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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분야에서 깊이 있는 탐사보도를 해온 일본의 언론인 다치바나 다카시씨의 다양한 글 가운데 여행에 얽힌 글을 모아 엮은 책입니다. 기행문이라기보다는 여행을 하면서 가졌던 다양한 생각을 기록한 글들이기에 사색 기행이라는 제목을 달았다고 합니다.
태평양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중국 북경에 가서 뭔가를 도모한 아버지 덕분에 한 살 때부터 여행을 그것도 해외여행을 떠났다니 작가도 대단한 역마살을 가졌던 모양입니다. 작가는 어느 정도 큰 나라의 대부분은 가보았다고 하는데, 여행한 거리가 지구를 바퀴 돌 정도라고 하니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젊어서는 배우기 위한 목적의 여행이었다가 어느 시점부터는 취재여행이 대부분이었다고 합니다.
‘세계 인식은 여행에서 시작된다’라는 제목의 서론에서는 자신의 여행에 얽힌 사연들을 개괄하였습니다. 특히 40년생인 작가가 대학에 다닐 무렵에는 일본 역시 허가를 받아야 해외여행을 할 수 있었는데, 반핵운동을 기획하여 유럽의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반핵운동가들과 연대를 꾀하는 진취적인 면모를 가졌던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는 대양주를 제외한 5개 대륙을 여행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이 책에서는 1부 무인도의 사색, 2부 ‘가르강튀아 풍’의 폭음폭식여행, 3부 기독교 예술 여행, 4부 유럽으로 반핵 무전여행을 떠나다, 5부 팔레스타인 보고, 6부 뉴욕연구 등으로 구분된 모두 14꼭지의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특히 2부에서는 포도주와 치즈의 본고장 유럽을 여행하면서 포도주와 치즈에 관한 고급 정보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포도주를 공부하는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될 글입니다.
3부는 기독교와 관련된 글인데 그리스의 아토스반도와 남아메리카의 이구아수폭포를 찾았을 때 가졌던 기독교에 대한 생각들을 적었습니다. 아마도 가장 짧은 글이 아닐까 싶습니다. 4부는 대학에 다닐 적에 유럽 여러 나라를 두루 돌면서 핵의 위험을 알린 것은 일본이 인류 최초의 원자폭탄을 맞아 피해를 입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피폭으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다는 점을 부각시킴으로 해서 유럽사람들에게 반핵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성과를 올렸다고 합니다. 아마도 작가 개인의 삶에서 커다란 변곡점이 되는 여행이었을 것 같습니다.
뉴욕에서는 생각보다 뉴욕이 안전한 도시가 되었다고 했습니다. 1987년의 뉴육에서 에이즈에 관한 이야기를 별도의 장으로 구성했는데, 에이즈에 대한 대중의 공포를 잘 기록하였습니다. 에이즈라는 질병이 확인된지 얼마되지 않은 때이고, 에이즈를 치료할 수 있는 약제가 개발되기 전으로 에이즈에 대한 공포가 충분히 이해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자의 글을 읽고서 크게 느낀 점은 첫째 편견을 가지고 글을 쓰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스라엘 정부의 초청으로 이스라엘을 여행했으면서도 팔레스타인 사람들도 취재하여 그들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정한 주제에 관한 자료를 심도 깊게 조사하여 글로 옮겼다는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글쓰기를 업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글로 남기기 않은 여행도 많았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어느 여행이나 마음잡고 쓰려고 들면 글로 쏟아내야 