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0년 부터 1980년까지, 약 20년 동안 대중문화 특히 대중음악 분야에서 '팝'과 관련해 발생하고 발전한 문화적 쇄신에 대한 연구다. 이전까지 이질적인 개념이었던 '한국'과 '팝'은 이 시기 들어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 기성과 청년 등을 상징하며 날카롭게 충돌했고, 국가와 시장의 강제에 반응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존재를 형성해갔다. 책은 마치 '고고학'을 하듯 당시의 자료를 '복원'하여 그 충돌음과 충돌로 이한 변모 과정, 그리고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세세한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원고지 4000매, 500여 개의 각주, 800여 컷에 달하는 비주얼 자료와 음악인 70여 명과의 취재를 통해 정리된 41건의 인터뷰의 방대한 자료가 이를 증명한다. 무엇보다 노스탤지어에 기대지 않은 사실의 발굴과 복원을 통해, 대중문화사에 있어 잃어버린 60, 70년대의 자리를 찾아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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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년에 발간되었지만 지금은 절판된 이영미의 [한국대중가요사]를 통해 한국의 대중가요는 본격적으로 '진지한' 학문의 대상으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한 것 같다. 그로부터 7년 후인 2005년에는 한국에 외래음악이 전파되고 그것이 우리의 감성와 융화되면서 'K-pop'이라는 새로운 모습을 출현시키는 과정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듣기에 대단히 무겁고 따분한 느낌의 '고고학'이란 용어를 쓰고 있지만 책의 모든 분량 중 1/3 정도를 공연과 음반에 의해 알려진 사실이 아니라 그러한 사실들 간에 존재할, 추정은 가능하나 만천하에 드러나지 않았던 사실들을 인터뷰를 통해 명확하게 확인시켜 사실로 드러내준다. 그러므로 책 제목에 '고고학'이란 용어를 사용한 것은 매우 적확하다고 밖에 할 수 없는 것이다.
이 책은 이영미의 [한국대중가요사]라는 개괄적인, 취사선택식의, 통시적 관점의 한국대중가요에 대한 연구를 뛰어넘어 20년에 이르는 한국대중가요의 역사(소위 트롯트의 역사는 제외하고)에 대해 현미경를 들이대듯 세밀한 경로를 그리며 지난 역사적 사실들을 복원하고 있다. 그를 통해 책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가장 원천적인 자료로 새로운 분석을 내놓을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는다. 그만큼 이 책은 과학에 의존하고 있는 원천자료로서 기능한다. 그만큼 이 책은 지금까지 나온 한국대중가요사 연구에 있어서 기념비적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이제 누구든 한국대중가요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한다면 분명히 이 책이 지나간 지점들은 모두 밟고 가야 할 것이다.
# 덧붙임 : 한국대중가요사에 대한 연구서이기 때문에 신기하고 놀랄만한 사실들을 많이 접하게 되었다. 예를 들면, [이노디자인]으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유망한 기업임과 동시에 전세계 모든 산업디자이너들이 긴장하며 주시하고 있는 김영세가 1970년에 김민기와 함께 "도비두(도깨비라는 뜻)"라는 듀엣을 결성했었고 음반도 내었다는 것은 매우 신기한 사실로 다가온다. 몇년 전 MBC TV프로그램인 [성공시대]에서 그의 아들이 빨간색의 일렉트릭 기타를 퉁기고 있는 화면을 보았는데 그것이 단순히 예술가로서의 포용력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과 직접적인 연관을 맺고 있고 그로 인해 또한 아들에게도 그런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매우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또하나, 영화 [말아톤]에서 자폐아 연기의 탁월함으로, 연극 [지킬 앤 하이드]에서 그야말로 심금을 울리는 연기와 노래실력으로 우리에게 멋진 배우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던 조승우의 아버지(조경수)가 70년대의 락밴드 [메신저스]의 베이시스트였으며 후에 솔로로 데뷔해 히트곡을 냈던 유명한 가수였다는 사실! 그의 예술적 기질, 더 나아가 사람의 마음 속을 파고드는 목소리는 이미 오래 전에 시작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