을 삼아야 한다는 것. 하지만 도약으로 끝이 아닌 육체적 사랑을 극복해 더욱 더 놓은 단계로 올라서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꽤 흥미로웠다. 소크라테스의 삶에서 놓쳐서는 안될 그의 아내 크산티페의 이야기 또한 그가 철부지 무능한 남편임에도 명성만으로도 전무후무한 철학자가 된데에는 그녀의 역할이 컸다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웃음이 나기도 했다. 얼마 전 <윤리학>으로 해석한 독서(독자)의 즐거움을 피력한 부분을 발췌해 강의에서도 이야기 했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 엉뚱하고 터무니없는 말들도 많이 했지만 그가 설파한 ‘유기체의 목적’은 지금 읽고 있는 책 ‘이기적 유전자’와도 결을 같이 하고 있어 느낌표를 그려가며 재미있게 읽었다. 500페이지가 넘는 책이라 완독전이긴 하지만 아마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 마지막 비트켄슈티인까지 후루룩 넘어갈것 같다. 이 책은 1966년에 처음 출간된 책으로 <철학의 뒤안길>, <철학의 에스프레소>로 출간된 적이 있으며 저자는 1905년 생으로 오래전 고인이 되었다. 누군가 철학을 조금 더 쉽게 만나고 싶다 하시면 무조건 추천할 책이다. ‘지름길’이라고 해서 아무렇게나 뻗은 길이 아니다. 나보다 먼저 그 길을 가 본 현인이 가리키는 길은 단순하게 빨리만 가는 지름길이 아닌 누구보다 ‘똑똑’해 질수 있는 ‘현명한 길’이었다. * 전문은 블로그 @gimmyoung #도서지원 #김영사 #철학자 #스테디셀러 #철학서추천 #철학입문서 #책추천 #강력추천 #고전 #책벗뜰 #책사애 #양산독서모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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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살았을 1900년대의 독일 집을 상상해본다. 지금의 우리야 아파트에 사니 뒷계단이랄 것이 없지만 이런 집이라면 출입구가 여러 곳일 거다. ![]() 뒷계단으로 슬쩍 들어가 집주인의 꾸미지 않은 "생긴 그대로"의 숨겨진 모습을 엿본다는 발상이 재미있다. 허례허식이나 과장 없는 인간적인 모습, 더 나아가 인간적인 것을 넘어서려고 애쓰는 위대하고도 감동적인 노력까지 들여다보며 《철학을 만나는 지름길, 철학의 뒷계단》은 철학자들의 다양한 면모를 비춘다. "(인간적인 노력까지도 보게 된다면) ![]() 《철학을 만나는 지름길, 철학의 뒷계단》은 1905년 태생인 독일의 교수 빌헬름 바이셰델이 1966년에 출간한 책이다. 철학의 나라 독일에서 고전으로 인정받은 스테디셀러로 대학의 철학 개론 수업이나 학원가의 논술 교재로도 쓰이는 철학 입문서다. 철학 분야의 "사회교육 과정"의 역할을 하는 책이지만 어렵지 않다. "철학적 주제들을 보통 사람들의 일상의 담론으로 만들기"가 이 책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다수의 번역상을 받은 안인희 번역가가 2004년 《철학의 에스프레소》라는 제목으로 출간했지만 여러 출판사를 거치며 절판이 된 것을 김영사가 올해 《철학을 만나는 지름길, 철학의 뒷계단》으로 새롭게 펴냈다. 번역가님은 다시 거듭 읽으며 책을 손질했다. 전문용어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존재"를 "있음"으로, "현존재"를 "여기있음", "진리"를 "참"으로 서양의 언어 형태를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힘든 작업을 감내하셨다. 덕분에 더 선명하고 신선하게 의미가 전달되어 철학의 중요한 개념들을 편안하게 사유할 수 있어 정말 인상 깊었다. ![]() 《철학을 만나는 지름길, 철학의 뒷계단》은 34명의 위대한 철학자를 시대순으로 살펴보는 철학 역사서로도 볼 수 있다. 철학을 탄생시킨 고대의 탈레스부터 철학을 붕괴한 비트겐슈타인까지 서양 철학의 2500년 역사를 담았다. 저자는 풍부한 일화로 철학자들의 개성있는 일상을 전한다. 또 철학적 사상의 정수를 압축하여 설명하고 평한다. 뒷계단을 안다는 것은 집의 전체 구조를 파악하고 있다는 것. 한 명의 철학자를 공부하는 것도 어려울 텐데 이 많은 철학자들을 다 파고들었다니 저자의 방대한 지식과 영리한 해석이 놀라웠다. (게다가 그 어렵다는 칸트 전문가다.) 동시에 괴짜 같은 철학자들의 뒷모습이 재미있고 친근해 즐거웠다. '이 사람들도 똑똑한 척은 다 하더니 이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네.' 오히려 그들이 살아있는 인간으로 더 입체적으로 그려졌다. 철학의 계단을 오르면, 결혼하라는 어머니의 요구를 이리저리 피해다녔던 탈레스가, 사람들의 지켜보는 시선은 아랑곳않고 24시간을 꼬박 같은 자리에 서서 생각에 잠겨 있던 소크라테스가, 눈에 띄는 거대한 몸피를 지녔음에도 “어떤 경우에도 남의 눈에 띄지 않겠다는 소망”에서 말을 거의 하지 않아 ‘말 없는 황소’라는 별명을 얻었던 토마스 아퀴나스가, 자신의 책 『자본』에 대한 반응이 전무하자 부정적 서평과 긍정적 서평을 직접 쓴 마르크스가 독자를 기다리고 있다. 물론 ‘세상이라는 책’에서 배우기를 바라며 유럽 각지를 떠돌던 모습 이상으로 은둔을 꿈꾸었던 데카르트, 정해진 일과를 엄격하게 지키는 것으로 유명했던 칸트라면 이런 갑작스런 방문을 못마땅해할 수도 있겠다. 칸트라면 다방면에서 해박했음에도, 햇빛이 빈대의 생존과 번식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 여겨 햇빛을 차단하기 위해 늘 덧창을 닫아두었다는 일화도 빼놓을 수 없다. ![]() 그중 가장 달리 보인 철학자는 소크라테스다. 