할 내용이 너무 많아서, 제대로 매듭짓지 못할 것이 분명하므로 애초에 글쓰기를 시작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보면 다녀온 여행은 모두 글로 정리한다는 저의 기본 원칙도 재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세상에는 가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것, 내 눈으로 직접 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것, 직접 그 공간에 몸을 두어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것이 많구나, 하는 생각을 절실하게 했다.(62쪽)”라는 대목에는 크게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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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집어들게 된 배경은 신문지상에 올려진 Book Review의 한 구절때문이다. 저자의 El Escorial 여행기 일부를 소개하는 구절을 보자마자 이 책을 온라인 서점을 통해 주문하였다. 책을 받아 든 순간의 첫 느낌은 경악스러울만큼의 두께였다. 약 600페이지에 달하는 거대한 분량으로 어쩌면 서점에서 책을 골르는 기회가 있었다면 아마 집어들지 않았을 지도 모르는 무게감을 준다. El Escorial (엘 에스꼬리알)을 여행하면서 느꼈던 내 감정과 비슷한 무엇인가를 저자도 느꼈다는 착시현상이 사실 이 책을 집어들게 된 배경이지만, 신문지상의 Book Review와는 달리 600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에서 El Escorial의 여행기는 사실 단 서너페이지에 불과하다. 하지만 El Escorial을 여행하는 저자의 여행습관에서 이미 나는 아주 작은 저자와의 동질감과 함께 이 책을 읽기 시작한다. 이 책은 우리식으로 표현한다면 [월간 신동아] 등에 실린 저자의 수십년 동안의 글 중 여행과 관련이 있는 글들을 따로 떼어 모은 책이라고 보면 이해가 빠르다. [월간 신동아]라는 우리식의 표현에서 느껴지듯 두껍고 재미없고 지나치게 시사적이거나 현학적인 글들의 모임이라고 느껴지는 것이 사실 당연할 듯싶다. 하지만 일본 최고의 논객답게 글의 양식은 [월간 신동아]버젼이나 글의 내용은 그렇지 않다. 적당히 시사적이고 적당히 현학적이며 술술 읽혀내려가는 글들로 어느 순간 "어? 끝이야?"라고 느낄만한 허탈감을 맛 볼 만큼 재미있다. 글의 내용을 떠나서 글을 쓰는 방식에 대해서도 사실 많이 배울 수 있는 교재이고 나 역시 글쓰는 방식에 대해서도 많이 느낀 책이기도 하다. 여행이라는 본질로 다시 돌아온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 난 큰 하나를 얻은 것이 있다. 저자의 글을 잠시 옮겨보자. "한 마디로 말하자면, 판에 박힌 기행문처럼 하찮은 것도 없다는 말이 되겠다. ... 그런 '다분히 기행문 같은 기행문'은 대부분 읽을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여행 정보를 간견라게 정리한 실용적인 여행 안내서라면 나름대로 도움이 되겠지만, 평범한 작가의 평범한 기행문은 시간낭비일 뿐이라고 본다." 이러한 연유로 이 책에서는 다분히 기행문 같은 글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이 책의 서평을 검색해 보면 이러한 연유로 이 책에서 제 6장인 "유럽으로 반핵 무전여행을 떠나다"라는 글만이 읽을만 했다라는 독자들의 항변이 많은 반면 사실 나로서는 이 책에서 이 문제의 6장이 "유럽으로 반핵 무전여행을 떠나다"라는 꼭지가 이 책에서 가장 읽기 싫고 무료한 글이라고 생각한다. 기행문을 원하는 독자의 관점과 판에 박힌 기행문처럼 하찮은 것도 없다는 저자의 관점이 대비되는 극도의 순간을 담고 있는 꼭지이다. 팔레스타인 보고 등 중동 아젠다들이 이 책의 많은 분량을 담고 있다. 이미 20년 전의 시각이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많지 않은 분량으로 신선하고 정확한 시각을 들려주는 이 책의 핵심재미 중 하나라고 본다. 