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크 숟가락" 이 앨범에 대해 글을 쓰기로 마음먹고 잠시 생각하다가 잊었던 이 단어를 생각해 내었다. 빡빡머리의 고등학생들이 하나 둘 어엿한 사회인들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잊고 있는 것은 포크숟가락 만은 아닐 것이다. 그래도 이 앨범을 들으며 잊었던 한 단어와 그림자 같은 기억들을 다시 떠올릴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이제 왜 '포크숟가락'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아는 척 하기도 싫고 모르는 척 하기도 싫고 그냥 장르 이런거 안 묻고 써보려고 한다. 듣고 보면 싱거운 이야기를 시작하자면 '티어라이너'라는 그룹 이름 잘모른다.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겠고 몇 집인지도 모른다. 그냥 이 앨범만 이야기 하련다. 일단 자켓이 마음에 든다. 뺏지도 괜찮고 같이 들어있는 노트도 따로 선물해도 될만한 수준이다. 물론 음반 전체를 선물하기에는 더욱 좋다. 처음 꺼내놓은 이야기가 자켓이야기라 실망한다면 생각 좀 하고 살거나 솔직하게 좀 살아라. 음식을 대할 때 먹기 전에 먼저 보이는 그 음식의 모양새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사람이다. 이 앨범은 일단 너무나 탐스럽고 맛깔스러운 모양새를 하고 있다. 그럼 이제 플레이 버튼을 누를 차례다. 그런데 고민이 생긴다. 한 앨범에 두 장의 CD가 들어있다. 취향대로 일본에서 녹음을 하였다는 깨꿋한 분홍색과 노란색의 [Letter from Nowhere]를 틀었다. 첫 곡 Rain became tears가 흘러 나온다. wet tears Ver 이란 문구가 걸리기는 하지만 별로 축축하지는 않다. 나의 B&W A8 이어폰의 음색으론 날카롭다. 한증의 나른함속에 면도칼의 날카로움처럼 귀를 파고든다. 어느새 Love Song으로 넘어갔다. 깨끗한 햇빛을 본적 있는가? 아까의 날카로움이 흔들리는 잎새 사이로 눈을 아른거리게 하는 빛줄기가 되었다. 기타가 노래를 하고 보컬이 반주를 하는 After the travel을 지나 처음 우리나라말 가사가 나와 반가운 Life is 까지 음악이 한번에 그은 획처럼 주욱 이어진다. 흔들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 말고 햇빛처럼 흔들리자. 그런 것이 이런 음악에 어울릴 듯 하다. 어떤 앨범에 꼭 귀에 들어오는 멜로디라인의 노래가 한 곡쯤은 있다. 이 앨범에는 Looking at you이란 곡이다. 멜로디라인이 곱다. 흥얼거리다 손등을 꺼꾸로 쓰다듬는 듣한 이질감이 느껴진다. 음색이 커피에 떠있는 잣처럼 어울리지 못하는 느낌이다. 잣은 잣대로 커피는 커피대로 맛있지만 그 둘의 어울림은 평범하지는 않는것 같다. 이제 정식 앨범처럼 보여지는 [작은방, 다이어리] 앨범을 틀었다. 첫 기타곡을 들으며 왜 굳이 두 개의 앨범을 나누었을까란 의문이 들었다. 그러나 Rain became tears를 들으며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녹음이 잘못되었는지 알았다. 물론 확인할 바 없으니 진짜 녹음이 잘 못 되었을 수도 있다. 포장마차 소주같이 청량한 반주와 노래방 마이크로 녹음한듯한 보컬의 음색을 들으며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만약 내가 포장마차에서 이런 밴드의 공연을 듣는다면 아주 멋진 세상에 살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Watch the star 곡에서 보컬의 목소리를 듣고 이것이 이들이 하고자 했던 것이구나 그냥 인정해 버렸다. 뭉개지는 보컬과 최소의 가공같은 악기들의 음색이 어디에 집중할 것인가를 말해 주고 있었다. 반주에 집중할만 하면 나오는 보컬의 음색은 초밥에 양념간장을 찍어 먹는 것 같았다. 마치 양념간장이 '나두 간장이라구' 소리를 치는 것 같다. 음악이 흐를수록 간장의 맛은 없어지고 초밥의 맛이 살아난다. Novaless란 곡을 들으며 알게 되었다. 이 그룹의 보컬은 멋있는 음색은 포기했다. '단지 악기의 소리에 어울리는 음색이 되고자 노력하는 구나'라고 느꼈다. 어쩌면 보컬이 노래를 못해서 억지로 만들어낸 프로듀서의 각고의 노력일 수도 있겠다. 그게 누구의 노력이든 이것은 뭉쳐오는 눈덩이처럼 부피있는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Cushion babe의 곡에서는 이런음색적 느낌에 반전을 주고 있다. 보컬이 노래를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사실 말하자면 이전이 좋았다. 음색의 어울림을 음량으로 맞춘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것이다. 이렇게 까지 말할 것은 없지만 좀 짜증이 나게 멋을 부렸다. 짜증을 좀 부리기도 전에 [너를 보며]라는 곡이 들리며 다시 돌아왔다. 뭐 한곡쯤은 그럴 수 있다. 이 곡은 아까 멜로디라인이 고운 Looking at you의 한국어버젼인것 같다. 개인적으로 가장 맘에 드는 곡이다. 가장 신경을 많이 쓴듯하고 일본판보다 순수하고 잘 어울리게 녹음한 느낌이 든다.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들을거 같은 곡이다. 이렇게 거의 같은 곡들을 다른 프로듀싱으로 보여준다는 것에 대한 첫 느낌은 프로듀싱 결과물의 다채로움에 대한 강렬함이다. 쏙쏙 집어드는 포크같은 [Letter from Nowhere]의 녹음과 푹 떠올리는 정감어린 숟가락같은 [작은방, 다이어리]의 두 가지 도구를 나는 가지고 음악이란 식사를 하는 것이다. 이것이 같이 들어있는 이 앨범은 포크숟가락 그 자체이다. 이제 남은 것은 당신이 포크와 숟가락 어느 부분을 활용해서 먹는 것을 즐기는 가 이다. 그것은 취향일 수도 있고 상황이 될 수도 있다. 그건 도시락 반찬의 다양성과 같을 것이다. 굳이 필요한 것은 선택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참으로 쓰임새 좋게 만든 포크 숟가락이라 만족스럽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