《철학을 만나는 지름길, 철학의 뒷계단》에서는 그의 유명한 악처 크산티페에 대해서도 들려준다. 크산티페를 아내로 두지 않았다면 소크라테스도 소크라테스가 아닐 것이다. 니체는 이렇게 말한다. "소크라테스는 제게 꼭 필요한 아내를 얻었다. ... 크산티페는 정말이지 그가 점점 더 자신의 직업을 행하도록 내몰았다." 소크라테스가 자신의 서재에 틀어박혀 있었다면 그는 절대로 그 유명한 소크라테스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크산티페는 남편이 철학 활동을 못하게 하려고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다. 집을 끔찍한 지옥으로 만들고, 창문에서 남편 머리 위로 더러운 물을 부었다. 사람 많은 시장에서 남편의 외투를 벗겨가기도 했다. 그녀는 왜 그랬을까? 남편으로서 소크라테스를 바라보자. 겉으로만 보면 그는 싸돌아다니며 수다 떠는 일밖에는 하지 않았다. 그는 진짜로 빈둥거리는 사람이었다. 집과 아내와 자식들을 보살피지 않고, 정상적인 생계 활동을 하지 않고 사람들과 쓸데없는 잡담이나 한 것이다. 게다가 소크라테스는 게으름뱅이 유형이 전혀 아니었다. 운동을 열심히 했고 심지어는 춤도 자 추었다. 단순히 건강을 위해서! 전쟁터에서도 다들 추위에 몸을 꽁꽁 싸고 있을 때도 맨발로 얼음 위를 걸었다고 한다. 다 도망치는 상황에서도 혼자서 장군을 따라 성큼성큼 걸어갔다. 태연히 아군과 적군을 살펴보면서 말이다. ![]() 소크라테스가 일정 부분 크산티페를 악처로 만들고, 크산티페도 일정 부분 소크라테스를 위대한 철학자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면 더 억울한 사람은 누구일까? 우리의 테스형은 왜 자신의 가족을 내팽개쳤을까? 분명 누군가가 가족을 돌보라 말했을텐데 그때 그는 뭐라고 답했을까? 《철학을 만나는 지름길, 철학의 뒷계단》은 분명 재미있고 철학의 문턱을 낮추었다. 그러나 사실 결코 쉬운 책은 아니다. 문장은 쉽다. 어려운 단어도 없다. 번역도 훌륭하다. 그런데 이해가 안 된다. ㅎㅎㅎ 철학이 쉬우면 철학이겠는가. 철학자들이 온 생을 바쳐 사색하고 사유해 길어올린 형이상학적인 사고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단번에 될 일이 아님을 인정해야만 했다. 철학은 답이 아니라 질문이다. 질문에 질문하기다. "철학하기란 답변을 찾아내고 이 답변과 더불어 편안하게 쉰다는 뜻이 아니다. 철학하기란 언제나 새로이 본질적인 물음들을 내놓는다는 뜻이다."(344면) 지독하게 생각하고 파고들 깊이가 있어야 철학이지, 금세 모든 것이 드러날 얕은 세계라면 철학이 아니지 않을까. 그 세계를 탐구할 호기심이 있다면 재미와 깊이를 겸비한 《철학을 만나는 지름길, 철학의 뒷계단》은 최적의 선택이라고 본다. ![]() 저자는 "올라감과 내려감"을 말하며 책을 마무리한다. "서른네 번을 올라간 사람은 내려가기를 잊어서는 안 된다. 내려가기가 그냥 무심하게 내려가기 아니면 심지어 그냥 떨어지기가 되지 않으려면, 올라가면서 경험한 것이 속에 간직되어야 한다. 조심스레 간직하며 내려가야만 철학자들의 층에서 얻은 통찰이 일상의 삶이라는 지층에서, 혹은 심지어 현실이라는 지하실에서도 쓸모가 있을 테니 말이다."
모든 걸 이해하지 않아도 된다. 일반 독자라면 그럴 수도 없는 일이다. 하지만 머리가 엉키는 혼란속에서 가느다란 깨달음의 한 줄기 빛으로 지적 희열을 맛본다면 조금만 더 철학적 세계에 머물러보자. 뇌를 괴롭힐수록 통찰은 빈번해질 것이다. 비판적 사고력이 높아지고 자기성찰과 자아발견로 삶의 의미가 선명해질 것이다. 다양한 관점과 문제를 다각적으로 분석하는 능력이 갖출수 있다. 나를 깨는 순간들을 소중히 간직하며 일상으로 내려간다면 분명 커다란 변화가 작게 조금씩 따라올 것이다. 가까이 하기엔 먼 당신. *** 출판사 김영사의 지원을 받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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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묻는다는 것은, 비록 쓰라린 것이라 해도 진실을 감당할 용기를 갖는다는 뜻이다. - 명료한 사유만이 우리에게 기쁨에 가득 찬 삶을 만들어준다. 이성은 우리가 지닌 최고 선이다. - 철학은 인간이 영기를 낼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다. 우리 삶에 울림을 주고 삶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도움이 되기에 철학을 좋아해요! 알수록 재밌지만 한편으로는 서양의 역사와 기독교에 대한 배경지식이 부족한 탓에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분야예요?? 부끄럽게도 이 책에 등장하는 34인의 철학자 중 30%는 친숙한 철학자들이었고 나머지 중 절반은 이름만 들어본, 나마지는 책에서 처음 마주한 철학자들이었어요 ?? 이 책은 철학의 카탈로그 같아요! 철학자들의 문제의식과 이에서 비롯된 사상을 간결하고 핵심만 정리하여 설명해 준 덕분에 서양 철학사에 확실하고 안전하게 입문한 것 같아요!! 물론 어렵고 이해 안 가는 부분이 꽤나 많아 여러 번 반복해서 읽을 필요가 있었지만 곁에 두고 읽고 반복해서 읽으려구요! 