물론 그 글이 작성된 이후 20년 동안 중동에서는 많은 아젠다들이 펼쳐지고 접혀지지만 그 아젠다의 핵심은 변하지 않았다라고 생각하며 20년동안의 변화는 핵심이 아닌 주변 이슈들이 아닌가 생각도 든다. 기타 여러 핵심꼭지와 재미가 있지만 모든 장을 하나씩 언급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책의 두께만큼 감상의 무게도 길어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지만 나머지 모든 글들의 감상은 비슷해 보인다. 취합된 감상의 결론은 이 책의 서론에 다시 귀결된다. 이 책의 서론을 읽는데 참 길고 오랜 시간을 보냈다. 그 만큼 이 책의 서론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겁다. 서론만 1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이니 사색기행이라는 저자의 주장이 하나씩 펼쳐지는 유일한 장이다. 나머지 장은 그것을 실현하고 녹여낸 결과일 뿐이다. 이 100페이지에 달하는 서론을 읽고 다시 읽는데 무려 4달 정도를 보냈다. 나머지 장은 모두 10여일 동안이 짜투리 시간을 내서 읽은 것과는 사뭇 다른 강도이다. 글쓰기나 기행문이나 여행이나 시사적 아젠다의 접근이나 많은 부분에서 느낀 점이 많고 글 읽기가 즐거웠던 오래간만의 대작이다. |
| 사색기행 다치바나 다카시/이규원 청어람미디어 2005년 이 책의 제목은 [사색기행]이다. 제목만 보면 여행기인데, 뭔가 있어보일 듯한 여행기일 것같다. 나도 그런 줄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평범한 작가의 평범한 기행문은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는 작가의 생각이 '다분히 기행문 같은 기행문'은 실용여행안내서를 만든 사람들이나 적는 것이라 말하니 다분히 기행문같은 이야기는 이 책에 등장하지 않는다. 내용의 모든 부분이 여행이야기라기보다는 취재이야기에 가깝다. 취재를 겸한 여행에서 작가가 얻은 정보나 생각들을 기록한 것인데 그 여행들속에서 작가나름대로 사색하며 쓴 보고서라고 여기면 딱 좋겠다. 소믈리에 입상자들과 함께 간 프랑수 와인일주, 유럽 치즈 여행, 기독교 에술 여행, 알레스타인 보고에서 에이즈에 관한 이야기까지..작가가 취재하고 느낀 점들이 고스란히 적혀 있다. 책은 [서론]이 등장한 후 1부에서 6부까지 나뉘고 그 부 에서 또 여러 장으로 나뉜다. 서론부분이 생각보다 길어 지루한 감이 없지 않으나 내 짧은 소견으로는 본문을 다 읽고 난 후에 [서론]을 읽어보면 지루함 없이 쉽게 읽힐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대부분의 이야기들은 거의 20년전의 이야기들이고 가장 최근의 것이 9.11테러에 대한 이야기이니 책을 읽으면서 시간개념을 철저히 알아야 할 것이다.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했는데 국제정세나 정치상황, 경제적 등등 모든 면에서 몰라보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잡으면 그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묘한 느낌도 받았다. 이미 20년은 족히 지났을 이야기들에 빠져드는 것은 세월이 막지 못한 그 무엇이있으리라. 내가 눈여겨 본 이야기는 작가의 대학시절이야기다. 우연히 발견한 대학시절의 노트에서 유럽으로 반핵 무전여행을 가는 무모한 두 젊은이의(작가와 그의 친구) 이야기인데..작가가 대학생시절이던 1960년의 일본의 상황은 여행은 커녕 일반인은 외국에 나갈 수 조차 없었던 시대인 것이다. 그런 시대에 어떤 목표를 잡고 그 목표를 위해 매진하는 어찌보면 정말 무모하기 짝이 없는 그들의 행동은 '젊음' 피끓는 젊음이 아니고서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을것이다. - 의기양양한 얼굴이라는 것은 젊은이의 특권이기 때문입니다. 어른이 되었다고 착각하고 애써 발돋음을 하는 그 과정에서 정말로 어른이 되어 가는 겁니다. 무지하고 오만하고 불손하면서도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젊음의 특권이라는 겁니다, 사물을 알 만큼 알아버리고 생각을 지나치게 하면 행동을 하지 못해요. 적당한 선에서 스스로 다 안다고 믿을 수 있기 때문에 젊은이가 겁없이 행동 할 수 있는 겁니다....그 망설임 없고 겁 없는 행동의 시절이 지나면, 필연적으로 그 시절을 부끄러워하는 날들을 보내게 됩니다. 그러나 더 나중에 돌아봐서, 자기가 이미 그렇게 겁 없이 행동할 수는 없게 되었음을 깨달을 때, 비로소 그렇게 행동할 수 있던 날들이 얼마나 귀중한 것인지를 알게 될 거라고 봅니다.p307 - 이 외에도 책의 두께만큼이나 내 마음을 사로 잡는 말들이 많았으나, 접어두기로 한다. 여행같은 여행이든 보고서같은 여행이든지 한 번의 여행이 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 것인지는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알 수가 없을 것이다. 내 비록 나이가 들어(^^;) 무모한 행동은 할 수 가 없겠지만 그 매력은 익히 알고 있는 바...젊은이들이여! 야망을 가져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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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서론은 주절이주절이 별로 쓸데 없는 말이 끝없이 이어지길래 포기하려 했다. 그래도 적당히 뛰어넘어 무인도의 사색을 비롯한 본격적인 여행 이야기가 나오자 그나마 인내심을 갖고 버틴 보람이 있었네 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다. 그러나,영화 미션의 배경을 친절하게 설명해주던 '신의 왕국 이구아스' 기행부터 내 심사가 삐딱하게 기울기 시작했다. 유럽인들의 인디오 학살을 규탄하는 그의 이야기를 읽어내려가자니,아이고! 사돈이 남말하고 있네라는 생각이 전광화석처럼 번쩍 하더니 가라앉지 않았던 것이다. 네가 남의 학살을 운운하더냐...너의 학살은 잊어버리고? 그러다 유럽 반핵 무전여행에 이르자 짜증이 났다.아,또 그 피해자 일본이 모습을 드러냈구만... 나같은 소심한 소시민이 핵에 대해 찬성을 할 리 없다는건 차치하고서라도 난 미국이 일본에 핵 폭탄을 투하 한 것이 매우 잘못된 판단착오였다는 생각을 한다. 무엇보다 일본인들이 자신들이 "가해자"란 사실을 깡그리 잊어버리고 마음편하게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집단 건망증에 빠지도록 한 몫 단단히 했으니까. 지식인입네 하면서 평화 운운하는 일본 지식인들이 히로시마를 들먹이면서 자신들이 했던 만행을 한번이라도 언급하는 것을 보았다면 내가 이렇게 '평화'를 주장하는 그들을 싫어하지는 않을 것이다.하지만 어쩜 그렇게도 그들은 한결같이 철저한 피해자들일뿐인지. 식민지였던 우리에게도 그렇지만 남경학살의 주범이던 그들이 중국에게 한번이라도 잘못했다고 하는 것을 봤던가?아니, 최소한 자기네들이 그랬다고 하는거 봤어? 그런 주제에 일본 헌법 "9"조를 들먹이면서 자신들이 무슨 대단한 평화애호 국가이자 뭐 그 비스드름한 사람들의 집단이라고 착각하는 일본인들 보면,화가 나다가도. 그 보다 왜 이런 사람들에게 우리나라 사람들이 열광하는지 더 이해가 안 가는 것이다. 우린 피해자다. 피해를 당했을 때 가만히 앉아서는 가해자 쪽에서 알아서 반성하고 선처해주길 기대하는 것은 바보 같은 생각이다. 우린 바본가? 아직도 매일 매일 신문에 신사 참배에 대한 외교 문제들로 옥신각신 하는 것을 눈으로 보고 있는 마당에,그들이 자신의 과오를 여전히 외면하고 살아가는 것을 우리가 어쩌지는 못한다고 쳐도,그들의 논리를 그대로 수용하는 것은 너무하지 않는가 말이다. 이런 정도의 여행 수필은 우리나라 사람들도 잘 쓴다. 내가 바라는 것은 제발 이런 글을 잘 썼다고 서평이 올라오는것을 보지 않는 것이다. 한국인이라면 그러면 안 되지 않는가? 사색 좋아하네...진짜 지식인이라면 한가로운 사색은 집어치우고 진지한 반성부터 하지 그러셔.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남의 들보만 열심히 들춰내면 자신의 들보는 가려진 채 세계인이 되는 줄 착각하고 있는 이 사람, 다카시.그런 착각에 우리까지 장단 맞출 필요가 있을까? 없다고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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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기행>은 다치바나 다카시 평생의 여행 기록을 담고 있다.