저처럼 철학에 막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는 분들께 딱 맞는 책이 아닐까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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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을 만나는 지름길, 철학의 뒷계단 "뒷계단은 보통은 집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아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집으로 들어가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깨끗한 앞 계단, 앞문으로 들어가거나 뒷계단, 뒷문으로도 들어갈 수 있습니다. 철학을 공부하거나 접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잘 짜인 구성을 따라 잘 닦인 길로 가는 것, 곧 철학자의 위대한 모습만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이 있고 철학의 뒷계단인 철학자의 생긴 모습 그대로 때로는 실망스러운 모습까지 보여주는 방식도 있습니다. ≪철학을 만나는 지름길, 철학의 뒷계단≫은 후자에서 말한 그런 책입니다.기원전에 살았던 탈레스부터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를 이어 20세기를 살았던 비트겐슈타인까지, 34명의 철학자의 생애와 사상을 이야기하고 그들의 보이고 싶지 않은 뒷모습까지 전합니다. - 철학자의 생애와 사상- 유명한 철학자들 중에는 삶이 평탄하지는 않은 사람이 많습니다. 때로는 가난으로 인해 힘들었고 때로는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 배척당해 세상을 떠돌기도 합니다. 수많은 오해와 질타 속에서 고독을 경험하고 어떤 철학자는 부모로부터 지속적인 정신적 학대도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버텼고 자신을 이겨냈고 세상을 향해 자신의 사상을 펼쳤습니다. 악처를 대표하는 이름 '크산티페'는 소크라테스의 부인입니다. 수많은 에피소드가 이미 알려져 있지요. 4대 성인으로 추앙받는 남편 '소크라테스' 덕분에 그녀는 더욱더 악처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녀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 속 터질 남편입니다. 생계에 대한 책임과 생각이 전혀 없는 사람, 해만 뜨면 시장으로 광장으로 쏘다니면서 사람들을 붙잡고 말하고 질문하고 수다만 떠는 남편을 어느 누가 고운 시선으로 볼 수 있나요? 크산티페의 입장에서는 매우 억울한 일입니다. 남의 속도 모르고 악처라니요. 책에서는 말하죠. 크산티페의 말과 행동이 소크라테스를 거리로 내쫓았고 그 덕분에 소크라테스는 '소크라테스'가 되었다고요. 또한 운동도 좋아했고 전쟁에도 참여했던 소크라테스의 에피소드도 재미있습니다. 책을 통해 북 마케도니아의 왕 알렉산드로스의 스승이었던 아리스토텔레스의 출생과 성장 배경도 새롭게 알 수 있었고요. 왕이 될 사람을 가르치는 '스승'이라는 자리가 사실은 매우 위험하며 고독한 일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아리스토텔레스의 탄생에서 죽음까지 다루고 있어 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책은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베스트셀러입니다. 이 책의 작가 빌헬름 바이셰델은 쇼펜하우어를 이렇게 소개합니다. 인간에 대한 혐오가 가득 찬 사람, 인간을 좋아하지 않은 사람이며 여자를 경멸했고 자신만이 이 세상에서 최고라 생각한 거만한 사람이라고요. 그렇다면 이토록 인간을 경멸했던 지독한 염세주의자인 그가 오늘날 사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책은 염세주의가 그의 철학적 사유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 풀어줍니다. - 34인의 철학자들 이야기 -책은 우리가 들어보았고 세상에 잘 알려진 철학자들의 생애와 사상을 그대로 전합니다. 그들의 치부와 인간적 결점까지 드러냅니다. 그에 따라 이어지는 철학자 그대로의 이야기로 독자들을 이끌고 궁금증을 갖게 합니다. 옮긴이의 말까지 총 566쪽의 책 ≪철학의 뒷계단≫은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읽기를 권합니다. 34명의 이야기를 하다 보니 한 사람 한 사람의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짧은 이야기 속에 깊음이 있습니다. 작가가 전하는 철학자들의 민낯을 그대로 만날 수 있는 책 ≪철학의 뒷계단≫을 통해 사색하고 사유하는 풍성한 가을이 되기를 바랍니다. 철학을 만나는 지름길, 철학의 뒷계단 빌헬름 바이셰델 김영사#철학을 만나는지름길 #철학의 뒷계단 #김영사 #소크라테스 #탈레스에서 비트켄슈타인까지 '본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된 글입니다. |
철학을 만나는 지름길, 철학의 뒷계단