본인이 서론에서 "'다분히 기행문 같은 기행문'은 대부분 읽을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정색한 것처럼 형식에서나 내용에서나 다른 기행문과는 유를 달리한다.
다치바나의 어떤 책들은 그 잘난체가 도를 넘어서 불쾌한 경우도 있는데, <사색기행>은 정말이지 다양한 주제로 여러나라의 구석구석을 담고 있어 특유의 오만함도 그럭저럭 참아 넘길만 하다.
일본의 무인도에서 엿새동안 혼자 지낸 기록, 일본 최고의 소믈리에들과 함께 프랑스 와인 명가를 찾아 내내 먹고 마신 폭음폭식 여행기, 덴마크와 네덜란드 등에서 내로라하는 치즈를 맛본 기억, 속세와 단절된 아토스에서 동방 정교의 음악에 심취한 이야기, 반핵 운동을 빌미로 유럽 구석구석을 여행한 대학 시절 일화, 에이즈 환자를 주제로 뉴욕을 조명한 스토리 등등 매체의 후원과 저자의 치밀한 취재가 있었기에 탈고가 가능했던 좋은 기사들이 대부분이다.
저자의 여행기를 읽는 과정 자체가 독자에게는 색다른 여정이 되는 것이다.
특히 일본인이 중동 문제에 대해 무지하다면서 싸움의 주체가 누구인지부터 파고들어가는 기사가 인상적이다. 20여 년도 전에 작성된 글인데 지금 읽어도 무릎을 치게 되는 부분들이 있다.
다치바나의 또다른 여행기인 <에게>는 스다 신타로의 사진은 환상적이나, 작가의 글은 고대의 유적지에 압도돼 감상적으로 흐르다보니 정작 읽는 사람에게는 감흥이 오지 않는 부분들이 더러 있었다. 이 사람은 여행기조차 파헤치고 찌르고 건져올리는 분석적인 글을 쓰는게 더 어울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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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참으로 매력적이다. 물론 돈과 시간과 건강이 필요조건이다. 또한 여행은 중독증상이 있다. 여행을 하면 할수록 건강해지고 시간관념은 사라진다. 결국 돈이 여행의 주용한 변수다. 우여히 요즘에도 자기 돈 안쓰고 여행을 다니는 분들이 있음을 알게됬다. 참, 대단한 분들이다. 하긴 블로그 운영 하나로 억대롤 번다는 분들 이야기도 알고 있으니 새삼 스러운 일은 아니나.
다치바나 다카시의 '나는 이런 여행을 해왔다 사색기행"은 우연히 잡은 책이지만 정말 좋은 책이다. 동시에 창의성, 도전정신이란 것이 얼마나 중요한 자산인지 잘 알려주는 책. 무일푼 대학생이 단지 아이디어로 1960년대에 유럽여행을 다녀온 이야기, 핵폭탄을맞은 유일한 나라의 대학생이란 아이디어로 외국 대사들을 이용, 유럽 여행을 다녀온 다치바나는 그흐에도 전문 작가거 되어 유럽의 치즈기행, 와인 기행등의 글을 쓴다. 각 분여의 최고 장인의 작품을 음미하면서 동시에 자신은 그 체험을 글로 쓰고 많은 돈을 버는 것이다. 그야말로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로망이라고 할 만 하다. 물론 그의 여행은 깊이가 있다. 여행을 통해 아랍을 이해하는 경험 등등의 이야기들은 제목 그대로 사색기행의 깊이를 갖고 있다.
나 자신 그와 같은 여행을 꿈꿨지만, 실제로는 근처에도 가지 못했던 여행들. 그는 돈을 받으며 40여년간 그런 매혹적인 여행을 해 왔다. 자유로운 삶의 여행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봐야할 책이 <사색기행> 아닐까?
그리고 보면 일본인들의 문화적 깊이는 대단한 것이다. 고요함을 사랑하는 일본의 정원이나 다도에서 나온 것ㅇㄹ까? 찰랑거리는 느김의 일드와는 달리 문화적 깊이가 있는 다양한 그들의 세계는 분명 매력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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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치바나 다카시라는 인물을 처음 접하게 된 계기는 독서법에 대한 탁월한 저술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라는 책을 읽으면서부터였다. 그의 글들을 다 읽어보기로 마음먹었지만, 아직 그의 책을 다 읽어보지는 못했고, 이 책까지 포함해서 총 3권의 책을 읽으면서 추측해본 것인데, 그의 혈액형은 A형일 것이고, 기질은 우울질 내지는 담즙질일 것 같다.
보통 여행에 대한 글은 필자의 개인적인 느낌을 쓰는 감성이 많이 들어가기 일쑤인데, 제목에서도 드러나듯, 그의 여행은 쉼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닌, 거기에서도 일을 찾아가는 ‘못말리는 워커홀릭’의 성향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서론에서 각 장에 얽힌 여행의 사연을 소개하는 것 이외에는 각 장의 내용은 기행문이기 보다는, 각 여행지에 대한 조사 분석 보고서의 성격이 더 강하다.
특히 후반 팔레스타인과 뉴욕에 대한 글에서는 그런 성격이 너무 짙어서 여행 에세이를 읽을 때 편하게 읽어내려 갔으면 하는 독자의 기대를 점점 비껴가게 만든다. 그의 분석욕구는 대단하다. 보통 큰 주제에 대해서는 500여권, 소주제에 대해서는 100여권의 책을 읽고 참고한다는 그의 엄청난 독서이력을 떠올려 본다면, 각 여행지에 대한 조사데이터는 기가 질리다 못해, 저자가 앞에 있다면 ‘이제 그만’하고 말리고 싶을 정도다. 그러나 이것이 독자들에게 자신의 유식함을 자랑하기 위한 지적 허영에서 비롯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는 단지 그의 성향을 잘 살린 글을 썼다. 여행에 대한 다음과 같은 말은 개인적으로 충분한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인상깊은구절] “ 나는 여행할 때는 여행 자체에 몰두한다. 내가 체험하는 것 자체에 열중한다. 그 체험으로 글을 쓰자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로 체험에 몰두한다. 좋은 체험이란 대저 그런 것이 아니던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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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치바나 다카시의 저서를 한국에서 독점 출판해오고 있는 <청어람미디어>에서 2005년에 펴낸 책이다. ‘나는 이런 여행을 해왔다’라는 부제가 적절하게도, 다치바나 씨가 한 살 때 부모를 따라 만주에서 일본으로 돌아온 여행부터 시작하여, 저명한 저널리스트가 되어 잡지사나 방송사와 계약을 맺고 떠난 비교적 최근의 여행까지의 기록을 정리한 것이다. 여행의 목록은 역시 다채롭지만, 가장 최근의 것이 1987년 프랑스와 뉴욕을 다녀왔던 것이라서 참신한 맛은 떨어진다. 