흔히 철학은 고리타분하고 따분한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이 생각에는 어느 정도 동의한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학문은 철학(사유)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까지도 우리는 각자만의 철학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철학 없이 생각할 수 없고 생각 없이 행동할 수 없다. 우리 삶의 형태는 철학이 빚어준 것이나 다름없다. 뒷계단을 통해 올라간다면 화려한 허식이나 고귀한 척하는 과장이 없는 그들을 만나게 된다. 어쩌면 그들의 본래 인간적인 모습을 볼 수도 있다. 그들의 인간됨, 또 인간적인 것을 넘어서려고 애쓰는 위대하고도 약간 감동적인 노력도 보게 된다. <철학의 뒷계단> 프롤로그 중 여전히 철학이 너무 어렵고 난해하지만, 그럼에도 철학과 한 뼘이라도 더 친해지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으리으리한 대저택에 초인종을 누르는 일은 상당히 긴장되지만 분리수거장 옆 허름한 뒷계단으로 들어가는 일은 왠지 덜 부담스럽지 않은가. - <칸트> 327~345p 칸트가 여기서 이끌어낸 중요한 결론은 다음과 같다. 현실은 인간에게 원래 그 자체의 모습 그대로 드러나지 않고, 인간의 인식능력이 지닌 특수한 방식에 따라 나타난다. 우리는 사물 자체를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그것이 우리에게 보이는 모습대로만 파악한다. 이것이 인식의 영역에서, 유한한 존재인 인간의 운명이다. (341p) 인간은 사물의 본질을 온전히 인식할 수 없다. 저마다 가진 생각이나 가치관을 사용하여 사물을 해석하기 때문에, 같은 사물이라도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인식된다. 우리가 아무리 사물을 구체적으로 분석한다 하더라도 '본질'이라는 것은 추상적이고 형태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인간은 영원히 사물의 본질에 도달할 수 없다. 이 원리는 자기 자신의 본질에 대해 해석할 때 역시 마찬가지다. 내가 해석한 칸트의 가치관은 이러했다. 나는 이런 칸트의 가치관이 꽤나 인상 깊었다. 나는 본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칸트의 말처럼 우리는 아무리 노력해도 사물이나 인간에 도달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본질을 파헤쳐야 한다. 설령 본질에 도달하지 못할지라도 가짜를 경계할 수 있기 때문에. 칸트가 존재의 본질적인 의미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예나 지금이나 나는 칸트에게 매력을 느끼고 있나 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김영사서포터즈 #김영사 #철학의뒷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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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속에서 교육자 혹은 철학자로 알게 되어 간단한 설명으로만 접했던 학자들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던 책이에요! 다양한 철학자들의 생애와 철학에 맞닿아 있는 배경을 알고, 이해할 수 있어서 재밌게 읽을 수 있었네요. 철학을 만나기 전 학자들의 각기 다른 배경으로 시작이 되었지만 끝내 각자 다른 방식의 '철학'이라는 그림을 그려냄이 느껴지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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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서평단 #철학의뒷계단 추천 독자: 철학에 대해 광범위한 지식을 얻고 싶은 분. 결론부터 말하자면 난이도가 꽤 있는 책이다. 우선 분량이 많다. 에필로그까지 555쪽으로 두께에 압도되어 쉬이 읽기가 어렵다. 두 번째 다루고 있는 철학(자)가 많다. 장(章)만 23개로 언급하는 철학자는 공식적으로는 35명, 본문에서 언급되는 철학자는 더 많다. 소크라테스나 니체처럼 유명한 철학자도 있지만 파르메니데스나 포이어바흐처럼 생소한 철학자도 있다. 두 특성이 합해지다보니 생각보다 각 장의 분량은 길지 않고, 철학을 공부하기엔 좀 아쉽고, 철학자의 생애를 다뤘다기에도 부족하다. 마지막으로 종교 철학자의 비중이 상당하다. 1/3 정도가 신학자들이고, 신학의 비중도 높다. 저자 이력을 보니 개신교 신학 등을 전공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흥미가 있는 분야기도 해서 기대했는데 비종교인 입장에서는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요즘에는 철학 입문서들이 워낙 친절하게 잘 나와있어서 매력있는 입문서는 아닐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1966년에 출간되어 우리나라에도 1991년에 처음 번역되어 출간된 이후 거듭 번역을 거쳐 출간된 것을 보면 의미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철학의 역사를 개괄하는 책이면서도, 철학책보다는 역사서 혹은 전기(傳記)에 가깝게 느껴지는 책이다. 이 책 한 권만 제대로 읽어도 교양의 수준이 대폭 올라가겠다는 생각이 든다. 시중에 나와있는 철학 입문서보다 조금 난이도가 있는 철학 교양서를 찾거나, 철학자들의 생애를 바탕으로 그의 철학을 이해하고 싶은 분, 백과사전처럼 옆에 두고 때때로 펼쳐서 읽고 싶은 분께 추천드린다. #김영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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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개구멍으로 들어가기 『철학의 뒷계단』은 김영사에서 지난달 30일에 발간한 철학 입문서입니다. 