목록의 주요 대목을 옮겨보면 이렇다; l 가르강튀아 풍의 폭음폭식 여행 (1982년 프랑스 와인 탐방 / 필자는 가르강튀아라는 이름의 카페을 경영하기도 함) l 프랑스의 암반 깊은 곳에서 (1987년 다시 프랑스 와인 기행) l 유럽치즈 여행 (1985년) l 유럽으로 반핵 무전여행을 떠나다 (대학생 시절) l 신을 위한 음악 (1980년 그리스 아토스 반도 여행) l 신의 왕국 이구아스 기행 (1986년 파라과이 탐사) l 팔레스타인 두 차례 여행 l 뉴욕 두 차례 여행 (뉴욕 1981 / AIDS의 황야를 가다) 등등 586쪽에 이르는 장대한 이 여행보고서는 목에 한껏 힘을 주고 “너희들이 여행이 뭔지 알아?"라는 투로 일장선교를 하는 듯한 느낌이 강하다. 사실 나는 이런 류의 계몽주의자들이 젠체하며 쓰는 글을 혐오하는 쪽이지만, 어쩐지 다치바나 씨의 글만큼은 재미있다. 극단까지 밀어붙여보는 실험정신을 높이 산다고나 할까? 특히 그의 여행들은 하나같이 내 눈으로 직접 보고 몸으로 겪은 것만 사실로 받아들이겠다는 모험자적 정신이 진하게 배어있다. 이를테면 유럽으로 떠난 반전여행은 다치바나 씨가 대학교 1학년 때 기획하여 여러 기관과 사람들로부터 막대한 경비를 모으고 유럽현제의 환경단체들의 협조를 받아 다녀온 여행인데, 해외여행 자체가 자유롭지 못하던 시절 약관의 나이로 그런 발상을 하고 실제 실천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모험정신 뿐 아니다. 그의 여행기에는 막연한 추측이 적고, 일반상식내용을 퍼 나르는 안이함도 많지 않다. 무엇보다 어설픈 감상을 끄적거리지 않는 점이 대단하다. 팔레스타인이건 뉴욕이건, 자료를 구하기 쉽지 않은 곳에서도 끈질기게 자료수집에 매달리는 모습은 과연 뛰어난 저널리스트답다는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스페인이나 그리스 같이 낭만이 넘칠 듯한 여행지에서조차 다치바나 씨의 시선은 일관되게 객관적이면서도 날카롭다.
단연, 여행기의 진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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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이사람의 책을 읽으면 감탄에 감탄을 하곤 한다.
얘기하듯 쉽게 쓰면서 (이러니까 많이 쓸 수 있을 것이다), 다 아는 것이라고 흘려 넘기는 부분들을 예리하게 꼬집어낸다. 콜럼부스의 달걀처럼.....
..... 인간은 미지의 환경을 눈앞에 발견하면 그곳으로 잠깐 들어가 보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마련이다. ..... 이런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늘 '여기 아닌 어딘가'로 가고 싶어하며, '어제 같지 않은 내일'을 만나고 싶어한다. 때문에 늘 여행을 꿈꾼다. 여행이란 '여기 아닌 어딘가'로 가는 것이며, '어제 같지 않은 내일'을 확실하고도 안전하게 만날 수 있는 길이다. 안전하게'라고 말한 것은, 여행이란 결국 '지금, 여기'로 되돌아오는 것을 전제로 한 행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것은 모험심 유전자를 만족시키는 동시에 모험심 유전자보다 강한 유전자, 즉 불확실한 미래에 모든 것을 걸고 싶지 않다는 '최소한의 안전성 확보 유전자'도 함께 만족시켜주는 행위이다. (다치바나 다카시의 사색기행에서)
갖은 생각과 고민 끝에 날짜와 행선지를 정하고 조금씩 조금씩, 설렁설렁 휴가준비를 한다.
집에 쌓여 있던 묻은 잡지에서 혹시나 관련된 내용이 있나 먼지 써가며 찾아보고 여기저기 인터넸 뒤져가며 먼저 갔던 이들의 여행기 등을 읽어보고 ....
책도 샀다.