원서는 1966년 독일에서 발간된 『Die Philosophische Hintertreppe』입니다. 국내판 제목은 원서의 제목을 직역한 것입니다. 독어 사전에서 ‘Hintertreppe’를 찾아보니 ‘뒷계단, 뒤쪽에 있는 층계’라고 하더군요. 원고는 국내에서 다른 제목으로 여러 차례 발간된 바 있습니다. 1991년 서광사에서 출간한 「철학의 뒤안길」을 시작으로 2004년부터는 여러 출판사를 거치고 개정에 개정을 거듭하며 「철학의 에스프레소」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철학의 에스프레소」는 판권 소멸로 절판되어 더 이상 찾아 읽을 수 없지요. 『철학의 뒷계단』은 마지막 개정판이 출간된지 13년만에 다시 세상에 나왔습니다. 그래서 엮은이 후기를 보면 2004년과 2009년, 2011년 개정판까지 번역을 도맡은 안인희 선생님께서 『철학의 뒷계단』이 재출간된 것을 김영사의 덕으로 돌리며 책을 향한 애정을 내보이시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미 세 차례나 번역을 맡으셨으니 당연히 원고에 애정이 깃드셨겠지요. 괜스레 감동적입니다. 『철학의 뒷계단』이 국내에서 이토록 연거푸 출간된 데는 마땅한 이유가 있습니다. 출판사에 따르면 『Die Philosophische Hintertreppe』는 독일의 공교육 과정에 쓰일 정도로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아 온 철학 입문서의 고전이라고 합니다. 방대한 서양 철학사를 34명의 중심인물로 갈무리하여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일목요연하게 풀어냈으니, 과연 학문의 나라라고 불리는 독일에서 고전의 자리에 오르기에 부족하지 않은 책이라 생각합니다. 이미 국내에서도 여러 차례 다투듯이 출간되었으니 어찌 보면 내용의 질도 보장받은 셈이지요. 많은 사람이 기존에 출간된 책을 블로그나 SNS에서 벌써 다루기도 했고요. 그러니 여기서는 지극히 주관적인 설명을 곁들여서 소개하겠습니다. 『철학의 뒷계단』이 방대한 철학사를 요약하기 위해 선택한 길은 철학의 Hintertreppe, 즉 ‘뒷계단’입니다. 저자는 이 독특한 은유를 ‘앞계단’과 비교해서 설명하였습니다. 철학자를 만나는 앞계단은 ‘양탄자가 놓인 층계를 딛고 반짝반짝하게 닦인 난간을 잡고서 정중한 방식으로’ 접근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말하자면 엄중한 철학 체계와 낱말을 통해 철학자의 깊은 세계와 직면하는 보통의 ‘정공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에 반해 뒷계단은 ‘보통은 집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아닙니다. ‘앞계단처럼 밝고 깨끗하고 화려하게 치장되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장식 없이 텅 비어 있고, 약간 무심하게 방치되어’ 있기도 합니다. 대신 저자는 뒷계단을 통한다면 ‘화려한 허식이나 고귀한 척하는 과장이 없는’, ‘그들의 본래 인간적인 모습을(<프롤로그 혹은 철학의 두 계단>, 7~8쪽)’ 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철학자에게 아주 사소하게 여겨지는 부분, 성격과 사생활 등이 철학자들을 우리와 같은 인간의 모습으로 만나게 해주는 통로라는 것입니다. 저자는 실제로 각 장의 많은 부분을 철학자의 생애나 성격을 서술하는 데 할애합니다. 가령 소크라테스를 설명할 때는 소크라테스 본인보다 아내 ‘크산티페’에 관해 서술하는 식이지요. 저자는 다음과 같이 운을 떼며 시작합니다. ‘철학의 뒷계단을 통해 소크라테스에게로 올라간 사람에게 문을 열어주는 사람은 소크라테스가 아니라 그의 아내 크산티페일 가능성이 크다(45쪽)’. 첫머리에 이어서 저자는 크산티페가 남편에게 온갖 비난을 퍼부었으며 그 행동이 소크라테스를 만들었음을 말합니다. 소크라테스는 집 밖으로 쏘다니느라 집안을 돌보지 않았습니다. 크산티페가 그렇게 화를 낸 이유는 그 때문이지요. 소크라테스는 자기에게 모욕을 일삼는 아내를 피해 더더욱 바깥으로 나돌았습니다. 여기서 저자는 니체의 말을 빌려 이렇게 말합니다. ‘니체는 이 점에서도 옳았다. “크산티페는 집을 집 같지 않게 만들어서 그가 점점 더 자신의 직업에 충실하도록 내몰았다”(47쪽)’. 저자는 한동안 소크라테스가 탁월한 신체를 지녔다는 이야기, 전쟁터에 나간 이야기 등을 꺼내며 철학 이야기는 뒤편으로 밀어둡니다. 독자가 자연스레 이야기에 빠져들도록 말입니다. 저자는 그제야 철학자로서 소크라테스의 면면을 조금씩 보여주기 시작하지요. 이것이 바로 저자의 ‘뒷계단’ 전략입니다. 인상적이었던 뒷계단 몇 가지를 더 써보겠습니다. 플라톤의 철학을 다룰 땐 그 유명한 ‘플라톤식 사랑(플라토닉 러브)’로 첫머리를 풀었습니다. ‘오늘날 일상의 대화에서 플라톤의 이름이 나올 때는 대개 “플라톤식 사랑(플라토닉 러브)”에 대해 말할 때다(66p).’ 칸트의 ‘이상한 버릇과 행동들’을 언급하는 부분은 한 편의 시트콤을 보는 것 같아서 재밌습니다. 칸트가 지닌 특유의 예민한 기질 때문에 벌어지는 일들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나 다름 없습니다. ‘새로 이사 간 집이 감옥 바로 옆이었는데, 당시의 관습에 따라 죄수들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종교적인 노래들을 불러야만 했다(330쪽).’ 그러나 무엇보다 철학자들의 사생활에서 눈에 띄는 점은 바로 욕지거리입니다. 자기주장이 강하고 완고한 독일 철학자들은 서로 욕을 주고받는 일에 서슴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지식인들이라 그런지, 욕설이 창의적이고 기발하기까지 합니다. 그중 단연코 눈에 띄는 철학자는 피히테입니다. 독일 관념론의 아버지 피히테는 선량한 니콜라이 씨를 향해 <프리드리히 니콜라이의 생애와 특이한 견해들>이란 논쟁문서까지 써내며 온갖 속된 말을 갖다 붙였다고 합니다. ‘니콜라이는 “타고난 둔감한 머리”이고, “진기한 것들을 한데 모아 혼란스런 덩어리로 만든 박식함”을 지닌 “버릇없고 우둔한 수다쟁이”다. “언어의 재능말고 그에게 어떤 인간적인 요소가 있다고 믿기”란 어렵다… “문학의 스컹크이며 18세기의 독사라는 운명을 타고난 우리 주인공은 자기 주변으로 못된 냄새를 퍼뜨리고 독을 쏘아댄다.” “개한테 언어와 글쓰기 재능을 가르칠 수 있다면, 그리고 니콜라이의 뻔뻔함과 니콜라이만큼 긴 수명을 보장해 줄 수 있다면, 개도 우리 주인공과 똑같은 성공을 거둘 것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일이다.”(349쪽)’ 피히테는 프랑스 혁명에 대한 논쟁에도 열렬히 동참했다고 합니다. 이때 피히테가 발표한 논쟁문서의 제목에서 그의 공격적이고 완고한 성향이 생생하게 느껴지지 않습니까? ‘<지금까지 사상의 자유를 억누른 유럽의 제후들에게 사상의 자유를 돌려달라고 청구함>’ 철학에 대한 이런 접근 방식은 지식이 맥락 속에 탄생한다는 점에서 타당하게 느껴집니다. 지식이란 탄생한 시대와 과정을 습득해야 비로소 완성됩니다. 소크라테스의 비극적이면서 대담한 최후를 알지 못한다면, 소크라테스에서 시작한 서양 철학사의 윤곽을 알지 못한다면, ‘너 자신을 알라’는 소크라테스의 명언을 외고 다닌다 한들 그 말의 무게를 느끼지는 못할 것입니다. 현대는 어느 때보다 무엇이 진실인지 판가름하기 어려운 시기입니다. 정보의 맥락을 읽는 능력은 더욱이 중요해지고 있지요. ‘철학하기’는 그 자체로 비판적 사고를 독려하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그러나 더욱 필요한 것은 각 철학의 줄기가 뻗어 나온 뿌리를 아는 일입니다. 우리의 의식이 어떤 역사를 거쳐 구성된 것인지 깨닫는 일입니다. 저자가 34인의 뒷계단으로 보여주는 철학자의 모습은 사소하고 쇄말해 보일 수 있습니다만, 이런 관점에서 보면 한 명의 철학자가 지닌 광활한 세계를 탁월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2. 원작의 의도를 고스란히 반영하기 『철학의 뒷계단』은 저자의 집필 취지를 고스란히 반영하려고 다분히 노력한 책입니다. 제목부터 내지에 이르기까지 그 흔적을 이곳저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원서의 제목 『Die Philosophische Hintertreppe』를 그대로 옮겨온 것도 이런 노력의 일환입니다.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헤라클레이토스의 수수께끼 같은 말을 인용하며 글을 닫았습니다. ‘그렇다면 내려감도 올라감과 똑같이 철학적이다. 왜냐하면 뒷계단에서도 헤라클레이토스의 수수께끼 같은 말이 맞기 때문이다. “올라가는 길과 내려가는 길 - 같은 길”’ (555쪽). 저자에게 철학이란 ‘올라감과 내려감’입니다. 이 책을 읽는 것은 서른네 번 철학자의 뒷계단으로 올라갔다가 가르침을 가지고 다시 내려오는 과정이지요. 만약 저자가 독자에게 이런 상승과 하강의 이미지와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했다면, 제목 역시 ‘뒤안길’이나 ‘에스프레소’ 같은 창작 제목보다는 원서에서도 쓰인 ‘뒷계단’이란 표현이 조금 더 적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 ![]() 원문을 그대로 옮겨온 제목과 다르게 내지에서는 다소 과감한 탈바꿈을 시도했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변화는 소제목입니다. 국내판에서는 글이 더 쉽게 읽히게 하기 위해 본문에 소제목을 추가해 내용을 구분해 놓았습니다. 어떤 철학자는 무척 눈에 띄는 성격과 특징을 지니고 있기에 소제목도 마찬가지로 과격하게 쓰였습니다. 독일 관념론의 아버지 피히테는 ‘정신의 폭력성을 지닌 싸움꾼’, 실존주의의 창시자로 여겨지는 키르케고르는 ‘지나치게 진지한 우울증 환자’라는 칭호를 얻었습니다. 물론 소제목이 오직 이목을 끌기 위한 것은 아닙니다. 그들의 사상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우리에게 분명히 알려주는 이정표 역할을 하지요. 원서에는 이런 이정표가 없어서 내용이 쉽다고 해도 독자가 이보다 쉽게 읽을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 ![]() 다음은 조금 논쟁이 될 만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철학의 뒷계단』은 난해하고 복잡하게 느껴지는 기존의 철학 용어 일부를 맥락에 맞게 수정하였습니다. 한마디로 과감하게 의역한 것입니다. 역자(혹은 편집자)는 ‘아울러 그간 철학계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해 온 용어 일부를 우리말 낱말로 바꾸어 번역했다.’고 일러두었습니다. 가령 ‘존재’는 ‘있음’으로 ‘진리’는 ‘참’으로, ‘존재자’는 ‘있는것’으로 ‘현존’을 ‘여기있음’으로 대체해 표기하는 식입니다. 니체를 다루는 데 핵심이 되는 단어인 ‘니힐리즘’ 내지 ‘허무주의’를 역자는 ‘아무것도아니즘’으로 번역했습니다. 