여행가이드북 휴가가서 읽을 책... |
| 여정, 견문, 감상. 기행문이라면 으레 ''이럴 것이다'' 라는 고정된 틀이 내 안에 주입되어 있었던 건 아닐까? 다수의 기행문이 앞서 언급한 요소에 충실했기에, 이를 벗어난 것은 자유로움이라기 보다는 방종처럼 느껴졌던 것도 같다. 형식의 파괴가 낳은 창조를 창조 아닌 무지로 받아들이는 그 순간부터 독자는 이 책의 저자와 대화할 수 없게 된다. 그저 그런 기행문은 쓰지 않겠다는, 어찌 보면 오만한 심보(?)가 빚어낸 이 결과물은 그마만큼 독특하다. 마구잡이로 써 내려간 듯 하지만 여느 글보다도 많은 것을 담고 있는, 글쓰는 것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작가로서 보여줄 수 있는 자신감은 모두 표출한 듯하다. 형식의 거추장스러움을 벗어 던진, 하지만 내용으로 포장(!)된 글이 주는 색다른 맛에 대해 어느 누구도 비난하지 못하리라. 여행이 그를 만들었던가 아니면 그가 여행을 택한 것일까? 이는 닭이 혹은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와도 흡사하다. 어린 시절부터 사교육에 지독할 정도로 단련된 우리에게 허락되지 않은 넓은 시야는 분명 그가 지닌 자신감의 원천이며, 그의 글이 내뿜는 강렬함의 밑바탕이다. 동시에 그의 작가로서의 탄탄한 위치 역시 지속적인 여행을 가능케 해주는 요소이다. 그것도 일반적인 우리네가 종종 하곤 하는, 여행사 따라다니며 같은 곳에 머물고 같은 사진을 찍는 그런 여행과는 차원이 다른... 그 기회를 여실히 활용하는 것은 또 다시 그의 능력이다. 일종의 상승작용. 한 번 가속도가 붙기 시작한 그의 인생이 좀처럼 멈추지 못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사람이라곤 아무도 살지 않는 외딴 섬에서의 기록이 색다른 만큼이나 그 외의 장소에서 그가 써 내려간 글 역시 우리에겐 낯설게만 다가온다. 높다란 고층 건물들이 수놓고 있는 뉴욕 하늘, 그 아래서 펼쳐졌던 해방과 억압의 역사에 대해 우리는 무지하다. 언론이 일방적으로 쏟아 붓는 정보에 길들여진 우리에게 중동문제는 절대적으로 선하고 또 악한 존재간의 갈등일 뿐이다. 모든 것은 피상적이다 못해 낯설게만 느껴지는... 이미 수 십 년 혹은 그 이상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본질을 파악하는데 실패해왔고, 앞으로도 그게 대한 정확한 인식은 힘겨울 것이다. 시대를 뛰어넘는 그의 글이 보여주는 것은 지독히도 변치 않는 본질의 성격이랄까. 그렇기에 그의 글은 여전히 생명력을 지닌다. 단순 기행을 뛰어넘어 스스로 붙인 ''사색''이란 단어에 잘 어울리는... 아니, 어쩌면 글은 처음부터 사색이었던 것도 같고, 일종의 설명문인 것도 같다. 종종 드러나는 감상마저도 장악해버릴 정도로 지배적인 정보들이 우리에게 머리를 사용할 것을 끊임없이 요구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달콤쌉싸름, 그의 입안에서 녹아댔을 와인과 치즈, 웅장하게 사람을 압도하되 노신사의 발걸음 마냥 진중한 그리스 정교회의 음악 그리고 한 번만으로도 사람을 강하게 빨아들인다는 개기일식의 체험까지... 이는 그의 글이 거침없이 흐를 수 있는 까닭이다. 그의 세계는 넓다 못해 무한하기까지 하니, 어느 누가 그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 싶다. 이미 그의 글이 지닌 차별화된 색다름은 수많은 이들을 유혹하고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