니힐리즘이나 허무주의는 우리에게 나름 익숙한 단어인데도 말입니다. 역자는 일관성 있게 ‘니힐리스트’는 ‘아무것도아니스트’, ‘초인’을 ‘인간너머’, ‘nichts(보통 허무라고 번역되는)’를 ‘아무것도 안’으로 옮겼습니다. 물론 그 때문에 조금은 어색한 문장이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끝없는 아무것도안을 통과하며 방황하고 있는 것 아닌가?(484쪽)’. 다소 과감하게 의역했음에도 저는 『철학의 뒷계단』이 ‘철학 입문서’인 만큼 일반 독자가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어야 하므로 오히려 직역보다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앞계단이 아닌 뒷계단을 이용하고 있으니까요. 위 사진처럼 역자는 다소 어색하게 느껴지는 의역에는 주석을 다는 등 원어의 의미를 쉽게 전달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애썼습니다. 본문을 세세하게 읽다 보면 [대괄호]로 표시된 옮긴이주가 문장 사이에 끼어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습니다. 옮긴이주는 원서에는 없지만, 국내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옮긴이가 직접 주석을 달아놓은 것입니다. 이를테면 ‘철학의 역사가 밝아지는 것의 결과가 아니라 어두워지는 것의 결과라면 또 모르지만 말이다(14쪽)’는 문장에서 쓰인 은유 ‘밝아지는 것’과 ‘어두워지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국내 독자는 단번에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여기에 옮긴이는 독자가 술술 읽을 수 있도록 ‘밝아지는 것[계몽]’, ‘어두워지는 것[일식]’으로 해석을 덧붙여 표기해 두었지요. 영어를 한국어로 바꾸면서 문맥이 어색해진 경우에는 직접 문장을 보충하기도 했습니다. ‘무상한 것이란, 옛날에 없었고 [지금은 있어도] 앞으로 도로 없게 될 어떤 것이다.(34쪽)’ 또 철학 용어를 사용하는 경우, 특히 한국어로 대체하는 낱말에는 아주 엄밀한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1966년 처음 쓰인 철학 입문서는 국내에 들어와 3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독자와 함께했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출판사에서 개정에 개정을 거치며 독자에게 더욱 알맞은 모양으로 제 모습을 바꾸어왔지요. 그 이름까지 바꾸어가면서 말입니다. 그 덕분에 저는 새롭게 탄생한 『철학의 뒷계단』을 (그럼에도 조금은 힘들었지만) 재밌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원문을 그대로 옮겨왔든, 아니면 과감한 변화를 추구했든, 중요한 것은 내지 편집의 방향이 독자를 향하고 있다는 점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뒷계단’을 이용해 독자에게 철학을 설파하려고 했던 독자의 의도와 꼭 들어맞는 것이기도 합니다. 다음부터는 『철학의 뒷계단』을 둘러싼 바깥의 이야기들입니다. 1. 철학 입문서의 입문서 『철학의 뒷계단』엔 ‘철학 입문서의 고전’이란 별칭이 붙었습니다. 앞표지에 ‘재미와 깊이를 겸비한 철학 입문서의 고전’이라고 쓰여있는 것을 볼 수 있지요. 그 이유는 명백합니다. 『철학의 뒷계단』이 말 그대로 고전이라고 부를 만한 세월을 견뎌왔기 때문입니다. 『철학의 뒷계단』은 1966년 독일에서 처음 발간된 책입니다. 출간된지 대략 60년이 흘렀지만, 김영사에 따르면 아직 자국민에게 사랑받는 스테디셀러라고 합니다. 쇄를 거듭하며 ‘일종의 사회 교육과정’을 담당하기에 이른 경지라고요. 철학자들이 내놓은 평생의 저작이 고전으로 거듭나는 경우는 수도 없이 봤다지만,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쓰인 ‘철학 입문서’가 철학자들의 고전과 나란히 놓이는 것은 보기 드문 광경입니다. 또 '《우주의 뒷계단》 《심리학의 뒷계단》 《고고학의 뒷계단》 《영성의 뒷계단》 《양자 도약의 뒷계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출간된 ‘뒷계단’ 책들의 시초가 되기도 했다’고 하니, 말하자면 입문서의 입문서라고 해야 할까요. 2. 고전 돌풍의 다음 단계 최근 국내 출판 시장에서 인문서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흐름 또한 주목해 볼만합니다. 지난해 출판 동향을 살펴보면 ‘자기계발서’와 ‘고전’이 출판 시장의 주축으로 솟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2023 교보문고 연간 종합 순위 10위 내 자기계발서는 네 자리를 석권했습니다. 자기계발 에세이 <세이노의 가르침>, <원씽>, <역행자>가 1위부터 3위에, <김미경의 마흔 수업>이 7위에 올랐지요. 교보문고는 2023 출판 동향 보고서에서 “종합 100위권 내에서도 자기계발 분야는 지난해에는 12종이었는데 올해 15종이 포함돼 관심이 두드러졌고, 상위권에 포진된 것도 눈에 띄었다. 경제경영과 한국소설이 인기를 끌면서 한동안 주춤했던 자기계발 분야 인기가 눈에 띈 한 해였다.”며 자기계발서의 두드러진 성장을 짚기도 했습니다. 자기계발서는 기존에도 국내 출판 시장에서 인기를 한 몸에 받는 장르이지만, 작년부터는 더욱 다양하고 넓은 독자층에 읽히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작년에는 고전 장르에도 같은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와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가 나란히 인문교양 분야 8, 9위에 자리하며 난데없이 철학 분야의 약진을 보여준 것입니다. <초역 니체의 말>, <마흔에 읽는 니체>도 적잖게 인기를 끌었지요. 교보문고는 고전이 다시 주목받는 현상에 관해 2023 출판 동향 보고서에서 ‘자아성찰적이고 현실을 직시시키는 기조의 철학자’들이 재조명받는 것이라 말합니다. 팍팍한 현실에 지친 독자들이 앞으로 돌파해 나갈 힘과 지혜를 고전의 쓴소리에서 찾는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전 장르의 발돋움은 자기계발서가 인기를 끈 배경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특히 <세이노의 가르침>은 ‘젊은이들에게 어떻게 살지를 쓴소리로 알려주는 책’으로, 연간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1위를 굳건히 지키며 고전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독자의 열망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이른바 ‘고전의 재조명’은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졌습니다. yes24 상반기 종합 순위를 보면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책이 네 권이나 10위 안에 포진해 있습니다.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가 1위에, 쇼펜하우어 원저작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와 <남에게 보여주려고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가 각각 4, 6위에, 니체 원저작 <깨진 틈이 있어야 그 사이로 빛이 들어온다>가 9위에 자리했습니다. 채널yes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쇼펜하우어 관련 도서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8.5배(1750.4%) 폭증했다.’고 합니다. 유행에 그칠 줄 알았던 고전 열풍이 작년보다 더 거세진 것입니다. 최근 언론과 학계는 ‘인문학이 사라지고 있다’고 입을 모아 말하곤 했습니다. 여러 대학교가 인문학과 전공을 하나둘씩 폐지하기 시작하자, 인문학의 가치가 평가절하되는 것에 염려를 표한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출판의 동향을 보면 기우에 불과하다고도 말할 수 있겠습니다. 많은 사람이 다시 철학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말이지요. 하지만 저는 출판 전문 웹진 출판N이 ‘힘든 현실을 이겨내기 위한 실용주의가 출판시장의 거대한 조류로 자리 잡았다’고 주장한 것에 동의합니다. 철학 서적이 많이 팔린다고 철학하는 사람이 늘었다고 보기는 어렵지요. 불과 몇 해 전 이른바 ‘힐링 에세이’가 현대인의 도피처가 되었던 때와는 정반대인 방향을 향하고 있지만, 자기계발서와 고전 열풍도 마찬가지로 실용주의라는 조류 안에서 해석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마냥 실용주의를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인문학이 사라지고 있다’는 언론과 학계의 염려가 여전히 타당하다는 말이지요. 저는 실용서에서 시작한 고전의 불꽃이 더욱 깊이 있는 철학 서적으로 옮겨 가게 하는 것이 인문학을 실로 되살릴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철학 입문서의 역할은 더욱 중요합니다. 비교적 최근에는 <만화로 보는 3분 철학> 시리즈가 TV 방송에 노출되면서 인문학, 청소년 분야의 베스트셀러에 올랐습니다. <만화로 보는 3분 철학> 시리즈는 ‘서양 철학사’를 만화로 요약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고전 서적과는 조금 다릅니다. 총 세 권으로 이루어져 고대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철학자들의 생애와 철학을 얘기하지요. 입문자의 눈높이에 맞추어 제작되었기 때문에 입문자가 쉽게 읽을 수 있고 역사에서 우러나오는 사상의 무게감 또한 느낄 수 있습니다. <만화로 보는 3분 철학> 시리즈는 만화라서 보는 맛이 있지만, 그렇다고 마냥 가벼운 책은 아니니 이런 철학 입문서의 모범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철학의 뒷계단』은 <만화로 보는 3분 철학>의 다음 단계로 보면 좋은 책입니다. 철학사를 입문자가 접근하기 좋게 풀어내는 책은 귀합니다. 만화가 아니라서 보는 재미가 비교적 떨어질 수는 있지만, 서양 철학자 34인의 뒷이야기가 지루하지는 않습니다. 되려 흥미진진한 편이지요. 게다가 ‘철학 입문서의 고전’이라 부를 정도로 오랜 시기를 견딘 스테디셀러이기도 하고요. ![]()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김영사 #김영사서포터즈 #철학의뒷계단 #빌헬름바이셰델 #안인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